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그림책

밀란 쿤데라 , 헤르타 뮐러 , 아모스 오즈 지음 | 장희창 옮김 |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 민음사 | 2001년 02월 20일 출간

총 4 중

4 9.4 (리뷰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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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7424700(8937424703)
쪽수	124쪽
크기	188 * 257 mm 판형알림
이 책의 원서/번역서	BuchBilderBuch/Kundera, Milan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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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세계적인 작가들이 말하는 책속의 그림 이야기!

세계적인 작가들의 그림에 대한 자유로운 감상문을 담은 독특한 형식의 그림책 『책그림책』. 2009년 노벨상 수상 작가 헤르타 뮐러를 비롯해 밀란 쿤데라, 미셸 투르니에, 체스 노터봄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책속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피의 세계’ 표지화로 친숙한 크빈트 부흐홀츠가 작업한 표지화와 삽화들을 뮌헨의 출판업자 미하엘 크뤼거는 전세계의 46명의 작가들에게 보내어 감상을 써달라고 했다. 대부분의 그림들이 책들의 비밀스런 생애를 드러내는 독특한 작품을 세계적인 작가 46인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한다.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들은 사회적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라든가 고정관념으로부터의 해방과 같은 주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나지막하게 동화를 들려주는 듯한 목소리로 호소하고 있다. 이 책은 그의 그림에 대한 자유로운 감상문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작가들은 그의 그림을 보고, 자신들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며, 짤막하지만 놀라운 관찰력으로 현대인의 삶을 진단한다.

서문 ...7

요슈타인 가아더·지평 ...8
헤르타 뮐러·백 개의 옥수수 알 ...10
라인하르트 레타우·책 다리 비행 시구 ...12
W.G.제발트·오래된 학교의 안뜰 ...15
가우제페 폰티기아 ...17
조지 슈타이너 ...20
한스 크리스토프 부흐·말리 여행기 ...22
한나 요한젠·사물들의 자리 ....24
아모스 오즈·무슨 일이든 일어나게 마련이다 ...26
라픽 샤미 ...29
체스 노터봄 ...33
마르틴 모제바흐 ...36
하비에르 토메오·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 앞에서 ...38
헤어베르트 아흐터른부쉬 ...40
존 버거 ...43
찰스 사이믹 ...44
마르크 피티 ...46
미하엘 크뤼거 ...48
볼프 본드라체크 ...50
다비드 그로스만·길 위의 인생 ...52
파울 뷔어 ...55
리하르트 바이에·도로 위에서 ...58
T·코레이거선 보일·혀들의 키스 ...61
마틴R. 딘 ...64
페르 올로프 앙크비스트 ...67
에른스트 얀들·누구인가? ...68
게오르게 타보리 ...70
알도 부치 ...73
루드비히 하리크·켈스터바흐의 시인 ...76
밀로라트 파비치·카드리유 ...79
오르한 파묵 ...80
안토니오 타부키 ...82
엘케 하이덴라이히 ...84
미셸 투르니에·조르주 심농의 마지막 날 ...86
알렉산다르 치마 ...89
수잔 손탁 ...90
밀란 쿤데라 ...92
이다 포스·마지막 안건 ...94
마르틴 발저·최후의 일격 ...97
이반 클리마·책-친구이자 적 ...101
보토 슈트라우스 ...104
오스카 파스티오르·구름 ...107
귄터 쿠베르트·조명등 아래에서 ...108
이조 카마르틴·단테, 신곡Ⅲ, 47-48 ...110
페터 회크 ...112
프리트마르 아펠·남은 자의 노래/사공의 대답 ...116

출판사 서평

밀란 쿤데라, 미셸 투르니에, 체스 노터봄 등
46인의 세계적인 작가들이 전하는 책 속의 책, 책 속의 그림 이야기
타자기, 찻잔, 넓은 수평선. 크빈트 부흐홀츠의 나라는 외롭고 아름답다. 그곳은 시적인 독특함으로 가득 차 앉아서 찾고 기다리고 방황하는――거의 언제나 혼자인――조용한 인간의 나라이다. 그곳은 경쾌하게 펄럭이거나 신비스럽고 매혹적으로 장면들이 모여 있는 책들의 나라이다. 펼쳐진 채, 또 접힌 채, 매우 높이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겹겹이 쌓인 책의 나라. 46명의 유명한 작가들이 그의 그림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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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데려온 책. ss**um | 2015-12-03 | 추천: 0 |

