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그리고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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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10년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192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쌍둥이 중 첫째로 태어났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다른 두 자매를 바라보며 일찍부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 그녀는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평생 놓지 않았다. 스위스 시골에서 자란 엘리자베스는 아버지의 친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것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일찍 생각하게 되었다. 공포에 직면하여 죽기 전, 그 남자는 이웃의 아이들을 그의 방으로 불러,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농장을 꾸려 나가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경험은 어린 엘리자베스에게 ‘큰 자부심이자 기쁨’으로 남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열아홉의 나이로 자원 봉사 활동에 나선 엘리자베스는 폴란드 마이데넥 유대인 수용소에서 인생을 바칠 소명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사람들이 지옥 같은 수용소 벽에 수없이 그려 놓은, 환생을 상징하는 나비들을 보고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취리히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한 그녀는 미국인 의사와 결혼하면서 뉴욕으로 이주한다. 이후 뉴욕, 시카고 등지의 병원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맡는데, 의료진들이 환자의 심박수, 심전도, 폐기능 등에만 관심을 가질 뿐 환자를 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앞장서서 의사와 간호사, 의대생들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세미나를 열고, 세계 최초로 호스피스 운동을 의료계에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죽어가는 이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느냐’는 문제가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그녀가 말기 환자 5백여 명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써낸 《죽음과 죽어감On Death and Dying》은 전 세계 2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고, 그녀는 ‘죽음’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된다. 이후 20여 권의 중요한 저서들을 발표하며 전 세계의 학술세미나와 워크숍들로부터 가장 많은 부름을 받는 정신의학자가 된 그녀는 역사상 가장 많은 학술상을 받은 여성으로 기록된다. 말년에 이르러 온몸이 마비되며 죽음에 직면하는 경험을 한 엘리자베스는 70세가 되던 해에 쓴 자서전 《생의 수레바퀴The Wheel of Life》를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들은 나를 죽음의 여의사라 부른다. 30년 이상 죽음에 대한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나를 죽음의 전문가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내 연구의 가장 본질적이며 중요한 핵심은 삶의 의미를 밝히는 일에 있었다.” 그녀는 죽음에 관한 최초의 학문적 정리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비할 바 없이 귀한 가르침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그 가르침을 전하며 살았다. 《인생 수업Life Lessons》은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얻은 인생의 진실들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마지막 저서로, 그녀는 2004년 8월 24일 눈을 감았다. www.elisabethkublerross.com
번역 이주혜
역자 이주혜는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동화를 쓰고 영어로 된 문학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 관심이 많아 현재 아동도서 작가로 활동하면서 번역가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보이A》 《지금 행복하라》 《양육 쇼크》 《부자 오빠 부자 동생》 《놀이의 힘》 등이, 지은 책으로 《콩중이 팥중이》 《반쪽이》 등이 있다.
목차
- 책을 펴내며_죽음과 성장의 나라로 떠나는 여행
머리말_우리가 죽음을 생각하는 이유
1. 죽음은 왜 그토록 힘든 걸까?
죽음의 환경
일인칭의 죽음
2. 다른 창을 통해 바라본 죽음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죽음_선택의 문제
유대인이 바라보는 죽음_죽음의 과정을 위한 지침
유대인이 바라보는 죽음_에도 지침
힌두교와 불교의 죽음을 끝내는 죽음
3. 죽음은 쉬우나 삶은 어렵다
죽음 직전의 삶_시한부 환자의 연구를 위한 프로그램
장례식_슬픔과 성장을 위한 시간
어머니는 슬퍼하며 자란다
어느 한 여자의 죽음_고난의 극복과 승리
4. 죽음과 성장: 가망 없는 동반자일까?
