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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허수경 장편소설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20일 출간 (1쇄 1996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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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54653633(8954653634)
쪽수 260쪽
크기 147 * 210 * 18 mm /343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내가 이 먼 여행을 한 것은
‘머나먼 곳’이라 불리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2018년 10월 3일, 시인 허수경이 독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대학 졸업 후 상경, 방송국에서 스크립터로 일하다 문득 독일로 훌쩍 떠났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동방문헌학을 공부하며 그곳에서 시집 네 권과 소설 세 권, 에세이 네 권을 펴냈다. 우리보다 먼저 외로웠고, 쓸쓸했고, 머나먼 곳으로 떠난 시인 허수경. 그의 노마드적 감성은 일찍이 한국문학에서 볼 수 없었기에 신선함으로 가득했고, 쓸쓸함 이면의 특유의 따스함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첫 장편소설 『모래도시』는 시인의 기원이자 기억의 파편으로 가득하다. 고향과 가족을 떠난 세 사람의 만남과 회상, 그리고 또 한번 정주하지 않는 삶으로 빨려들어가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서울에서 독일로 유학을 간 ‘나’, 천체망원경으로 그려질 머나먼 곳을 꿈꾸는 ‘슈테판’, 내전중인 레바논을 떠나 기원전 사람들이 동경했던 이상향 딜문을 지금-이곳에서 그려보는 ‘파델’. 소설은 뚜렷한 줄거리 없이 이미지와 회상, 파편적인 삽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남성적 구조라고 말할 수 있을 기승전결의 구조가 아닌 방사형의 구조. 기존의 서사가 하나의 굵은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허수경 시인의 첫 장편소설은 까만 잉크가 여기저기 떨어져내려 천천히 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모습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모래도시』는 언뜻 끝없이 유랑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처럼 읽히기도, 결국 이 세상으로 왔다 저곳으로 떠나는 삶의 본질을 포착해 그려낸 작품으로 읽히기도 한다. 세 주인공으로 그려지는 인물들은 모두 시인 허수경의 페르소나이기에 더욱 반갑다. 언제나 우리보다 조금 더 아팠고, 조금 더 앞섰던 시인 허수경. 머나먼 곳으로 떠난 그녀를 처음으로 되돌아가 천천히 그리고 아주 길게 만나볼 시간이다.

저자소개

저자가 속한 분야

허수경 196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을 두 권 내고 고향과 서울을 떠나 남의 나라에서 엎드려 책 읽고 남의 시간을 발굴하는 일에 종사하면서 십수 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에도 시집과 산문집을 내곤 했다. 지금껏 펴낸 시집으로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가 있고, 산문집으로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너 없이 걸었다』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장편소설로 『모래도시』 『아틀란티스야, 잘 가』 『박하』 가 있다. 앞으로의 소망이 있다면 젊은 시인들과 젊은 노점상들과 젊은 노동자들에게 아부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라는 말을 뒤로한 채 2018년 10월 3일 독일 뮌스터에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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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또 허술한 집을 지었다. 나는 단단하고 따뜻한 집을 짓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언제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단단한 집이 필요한가 하면 허술한 집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것이다. 필요한 사람들이 잠시 깃들어 초라한 마음을 이 허술한 집에서 쉬어갔으면 한다. 허술하므로 단단한 집보다 더 위로가 되는 집이었으면 하지만…… 그건 내 욕심일 것이다.

목차

自序
슈테판의 회상
나의 회상
파델의 회상
슈테판의 또다른 회상
나의 또다른 회상
파델의 또다른 회상
우리들의 모래도시

책 속으로

닫힌 세계에 사는 사람들을 나는 이상하리만치 신뢰를 하는데 그것은 할머니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아주 조금 받아들이며 조금 받아들인 것을 일생을 통하여 씹고 되씹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묘한 감동을 준다. 그들은 받아들인 아주 조그마한 것들을 마음속에서 삭이고 삭여 황홀한 것들을 만들어낸다. 할머니가 구운 케이크 위에 있던 것들, 일테면 버터와 밀가루를 섞어 불에 얼마만큼 올려두었다가 몽게몽게한 작은 덩이를 만들어 빵반죽에 올려놓고 구우면 황금색으로 향기를 내는 것들. 닫혔다는 것은 내부로의 집중과 몰입이라는 말에 다름아닐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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