다원주의자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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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제임스의 형이상학 저서 「다원주의자의 우주」(1909)는 출판되기 1년 전에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오늘날 철학의 상황(On the Present Situation in Philosophy)?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힙버트 강연(Hibbert Lectures, 1908)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책은 제임스의 유고작 『급진적 경험주의(Essays in Radical Empiricism)』(1912)를 제외하고, 사실상 제임스의 생애 마지막 저서이다. 제임스는 가장 통찰력이 뛰어난 미국 철학자들 중 하나이며, 또한 존 듀이, 찰스 퍼스와 더불어 위대한 프래그머티스트 세 명 중 하나로 알려져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프래그머티즘, 종교적 경험, 심리학에 대한 책들이 주로 번역되어 나왔다. 이와는 달리 이 책 ?다원주의자의 우주?는 철학자로서 제임스가 인간 경험과 실재의 본성에 대해 전개했던 보다 원숙한 형이상학적 비전과 논제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증들을 제시하고 있다.
제임스의 철학적 목표는 인간 경험과 의식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공감하면서, 삶의 실천적 목적들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분석하고 기술할 수 있는 철학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그 목적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그는 20세기 초반의 미국 철학계의 상황을 올바르게 진단하는 일이 우선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세력을 뻗치고 있던 유물론보다 그가 더 심각한 문제로 보았던 것은 대륙 합리주의와 독일 관념론의 영향 아래 깊이 뿌리 내린 전체론적 정신철학, 일원적 범신론, 과도한 전문화와 기술성(technicality), 감정에 대한 인식 부족을 내포하는 합리성 개념 등이었다. 근본적인 철학적 가정들에 잠복하고 있는 오해와 혼란은 인식론과 지식론, 형이상학, 자유의 문제, 그리고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종교적 경험들을 부적절하게 다루게 만든다고 여겼던 것이다. 제임스의 철학적 비전은 프래그머티즘의 기본 모토와 일치한다. 즉 진리란 추상적이고 이론적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에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오는 “맥박이 느껴지는 생생한” 의식적?경험적 믿음이다. 그리하여 제임스가 자신에게 부과한 철학적 과제는 자아와 의식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와 철저한 분석 과정에 바탕을 둔 미래 지향 적?행동 유도 적?공동체적 관심과 연결되는 실천적인 진리 개념과 방법론을 세우는 것으로 압축된다.
작가정보
저자 윌리엄 제임스는 통찰력과 독창성에 있어서 가히 독보적인 미국 철학자들 중 하나이며, 존 듀이, 찰스 S. 퍼스와 더불어 위대한 프래그머티스트 세 명 중 하나이다. 1842년 뉴욕에서 출생했고, 이듬해 태어난 윌리엄의 동생은 유명한 미국의 문호 헨리 제임스이다. 부친의 개인적 신념에 따라 자유분방하게 거처를 자주 옮겨 다닌 탓에 윌리엄은 청소년기에 미국과 유럽의 여러 학교를 전전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1864~1869) 수학했지만 임상의사 생활을 한 적이 없고, 졸업한 후하버드대에서 생리학을 강의하기 시작한다.(1872년) 일찍부터 인간의 경험과 의식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점차 그는 생리학을 넘어 심리학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비교적 뒤늦게 철학에 입문한 제임스는 대중적인 철학과 프래그머티즘의 기틀을 마련하기까지 보스턴에서의사, 생리학자, 심리학자로서의 경력을 거친다.
그가 하버드대에서 철학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1879년부터이고, 1907년에 철학과에서 은퇴하기까지 조지 산타야나와 조사이어 로이스의 동료 교수가 된다. 일찍이 출간했던 『심리학의 원리』, 『프래그머티즘』,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등에 이어 경험론을 비판적으로 개진하여, 그의 형이상학적 입장을 체계화한 책이 『다원주의자의 우주(A Pluralistic Universe)』이다. 아쉽게도 이 책을 출간한 이듬해인 1910년에 심장 질환이 악화되어 뉴욕에서 별세하였다. 이 책 못지않게 제임스의 중요한 철학서로서, 그동안 발표했던 주요 논문들을 모은 『급진적 경험주의(Essays in Radical Empiricism)』가 유고작으로 제임스의 장남 헨리 제임스 3세에 의해 1912년에 출판되었다.
번역 김혜련
역자 김혜련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도미하여 버팔로 소재 뉴욕주립대(SUNY-Buffalo) 대학원에서 철학-연극 복수전공으로 석사(MA), 철학과에서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귀국 후, 교육부 박사후(Post-Doc) 연수과정에서 ‘실용주의와 환경미학의 문제’를 주제로 연구했다. 서울대 미학과, 연세대 철학과 강사, 홍익대 미학과 대학원 겸임교수,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HK연구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전문연구원으로 있다. 관심 있는 연구 분야는 감정철학, 프래그머티즘, 신경미학, 그리고 신학미학이다.
주요 논문으로 「감정과 주체의 죽음: 여성주의적 읽기」, 「‘감각질로서의 통증’에 대한 비판의 철학적 함의에 관하여」, 「음악의 미적 경험의 다중양상성에 관한 연구: 신경인지적 관점에서」 등이 있다. 저서로 『예술과 사상』, 『센티멘털리즘과 대중문화』가 있고, 번역서로 『일상적인 것의 변용』(아서 단토), 『젠더분석: 과학과 기술을 바꾼다』(론다 쉬빈저) 등이 있다.
목차
- 윌리엄 제임스 간략 연보
옮긴이 해제
제1강 철학적 사유의 유형들
제2강 일원론적 관념론
제3강 헤겔과 그의 철학적 방법
제4강 페히너에 관하여
제5강 의식의 복합성에 관하여
제6강 베르그송과 지성주의에 대한 그의 비판
제7강 경험의 연속성
제8강 결론
부록 A: 사물과 그 관계들
부록 B: 활동의 경험
부록 C: 변화 과정으로서 실재 개념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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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프래그머티스트로만 알려진 윌리엄 제임스의 형이상학
제임스는 철학이 인간 경험의 맥박들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지 결코 개념적 대리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의식과 우리의 경험의 장(場)인 실재는 서로 상호 침투하는, 역동적인 흐름 자체이기 때문이다. 초기에 집필한 ‘철학적 심리학’이라 부를 수 있는 저작들에서 제임스는 ‘합리성의 정감(the sentiment of rationality)’과 ‘의식의 흐름과 자아(the stream of consciousness and the self)’에 대해 기술한 바 있는데, 이것은 인간적 주관성의 특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지각하고 사고하는 대상으로 알려진 이른바 ‘실재’는 전체론과 일원론적 정신철학이 제시하는 것처럼 정태적인 ‘죽은 것 같은’ 것이 아니다. 실재 자체는 우리의 감각 작용과 의식에 반응하면서 스스로를 형성하는 과정 자체인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비전의 인도를 따르면서 전개되는 제임스의 형이상학의 중심 주제는 1) 실재의 영역들의 확장, 2) 형이상학의 철학적 중요성을 인간 주체의 의식과 경험과 연관하여 입증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 3) 일원론과 다원주의의 대조를 통해 유물론적이건 유심론적이건, 일원론이나 전체론의 형식을 취하는 철학의 무모성과 공허함을 밝히는 것으로 요약된다.
기본정보
ISBN | 9788957335932 |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5월 25일 | ||
쪽수 | 376쪽 | ||
크기 |
161 * 223
* 25
mm
/ 65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한국연구재단 총서 학술명저번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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