죽음은 내 삶의 일부다
엘리자베스에게 쓰는 편지_캐럴에게 바칩니다
루이
나의 아내 완다에게_사랑은 켤코 죽지 않는다오
5. 죽음, 성장의 마침표
성자의 마침표를 찍는 죽음
맺음말_오매가,마지막
주
출판사 서평
“죽음은 삶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며 ‘타임’지 선정 20세기 100대 사상가
《인생수업》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전하는
죽음을 바라보는 16가지 시선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타임’지 선정 20세기 100대 사상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죽음의 5단계’를 최초로 소개한 전작 《죽음과 죽어감》(2008년, 이레 刊)을 통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의 처녀작이기도 했던 이 책은 일약 죽음학 연구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후 이어진 ‘죽음과 죽어감 세미나’의 대대적인 성공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본인조차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평소 존경하던 교수의 제안으로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처음 강의하게 된 그녀는 학생들의 흥미를 끌 만한 주제로 ‘죽음’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하고 관련 자료를 찾았지만 쓸 만한 내용이 없었다. 그래서 아메리카 원주민부터 현대 서구인까지 각 문화권에서 죽음을 대하는 다양한 의식과 관습을 수집하고, 임상적인 면을 강화하기 위해 강의 도중 인터뷰를 도입하기로 한다. 이것이 ‘죽음과 죽어감 세미나’의 모태가 되었다. 이후 이 세미나를 조명한 ‘라이프’지의 보도 덕분에 전국에서 감사 편지가 쇄도하며 유명세를 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본인이 일하던 병원으로부터는 재계약 불가 통지를 받기도 했다.
《죽음과 죽어감》의 후속편인 《죽음 그리고 성장》은 알래스카 원주민, 유대인 랍비, 힌두교와 불교 등 다양한 문화권과 종교의 죽음관을 로스 박사의 환자와 동료, 제자들이 에세이와 시, 편지 등의 형식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16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기피의 대상이었던 죽음이라는 주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한순간도 용기와 인류애를 잃지 않고 매진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이 책에서 죽음에 대한 세계 여러 문화권의 다양한 시각을 총망라함으로써 죽음의 실체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묻는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야말로 삶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이며, 그 끝이 언제일지는 모른다 해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날에 끝이 있음을 분명히 이해할 때에, 비로소 주어진 하루를 마지막 하루처럼 여기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는 이유
“이 세상에 죽음이 없다면 시인도 없었을 것이다.” | 토마스 만
“죽음은 철학의 가슴을 뛰게 하는 진정한 천재이다.” | 쇼펜하우어
“내게 죽음의 조각칼이 닿지 않은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 미켈란젤로
내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단 하나의 메시지는
죽음은 재앙도 파괴도 아니며
가장 건설적이고 긍정적이며 창조적인
문화와 삶의 요소라는 것이다.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죽음은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러왔다. 인간이라는 존재에서 죽음을 빼고 생각할 수 없기에 우리는 언제나 죽음을 깊이 염두에 두며 살아왔다. 여러 종교를 살펴보면, 바로 죽음에 대한 관점이 모든 교리와 신화, 신비의 핵심을 이룬다. 소크라테스도, 플라톤도, 몽테뉴도 죽음을 가르쳤다.
그런데 ‘탄생’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삶의 요소인 ‘죽음’이지만, 죽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고만 싶고 입에 올리기 싫은 두려운 문제로 전락해버렸다. 모든 철학자들이 공통으로 삼는 목표가 있다면 바로 죽음의 의미를 명확히 밝혀내 인간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죽음을 힘들어 하는 이유는 그것이 낯설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죽음이 대부분 병원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상황이 죽음을 ‘어렵게’ 만드는 주된 이유가 된다. 요즘 병원에서는 환자가 사망하면 시신을 치우기에 급급하다. 병원의 치료 능력을 벗어난 조건의 환자는 그 존재 자체가 생명을 유지해준다는 병원의 역할과 배치되므로 병원 입장에서는 실패 사례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며 인간적인 보살핌을 제공하는 체계는 병원에서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흔히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어린아이들을 죽음에서 격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야말로 소중한 경험의 기회를 앗아가는 해악이라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할까? 죽음을 금기로 여기고 죽어가는 이, 혹은 이미 숨을 거둔 이와 어린아이들을 격리한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공포만 심어줄 뿐이다.
