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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시선 303
강성은 지음 | 창비 | 2009년 06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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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6423032(8936423037)
쪽수 105쪽
크기 125 * 200 mm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투명한 언어로 다가가는 몽환의 치명적 선택, 부정(不定)의 세계!

깨어나고 싶지 않은 모호하고 몽환적인 세계를 담아낸 강성은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죽음과 현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라 볼 수 있을까? 강성은 시인은 눈에 익은 동화적 장치를 ‘시’안에 상징이 아닌 비유를 통해 가져오면서 모호하면서도 한편으로 긴장감 있는 논리로 삶과 문명, 현실원식을 바라본다.

그녀의 비틀린 동화는 어둡고 기괴하여 종종 난해할 때도 있지만 낯선 상상력 속에 아련한 슬픔의 정서를 담고 있다. 때로는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초현실적이며 부조리하기도 하고, 인과율이 파괴된 즉흥성과 기발함으로 가득한 시들이 펼쳐진다. 악몽 같은 동화와 환상 세계를 세련되고 유려한 리듬, 잘 짜인 어법으로 노래하는 그만의 시세계를 만나보자.

이 책에 담긴 시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잠든 사이 붉은 가로등이 켜졌다
붉은 가로등이 켜지는 사이 달에 눈이 내렸다
달에 눈이 내리는 사이 까마귀가 울었다
까마귀가 우는 사이 내 몸의 가지들은 몸속으로만 뻗어갔다
몸속에 가지들이 자라는 사이 말들은 썩어 버려졌다
말들이 썩어 버려지는 사이 나는 구두 위에 구두를 또 신었다
구두를 시는 사이 겨울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
여름이 오는 사이 도시의 모든 지붕들이 날아갔다
도시의 지붕들이 날아가는 사이 길들도 사라졌다
길들이 사라지는 사이 지붕을 찾으러 떠났던 사람들은 집을 잃었다
그사이 빛나던 여름이 죽었다
여름이 죽는 사이 내 몸속에선 검은 꽃들이 피어났다
검은 꽃이 피는 사이 나는 흰 구름을 읽었다
흰 구름을 읽는 사이 투명한 얼음의 냄새가 번져갔다
얼음 냄새가 번지는 사이 나는 구두 위에 구두를 또 신었다
열두 켤레의 구두를 더 시는 사이 계절은 바꾸지 않았다
구두의 계절이 계속되는 사이
나는 구두의 수를 세지 않았다
구두 속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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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목차

제1부
세헤라자데/ 서커스 천막 안에서/ 아름다운 불/ 오, 사랑/ 고딕시대와 낭만주의자들/ 누가 너희를 이곳에 넣었니/ 백년 동안의 휴식/ 지붕 위에서 찾아가는 세계지도/ 잠의 형제/ 태양왕/ 스물/ 방/ 이상한 여름/ 겨울밤/ 성탄전야/ 누가 그레텔 부인을 죽였나

제2부
테레민/ 봄/ 환상의 빛/ 살인은 연애처럼 연애는 살인처럼/ 새벽 두시의 변기/ 얼음나라 여자들/ 아름다운 계단/ 한낮의 몽유/ 달의 아이들/ 가방 이야기/ 사춘기/ 이상한 욕실/ 그들의 식사/ 12월/ 검은 호주머니 속의 산책/ 기차를 타고/ 납으로 만든 외투

제3부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죽은 태양이 뜬 날/ 이상한 방문자/ 번개 치는 밤/ 연 날리는 계절/ 서른/ 나무가 되는 법/ 양수 속에서/ 가난/ 아홉 개의 달이 떠 있는 밤/ 물속의 도시/ 태양의 반대편/ 안녕/ 혼자 있는 교실/ 카프카 정원의 나무들/ Lullaby/ 월광욕/ 자정으로 가는 버스/ 음악

해설|함성호
시인의 말

책 속으로

옛날이야기 들려줄까 악몽처럼 가볍고 공기처럼 무겁고 움켜잡으면 모래처럼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 조용한 비명 같은 이야기 (…) 당신이 마지막으로 했던 이야기 매일 당신이 하는 이야기 내가 죽을 때까지 죽은 당신이 매일 하는 그 이야기 끝이 없는 이야기(「세헤라자데」 부분)

뾰족한 첨탑 위에 갇힌 누군가 구름에 편지를 써요 / 그럴 때 구름은 검은 빗방울을 뚝뚝 떨어뜨리지요 / 구름의 얼룩진 편지를 읽는 어떤 이들은 / 울음을 멈추고 검은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집니다 / 도시엔 무서운 전염병이 돌고 / 녹색의 박쥐떼가 공중을 날아다... 더보기

출판사 서평

투명한 언어로 가닿는 낯선 몽환의 매력

2005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2000년대의 떠오르는 신예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강성은의 첫 시집이 출간되었다. 악몽 같은 동화와 환상의 세계를 세련되고 유려한 리듬, 잘 짜여진 어법으로 노래하는 그만의 시세계가 몽환적인 매혹으로 독자들을 잡아끈다.

시집의 첫 시에서부터 시인은 끝없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세헤라자데를 자청한다. 시인은 동화적 상상력과 상징들을 시 속으로 가져와 낯설고 어두운 이야기를 아름답게 들려주는 것이다. 그 세계는 비틀린 동...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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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독하군.   악몽을 꿀까 잠자기가 무섭더군. 눈을 뜨고 꾸는 악몽은 그런대로 견딜만한데... 자면서 꾸는 악몽은 영...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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