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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문학동네시인선 126
정채원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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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4657150(895465715X)
쪽수 156쪽
크기 131 * 224 * 13 mm /195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볼 수 없는 것을 보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시
펄럭이는 침묵 사이로 펼쳐지는 생과 사의 파노라마

문학동네 시인선의 126번째 시집으로 정채원 시인의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겠지만』을 펴낸다. 올해로 시력 24년, 1996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매 시집마다 치열하게 시세계를 쇄신해나가며, 시간이 흘러도 전혀 사그라들지 않는 시적 에너지를 왕성하게 발산하는 중이다.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 역시 생전에 시인의 “높은 필력”을 상찬한 바 있다. 정채원 시인의 네번째 시집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겠지만』은 지난해 제2회 한유성문학상 수상작 「파타 모르가나」(외 9편)를 포함해 총 63편에 달하는 정채원 시의 정수를 아낌없이 한데 모았다. “존재의 왜소함을 벗어나 한없는 상상적 확장성”과 “존재의 평면을 훌쩍 넘어 존재의 심연”에 가닿는 목소리를 통해 “고독하고 서늘한 그녀만의 권역을 형성”했다는 심사평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이번 신작 시집에는 시인 정채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참혹하게 아름다운 생의 단면과 시공을 넘나드는 장엄한 스케일의 시편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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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가 속한 분야

정채원 1996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의 키로 건너는 강』 『슬픈 갈릴레이의 마을』 『일교차로 만든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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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안 보이는 걸 보려고,
가뭇없이 사라지는 걸 말하려고,
도망치듯
여기까지 왔다

시를 통해 눈 하나 더 찾게 될까

그럴 수 있다면
아프고도 황홀한 계단을
끝없이 굴러떨어져도 좋겠다

2019년 8월
정채원

목차

시인의 말

1부 먹물인가 핏물인가
끝없는 계단
파타 모르가나
사해, 사해
배달 사고
제8병동―복숭아나무 아래
제8병동―옥화
도굴꾼들
달아나는 자화상
슬픈 숙주
너와 나의 체온조절법
피, 피아노
고통이 비싼 이유
스틸
자막 없는 꿈
파라다이스 리조트
압축 보관
불구

2부 기도는 종종 막힌다
지루한 미트볼
무와 고등어조림
닫히면 그만인 문
신호
방진막
장미 축제
영화처럼
입술의 형식
달이 뒤집혔다
최후의 날
밀랍의 세계
무음 시계
해피엔딩
축제

3부 얼음에도 숨구멍을 만든 건 누굴까
머리에서 가슴 사이
흘러내리는 벽
눈뜨고 다 털렸다
미발표작
혹등고래
칼집 넣은 빵
자루는 간다
소풍
구경거리
DMZ
바람을 알아보는 안목
귀가
그, 그림자
네모의 효능
점박이광대
귀중품
보폭

4부 이빨이 있어도 배가 고픈 애인들이
얼굴처럼 얼굴이
홀로그램
벌레구멍
튜링 테스트
느슨한 기계
클라우드 빌
<색증시공>에 나올 그녀
딥 페이스
얼음사탕
도망자
화살의 시간
푸른 장미
연고자
위험한 분실물
변덕스러운 수프

해설|특이점의 몽타주, 들끓는 타자
|조재룡(문학평론가)

책 속으로

한 시절을 온전히 보전하는 방법은
화산재로 덮어버리는 것
가슴 터져버린 한여름 어느 날에
내 시곗바늘은 녹아버렸네
_「최후의 날」부분

물 밖에도 세상이 있다는 거
살아서 갈 수 없는 곳이라고
그곳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
새끼도 언젠가 알게 되겠지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
그 혹등이 없다는 건 아니라는 거
그것도 더 크면 알게 되겠지
_「혹등고래」부분

언젠가 누가 나를 풀어주겠지 풍선처럼 빵빵하게 살려내겠지 다시 커피를 마시며 너를 씹으며 조각난 표정을 꿰맬 수 있겠지 역장이 깜빡 조는 사... 더보기

출판사 서평

정채원의 시는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에서 출발해 아득히 먼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시인이 발견한 일상의 미세하고 얕은 균열은 그의 독특한 겹눈을 통하는 순간 낭떠러지가 되고, 손끝에 닿는 장미의 가시는 어느새 심장을 관통하는 칼날이 된다. 생의 충만함으로 가득한 오늘은 폼페이 최후의 날로 둔갑하고, 타인을 향한 암중모색은 “천 년 후”의 “도굴”(「도굴꾼들」)로 훌쩍 도약한다. 이처럼 정채원의 시에는 이미지와 시간의 중첩이 꽃잎처럼 포개져 있다. 시인은 깜빡 자신의 눈에 맺혔을 이미지와 시간의 중첩을 날카로운 핀셋으로 분리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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