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미학과 보편성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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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복순
김복순은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국문학과에서 학부, 석사, 박사를 마쳤다. 현재 명지대학교 기초교육대학 교수이며, 한국여성문학학회 회장이다. 저서로 『1910년대의 한국문학과 근대성』,『1960년대 문학연구』(공저),『문학 속의 여성』(공저), 『한국현대예술사대계』4(공저), 『19740년대 장편소설의 현장』(공저), 『역사소설이란 무엇인가』(공저)가 있으며. 편저로 『슬픈 모순(외)』가 있다.
목차
- 서론 - 만들어진 보편과 젠더화 된 근대미학
1부
신여자의 근대적 진정성의 형식 : 김명순론
여성의 신여성 기획에 나타난 내부 식민담론과 타자성의 주체 :나혜석의 「경희」
1950년대 여성소설의 전쟁인식과 ‘기억의 정치학’: 강신재의 초기 단편을 중심으로
감각적 인식과 리얼리티의 문제 “ 강신재의 초기 단편을 중심으로
문화주의, 기독교, 반공주의, 가부장제의 속화된 결합 : 임옥인론
『시장과 전장』에 나타난 구원의 문제와 여성의 인식 방법
여성의 내면화 방식과 퍼즐맞추기 형식 : 오정희론
‘대모신(大母神)의 정체성’찾기와 여성적 글쓰기 : 『혼불』론
여성 영웅서사와 대모신의식 : 『혼불』을 중심으로
여성역사소설로서의 『토지』와 여성 영웅성
엄마의 근대화 기획과 ‘말걸기’: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연작을 중심으로
2부
반공주의의 젠더 전유 양상과 ‘젠더화된 읽기’: 『자유부인』소설과 영화
『선택』논쟁의 비평사적 의미
군사주의의 젠더 전유 양상과 여성 만보객 :『야행』소설과 영화
남성/여성 만보의 담론화 과정과 감각적 인식 :『무진기행』을 중심으로
참고문헌
표지
*첨부파일참조
출판사 서평
이 책은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근대미학을 새롭게 검토하면서 새로운 서사학 이론을 정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근대미학 자제가 젠더화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근대미학이 젠더화되어 가는 양상을 실제 소설을 대상으로 분석하여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페미니즘 서사학 이론을 정립하려는 당찬 포부를 펼쳐 보인다. 저자에 의하면 근대미학 이론, 소설분석과 평가, 남성/여성 작가의 서사의 담론화 과정(내적 형식)에서 최종심급은 계급도, 민족도, 인종도 아닌 성 범주였다. 저자의 논지에 의하면, 인류역사는 그동안 남성적 자기이해를 보편화하고, 남성적 세계이해를 보편화한 결과 남성을 보편적 인간 개념으로 절대화하였다. 존재근거·인식근거·사유근거에서 여성은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고대 이래로 사회문화적 표준은 남성의 인식이었으며, 보편성, 객관성, 진리 등의 개념은 ‘아버지’의 기표로 대변되었는데, 진리가 ‘보편 타당’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면,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배제시켜 온 전통 철학의 인식론은 남성 중심적 인식론(male-centered epistemology)이라는 것이 저자의 핵심주장 가운데 하나이다. 즉 진리, 보편성, 객관성, 리얼리티 등의 개념은 완벽한 사회적 구성물(social constructions)이었으며, 따라서 근대미학의 성별(gender of modern aesthetics)은 남성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객관성을 확보해야 하는 학문연구에서는 이제 이를 재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이분법적인 이성 중심적 세계관 이래 ‘감각’은 열등하고 수동적인 인식능력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인식은 성적 은유(sexual metaphor)로까지 확장되어 감각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여성과 연결되었다. 이성/ 감각의 대립에 남성/여성의 성적 은유를 틈입시키고, 인식론적 우열을 존재론적 우열로 확장하는 인식은 남성 중심적 인식론적 기초를 제공하였다. 근대미학은 이성/감각을 이분법적으로 사유하면서, 이성에 의해 판단되는 리얼리티는 수용하고, 감각을 통해 주어지는 리얼리티는 부정하였다. 하지만 감각은 사실을 파악하는 준거, 세계가 세계로 존재하고 주어지는 방식이기도 하여 새롭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에 의하면 타자의 삶에 기반한 여성들의 미학적 재현양식은 남성들의 양식과 필연적으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루카치의 말처럼 삶의 외부적 모험에 기초한 ‘성숙한 남성’의 형식들은 가부장제 하에서 타자로 규정되어 온 여성들의 사고, 표현 형식들과 동일하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느냐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검토하는 여성서사에는 시간관, 공간관, 역사인식, 사회인식, 구원관에서 남성서사와 다른 점이 발견되는데 기존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철저하게 외면당해 왔다고 설명한다. 사건 사물의 인식에 있어 ‘매개’ 기능이 한층 강조되어 있으며, 역사인식과 전쟁체험에 있어서도 사건사, 정치사 중심이 아니라 비사건적, 일상 중심이었다. 시간관에 있어서도 남성적 시간인 직선적 시간관이 아니라 비직선적(순환적)이었다. 영웅형상화 방식도, 남성적 서사에 드러나는 영웅주의에 입각한 ‘주체’로서의 영웅(영웅주의)이기보다 ‘매개’로서의 영웅(비영웅주의)이었다. 