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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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있는 농담이 선사하는 블랙 유머의 세계!
“장례식장에선 별일이 다 생긴다니까요!”
★ 출간 즉시 대만 종합 베스트셀러 TOP 10★
재기 넘치는 발랄한 문체, 매력 넘치는 장례식장 사람들,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일화들
출간 즉시 종합 베스트셀러 top10에 진입하며 대만에서 돌풍을 일으킨 에세이집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가 국내에서도 출간됐다. 장례식장에서 실제로 근무하는 20대 청년의 자전적 일화 모음집으로, 장례식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일들을 블랙 유머 넘치는 코믹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로 풀어냈다. 저자는 매일 시체를 다루는 일을 하면서도 명랑하고 낙천적인 인생관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자신을 ‘아무 생각 없는 뚱보 오타쿠’라고 칭하면서도, 자기 일을 좋아하고 현재의 삶에서 기쁨을 찾는다. 이런 저자의 태도는 총 57편에 달하는 짧고 유머러스한 경험담 속에 강렬한 철학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구체적으로 이 책에서는 장례식장에서 일하며 보고 들은 죽은 자들의 갖가지 사연과, 시신 복원사나 장의사, 시신 운반사, 안치실 경비원 등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면면들, 그리고 이 세계에서만 겪을 수 있는 기이하고 으스스한 괴담 등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 흥미로운 소재를 풀어내는 저자의 재기 넘치는 발랄한 문체, 탁월한 글 솜씨가 인상적이다. 이미 이 책을 읽은 독자의 평대로, 한 번 펼치면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글의 매력이 느껴질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다스슝
장례식장 직원, 대만 유명 사이트 PTT 마블게시판의 인기 필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
내 이름은 다스슝, 아무 생각 없는 뚱보 오타쿠입니다. 한때 현금수송차량 기사와 요양보호사로 일한 적이 있으며 현재는 장례식장에서 근무합니다. 나는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집이나 차를 살 생각도 없고, 여자 친구를 사귈 마음도 부자가 될 마음도 없습니다. 꿈은 내게 사치일 뿐입니다. 그런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지만, 나는 내 일을 좋아합니다. 일하면서 만나는 사연들이 모두 내게 살아갈 힘을 줍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나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나는 밥만 먹을 수 있으면 즐겁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직 숨 쉬고 있음에 행복합니다! 제 말버릇은 ‘저는 다스슝입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입니다.
중국전매대학 방송연출과를 졸업한 후 한국에 돌아와 방송작가과 시나리오 번역가로 일했고, 글밥아카데미 중국어 출판번역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매일 밤 당신에게 필요한 이야기》 《포기하지 말자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여행과 독서》 《그럼에도 사는 게 쉽지 않을 때》 《나는 대충 살고 싶지 않다》가 있다
목차
- 프롤로그 - 기쁘게 모시겠습니다!
1장. 어쩌다 장례식장
정말 귀신이었을까?
흉가가 아무리 흉해봐야
내 뒤를 따라오는 그들
누구보다 슬퍼하던 남자
비만은 힘들어
그토록 심각한 문제
부모는 자식을 기다려주지 못한다
2장. 매일 시체를 보는 사람들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닌데
남의 차 안에서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금반지의 행방은?
큰 뚱보는 잘못이 없다
한밤중의 울음소리
아무도 찾지 않는 시신
알고도 돕지 못한 고통
기사님들의 비밀
3장. 남겨진 자들의 얼굴
가난한 아들의 애도
키워주지도 않았는데 왜
분홍 시체 수거단
돌아가신 엄마가 직접 인사드리고 싶대요
어린 아들과 홀로 남은 아내
보디 백을 긁는 소리
할머니는 왜 그 아이를 불렀을까?
사라진 닭다리의 진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조금은 다른 사랑 1
조금은 다른 사랑 2
엄마 품속의 아기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죽음
동그라미 밖의 세상
4장. 무서운 이야기
장례식장 괴담 1 _ 사이키 조명
장례식장 괴담 2 _ 방울 아저씨
장례식장 괴담 3 _ 옛 예배당
버려진 묘지터
편의점 밖 그 소녀
귀신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불가사의한 존재들
고양이 학대범 이야기
그러면 안 됐던 것을
아직 부족하다
내 눈에만 보이는 게 있다면
천장의 여자
5장. 삶과 죽음, 그 사이에서
가장 잔인한 일
안녕, 라오후 아저씨
‘다음에 보자’는 말
할머니의 금고 열쇠
내려놓지 못한 자는 누구일까?
