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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자랐다. 열네 살 때 《뉴욕타임스》에 기행문을 투고하는 등 문학적 자질을 인정받고 하버드 대학교 영문학과에 진학했지만, 인류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대학 졸업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인류학 강의를 하다 하버드로 돌아와 의대를 졸업했다. 의대 시절에 쓴 의학 스릴러 『위급한 경우에는』이 에드거 앨런 포 이름을 딴 에드거 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으며, 두 번째 작품 『안드로메다 스트레인』이 500만 부 판매되며 대학 졸업 무렵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의대 졸업 후 잠시 의학 연구를 했지만, 곧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과학소설의 새 지평을 연 그의 대표작은 영화 〈쥬라기 월드〉시리즈의 원작 『쥬라기 공원』이다. 미국에서만 1천만 부가 넘게 팔린 대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동명의 제목으로 처음 영화를 만들었다. 이 외에도 『터미널 맨』『잃어버린 세계』 『먹이』 『넥스트』 등 총 32편의 획기적이고 흥미진진한 소설들을 펴냈다. 하나 같이 전문적인 지식과 최신 이론을 담고 있으면서도 소설 본연적 재미를 잃지 않은 흡입력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과학적 주제에만 머물지 않았다. 직장 내 여성 상사의 성추행을 다룬 『폭로』와 심리 스릴러물인 『콩고』가 대표적이다. 그의 소설은 모두 전 세계 38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총 2억 권 이상 판매되었으며, 이 중 15개 소설이 영화화되었다. 연출 및 제작에도 재능이 있어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하기도 했다. SF영화 〈웨스트월드〉의 감독을 맡아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모두 거머쥐었는데, 이 작품은 현재 HBO TV 시리즈물로 새로 제작되고 있다. 또한 의학 드라마의 시초이자 에미상 8개 부분에 빛나는 인기 시리즈〈ER〉의 원작자로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2008년 11월 4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죽은 후에도 그의 인기는 여전해 미발표작이 발간될 때마다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9년에 발간된 『해적의 시대』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으며, 2011년에는『마이크로』가 발간되었다. 2017년에 발간된 『드래곤 티스』는 현재까지 발표된 마지막 작품으로 『쥬라기 공원』의 전작 격이자 마이클 크라이튼을 공룡의 세계로 안내한 첫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 이무열
출판사 서평
100년 전 19세기가 막을 내릴 때, 세계 각지의 과학자들은 이제 물질계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며 흡족해 했다. 물리학자 앨러스테어 리의 표현대로, "19세기 말까지는 물리적 우주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원리들이 두루 밝혀진 것 같았다." 실제로, 물리학이 거의 완성됐다고 이야기하는 과학자들이 많았다. 그들은 지엽적인 문제들과 마무리 손질만 남았을 뿐, 큼직한 발견은 다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세기의 마지막 10년이 끝나 갈 무렵, 몇 가지 흥미로운 것들이 선을 보였다. 그 가운데 한 가지는 빌헬름 뢴트겐이 살갗을 투과하는 광선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광선을 X선이라 이름붙였다. 두 달 뒤에는 앙리 베크렐이 우연히 우라늄 광석 조각에서 사진의 감광판을 뿌옇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방사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1897년에는 전기의 반송자인 전자가 발견되었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대체로, 이런 별난 현상들이 결국에 가서는 당시에 이미 발표돼 있던 이론으로 설명될 거라고 예상하며 침묵을 지켰다. 5년도 채 못 가서 그들의 자기 만족적인 세계관이 충격적으로 뒤집히면서 전혀 새로운 우주관과 전혀 새로운 과학기술이 출현하여, 20세기의 일상 생활을 전혀 상상도 못하던 방식으로 바꿔 놓게 되리라는 걸 내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가 만일 1899년의 물리학자에게, 100년 뒤인 1999년에는 하늘에 떠 있는 위성을 통해 전세계의 가정들에 동영상이 전송될 거라고 말한다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또 상상도 못할 위력을 지닌 폭탄이 인류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거라느니, 항생제가 전염병을 퇴치하지만 전염병이 다시 반격을 가할 거라느니, 여성들이 투표권과 함께 출산을 조절할 알약을 갖게 될 거라느니, 매 시간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누군가 붙잡아 주지 않아도 이착륙을 할 수 있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 거라느니, 한 시간에 3천 킬로미터 이상을 날아 대서양을 횡단할 거라느니, 인류가 달까지 갔다 온 뒤에 달여행에 흥미를 잃을 거라느니, 현미경이 낱낱의 원자를 볼 수 있게 될 거라느니, 사람들이 몇백 그램밖에 안 되는 전화기를 들고 다니며 전화선도 없이 전세계 어떤 곳에 있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나눌 거라느니, 또 이 기적 같은 일들이 대부분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원자나 소립자 등의 마이크로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역학: 옮긴이)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활용한 우표 크기만한 장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등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면, 그 물리학자는 그 사람이 미쳤다고 판단할 것이 거의 틀림없다.