“죽음은 왜 그토록 두려운 걸까?” 《죽음과 죽어감》에 이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가 ‘죽음’을 바라보는 다양한 문화권의 시각을 살펴보기로 한 것도 바로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삶에 틈입해 들어오는 죽음을 두 손 들어 환영하는 집단은 없겠지만, 죽음을 예측하고 이를 삶에 성공적으로 녹여내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로스 박사의 안내에 따라, 알래스카 원주민과 유대인, 힌두교와 불교의 죽음관 등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을 접하다 보면 임종, 죽음, 매장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직접 시신을 지켜보고 상호작용하는 일 역시 죽음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임을 알 게 될 것이다. 죽음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숨을 거둔 당사자의 죽음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병원과 의료종사자들은 마치 고속도로와 같은 웅대한 의학기술을 창조해냈다. 이 고속도로
위에서는 환자의 병과 병에 걸린 환부만이 유독 두드러져 보이고 치료하고자 하는 질병의 진행과정만 효율적으로 한정시켜 강조된다. 그러나 환자를 보살피는 일은 그 이상이 될 수 있으며 죽어가는 환자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의료종사자들이 효율성이 예상되는 편안하고 넓은 길을 버리고 감히 좁은 길을 선택해 들어가 세계의 진정한 개별성에 응답하고자 한다면, 즉 환자의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요구를 보살피기 위해 스스로를 도움과 희망의 도구로 삼고자 한다면 죽어가는 환자들도 얼마든지 보살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본문 68쪽
● 죽음을 두려워 마라, 피하지도 마라
― 죽음 앞에서 진실하고 솔직해지라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인간적이고 인격적인 존재로 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죽음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로스 박사는 죽음은 모든 인간이 공통으로 던지는 질문이지만 그 대답은 문화마다 다르며, 죽음에 관한 서로 다른 관점은 삶의 모양새마저 다르게 형성해준다고 지적하면서, 타문화권과 타종교의 죽음에 대한 관점을 통해 현대 미국 사회와는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알래스카 내륙 원주민 마을에서 교구 사제로 복무한 머레이 트렐리즈는 그곳에서 본인이 목격한 ‘죽음과 죽어감’에 대해 특별한 경험을 말해준다. 그곳 원주민들은 선택권과 주도권을 쥐고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하는 관습을 지켜오고 있다. 본인의 죽음의 시기를 예측하고 임종과 장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리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까지 한다. 랍비 재커리 헬러와 오드리 고든에 따르면, 유대인들 역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마음의 위안과 평온을 얻고 인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유대 율법과 전통을 마련해두었다. 그중에는 상주가 고인을 잃은 슬픔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돕는 크리야, 효과적으로 애도 과정을 밟도록 도와주는 쉬바 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죽음과 사후세계가 현세와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힌두교와 불교에서도 죽음과 삶에 대한 현대 미국인들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죽음의 선고를 성장의 중단이라고 여기는 생각은 안타깝기만 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이해와 사랑과 신념을 지니고 일생일대의 가장 위대한 성장을 경험하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 본문 92쪽
이처럼 죽음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세계 여러 종교와 문화의 관점으로 죽음에 대한 시각을 넓히면 우리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럴 때, 죽음과 죽어감과의 대면은 한 사람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고 더욱 인간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게 도와준다. 시한부 환자의 간호와 연구를 위한 ‘죽음 직전의 삶 프로그램’ 연구 결과도 이와 같은 주장을 입증해준다.
“죽음을 기피하고 부인하면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없다. 죽음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면 반드시 죽음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죽음의 당사자가 자기 자신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직업적으로 보살피는 환자이든 죽음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삶의 끝은 이렇듯 우리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죽음을 무시한다고 해서 그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으므로 진정 어려운 과제는 주어진 시간을 완전하게 살아내는 일이다.” | 본문 158쪽
●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죽음을 앞둔 당사자는 물론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 죽음을 목격한 모든 이들을 성장시킨다
죽음과 애도는 우리가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나가느냐에 따라 저주가 되기도 하고 영광이 되기도 한다. 계속해서 로스 박사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가까운 이의 죽음과 애도 과정에서 본인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경험을 한 어느 장의사와 어머니의 사연을 소개한다. 자기 아버지의 장례식을 직접 주관한 장의사 아들은 그 과정을 통해 장의사로서 본인의 직업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어린 아들을 병으로 먼저 보낸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으로 본인의 삶이 더욱 의미 있게 되었다는 고백을 남긴다.
