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칠의 지금은 전문경영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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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가 한국전기초자를 떠난 뒤, 동원시스템즈에서 완성한 두 번째 혁신에 관한 경영에세이다. 특히 서두칠이 한국전기초자를 떠날 당시의 아사히글라스와의 갈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를 떠나게 만든 '해운대 담판'과 관련한 소문의 진실, 적자의 동원시스템즈를 흑자기업으로 혁신한 비결도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창업보다 어렵다는 혁신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성공시킨 '서두칠 경영방식'의 핵심만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기업들에게 한국 체질에 맞는 경영정신과 그만의 혁신노하우를 생생한 목소리로 전한다.
작가정보
서두칠은 진주고등학교와 경상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경상대학에서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농협중앙회, 대우중공업, 대우전자에서 일했다. 1998년 회생불능의 판정을 받은 한국전기초자의 사장을 맡아 3년 만에 세계1위기업으로 만든 기적의 장본인이다. 2001년 7월 일본 아사히글라스와의 갈등으로 자진 사퇴한 뒤 국내 유수기업과 대학에서 강연활동을 펼쳤다. 2002년, IT붐에 힘입어 급성장을 이루었다가 거품이 빠지면서 어려움에 처한‘동원시스템즈(구 이스텔시스템즈)’의 대표이사로 경영계에 돌아왔다. 차입금 1,000억 원, 미지급금 200억 원의 위기에 빠진 회사를 턴어라운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2004년 〈타임〉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경영자 25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서로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좌절과 혁신 그리고 도약』이 있다.
목차
- 1. 나는 전문경영인이다
전문경영인과 월급사장
해운대에서의 담판
한국전기초자 그 후
세상에서 가장 바쁜 백수
제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다
꼭 있어야 하는 사람, 없어도 되는 사람
이스텔시스템즈를 택하다
2. 성공하는 기업은 이것이 다르다
깨어 있고, 공부하고, 일하고
4가지 문제에는 4가지 해법이 있다
월급은 사장이 아닌 고객이 주는 것
혁신에 시기가 따로 있겠는가
‘훈화’하지 말고 ‘대화’하라
성공하려면 그들처럼
3. 새로운 도전, 동원시스템즈
내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9회말 구원투수로 나서다
특별한 선물
리더는 삿대와 같아야 한다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으며
탄탄한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작지만 강한 회사
휴일에도 회사 주차장에는
가슴 벅찬 4년의 성과
4. 21세기의 전문경영인에게
왜 일을 해야 하는가
‘당신의 위기’가 아닌 ‘우리의 위기’
열정 없이는 혁신도 없다
자기계발에는 끝이 없다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라
권위를 갖되, 권위주의자는 되지 말라
21세기 리더십론
책 속으로
그동안 여러 회사를 경영하면서 내가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은 사원을 잘라내는 식의 인력 구조조정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구조조정은 사람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경영시스템으로의 혁신이다. - p.33
한국전기초자를 그만두자 고맙게도 많은 기업에서 영입제의가 들어왔다. 비단 동종업계만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내게 회사를 맡아달라고 요청해왔다. 당시 유순신 대표는 세 기업으로부터 나를 영입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나를 찾아왔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각 기업의 특성과 제안조건을 설명하는 유 대표에게 나는 오너가 있는 회사인지, 노사관계를 어떤지, 재무상태는 어떤지 꼼꼼하게 물었다. 그리고 그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할 일이 있는 곳이 없습니다.”
내 대답을 들을 유 대표는 놀란 듯했다. 그는 세 기업 모두 어떤 명으로 보나 손색이 없는 곳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업계 1위인 곳, 부회장 자리를 제안한 곳, 엄청난 연봉을 제시한 곳 등. 조건으로만 보자면 그 어떤 곳도 빠지지 않았고, 시쳇말로 모두 잘나가는 괜찮은 곳이었다. 하지만 나는 전부 사양했다.
