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속 술의 맛과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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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정혜경
저자 정혜경은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식생활문화학회 회장과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산업진흥 심의위원과 한식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우리 음식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대학에서 서구 영양학을 공부했지만 한국음식문화와 역사 그리고 과학성에 매료된 후 한식 연구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밥과 채소(나물)문화, 장류와 전통주 문화에 관한 연구와 고조리서 연구, 종가음식 연구 및 근대 한식문화콘텐츠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하려 한다. 이 밖에도 한식을 과학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김치 품질 측정기, 기능성 솔잎 맛김, 한방맥주 등의 제품 특허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서울의 음식문화》, 《한국음식 오디세이》, 《천년 한식 견문록》, 《한국인에게 막걸리는 무엇인가》, 《한국인에게 장은 무엇인가》, 《우리 음식 이야기》, 《밥의 인문학》, 《금산 인삼백주 청양 구기자주》, 《채소의 인문학》 등이 있다.
목차
- 우리 술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삶을 그리며
1장 풍속화에 담긴 우리 술문화
2장 새참과 술 풍경
새로 거른 막걸리 젖빛처럼 뿌옇고
타작 점심 하오리라 황계 백주 부족할까
호미질을 나갈 때는 술 담을 그릇을 잊지 마라
와준에 거른 술을 박잔에 가득 부어
강가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다
덜 괸 술 막 걸러 주준에 다마 두고
3장 특별한 날의 술
왕실 혼례의 합환주
민간 혼례에서도 술은 역시 합근주
회갑연에서 자손들이 헌수주를 올리다
회혼례, 술독에 가양주가 넘실댄다
장수를 축하하며 올리는 상수주
죽은 이를 위로하는 술, 상례성복제의 법주
‘조일통상장정’에서 일본 샴페인을 터뜨리다
새해 아침 울분을 달래며 마신 술, 도소주
4장 모임에 빠지지 않는 술
눈 내리는 밤에는 설야멱과 소주
술잔, 젓가락 늘어놓고 이웃 모두 모인 자리
후원에서의 술잔치엔 삼해약주
봄날 남자들의 답청놀이에는 두견주가 제격
야외의 계회에 향기로운 가향주
이원의 노인들 모임에는 보양주가 주인공
중양절 기로연에서 국화주를 올리다
야외의 계회에서 즐긴 솔송주
소박한 모임엔 소박한 막걸리
5장 주막과 술집
정조 때 채제공이 말하는 술집의 모습
이상 사회의 중심에 자리 잡은 『태평성시도』 속 술집
흥겨운 행사에 등장한 잔술 파는 남자
밥과 술을 함께 해결한 조선시대 주막
시골 주막의 한가로운 맛
주막 막걸리 한 사발에 세상 풍문이 나돌고
금주령에도 항아리엔 넘치는 청주
기방은 술을 파는 술집으로 변모한다
구한말의 색주가 술 풍경
번지 없는 주막, 흡사 정처럼 옮아오는 막걸리 맛
책을 덮으며, 우리 민족에게 술은 무엇인가?
참고문헌
책 속으로
24p. 이미 방안에는 빨간 주칠을 한 소반에 술과 술잔, 안주까지 마련되어 있다. 여기의 술은 서울 반가에서 주로 마셨던 삼해약주(三亥藥酒)로 추측해 본다. 삼해약주는 고급 청주로 정월 첫 해일(돼지날)에 담가서 버들가지가 날릴 때쯤 먹는다 하여 유서주(柳絮酒)라고 부르기도 했다.
28p. 여기서 등장하는 백주(白酒)는 바로 탁주인 막걸리이다. 막걸리는 빛깔이 흰 탓에 백주라고도 불렸다. 또한 농가의 술이라는 의미로 농주(農酒), 일하는 사람들이 마시는 술이라는 의미로 사주(事酒)라고도 불렸다. 고된 노동을 잊게 해 준 에너지의 원천인 술은 바로 농민들의 술, 막걸리였다.
38p. 막걸리는 소박한 서민의 술을 상징한다. 그래서 막 걸러서 막걸리라고 부르는 술이지만 조선시대에는 가장 인기 있고 이름이 많은 서민의 술이었다. 막걸리는 촌료(村?), 박료, 촌주(村酒), 박주(薄酒), 촌양(村釀)으로까지 불렸다. 한가로운 서민들의 강가 식사에도 역시 서민의 술 막걸리가 등장한다.