오랜만에 헌책방에 갔다. 새책을 사러 가기엔 조금은 부담스럽고, 어떤 헌책들이 들어왔나 궁금하기도 해서였다. 오랜만에 가서인지 못 보던 책들이 꽤 많이 들어와 있었다. 그 책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열심히 목록을 훑고 다녔다. 좀처럼 맘에 드는 책이 나타나지 않더니,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책 제목과 저자보다는 그림이 낯이 익었다. 온라인에서 자주 본 그림이었고, 책 안의 몇몇 삽화들도 눈에 익었다. 그림을 살펴본 후에야 저자를 보게 되었는데, 내로라 하는 여러 작가들의 글이 실려 있었다. 단박에 매료 되어 구입해 ... 더보기

오랜만에 헌책방에 갔다. 새책을 사러 가기엔 조금은 부담스럽고, 어떤 헌책들이 들어왔나 궁금하기도 해서였다. 오랜만에 가서인지 못 보던 책들이 꽤 많이 들어와 있었다. 그 책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열심히 목록을 훑고 다녔다. 좀처럼 맘에 드는 책이 나타나지 않더니,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책 제목과 저자보다는 그림이 낯이 익었다. 온라인에서 자주 본 그림이었고, 책 안의 몇몇 삽화들도 눈에 익었다. 그림을 살펴본 후에야 저자를 보게 되었는데, 내로라 하는 여러 작가들의 글이 실려 있었다. 단박에 매료 되어 구입해 왔음은 말할 것도 없다. 약간 비싸게 구입하긴 했어도 이런 책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집에 와서 책을 찬찬히 살펴보니, 그제서야 이 책의 구성이 보였다. 여러 나라의 46명의 작가에게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을 보내, 그림 속에 들어 있는 내용에 대해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해서 만들어진 책이라고 했다. 1996년에 만들어진 책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이런 사연을 담고 만들어졌다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에 읽었더라면, 아는 작가는 거의 없었을 것이고 특별한 관심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오랜시간이 흘렀지만, 그나마 책에 실린 몇몇 작가를 알게된 후 이 책을 마주하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책을 모티브로 한 크빈트의 그림들은 나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았듯이 다양한 저자들의 글은 요청에 의해 씌여진 것이다. 어떠한 주제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그림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느낌을 적어오라는 부탁이 있었다. 아무리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작가라 하더라도, 한 장의 그림을 보며 글을 써낸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글의 형식은 자유롭더라도 비교적 짧은 글에 느낌을 살려 내는 것은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 그림에 글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심하지 않았을까? 스토리를 만들어 내어 주어진 그림의 상황을 드러내야 한다는 사실이 상상의 나래를 좁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하지만 내가 했던 걱정이 드러난 여러 저자의 글은 모호하고 난해했다. 저자들이 써 놓은 글에 그림을 맞출 필요도 없고, 온전히 독자가 그림을 통해 독자적인 상상을 해도 되지만, 그런 그림 앞에 펼쳐진 글은 나의 상상의 영역을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복잡하게 얽혀가는 글도 있었고, 독창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 글, 촘촘히 엮인 글, 여러가지 상황을 요약해 놓은 글까지 실로 다양했다. 그러나 그런 글과 그림이 매치되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글과 그림 사이에 장애물이 느껴졌다. 그 장애물이 화가와 저자, 그리고 독자와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글과 그림이 놓여 있으면 그림을 먼저 보게 되고, 그림에 대한 느낌을 어떻게 펼쳐 놓았을지 궁금해 하며 읽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의 상상을 뛰어넘거나, 너무 깊이 있게 다가간 글들이 대부분이어서 무엇을 독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헷갈렸다.