유 대표에게 거절의 변으로 답했듯이, 내가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도, 무언가를 과시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내가 잘하는 것이 구조조정이고 노사문제 해결이고 쓰러진 회사를 일으켜세우는 것인데, 그처럼 다 갖추어진 상태에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회사라면, 그곳에서 내가 무슨 할 일이 있겠는가. - p.58~59
고용경영인들은 우선 노사문제나 채권단에 대한 대처, 주주에 대한 인식 등 모든 부문에서 지배주주인 창업주나 1대주주가 의도하는 바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인원감축과 사업양도, 재산처분, 보유주식 매각을 통해 ‘굶는 한이 있더라도 살을 빼서 울타리 빠져나가기’에 급급했는데, 이러한 결정은 일견 현명한 방식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이란 우리가 ‘오너’라고 부르는 창업주나 1대주주들의 쌈지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p.67
대우전자 부사장 시절, 나는 국내 영업부문을 맡고 있었다. 영업부 여직원들과 차를 마시면서, “OOO씨 월급을 누가 준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은 적이 있다. 질문을 받은 여직원을 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회사에서 줍니다”라고 답했다. “회사가 월급을 준다고?” 내 반문을 오답에 대한 질책으로 들은 다른 여직원이 “사장님이 주십니다”라고 냉큼 대답했다.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했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역시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이런, 큰일이구먼. 내가 무슨 돈이 있어 여러분에게 월급을 주겠나? 월급은 회사에서 주는 것도, 사장이 주는 것도 아니야. 월급은 바로 고객이 주는 거지.” - p.95~96
“현재 우리 회사의 상황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임원들 또한 고맙게도 임금의 30%를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침묵한 후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혁신의 마음으로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성과물만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여러분이 회사가 어려울 때는 고통도 함께 나누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임금은 삭감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희망입니다. 대신 여러분의 임금을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동결하겠습니다.”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대부분의 사원들은 그때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만약 나부터 솔선수범하지 않은 채 사원들에게 일반적인 희생을 강요했다면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을 것이다. - p. 154~155
출판사 서평
2004년, 《타임》지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경영자 25인’ 중 특별히 우리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동원시스템즈 서두칠 부회장이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도 이유였지만, 그의 독특하고 화려한 이력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총부채 6,000억 원의 부실기업, “현재 경쟁력으로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형선고를 받은 한국전기초자를 단 3년 만에 국내 700여개 상장법인 중 영업이익률 1위의 초우량기업으로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2001년 당시 국내외 각종 언론들은 퇴출기업전문 주치의, 구조조정의 달인, 한국적 혁신의 대명사라는 수식어로 그를 격찬했으며, 일본 아사히글라스 세야 회장도 생산현장을 방문하고는 “미라클!”을 연발했다.
그의 경영방식이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구조조정에 관한 한국적 정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흔히 ‘혁신, 구조조정’은 대량의 인원감축과 희생을 동반한다는 인식이 강하며, 실제로 서구의 구조조정은 ‘대량학살’에 비교되리만큼 냉혹하고 무자비한 해고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GE를 혁신한 전설적 CEO 잭 웰치도 원자폭탄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을 내쫒은 결과 오늘의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서 부회장은 한국전기초자 재임 시절, 단 한사람도 자르지 않는 ‘공존의 구조조정’을 보여주었다. 그의 성과를 두고 세계 경영석학들과 외신들은 ‘믿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그 모든 성과와 영예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한국전기초자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다시피 한 그곳을 떠나야 했을까?
한국전기초자 이후 서두칠의 새로운 도전과 삶, 그리고 그만의 남다른 경영노하우를 다룬 책 『서두칠의 지금은 전문경영인시대(김영사 刊)』가 그동안의 궁금증에 답한다. 그가 초자를 떠난 후 5년의 기록을 담은 이 책에는, 그 이유와 함께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경영철학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또한 월급사장은 많은데, 진정한 전문경영인이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한국형 전문경영인의 역할모델을 제시한다.
현대판 임진왜란에 비유되는 아사히글라스와의 ‘해운대 담판’
| Before | “전략적 제휴 없이는 현재 경쟁력으로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 1997년 6월 한 세계적 경영컨설팅회사가 6개월여의 진단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총부채 6000억 원, 부채비율 1114%, 퇴출 1순위…….
| After | 그로부터 3년 후인 2000년 말. 연간 매출 7104억 원에 순이익 1717억 원. 차입금 없는 회사. 우리나라 700여 개 상장법인 중 영업이익률 1위(35.35%). 법인세 750억 원 납부.
