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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윤제림 시집

문학동네시인선 127
윤제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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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54658102(8954658105)
쪽수 128쪽
크기 131 * 224 * 13 mm /164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우리의 평범한 얼굴에 새겨진
비범한 단단함, 그 떳떳한 슬픔
―윤제림 일곱 번째 시집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1987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한 윤제림 시인이 『새의 얼굴』 이후 6년 만에 찾아왔다. 63편의 시가 담긴, 그의 일곱 번째 시집이다. 인간다움에 대하여, 상생(相生)에 대하여, 그것을 담을 언어에 대하여 30년 넘게 천착해온 그. 눈에는 눈물방울이 살짝 맺혀 있고, 입가엔 미소가 흐르는 듯한 표정의 윤제림 시 화자들은 이번 시집에서도 인간사 세상사의 틈바구니를 진중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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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가 속한 분야

충북 제천에서 나고 인천에서 자랐다. 198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삼천리호 자전거』 『미미의 집』 『황천반점』 『사랑을 놓치다』 『그는 걸어서 온다』 『새의 얼굴』, 동시집 『거북이는 오늘도 지각이다』 등이 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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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판소리 적벽가 <군사설움타령>을 듣는다.
조조의 병사들 신세한탄이다.

제 처지가 얼마나 기막힌지 들어보라며
좌우를 밀치고 나서는 군사 사설마다
울음이 반이다.
제가 제일 서럽다며
천지간에 누가 저만큼 딱하고 원통하겠느냐고,
제 얘기 먼저 들어달라고
나한테까지 하소연이다.

슬픔에 우열이 어디 있으랴.
무등(無等)이다.

줄 세우기도 난감하고,
줄 것도 없다.
시 쓰는 일 말고, 이삼 년만 익히면
보태주고 나눠줄 것이 많은 일을
배울 걸 그랬다.

2019년 가을
윤제림

목차

시인의 말
1부 바위에 시도 썼을 것이다
다음번에는/ 꽃/ 새벽 산/ 설희/ 억새-금강의 가을/ 이명(耳鳴)/ 행성입문(行星入門)/ 면민회(面民會)/ 시의 기원/ 오래된 가을날/ 겨울 강을 지날 때는 조용히/ 달은 즈믄 사람에/ 수태고지/ 일행/ 제주 풍경

2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
가난 타령-명창 김연수를 생각함/ 가위-효봉 약전/ 윤용하, 당신 생각/ 저(猪)씨 문중에 보내는 사과 서한/ 전원교향곡/ 좋은 친구들/ 오래오래 학생이신,-육주 홍기삼 선생님 고희에/ 타격왕/ 현암사-강우식 시집 『사행시초(四行詩抄)』/ 만공 약전/ 자화상/ 아름다움에 대하여/ 1972년, 발행인 이병철, 삼성문화문고-, 조선불교유신론/님의 침묵/ 길 떠나는 가족-이중섭 그림/ 벌꿀비누 3000번/ 박녹주를 듣는 밤/ 방산몽유록(芳山夢遊錄)/ 설산 위의 남산 코끼리에게-산악인 박영석을 보내는 노래

3부 불온한 생각도 아직은 더러 있는데
나쁜 상상/ 바다엔 불공정 거래가 많다/ 그날/ 슬픈 날의 제화공/ 그때에 저것들이/ 홍어를 먹다가/ 화물의 종류에 대하여/ 거의 격추되고, 겨우 몇 대만/ 잠만 잘 사람/ 장편(掌篇)/ 나는 악당이다/ 근황/ 푸른 꽃/ 매미는 올해도 연습만 하다 갔구나/ 설렁탕집에서/ 용산역 앞에서

4부 나만 못 본 게 아니라 아무도 못 봤다
마리아와 카타리나는 쌍둥이처럼 닮았다/ 봄은 길게 눕는다/ 우주의 관객/ 식인 사건 피의자에 대한 검사의 구형/ 피리는 치마 속에 들었네/ 할미꽃/ 그럴 수도 있겠다/ 신동/ 절 받으시오, 젊은이/ 한 남자와 두 여자/ 이발소 앞을 지나며/ 권학문(勸學文)/ 이산/ 화장(火葬)

해설|떳떳한 슬픔의 얼굴
송종원(문학평론가)

책 속으로

다 어디로들 갔을까
우리도 한때는 새것을 더 많이 가졌던 사람들,
깨끗한 피와 시간과 눈물과
숫기의 주인 아니었던가
―「용산역 앞에서」에서

게랑 물고기는 바다로 돌려보내고
춤추던 새들은 하늘로 날려보내고
바다와 모래밭은
제자리에 있게 하고
구름은
그냥 흘러가게 두고

마침 심심해 보이는 들판의 소한테
사정 얘기를 잘 해서
그 소가 너끈히 끌 만한 달구지나 한 대 빌려서
가장(家長)이 부르면 뒤도 아니 돌아보고
냅다 뛰어오는
식구들만
들꽃 다발처럼 싣고서
―「길 떠나는 가족―이중섭 그림」에서
... 더보기

출판사 서평

사람으로 최상의 배역을 맡은 사람들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
_「저(猪)씨 문중에 보내는 사과 서한」에서

생의 윤리나 진실 혹은 비의에 복잡한 수식도, 화려한 미사여구도 사실은 불필요한지 모른다. 윤제림 시에는 군더더기 없는 묘사와 진술만으로 오랜 시력(詩歷)의 은근한 힘이 드러나고, 우리는 그가 부러 비워둔 침묵의 자리마다에서 가만히 멈추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비슷하게 한세상 살아온 사람들이
비슷비슷 뜨고 붓고 눋고 타고
그을린 얼굴로
솔밭에 차일을 치고 막걸리 여러 말 받아놓고

오래전에 이고 살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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