《죽음 그리고 성장》은 죽음이 죽음을 맞는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인들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되기 위해서 가족들에게 임종, 장례, 애도 과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죽음을 잘 극복하도록 돕자고 제안한다. 남은 자들이 슬픔 가운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슬픔과 고통을 통과한 사람은 본인에게 찾아올 미래의 죽음도 더욱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애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서적인 고통 없이도 추모할 수 있고 남은 감정을 다른 일에 쏟아붓도록 하는 데 있다. 슬픔을 정화해가는 경험은 어렵고 느리며 진저리 치도록 힘들지만 동시에 풍요롭고 충만한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알기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패배와 고통과 몸부림과 상실감을 알며 그 깊은 곳에서 빠져 나오는 길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삶에 대한 이해심과 감수성,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스스로를 따뜻한 마음과 온화함과 깊은 사랑의 관심으로 채운다. 아름다운 사람은 저절로 태어나지 않는다. 성장은 인생의 틈바구니와 구석자리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찾아온다. 죽음과 슬픔을 맞아 고통스러운 경험을 막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대담하게 맞서야 한다. 고통을 피해 애써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고통을 정복할 힘을 지녀야 한다. 사랑하기로 선택했다면 슬퍼할 용기도 지녀야 한다.” | 본문 197쪽
●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충만한 인생을 살라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진정 걱정해야 할 것은 육체의 끝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살아 있는 동안 진정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죽음은 삶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다. 우리 개개인의 존재가 유한함을 받아들이면, 사회가 우리에게 규정하는 외적 역할과 기대치를 거부하고 삶의 매일 매일에 몰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찾을 수 있다. 그때 비로소, 그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와는 상관없이 가능한 한 충만하게 성장할 수 있다.
공허하고 목적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경우, 그 부분적인 책임이 바로 죽음을 부정하는 데 있다. 천년만년 살 것 같을 때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너무도 쉽게 미룬다. 내일을 준비하면서 살거나 어제를 기억하면서 살기 때문에, 그동안 당장 오늘 하루는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아침에 눈을 떠 맞이하는 하루가 생의 마지막 날일 수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이해한다면, 그날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며 더욱 진정한 자신이 되는 날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스로 죽음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죽음을 앞둔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릴지언정 그들을 소외시키지 않을 수 있다. 교사, 부모, 종교인이나 의료 종사자 등 죽음을 앞둔 사람을 돌보는 이들은 그들이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외롭지 않게 존엄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죽음은 더 이상 성장을 가로막는 훼방꾼이 아니라 또 다른 성장의 기회, 더 나아가 성장의 완성 단계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서로 솔직할 수만 있다면, 서로의 두려움을 인정할 수만 있다면, 서로 어루만져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러분이 진심을 품고 환자들을 보살핀다고 해서, 심지어 저와 함께 눈물을 흘린다 해서 여러분의 소중한 직업정신이 사라질까요? 단지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눴다고 해서? 그렇게 된다면 죽는 일이 그토록 힘들지는 않을 것 같아요.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친구들이 가까이 있으니까요.” | 본문 72쪽
“죽음의 다섯 단계는 꼭 죽음에만 한정되지 않고 개인 생활에서 중요한 변화(퇴직, 이사, 이직, 이혼 등)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변화는 인간 존재에게 흔히 일어나는 보편적인 사건이다. 만약 우리가 궁극적인 죽음에 맞서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사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변화 역시 생산적으로 대응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미지의 것을 탐색하는 길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기꺼이 낯선 영역으로 나아가 모험을 선택한다면 그 어떤 길도 스스로 모색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야말로 성장이 지닌 궁극적인 목적이다. 손을 뻗어 동료 인간과의 관계를 시도한다면 개인적인 존재를 초월해 내 자신과 다른 사람이 한데 모인 ‘우리’가 될 수 있다. 이런 노력으로 살아간다면 최후의 순간 역시 평온하고 기쁘게 맞이하면서 이만하면 인생 참 잘 살았다는 말을 스스로 되뇔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295쪽
● 추천사
자신의 대표작 《죽음과 죽어감》에서 독자들에게 죽음에 당당하게 맞서라고 호소했던 로스 박사는 후속작인 이 책 《죽음과 성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죽음에 대면하는 것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더욱 인간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게 도와주는지를 이야기한다. | 뉴요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저서 중 가장 다가가기 쉬운 작품이다. | 시카고 트리뷴
하나하나 보석 같은 열여섯 편의 글모음. | 크리스천 센추리
기본정보
ISBN | 9788957091753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4월 22일 | ||
쪽수 | 342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Death: the final stage of growth/Ross, Elisabeth Kubler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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