1997년 12월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퇴출대상1순위 기업으로 꼽히던 한국전기초자를 맡아 3년 만에 업계1위 기업으로 끌어올린 서두칠 사장의 경영혁신 스토리는 업계에서 이미 전무후무한 혁신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 ‘기적’ 같은 이야기는 2001년에 발간된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에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서두칠 사장은 2001년 7월 15일 스스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1999년 12월 한국전기초자의 지분 ‘50%+1주’를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지배주주가 된 아사히글라스가 ‘한국전기초자의 독자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경영간섭을 해왔기 때문이다.
갈등의 시작은 미미했다. 처음에는 ‘한국전기초자의 지나친 가격인하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의 속내는 생산량을 줄여 가격을 높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기껏 혁신에 성공해 이제 막 도약을 앞두고 있는 회사에게, 생산성을 낮추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사히글라스는 일본 본사의 회장까지 나서서 ‘월급을 올려주겠다’고 회유를 하거나, ‘영업권을 회수하겠다’는 협박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고집쟁이 서두칠’을 굴복시키려했다. 하지만 그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며,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결국 2000년 1/4분기에 시작된 아사히글라스와의 오랜 줄다리기는 해운대호텔에서의 담판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그후 사임식 자리에서 1592년 임진왜란을 인용하며, ‘외자 유치를 하더라도 우리가 잘 활용하는 양상이어야 한다. 외국인에 앞장서서 우리를 불리한 길로 인도하는 앞잡이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고 소감을 밝힌 뒤 자진해서 물러났다.
그의 3년 8개월을 지켜본 지인들이 물었다. “다 쓰러져가던 회사를 세상이 깜짝 놀랄 만큼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어놓았는데, 이제 좀 쉬엄쉬엄 경영을 해보지 그랬어. 언덕길, 진창길 다 지나고 이제 편안한 아스팔트길이 펼쳐졌는데…… 굳이 떠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나는 전문경영인이니까!”
1년 6개월 동안 월급을 반납한 열정과 솔선수범이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국내 ‘CEO주가 1호’라고 불리는 서두칠 사장이 ‘백수’가 되자,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업계 1위인 곳, 부회장 자리를 제안한 곳, 엄청난 연봉을 제안한 곳, 연봉을 백지상태로 둔 채 정하는 대로 무조건 주겠다고 하는 곳 등. 그러나 그는 모두 마다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내가 할 일이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전문경영인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런 그가 택한 곳이 동원시스템즈(구 이스텔시스템즈)였다. 일체의 경영간섭 없이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보장하겠다는 창업주의 약속이 있었고, 도전정신을 갖고 뛰어들 위기상황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당시 동원시스템즈는 IT산업 붐과 함께 팽창할 대로 팽창했다가, 그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는 책에서 한국전기초자에서의 3년보다 동원시스템즈에서의 4년이 더 힘겨웠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전기초자는 동원시스템즈보다 더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직원들이 모두 위기를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강도 높은 혁신이 가능했다. 하지만 동원시스템즈는 사정이 달랐다. 직원들은 이미 맛보았던 성공 탓에 위기의식 없이 ‘자만심과 개인주의’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제조업 분야에서만 일해 왔던 그에게 첨단 통신장비업체의 벽은 두껍고 높았다. 취임식을 끝내고 직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던 그를 피해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직원들을 보며 벽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는 달리 연구원들이 많았던 동원시스템즈는 그들만의 폐쇄적인 분위기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사장은 권위적인 인물일 뿐이라는 고정관념도 그를 피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었다.
하지만 ‘열린경영’과 ‘솔선수범’ 정신으로 또 하나의 혁신을 완성했다. 우선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1년 6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일은 두고두고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권위적인 사장의 이미지를 벗기기 위해 상징적으로 전망 좋은 5층의 사장실을 2층 구석방으로 옮겼으며, 골프회원권 5매도 반납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휴일에도 사무실을 지켰다.