크빈트의 그림이 독특했던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책과 연관된 그림들은 일전에 볼수 없었던 독특한 그림들이었다. 책을 덮고 자는 아이, 혀를 내밀고 있는 책, 책에 귀를 기울이는 노인 등 얼핏 봐도 쉽게 이야기를 끌어낼 수 없는 그림들이었다. 그런 그림들에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글을 썼다. 그렇다면 각자의 생각이 다를 것이고, 거기에 상상력을 덧댄다면 어떠한 세계가 펼쳐질지 가늠할 수 없다. 거기다 작가들의 문화와 국적이 다양하다 보니, 모두를 아우를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장애물의 존재를 인식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교감이 있어야 하는데, 나의 부족함 때문인지 많은 소통을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글도 여러 갈래로 갈리어서 혼란이 오는 마당에, 글 속에 감추어진 무언가를 캐내는 것은 어려웠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림을 묘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간단하고 사실적으로 설명해주는 작가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림 속으로 직접 들어가 허구를 끌어내는 글이 많았다. 그런 상상력에 놀랄 때도 많았고, 한 장의 그림으로 깊이 있게 들어가는 모습에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나의 공감을 끌어 내지 못했고, 각각의 그림에 따른 다양한 시각이라고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림에 대한 느낌을 적어달라고 했다면, 단순한 묘사에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림 속에 있는 내용을 부탁했기에 작가들은 몰입해야 했고, 색다른 세계를 만들어 내야 했다. 그런 독창적인 상상이 오히려 크빈트의 그림에 대한 느낌을 좁혀 버리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관련된 그림, 내로라 하는 작가들의 글. 이 두가지만 보더라도 충분히 흥미를 끌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마주치고 보니, 지난함 때문에 겉돌고 말았다. 저자의 글에 국한하지 않고 자신만의 상상으로 그림을 바라볼 수 있다면 독특함을 맛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자의 글에 너무 몰입해 역효과를 내버린 나 같은 독자들도 존재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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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읽는다. sb**udio | 2010-03-03 | 추천: 0 |

부흐홀츠의 그림에 여러작가가 글을 붙였다.. 보통은 글이 먼저고..일러스트가 글을 읽으며 그림을 그린다.. 이 작품은 그 반대의 과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그림이 먼저 였고.. 그 그림을 받은 작가들이..그 그림을 보구 나서..글을 써서 완성이 되었다.. 글과 그림이 딱 어울리는 것도 있고.. 흐음..이건 영 아닌데..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있다. 그래도 매 페이지 마다 새로운 그림과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름 기대감도 들고.. ... 더보기

부흐홀츠의 그림에 여러작가가 글을 붙였다..
보통은 글이 먼저고..일러스트가 글을 읽으며 그림을 그린다..
이 작품은 그 반대의 과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그림이 먼저 였고..
그 그림을 받은 작가들이..그 그림을 보구 나서..글을 써서 완성이 되었다..

글과 그림이 딱 어울리는 것도 있고..
흐음..이건 영 아닌데..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있다.

그래도 매 페이지 마다 새로운 그림과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름 기대감도 들고..

밀란쿤데라나 미셀투르니에 같은 유명한 작가의 글을 찾아내는 것도
책을 읽은 또하나의 재미난 방법이기도 하다..

두작가는 여러책을 읽어서 일까..
뭐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는 없지만..
아..이건 밀란쿤데라인 거 같은데...하는 느낌이 왔다..
미셀 투르니에의 글도.. 제목과 글을 보고는..이거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게 소위말하는 작가의 색깔이라는 걸까..

부흐홀츠의 그림은 차분하지만..
보는이로 하여금..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마치 무슨 얘기가 속삭여 나올 듯한 느낌이랄가..
그래서.. 그의 그림은 본다라기 보다는 그림을 읽는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듯 싶다..

"여기가 좋다. 정확하게 두 마을 사이의 중간이 이 장소가..
어제의 마을은 이제 내 뒤에 있다. 결코 그리로 되돌아 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마을이 아직 보이지 않는 동안, 지금 나는 홀로 있는 것이다.
산들바람이 불어온다."

"나는 그들을 더이상 자세히 알고 싶지 않다.
내가 그 호수를 아주 잘 알게 되자 나는 그것이 더 이상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다."

닫기
책그림책 tj**k1110 | 2009-11-10 | 추천: 0 |

이 책은 삽화가 크빈트 부흐홀츠의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그린 그림을 46명의 작가들이 재해석하고 재탄생 시켰다. 단편의 글로 말이다. 밀란 쿤데라, 수잔 손택, 오르한 파묵 등 이름만 들어도 '우와'가 나오는 거장들의 단편의 세계. 그림과 맞물리는 상상력. 하지만 때론 이해하기 힘들며 그들이 추구한 세계를 엿보는 것에만 그쳐야 했다. 한마디로 애 먹이는 책이란 말이다. 때론 글보다 파스텔 톤의 무미건조한 그림에 빠지기도 한다. 그린 작가의 의도를 살피기 위해. 과연 46명의 작가들은 이 그림... 더보기

이 책은 삽화가 크빈트 부흐홀츠의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그린 그림을 46명의 작가들이 재해석하고 재탄생 시켰다. 단편의 글로 말이다.