존엄성을 지키며 죽는다는 것
지금 저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도박의 마지막 길
죽었으니 다 벗어난 걸까?
의미 없는 유서
가짜 기쁨 대신 진짜 사랑을
남겨질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자살 미수자와의 하룻밤
그해 마지막 날
에필로그 - 적어도 나는 책을 한 권 써냈으니까요
책 속으로
나는 장례식장에서 일한다. 여기서 일하기 전까지는 줄곧 서비스업에 종사했다. 그래서인지 내게는 서비스업 특유의 습관이 남아 있다. 첫 직업은 편의점 점원이었는데 자동문이 딩동, 하고 열리면 저절로 “어서 오세요!”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심지어 PC방에서 게임에 온 정신을 쏟고 있을 때조차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어서 오세요!”를 외쳐 민망해진 적도 있었다. 여기서 막 일을 시작했을 때도 “어서 오세요!”라고 외칠 뻔한 걸 가까스로 참곤 했는데 그런 나의 노력은 전화를 받으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장례식장의 다스슝이라고 합니다. 기쁘게 모시겠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기쁘긴 뭐가 기뻐요”
- 〈프롤로그〉 중에서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같이 있던 기사님들도 흠칫 놀라 서로를 쳐다봤다. 그 순간, 또다시 같은 소리가 들렸다. 나는 기사님에게 말했다.
“다시 확인해보죠!”
다시 열어본 보디 백 안에는 죽은 줄 알았던 노인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나는 얼른 그의 아들에게 가서 말했다.
“세상에, 당신 아버지 아직 숨이 붙어 있어요!”
그러자 아들이 말했다.
“그럼…… 냉동고에 어떻게 넣죠?”
맙소사.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어쨌든, 노인은 다시 병원으로 보내졌고 일주일 후 다시 돌아왔다. 역시 내가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 〈보디 백을 긁는 소리〉 중에서
유가족들이 자리를 뜨자 장례업자는 슬쩍 몸을 돌리더니 할머니 손에서 반지를 빼 곧장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신기하지 않은가? 화장터에 가지도 않은 내가 이 일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사실은 화장터 동료가 그날의 일을 말해줬다. 반지를 몰래 가져가는 일이 아주 없진 않은데, 특히 이 할머니는 화장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잘 타지도 않았다고 한다. 유가족들은 난감했을 것이다. 장례식에 들인 비용도 엄청나고 할머니가 가장 아끼던 물건도 챙겨드렸는데 어째서 가시는 길이 이렇게 어렵단 말인가! 그때 장례업자가 튀어나와 말했다.
“할머니가 이 세상에 미련이 남으셨나 보네요. 우리 할머니 가시는 길 평안하시라고 불사(佛事)라도 지내드리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 들인 돈에는 0이 다섯 개나 붙었다는 사실까지만 말하겠다.
- 〈금반지의 행방은?〉 중에서 -
하지만 아기의 아빠는 줄곧 이 아기가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대로 보살피지 않았고, 결국 예감은 적중했다. 아기의 진짜 아빠는 바로 아기의 할아버지였던 것이다……. 부자관계여야 하는 둘은 형제관계가 되고 말았다. 그러다 아기가 병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도망간 엄마는 당연히 책임지지 않았고, 아빠인 줄 알았던 형 역시 책임질 생각이 없었으며, 할아버지인 줄 알았던 친부는 더욱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냉동고에서 2년을 보낸 뒤에야 결국 누군가 나타나 서명을 해줬다. 그러지 않았다면 우리 쪽에서 그 사람들을 시신 유기로 고소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기의 시신은 마침내 이곳을 졸업하여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다.
- 〈아무도 찾지 않는 시신〉 중에서
“전에는 칼로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면, 지금은 시신 운반 차량으로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는 일을 하는
거랄까요.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사람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한 가정이 없어진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우리 부모님이 검시실 밖에서 기다리는 저 사람들 신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제대로 된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맘이 들더군요. 다행히 좋은 선배를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일자리 구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예요.”
나는 그제야 기사님들이 이 힘든 일을 어떻게 그토록 군말 없이 해낼 수 있는지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24시간
대기조로 살아야 하는 직업은 돈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철없던 젊은 날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는 걸 말
이다.
- 〈기사님들의 비밀〉 중에서
엄마 품에 안긴 아이는 마치 깊은 잠에 빠진 듯 평화로워 보였다. 아마 손이 차갑게 식어 있다는 걸 몰랐다면 곧 깨어
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장의사를 쳐다봤다. 장의사는 내 표정의 의미를 눈치 채고 유가족들을 향해 말했다.
