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 목사는 신사참배 거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무기형을 받아 삶의 터전과 목회지를 떠나 옥중생활을 이어간 그는 옥중에서도, 또 출옥 후에도 복음 전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으며,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그간 꾸준한 연구와 흠모의 대상이 되었다. 때문에 손양원의 삶과 신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그의 서신들은 그동안 여러 책에서 부분적으로나마 꾸준하게 소개되어 왔다.
손양원은 기독교 신앙 양심에 위배되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순교 신앙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통해 우리는 가족과 교우들을 향한 그의 애틋하지만 단호한 신앙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나아가 굳건한 신앙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고난의 시기를 이겨내고, 고난 가운데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하며, 장차 다가올 하나님의 승리를 희망하는 모습이 잘 드러난다. 특히 손양원 목사가 옥중에서 주고받은 편지들은 엄격한 검열의 상황에서 풀무불 속에서 연단되는 순금처럼 그의 신앙과 사상이 연단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재까지 남겨진 그의 옥중 편지들은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으로 1차적인 정리가 진행된 바 있다.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온 『손양원 목사의 옥중서신』은 원문의 추가적인 독해, 오독의 수정, 손동희의 편지 추가 등 기존에 출판된 책을 보완하여 보다 완성도 있게 개정되었다. 또한 독자들이 쉽게 원문을 읽고 대조할 수 있도록 구성에 변화를 주어 많은 이들에게 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에서는 현재까지 보존된 손양원의 편지 74통을 그의 수감, 이감의 순서에 따라 제1부 광주형무소, 제2부 서울 서대문보호교도소, 제3부 청주보호교도소, 그리고 제4부 연월일 미상의 편지로 분류하여 수록하였다. 독자들이 원자료에 직접 접근하도록 하여 앞으로 심화될 손양원 연구의 기초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옥중의 손양원과 옥외의 가족, 교우들이 주고받은 이 서신 모음을 통해 한국교회가 기독교 신앙의 진수를 새롭게 일깨우고, 세계 교회가 한국 기독교 신앙의 진수를 파악하게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