밀란 쿤데라, 수잔 손택, 오르한 파묵 등 이름만 들어도 '우와'가 나오는 거장들의 단편의 세계.
그림과 맞물리는 상상력. 하지만 때론 이해하기 힘들며 그들이 추구한 세계를 엿보는 것에만 그쳐야 했다. 한마디로 애 먹이는 책이란 말이다. 때론 글보다 파스텔 톤의 무미건조한 그림에 빠지기도 한다. 그린 작가의 의도를 살피기 위해. 과연 46명의 작가들은 이 그림을 받고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어떤 상상을 했을까에 집중하는 게 더 흥미롭다.

내가 해석한 그림과 나라면 이렇게 쓰겠다라는 글들이 거장의 글들과 너무도 달라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역시 역부족이다. 거장들을 하나의 책에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만날 수 있어서는 좋았지만 집중이 되지는 않는다.

크빈트 부흐홀츠는 대부분 책에 대한 해석적인 그림을 그렸지만 그림의 여백이 많았고 뚜렷하지 않은 곡 안개속의 그림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때론 하늘이나 들판을 그림의 반절이상이나 할애하는 등 자연속에 책을 내 던지는 그림도 그렸다. 그가 말하는 책이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무료한 날 이 책을 들도 찬찬히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내 거장들과 비교해 보면 좋을 듯 싶다. 닫기
즐거운 상상 ju**ng324 | 2008-03-11 | 추천: 2 |

책이 옆에 있으면 하루 종일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 책이 옆에 있으면 친구가 한시간쯤 늦어도 덤덤하게 기다려줄 수 있다. 외출했다 집에 들어올 때 주문한 새 책이 와 있으면 마음이 설레어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박스부터 열어본 다. 마음을 끄는 책이면 이른 아침 밥이 끓기를 기다리는 시간 식탁위에 펴놓고 한쪽씩 읽어내리기도 한 다. 내게 책이란 무엇일까? 가끔 생각한다. 숨쉬기처럼 날마다 활자들을 먹어야 마음이 편한... 어쩌다 책을 두고 나가면 허전하고 불안하기까지 하 다. 그런 내게 학교 도서부 동아리회원인 고2... 더보기

책이 옆에 있으면 하루 종일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
책이 옆에 있으면 친구가 한시간쯤 늦어도 덤덤하게 기다려줄 수 있다.
외출했다 집에 들어올 때 주문한 새 책이 와 있으면 마음이 설레어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박스부터 열어본
다. 마음을 끄는 책이면 이른 아침 밥이 끓기를 기다리는 시간 식탁위에 펴놓고 한쪽씩 읽어내리기도 한
다.
내게 책이란 무엇일까? 가끔 생각한다.
숨쉬기처럼 날마다 활자들을 먹어야 마음이 편한... 어쩌다 책을 두고 나가면 허전하고 불안하기까지 하
다.
그런 내게 학교 도서부 동아리회원인 고2 작은 놈이 권해 준 <책그림책>
처음엔 책에 대한 그렇고 그런 교훈이려니 심드렁하게 펼쳤는데 내가 좋아하는 미셀 트루니에를 비롯해
'소피의 세계'와 '여보세요? 거기 누구없어요?' 같은 철학 동화로 유명한 요슈타인 가아더. 오르한 파묵,
미란쿤데라, 수잔손탁... 쟁쟁한 전 세계의 작가들의 이름이 목차에 올라있어 놀랐고 이내 그들의 이야
기가 궁금해졌다.
<책 그림책>에는 크빈트 부흐홀츠가 그린 그림에 동화같기도 하고 가벼운 에세이 같기도 하고
일기같기도 하고 환타지 같기도 한 혹은 문명비평글 같기도 하고 짧은 시 같기도 한 46편의 이야기들이
들어있었다.
그림속의 책들은 책상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떠나 하늘을 날기도 하고, 빗물 반짝이는 한적한 길위에 엎
드려 있기도 하다. 혓바닥을 쭈욱 빼물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도 하고, 달빛 쏟아지는 들
판위에서 잠든 소년의 이불이 되어주기도 한다.
책이 길, 바다, 하늘, 들판이라는 자연의 공간으로 날아간 까닭은 무엇일까?
관이나 서류가방이 되어버린 책? 혹은 송신안테나에 가위에 심장을 찔린 책은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일
까?
글을 붙인 작가들은 그림속에서 사회적 억압과 획일화된 정보전달로 굳어진 상호 소통의 부재, 속물적
위계의 잣대로부터 자유로운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들을 담아냈다. 그들의 메시지는 책과 함께 해
온 문명의 역사에 대한 애정과 비판을 품고있으나 부드럽고 조용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아마 부흐홀츠
의 그림들이 가진 특별한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들의 메시지와 상관없이 동화같은 그림들에 마음을 빼앗겼고 급기야 이 책을 새학기 중학생독서
회 마음열기 수업자료로 활용했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복사하여 나누어준뒤 자유롭게 마음가는 대로 글쓰기를 해보라고 주문했는데
결과는 의외로 놀라웠다.
책을 주제로 한 짧은 소설이 나오기도 하고 일기글도 나오고 책이 주는 즐거움을 다룬 교훈적인 에세이
도 나오고 환타지 동화가 나오기도 했는데,발표내내 톡톡 튀는 아이들의 상상력은 나를 즐거운 상상속
으로 이끌었다. 그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며 엄마 때문에 독서회에 오게된 아이들의 심드렁했던 표정들
이 환하게 밝아지며 마음을 열기 시작해 <책그림책>은 첫만남을 이어주는 마음의 다리가 되어주었다.
<책그림책>의 그림들은 누구하고나 책을 주제로 끝없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분좋은 카드같다.
감기 몸살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워있을 때 머리 맡에 둔 이책을 아무곳이나 펼쳐 짧은 글을 읽기도
하고 그도 힘겨우면 그림을 보며 기분 좋은 상상을 떠올리다 잠이 들기도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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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환상 동화집 di**re | 2007-01-09 | 추천: 4 |