“죄송합니다. 규정상 냉동고 하나에 한 구의 시신만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사망한 남자의 형제로 보이는 가족이 나섰다.
“사고 현장에서부터 제수씨가 아이를 안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검시가 끝나면 원래 상태로 돌려놓을 테니 지금은 이대로 냉동고에 넣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돈이 문제라면 세 명 분의 냉동고 이용료를 지불하겠습니다.
그냥 같이만 있게 해주세요. 떨어뜨려놓고 싶지 않아요.”
이번에는 장의사가 나를 향해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규정은 규정이었다. 만약 같이 보관했다가 나중에 두 시신이 달라붙거나 손상이라도 입으면 뒷일은 책임질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으니 안타깝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 〈엄마 품속의 아기〉 중에서
나는 보디 백을 열어 이름표를 채우면서 시신 상태를 훑어봤다. 기사님이 가족들의 눈길을 피해 내게 말했다.
“피터팬이야.”
이렇게만 말하면 여러분은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목매달아 죽은 시신을 ‘그네 타기’, 투신자살한 시신을 ‘피터팬’, 부패가 심한 시신을 ‘헐크’, 번개탄을 피우고 죽은 시신을 ‘검둥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끔찍한 시신들을 어울리지 않는 별명으로 부르는 이유는, 무겁고 심각한 사건들을 처리하는 동안 유가족들과 같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유가족들 앞에서 함부로 말을 꺼내지는 않는다. 이는 존중의 유무와는 관련이 없다. 어디까지나 일은 일이고, 해야 할 일은 조금도 소홀하지 않는다.
-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죽음〉 중에서
다만 궁금한 것은 왜 다들 목매는 방법을 선택했는가인데, 할머니 역시 젊은 시절 목을 매려고 했단다. 밧줄을 동그랗게 매달면 그 동그라미 너머의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 했다. 마치 그쪽에서 누가 손짓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이다.
“이 동그라미 바깥에선 고생할 필요 없어. 매 끼니 걱정 안 해도 되고, 병으로 고통받지 않아도 돼.”
남편이 자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도 따라가려고 밧줄을 묶었는데, 밧줄 너머로 남편이 손짓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그 동그라미는 할머니를 한 발 한 발 동그라미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 순간, 어떤 큰 힘이 할머니를 다시 바깥으로 끌어당겼다. 돌아보니 어린 딸이었다. 그와 동시에 동그라미 밖의 세상은 사라져버렸다. 남은 건 자신 앞에 놓인 잔인한 현실뿐이었다.
- 〈동그라미 밖의 세상〉 중에서
원래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아니었는데 어쩐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느낌이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원래도 금방 쓰러질 것처럼 보이던 점원이 안색이 더 안 좋아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역시 그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데, 창밖에 한 소녀가 서성이는 모습이 보였다. 어쩐지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나는 소녀를 자세히 쳐다보다가 얼른 음료수를 털어 넣은 뒤 재빨리 자전거를 타고 그곳을 떠났다. 그 소녀는 직장에서 만난 아이였다. 서 있는 모습이 아닌, 누워 있는 모습으로. 몇 달 후 그 편의점에 다시 가보니 점원이 바뀌어 있었다.
- 〈편의점 밖의 그 소녀〉 중에서
사람이란, 에어컨 켠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하는 게 존엄성을 지키는 일일까? 아니면 기저귀를 차고 호흡기를 단 상태로 우유만 받아먹다 어느 날 가래가 목에 걸려 사망하면 존엄성이 있는 걸까. 나는 요양보호사 일과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맞이하는 일 둘 다 할 수 있었기에 기쁘다. 덕분에 나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됐다. 때론 내가 정말 잘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다음 생에는 도박도 하지 않고 엄마도 때리지 않는 아빠를 만날 수도 있겠지. 어쩌면 다음 생에는 오랫동안 병수발을 들지 않아도 되는 건강한 아빠를 만날 수도 있겠지. 어쩌면 다음 생에는 스물여덟 살 때 만났던 그녀와 용감하게 결혼이란 걸 해볼 수도 있겠지. 어쩌면 다음 생에는 ‘있다’와 ‘이따’를 확실히 구분할 줄 아는 내가 될 수 있겠지…….
- 〈존엄성을 지킨다는 것〉 중에서
나는 청소를 시작했고, 그녀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러 침대로 들어갔다. 바닥을 쓸며 나는 생각했다. 남들은 남녀가 만나서 촛불 켜놓고 로맨틱한 식사도 잘만 하는데, 나는 핏자국 가운데서 점심식사라니. 남들은 남녀가 만나서 콘돔을 끼는데 나는 장갑이나 끼고 걸레질이나 하다니.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 갑자기 바닥이 수월하게 닦였다. 뭐지? 바로
내 눈물 때문이었다. 20분쯤 지나자 더 이상 쓸 수 있는 걸레가 없어서 그녀에게 말했다.