구원의 의미와 방식에 있어서도 이념, 정치, 민족, 국가 등 거대사적인 것이 아니라 ‘상생’에 기반하여, ‘사랑’에 ‘이념’이 통합되는 방식이었다. 서사의 구성원리, 미학원리가 다르게 나타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방식을 두고 ‘여성성에 대한 협소한 이해’라고 본다거나, 또 여성들의 미학적 재현양식 및 요소들인 여성자전체, 고백체, 퍼즐맞추기 형식(오정희), 조각이불의 형식(최명희), 감각의 문제(강신재) 등을 단순히 ‘미학적으로 열등한 것’, 또는 주-객 연관과 분리되어 있는 ‘주관주의’라고만 보아서는 곤란하다. 이들 여성서사는 새로운 내적 형식 속에서 다른 미학원리를 직조해 내고 있으며, (여성)관객성(또는 독자성) 개념은 ‘만들어진 보편’으로서의 담론적 구성물들을 색다르게 해석하고 체험했던 ‘또 다른 실재’ ‘배제되었던 실재’가 있었음을 증명해 준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최명희의 소설은 ‘근대미학’에서의 ‘근대소설’ 개념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서정시적 소설로서 개성적이었으나 좋은 소설은 ‘아니’었으며, 강신재 소설에 나타난 ‘감각’은 당시로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 ‘신선한 감수성’의 원천이었으나 ‘가장 여류다운 여류’의 소설이었지 좋은 소설로는 ‘결격’이었다. 또 박경리의 ?토지?는 근대미학인 루카치의 역사소설 개념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의 사사화’(私事化)로 불리며 결국 좋은 역사소설로 평가되지 못하였다. 또 오정희의 소설은 내면화, 주관주의 방식의 소설로서 리얼리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되었다. 이 소설들은 감각적 인식, 시적 서사, 주관주의, 역사의 사사화라는 용어와 함께 주-객 연관관계를 중시하는 근대미학에 입각한 근대서사로서는 ‘서사미달’이었다는 것이다. 페미니즘 서사학은 남성/여성, 이성/감각의 이분법적 사유 속에서 이룩된 리얼리티, 기존의 ‘만들어진 보편’ 하의 리얼리티를 객관적 실재를 왜곡한 ‘사이비 구체성’이라 진단한다. 선험적으로 규정되는 리얼리티는 지배세계가 관철시키는 인식적 범주에 포섭되는 한에서만 리얼리티를 인정하는데, 이러한 선험적 규정은 그 자체로 인식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이며, 그 때 실재는 분리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는 실재를 분리해 내지 않는 것으로서의 리얼리티, 구체성, ‘특수와 보편의 통일’ 개념을 다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여성주의 철학자의 말을 빌려, 이 때 다시 구성되는 개념은 ‘보편적인 것에 의한 특별하고 다수인 것의 통일’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과 특별한 것의 대등한 관계에서의 통일’이라고 설파한다. 이 ‘통일’의 관점에서 보편주의와 특수주의의 내적 연관을 통찰할 때, 보편적인 것과 특별한 것이 대등하게 관계 맺을 수 있는 방식이 가능해지며, 새로운 사유지평에서 유토피아적 사유가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리얼리티, 구체성의 개념도 달라지게 되며, 새로운 미학의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미학에서는 ‘만들어진 보편’ 속에서 형성된 ‘차이’를 내부적 이질성, 즉 단독성(singularity)으로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또 다른 ‘차별 만들기’에 주력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여성적 글쓰기 또는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젠더 이분화를 고착, 강화하는 재생산 논리가 될 위험성이 적지 않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래서 여성의 실재를 포섭한다 하여 ‘여성주의 리얼리즘’이라 한정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실재를 왜곡하는 것’, 다른 한편으로는 본질주의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부정한다. 하지만 ‘여성의 경험=여성적 글쓰기=차이’라는 ‘도식적’ 등치관계 또는 본질주의에 빠지지 않는다면, 또 ‘차이’에 달라붙어 있는 부정적 의미와 폭력적인 종속화 양식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면, 차이를 차이로 인정하면서 그 차이가 생산하는 구성원리 및 미학원리를 ‘우선’ 밝혀야 한다. 그래야 ‘보편’이 제대로 구성된다. ‘보편’이 제대로 ‘구성’되어야 ‘객관’도 제대로 ‘발명’되기 때문이다. 책 제목이 보편성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라고 한다. 191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의 남성, 여성 작가의 소설 및 비평을 대상으로 서사에서의 여성의 담론화 과정과 미학의 젠더화 과정, 기억의 정치학이 작동하는 방식 등을 분석해 내고 있으며, 여성인식 검토 등의 지엽적이고 협소한 연구자세에서 벗어나 인식론과 미학이론, 그리고 근대성의 범주 또한 새롭게 검토하면서 페미니즘 서사학을 정립하려 한다는 점에서, 별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현 단계 페미니즘 연구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으리라 판단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56261768 |
---|---|
발행(출시)일자 | 2005년 09월 30일 |
쪽수 | 512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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