나의 북로그 이름처럼 "책에서 위안을" 얻는다면, 그 위안은 매우 다양하다. 때론 다독임이, 때론 흥분이 때론 설레임이, 때론 아득한 상상이 될 때도 있다. 또한 나에게 책읽기는 정신적으로 기분 좋은 자극이 되는 놀이다. 미셸 투르니에는 정치,미술,음악, 모든 문화가 그렇다고 했다. 그의 정의가 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놀이에 아주 꼭 맞는 책 중에 하나다. 이 책은 한마디로 '어른을 위한 환상 동화집' 또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짧게 읽고, ... 더보기

나의 북로그 이름처럼 "책에서 위안을" 얻는다면, 그 위안은 매우 다양하다. 때론 다독임이, 때론 흥분이
때론 설레임이, 때론 아득한 상상이 될 때도 있다.
또한 나에게 책읽기는 정신적으로 기분 좋은 자극이 되는 놀이다. 미셸 투르니에는 정치,미술,음악, 모든 문화가 그렇다고 했다. 그의 정의가 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놀이에 아주 꼭 맞는 책 중에 하나다.

이 책은 한마디로 '어른을 위한 환상 동화집' 또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짧게 읽고, 두고두고 생각하는 이야기 그림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때로는 일상이 너무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할 때도, 이 책만큼은 부담없이 언제나 펼쳐들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간단한 놀이가 되는 책인 셈이다. 한 편의 이야기와 그림이 들어있고, 읽고나면 한 동안 생각할거리들이 생기게 된다. 점심시간에 잠시 읽고, 눈을 감고 있으면 오전에 있었던 잡다한 생활들을 잠깐 잊을 수 있게 된다.

크빈트 부흐홀츠라는 독일 삽화가의 그림에 46명의 쟁쟁한 작가들의 독톡하고 아름다운 글들이 들어있다. 무지한 내가 보기에 그의 그림은 초현실주의 그림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파스텔화 같기도 하다. 어떤 글은 그림에 대한 감상같기도 하고 , 어떤 글은 수필같기도 하고 어떤 글은 소설같기도 하다. 그래서 북로그 카데고리를 정하면서 살짝 망설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크빈트는 책을 사랑하는 화가이고, 글을 쓴 46명의 작가들은 나름대로 그의 그림을 자기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려진 대로 밀란 쿤데라, 미셸 투르니에, 요슈타인 가이더, 한나 요한젠 등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유명 작자의 글들 외에 오늘 다시 넘겨보니, 오르한 파묵의 글도 있고 페터 회의 글도 있었다.
오래 전 이 책을 구입 할 때는 몰랐던 작가의 글들을 다시 읽어보는 재미가 더해져서 가장자리가 누렇게 변해버린 책이 더없이 이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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