“옷 좀 줄 수 있어? 두 벌 정도만 있으면 청소를 깨끗이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그녀는 한사코 거부했다. 여자란 다 그런가 보다. 죽으려고 마음먹은 날에도 옷은 포기를 못한다. 그날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죽은 사람 집을 청소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 말이다. 산 사람의 집을 청소하다 보니 여기를 닦고 저기를 정리하라는 둥 참견하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 〈자살 미수자와의 하룻밤〉
언젠가 아버지가 중풍에 걸리기 전, 그날도 나를 흠씬 두들겨 팬 후 씩씩대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거 아냐? 넌 나랑 닮았어. 너도 나중에 나처럼 친구도 없고 놀기만 좋아하다 도박에 빠질 거야. 너도 나처럼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거라고!”
나중에 곰곰이 생
출판사 서평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별별 사건사고와 포복절도 유머의 향연
“잠깐만요, 관뚜껑 좀 닫고 올게요!”
배를 잡고 웃다가도 눈물이 핑 도는 이야기의 매력!
★ 출간 즉시 대만 종합 베스트셀러 TOP 10★
이 에세이는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별별 사건사고들을 담은 에피소드 모음집으로, 대만에서는 출간 즉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박에 종합 베스트셀러 top10까지 올랐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에세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많은 언론의 극찬과 함께 “죽음에 관한 최고의 블랙 유머 (仔小載)”, “유머러스한 일화 속에 담긴 삶에 대한 심오한 진실 (Su)”, “작가님, 서둘러 다음 책도 써주세요! (謝小容)” 등 독자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장례식장이라 하면 흔히 어둡고 무겁고 슬픈 장소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다스슝의 시선을 통과하는 순간 이곳은 가볍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따뜻하고 흐믓한 세계로 변모한다. 이를테면 저자는 장례식장에서도 손님들에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다가 “내 가족이 죽었는데 넌 반갑냐?”라는 타박을 받고, 어두운 새벽녘 순찰을 돌다가 “나 좀 도와줘”라고 붙드는 여자의 손을 무서워 뿌리치고 도망쳤다가 다음 날 쓰레기 치우는 할머니로부터 버르장머리 없는 청년으로 꾸지람을 듣는 등, 어딘가 허술한 20대 청년이다. 그는 가난하고 못 배웠고 부자가 되겠다는 꿈도 없으며 스스로를 ‘아무 생각 없는 뚱보 오타쿠’라고 칭하는 사내다. 그러나 그는 자기 일을 좋아하고 일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연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낙천적이고 소탈한 사람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장례식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오싹한 일조차 저자의 시선을 통과하면 기이하면서도 우습고 이상하면서도 따뜻한 일들로 바뀐다는 것이다.
장례식장은 매일 시체를 나르거나 꿰매거나 안치실에 보관하거나 경을 읽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에세이에서 그들은 냉정하고 과묵한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하면서도 귀엽고 명랑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인물들로 등장한다. 시신 복원사인 여자는 머리의 반쪽이 없는 시체에 충전재를 넣어 봉합하는 일을 하면서도 바퀴벌레는 무서워하는 만화 같은 인물이고, 24시간 대기조로 살며 시체 운반 차량을 모는 기사들은 힘든 일을 하면서도 언젠가 경험담을 모아 책을 낼 꿈을 꾼다. 가슴팍에 용머리를 문신한 미남 기사는 “전에는 칼로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는 일을 했다면, 지금은 시신 운반 차량으로 사람을 이쪽으로 보내는 일을 한다”며, 직업을 돈벌이 수단이 아닌 젊은 날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는 기회로 삼는다.
독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으스스한 괴담들도 들려준다. 죽은 시신의 장례를 정성 들여 치러줬더니 보답처럼 위패 앞에 세 개의 숫자가 쓰인 종이가 놓여 있었는데 그게 로또 3등 번호였다든지, 편의점 창가에 스친 여자애의 얼굴이 낯익어서 떠올려 보니 안치실 관속에 누워 있던 그 얼굴이었다든지. 여름밤 더위를 한순간 서늘하게 만들 실화들로 가득하다!
재기 넘치는 문체, 매력적인 캐릭터, 블랙 유머의 진수!
“어서 오세요, 기쁘게 모시겠습니다!”
