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저승에서 이승을 바라보다)(e시대의 절대문학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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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김운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한 후 이탈리아의 볼로냐(Bologna) 대학에서 움베르토 에코에게 기호학을 공부하였으며, 선 불교의 화두(話頭)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이탈리아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시절 처음 만난 단테의 「신곡」은 때로는 미로(迷路)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거대한 산처럼 정상에 오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유학 시절 원전으로 읽게 되면서 서서히 그 맛에 빠져 들게 되었다. 읽을 때 마다 매번 그 맛이 다르고, 새로운 경개(景槪)를 보여주는「신곡」은 필자에게 영원한 고전이자 연구 대상이다. 그간 단테와 「신곡」에 대해 발표한 연구 논문으로「신곡」과 아랍의 저승이야기들」 ?형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혼들」이 있다. 번역서로는 「논문 잘 쓰는 방법」 「대중의 슈퍼맨」 「소설 속의 독자」 「미네르바 성냥갑」 「낯설게 하기의 즐거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묻지 맙시다」 「움베르토 에코의 문학 강의」 등이 있다.
목차
- e시대의 절대문학을 펴내며
들어가는 글
1부| 단테 알리기에리
1장 <신곡>과 고전
2장 단테의 생애
3장 <신곡> 개관
4장 저승 세계의 구조
5장 죄와 벌
6장 <신곡>의 만화경
2부| 리라이팅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3부| 관련서 및 연보
<신곡>관련서
단테 알리기에리 연보
출판사 서평
「신곡」, 저승을 통해 현실세계를 비추어 주는 거울
700여 년 전에 씌어진 단테의 「신곡」은 서양 문학사에 있어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그것은 「신곡」이 유럽 근대 문학의 효시가 되었으며, 전환기 중세 유럽의 사상을 총체적으로 집약하고 있고, 단테의 개인적 삶과 시대적 정황을 절묘하게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단테의 「신곡」이 단지 중세나 서양 문학을 넘어서 현대의 우리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던지고 있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단테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는 까닭이다. 삶과 죽음의 문제는 시대를 넘어 모든 사람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신곡」의 저승은 바로 삶의 현실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이러한 보편성과 현재성은 살아 있는 고전으로서 「신곡」이 갖는 가장 커다란 매력 중의 하나이다.
예술적 영감의 마르지 않는 원천 「신곡」
살아 있는 현실 속의 인물 단테는 보통 사람들이 죽은 이후에야 가 볼 수 있는 사후 세계, 곧 지옥과 연옥, 천국을 여행하게 된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던 시인 베르길리우스와 정신적 연인인 베아트리체의 인도로 저승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단테는 화려한 이미지를 통해 묘사하고 있는데, 그 생생하고 또렷한 이미지들은 독자의 상상력을 사로잡는다. 바로 이 지점에 「신곡」이 가진 생명력이 존재한다. 누군가 말했듯이 단테와 「신곡」에 관한 책들은 그가 만들어낸 지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으며, 지금까지도 이런 글들은 끊임없이 씌어지고 있다.
단지 글로 된 텍스트만이 아니라 르네상스 예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조토(Giotto di Bondone)로부터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등 조형 예술의 거장들이 「신곡」을 소재로 불후의 작품을 창작했다. 근대에 들어서도 들라크루아, 로댕을 비롯하여 「신곡」의 거의 모든 장면을 판화로 제작한 도레, 시인이자 화가였던 블레이크, 「신곡」을 모방하여 「실락원」을 쓴 밀턴 등 유럽의 수많은 시인과 화가, 조각가들에게 「신곡」은 예술적 영감의 보물창고로 같은 역할을 하였다. 현대에 들어서도 연극이나 영화, 발레 같은 공연 예술 분야에서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신곡」으로부터 영감을 얻어가고 있다.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에게 그러했듯이 이제는 그가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신곡」은 지금도 바로 우리 곁에 살아 있다.