44p. 조상의 영혼을 제사 지낼 때도 신에게 바치기 위한 중요한 공물(供物)로서 술을 만들었다. 술은 조상의 명복을 천지신명께 기원하는 상징물의 역할을 했다. 관례(冠禮)에서는 어린이가 성인이 되었다는 표시로 술을 맛보게 했고, 혼례에서도 신랑과 신부가 술잔을 들어 합근례(合?禮)를 했으며, 상례(喪禮)에 있어서도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51p. 이처럼 초례상에서도 술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제1잔은 신에게 올리는 술, 제2잔은 입가심을 위한 술, 제3잔은 영혼을 합하기 위하여 합근을 사용하여 마시는 술이 되며 술안주는 나물과 과일이다. 합근주로는 주로 청주가 이용되었다. 신랑과 신부는 초례 때의 합근주를 통하여 부부 합체(合體)하여 상친(相親)이 이루어졌다.
62p. 이렇게 차려진 음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술이었다. 그림의 동북쪽으로 흰색으로 된 2개의 술 단지가 탁자 위에 놓여 있다. 이 술은 연회 주인공들에게 올리는 장수를 축원하는 상수주(上壽酒)이다. 이처럼 풍속화를 통해서 조선시대에 100세 이상을 산 여성이 있다는 것이 놀랍고, 그런 노모를 위한 격식 있는 음식과 술과 가무가 어우러진 효도 잔치를 차린 자손들의 효심이 지극하게 읽힌다
71p. 우리 민족은 술을 상황에 따라 달리 마셨다. 서양에서는 ‘마리아주’라고 하여 음식에 맞는 술을 중요시하지만 술에 관한 한 우리도 이에 못지않았다. 특히 절기 따라 맞는 술을 마셨다. 꽃 피는 봄에는 진달래꽃을 넣은 두견주, 여름에 과하주, 가을엔 국화주, 겨울에는 증류쥬인 소주를 즐겨마셨다.
88p. 작품은 남성들이 둘러앉아 야외서 봄놀이 풍경을 그린 풍속화로 개항기 직업화가로 알려진 김준근의 『봄에 답청 가서 노는 모습』이다. ‘답청(踏靑)’이란 따뜻한 봄날 파릇파릇 돋아난 풀을 밟는다는 뜻으로 봄이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여 산과 들로 나가 꽃놀이하면서 하루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128p. 때마침 주막에는 두 사람의 나그네가 찾아들었다. 모두지고 온 짐을 등 뒤에 벗어 놓고, 차양도 치지 않고 자리도 깔지 않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소반을 앞에 놓고 점심을 먹고 있다. 아마도 식사가 끝나면 이젠 막걸리를 마실 것이다. 주모는 앞에 놓인 술 단지에서 구기로 막걸리를 떠서 사발에 부으려고 한다. 그 막걸리를 몇 사발 들이키고 나면 나그네는 떠나갈 것이다.
152p. 해방 이후 나온 「주막에서」(1956년)란 시가 있다. 사통오달의 길목, 인파로 북적대는 장터가 아닌, 주막은 어디나 겉으론 쓸쓸해 보여도 그 안은 정겹다. 그래서 주막에서 마시는 것은 바로 정처럼 옮아오는 막걸리 맛이라고 한다.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술을 통해 주고받았던 것은 바로 ‘정(情)’이었다.
출판사 서평
새롭고 다양한 역사! 세창역사산책
“역사책은 지루하다. 두꺼워서 읽기가 겁난다. 특별한 것이 없다.”
그간 독자들이 가졌던 역사책에 대한 불만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독자들의 의견을 모아 특별한 역사책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교양을 넘어, 약간은 전문적인, 하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을 보여드립니다. 새로운 역사시리즈 [세창역사산책]은 독자 여러분의 산책길에 동반하고자 이름 지었습니다. 가로 12.8× 세로 17.5㎝의 작은 문고판 판형으로 각 권이 200페이지 남짓하여 지하철, 카페 등 가벼운 독서에 적합합니다.
기본정보
ISBN | 9788955864946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7월 17일 | ||
쪽수 | 160쪽 | ||
크기 |
129 * 175
* 11
mm
/ 15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세창역사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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