어쩌다 장례식장에서 일하게 된 남자의 리얼 노동 밀착 에세이
장례식장이란 어떤 곳인가. 한 사람이 자신의 가족, 친구, 그리고 세상과 작별하는 곳이다. 누구나 한 번은 가야 할 곳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엔 되도록 멀리 하고 싶은 울적한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곳이 직장이고, 매일 가야 하는 곳이며, 삶의 대부분이 펼쳐지는 배경이다.
이 에세이는 그런 특수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삶의 방식과 언어가 있다.
“우리는 목매달아 죽은 시신을 ‘그네 타기’, 투신자살한 시신을 ‘피터팬’, 부패가 심한 시신을 ‘헐크’, 번개탄을 피우고 죽은 시신을 ‘검둥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끔찍한 시신들을 어울리지 않는 별명으로 부르는 이유는, 무겁고 심각한 사건들을 처리하는 동안 유가족들과 같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유가족들 앞에서 함부로 말을 꺼내지는 않는다. 이는 존중의 유무와 는 관련이 없다. 어디까지나 일은 일이고, 해야 할 일은 조금도 소홀하지 않는다.”
시신의 생김새에 따라 별칭을 부르는 것이 불편할 사람도 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평생에 한두 번도 시신을 접할 일이 없는 사람과 매일 몇 차례씩 시신을 처리하는 사람들의 감정상태가 같을 수 없으며, 직업적으로도 그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장례식장’은 사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장례식장 직원’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각자의 선입견과 신비를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이 특수한 공간에서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생생히 묘사하면서, 현장의 실태라든가 죽음을 처리하는 이 시대의 방식을 간접적인 형태로나마 알게 해주는 매개가 된다.
그렇다고 르포 에세이처럼 고발성 짙은 글은 아니다. 오히려 블랙 유머와 인생 교훈이 교차하는 코믹한 철학 에세이에 가깝다. 킥킥거리며 빠르게 독서를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저자의 재기 넘치는 문체와 탁월한 글 솜씨에 있다. 원래 이 책은 대만 유명 사이트에 인기리에 연재되던 〈장례식장 직원의 별별 사건〉을 모아서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웹상에서 연재될 때부터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저자의 글은, 내용이 추가되고 정리되어 출간된 이후에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삶에 대한 낙관적 태도와 유머, 타인에 대한 호의를 잃지 않는 저자의 인생관은 에피소드마다 진하게 배어 있어 독자의 마음도 덩달아 행복하고 즐겁게 해줄 것이다.
★ 저자 다스슝의 레터 ★
안녕하세요. 저는 장례식장의 직원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주로 가난한 사람들의 시신을 냉동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혹은 연고자가 없는 무명인들의 시신을요. 제가 장례식장에서 일하니 괴이한 일을 흔히 겪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많지 않고요. 오히려 시신을 자주 보다 보니 죽음 앞에 놓인 인간의 본성을 더 많이 알게 됐습니다. 아, ‘인간’이란 이런 동물이구나! 라는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장례식장에서 좋은 동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뚱보 경비아저씨는 제가 좋은 일이 있으면 같이 기뻐해주고 슬픈 일이 있으면 극복하도록 같이 노력해주는 분입니다.
제 꿈은 돈을 모아 흉가를 사는 것이고 가장 숨기고 싶은 사실은 저의 어마어마하게 뚱뚱한 몸이죠. 가장 후회되는 일은 스물여덟 살 때 땅에 떨어진 돈 봉투를 줍지 못한 일일 정도로 저는 그냥 평범한 소시민이에요.
장례식장은 모두들 아시다시피 한 사람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족, 친구, 그리고 세상과 작별하는 곳이에요. 그리고 제 직장이기도 하지요. 저는 그전에 계속 서비스업에 종사하다가 이 업계에 오게 된 거라 고객을 미소와 친절로 대해야 한다는 직업정신이 몸에 배어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실수를 좀 했죠. 전화를 받을 때 밝고 높은 톤으로 “반갑습니다!”라고 했다가 “내 가족이 죽었는데 넌 반갑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고요.
장례식장에서 일하지만 기본적으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딱히 집이나 차를 사고 싶지도 않고 여자 친구나 큰돈이 있었으면 하지도 않아요. 저는 제 일을 좋아한답니다. 일을 하면서 겪는 일이나 이야기들은 인생의 교훈이 됩니다. 그것이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상관없이 다 의미가 있어요.
지금은 밥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기본정보
ISBN | 9788947546027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7월 03일 |
쪽수 | 276쪽 |
크기 |
135 * 200
* 21
mm
/ 393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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