광대한 지옥과 연옥, 천국으로 가는 초행길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대중적 입문서
「신곡」이 비록 불멸의 가치를 지닌 고전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 독자들에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책이다. 마음먹고 완역본을 사서 읽으려 하지만, 몇 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하고, 서가의 한 구석에서 먼지가 내려앉은 채로 잊혀지기 십상이다. 이는 「신곡」에 등장하는 수많은 실존 인물들과 그 인물들이 얽혀 있던 당시의 사건들, 어지러웠던 시대적 상황, 그 당시 사용되었던 언어의 의미와 관례, 문학적 표현 방식, 중세의 철학과 신학, 지리와 천문학의 세계, 당대 민중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전설과 이야기 등 「신곡」을 제대로 이해하고 음미하기 위해서는 진정 백과사전적 지식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번역본에서는 원전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특성의 본래 맛을 제대로 살리기 힘들다는 점도 한 몫 할 것이다.
저자인 김운찬 교수는 이처럼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신곡」을, 마치 저승에서 단테의 길잡이 역할을 했던 베르길리우스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테의 개인적 생애와 저승 세계의 지도, 그리고 저승 세계를 이루고 있는 죄와 벌, 그리고 구원이라는 인간적 생의 보편적 주제, 더불어 「신곡」이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만화경들에 대한 그의 차근차근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저승여행에 동참하며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불멸의 문학작품들이 서가에 잠들어 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단테의 <신곡>, 오승은(?)의 <서유기>,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런 작품들의 목록을 접하는 순간 우리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제목을 들으며 우선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짓누를 것이고, 그런 한편으로 방대한 분량과 난해함에 대한 중압감이 겹쳐질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학창시절 선생님의 권유로 몇 줄 읽다가 힘겨워서 포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진저리를 칠 지도 모른다. 그렇게 거장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은 점차 우리 손을 떠나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서가에 꽂혀 있다.
조금 더 냉정하게 현실을 들여다보자. 우리사회의 지식인들은 어떠할까? 심하게 말해 지식인들이 고전문학작품들을 대하는 태도는 가식적이다. 읽지 않았으면서도 읽은 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무식하다는 핀잔을 피해갈 수 있다. 그래서 웬만한 집 책장엔 사상전집이나 문학전집이 한 질씩 꽂혀있다. 읽어야 하지만 읽지 못하니 자책감이나 자괴감만 조금씩 쌓여간다. 내용이 기억나질 않으면, 세계명작의 줄거리들과 간략한 서지사항을 묶어놓은 참고서형 서적들을 참고하거나 어린 시절에 읽었던 소년소녀 세계명작전집의 기억이라도 떠올려야 한다. 그러다보면 서구 소설사에서 근대문학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불후의 명작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중세기사소설에 심취한 미치광이 기사의 모험 이야기 정도로 이해되고, 중국소설의 분수령이 되는 ?<서유기>?는 아이들용 모험소설의 전형처럼 기억되고 만다. 이 와중에서 인류의 영혼을 고양시켰던 지혜롭고 위엄 있는 책들과 그 속의 저 수많은 아름다운 문장들은 외면당하고 잊혀져 가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세계고전문학과 대중독자 사이의 단절을 넘어서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라고 하는 서울대학생들도 이제 교양을 쌓기 위해 세계의 명작들을 더 이상 읽지 않는다고 한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읽지 않기도 하지만 읽지 못하기도 한다. 대학에서 고전을 강의하는 강사들 가운데도 “까놓고 얘기하면 우리 사회가 ‘고전 100선’, ‘200선’이다 해서 고전 읽기를 강권하지만 실제 일부 전공자를 빼고 얼마나 읽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독자들과 세계의 고전문학들 사이에는 심각한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사실, 현대의 독자 그 누구도 몇 천 페이지가 되는 고전문학작품을 순수하게 재미만으로 독파해내기는 어렵다. 조그마한 칩 하나에 방대한 도서관이 들어서고 리모콘 작동 한번으로 안방에서 멋진 신세계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21세기이다. 문자시대가 가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이 21세기에 현란한 영상으로 무장한 영화나 TV드라마, 디지털 게임의 홍수 속에서 딱딱한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고전문학작품을 독자들이 재미있게 감상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 아닐까. 게다가 세계의 명작들이 씌어진 시대와 현대의 상황은 그 시간의 격차만큼이나 다르다. 그 시간의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난해함에 대해서 아무런 해설도 없이, 무작정 중요하니까 읽어야 한다는 당위를 강조하는 일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보인다.