4년이 지난 지금, 천장까지 닿았던 연구소의 파티션은 허리선까지 내려왔고, 접대․인맥영업에서 탈피해 기술영업이 확실하게 자리 잡았으며, 자체 제품을 개발해 원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 그래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인원감축도 해야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은 지금까지의 한국 노사관계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그가 제시한 비전대로 ‘작지만 강한 회사Not the biggest, But the best’로 뒤바뀐 것이다.
특히 자산 매각을 통해 쓰지도 않고 자리만 차지했던 8,000평의 건평 중 5,000평을 과감히 임대함으로서 적지 않은 임대수입을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쓸데없는 공과금도 줄였다. 부임당시 차입금 1,000억 원에 미지급금이 200억 원이나 되는 적자기업이었는데, 이제는 1,200억의 이익을 내는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현장에서 부딪치고 깨지고 감동하며 얻게 된, 서두칠 경영방식
한국전기초자와 동원시스템즈. 혁신의 장場은 다르지만, 서두칠의 경영방식은 같다. 그것은 세계적인 경영석학의 이론이나 이미 성공한 선배들에게서 답습한 것이 아닌, 오로지 그가 현장에서 부딪히고 깨지고 감동하며 체득한 것이다.
첫째, 한국형 경영이다 _경영의 무대가 한국이고 경영의 중심인 사람이 한국인이니, 그에 맞는 경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심(心), 정(情), 기(氣)의 경영이라 부른다. 마음을 움직이고[心], 따뜻한 정을 나누며[情], 기를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氣]는 것이다. 한국전기초자 시절,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구미에 16평짜리 아파트를 구해 직원들과 함께 먹고 자고 했다. 집은 서울이었지만, 출퇴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회사가 어려운데 자신만 넓은 집에서 호화롭게 살 수 없다는 지론 때문이었다. 서두칠의 그런 면은 ‘정’과 ‘인간애’를 중시하는 한국형 경영의 전형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열린경영이다 _단순히 경영정보의 공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받으며, 서로 신이 나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그가 주장하는 열린경영이다. 그는 열린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매주 두 차례씩 모든 임원과 팀장을 모아놓고 오전 7시부터 한 시간 넘게 회합을 하고, 매달 정기적으로 전사원을 대상으로 경영현황 설명회를 가졌다. 또 조직문화를 수직적인 분위기에서 수평적으로 바꾸기 위해 사각회의탁자를 원탁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를 원탁의 CEO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셋째, 솔선수범이다 _경영자의 솔선수범은 서두칠 경영철학의 키워드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 항목이다. 전문경영인으로서 그의 성공은 8할이 솔선수범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솔선수범은 손으로 헤아리기도 부족하다. 월급반납사건, 휴일에 가장 먼저 출근하는 일, 불합리한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법정출두도 마다않는 일 등 그의 삶은 솔선수범 그 자체다.
정치력보다는 기본으로 승부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전문경영인, 서두칠을 벤치마킹하라!
자신을 전문경영인이라고 소개하는 서두칠 부회장이 말하는 월급사장과 전문경영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창업주나 1대주주뿐만 아니라 단 1주를 가진 소액주주의 이익까지 생각하고, 고객에게는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가장 싼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내부고객 즉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복지실현을 위해 온 힘을 바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을 전문경영인이라고 부른다. 그의 이러한 깐깐한 기준은 스스로에게도 적용된다. 실제로 서두칠 부회장이 혁신에 성공한 이유는 다름 아닌 ‘기본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진정한 전문경영인 서두칠이 이 책에서 밝힌 ‘21세기 전문경영인’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그는 정직과 솔선수범, 그리고 평생학습의 정신을 꼽는다. 이는 그 자신이 평생 견지해 온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첫째, 정직은 경영인 개인의 도덕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회사경영에 대해서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허위가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로써 열린경영과 윤리경영이 가능해진다.
둘째, 솔선수범은 군림함으로써 불신을 초래하고 그 불신 때문에 조직의 역량을 와해시켰던 구시대 경영인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다.
셋째, 대화와 독서 등을 통한 평생학습 습관과 부단한 정보수집이야말로 전문경영인에게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정보화시대에는 끊임없는 학습만이 바른 판단 능력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34921691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4월 20일 |
쪽수 | 260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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