고전이 우리말로 읽기 어렵게 잘못 번역되어 우리나라에서 ‘고전은 난해하고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이 깊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은 최근 들어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원전에 충실하게 번역된 완역본의 형태로 속속 서점에 등장함으로서 어느 정도 해소될 조짐을 보인다. 이에 대한 각계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사실 질 좋은 완역본의 수준은 그 나라 지식계의 수준을 대변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제대로 된 완역본이 얼마나 많은 독자들을 고전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진정 우리 독자들이 고전에서 멀어진 이유가 완역본이 없어서일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왜 그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아무도 안내해주지 않았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려운 철학서나 전문적인 학술서적을 읽기 위해 그 입문과정으로 개설서를 필요로 한다. 인터넷 게임을 시작하려 해도 매뉴얼이라는 가이드북 몇 권은 기본적으로 읽어야 한다. 그런데 인류의 지혜가 응축되어 있는 고전문학작품에 대해서는 그것이 문학이라는 이유만으로 날 것 그대로의 원전 읽기를 강요하면서, 대중독자들이 고전문학작품들을 읽지 않는다고 탓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세계의 고전문학들이 소중한 교양이고 그것을 읽어야 하는 것이 ‘당위’라면, 그 당위를 현실화 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모색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불멸의 명작들 - 그 방법론적 복원, ‘e시대의 절대문학’
살림출판사의 ‘e시대의 절대문학’은 바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불멸의 문학작품들을 디지털 시대와 화해시키는 방법론적인 복원을 꿈꾸고 기획되었다. 우선 문학작품이 탄생했던 시기와 현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의 안내를 부탁했다. 총3부의 구성 가운데 해당 작품을 탄생시킨 작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담겨있는 1부가 그에 해당한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그의 삶, 사유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했다. 독자들은 이 부분만 읽어도 해당 작품이 왜 불멸의 작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작품의 현재적 의의는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고전의 반열에 오른 문학작품들의 방대한 분량을 현대 독자들의 호흡에 맞게 조정했다. 수년간 그 작가를 연구한 정통한 문학연구자들이 작품을 리라이팅해 수록한 2부가 그에 해당한다. 그 동안 방대한 묘사와 분량에 질려 처음 몇 대목만 읽고 포기하는 일이 많았던 현대 독자들의 호흡으로도 읽을 수 있도록 고전의 내용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실하게 축약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관련된 참고 도서와 연보를 수록함으로써 고전에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배려하고 독서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이 고전문학작품들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충실한 구성을 택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측면은 필자였다. 해당분야를 오랜 시간 연구해온 그 분야의 전문적인 학자들에게 집필을 부탁했다. 주관적인 의도가 배제된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른바 ‘복수적 관점’으로 된 해설을 부탁하면서도 최대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e시대의 절대문학’을 기획하면서 참고가 된 사례는 프랑스의 경우였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문학작품들에 관한 다양한 해설서 내지 개설서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들의 오랜 전통을 가진 논술형 시험 바칼로레아에서는 철학 시험뿐만 아니라 논술 시험 주제가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들에서 직접 출제되기 때문에, 수험생들 입장에서 부담 없이 읽고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해설서’들이 다양한 형식으로 나와 있다. 두꺼운 작품을 다 읽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다이제스트’식의 문학작품 발췌본도 같이 출판되고 있는 실정이고, 어떤 경우에는 핵심부분에 밑줄을 긋는 방식으로 독서시간을 절약하게 하는 형식으로도 출판되고 있다. 이런 해설서를 통해 프랑스의 학생들은 문학작품의 원전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음은 물론이다. 프랑스에서 많이 읽히는 시리즈로는 아세트 출판사의 ‘프로필 뒨 웨브르’(한 작품의 모습) 시리즈가 200여권 나와 있고, 나탕 출판사의 ‘발리즈’ 시리즈도 200여권이 나와 있다. 이제 우리도 문학의 원전 텍스트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엄숙주의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텍스트에 대한 지나친 신비화와 완역본에 대한 집착 하에서 우리의 독자들, 우리 학생들은 문학과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본정보
ISBN | 9788952203892 |
---|---|
발행(출시)일자 | 2005년 07월 13일 |
쪽수 | 231쪽 |
크기 |
136 * 195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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