1899년에는 이런 종류의 발전들을 대부분 예측할 수 없었다. 당시의 지배적인 과학 이론이 이런 것들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행기처럼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던 몇몇 개발품의 경우에도, 그것이 오늘날 활용되고 있는 규모는 그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비행기 한 대를 머리 속에 그리는 사람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1만 대의 비행기가 동시에 하늘에 떠 있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20세기의 문턱에서 아무리 박식한 과학자일지라도 앞으로 닥칠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21세기의 문턱에 서 있는 지금(이 책은 1999년에 쓰여졌다: 옮긴이), 상황은 그때와 묘하게도 비슷하다. 물리학자들은 다시 한번, 물질계가 이제 다 해명되어 혁신적 주제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지나 온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이런 견해를 밝히진 않지만, 예전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몇몇 관측자들은 심지어 학문으로서의 과학은 이제 그 작업을 끝냈고, 과학이 발견할 중요한 일들은 이제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까지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19세기 말이 이후에 일어날 일을 암시한 것과 꼭 마찬가지로, 20세기 말 역시 미래에 대한 몇 가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이른바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에 대한 관심이다. 이것은 아원자(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 등의 소립자: 옮긴이)의 기본 성질을 활용하여 새로운 과학기술을 만들어 내려는 다방면에 걸친 노력으로서, 가능성에 대한 사고의 혁신을 기약하고 있다.
양자기술은 세계가 굴러가는 방식에 대한 우리의 상식적인 사고를 단호하게 부정한다. 그것은 켜지 않아도 컴퓨터가 작동하고, 찾지 않아도 물체가 발견되는 세계를 상정한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컴퓨터가 단 한 개의 분자로 만들어진다. 전선이나 통신망 없이도 정보가 두 지점 사이를 즉시 이동한다. 직접 접하지 않고도 멀리 있는 물체를 검사한다. 컴퓨터가 다른 우주 안에서도 계산을 행한다. 원격이동(teleportation)이 일상화되어 다방면에 쓰인다.
1990년대에는 양자기술 연구가 결실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1995년, 초안정적인 양자 메시지가 13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로 전송되어, 다가오는 세기에는 양자 인터넷이 구축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로스앨러모스(뉴멕시코 주 북부에 있는 미국 원자력 연구의 중심지: 옮긴이)에서는 물리학자들이 레이저 광선을 실제로 사람의 머리털에 비추지 않고 다만 비추었다고 가정하고 머리털의 굵기를 측정해 냈다. 이 괴상한 '반사실적인' 결과는 '상호작용 없는 탐지'(interaction-free detection) - 이른바 '찾지 않고도 찾는 것' - 라는 새로운 분야를 창시했다.
그리고 1998년에는 세계의 세 곳 -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 서부의 도시: 옭긴이), 로마, 칼테크(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옮긴이) - 에 있는 연구소에서 양자 원격이동(quantum teleportation) 시범이 펼쳐졌다. 칼테크 팀의 책임자인 물리학자 제프 킴블은 양자 원격이동 기술이 입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실체의 양자(quantum, 어떤 물리량의 최소 단위량: 옮긴이) 상태가 다른 실체로 전송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방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킴블은 물론 사람을 전송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내세우지는 펼치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박테리아를 가지고 시험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논리와 상식을 부정하는 이 신기한 양자기술은 대중들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일부의 추정에 따르면, 21세기 초의 몇십 년 안에 전세계의 대다수 물리학자들이 양자기술의 어떤 한 분야에서 일하게 될 거라고 한다.
그러므로 1990년대 중엽에 몇몇 기업이 양자 연구에 착수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1991년에는 후지쓰 퀀텀 디바이시즈(Fujitsu Quantum Devices)가 설립되었다. 1993년에는 IBM이 찰스 베닛 책임하의 양자 연구 팀을 조직했다. ATT(미국 전신전화사)와 다른 회사들이 곧 그 뒤를 따랐고, 칼테크와 같은 대학들, 로스앨러모스와 같은 정부 기관들도 이에 합류했다. 그 중에는 뉴멕시코(로키 산맥 남부에 있는 미국의 한 주: 옮긴이)에 있는 ITC라는 이름의 한 연구 회사도 있었다. 로스앨러모스에서 차로 한 시간밖에 안 걸리는 곳에 자리잡은 ITC는 1990년대 벽두부터 괄목할 만한 걸음을 내디뎠다. 1998년 현재 ITC가 발전된 양자공학을 활용한 실용적인 응용장치를 보유한 최초의 회사였다는 것은 조금도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었다.
돌이켜보건대, ITC에게 극적인 새 기술의 선두 자리를 제공한 것은 특수한 상황들과 상당한 운의 결합이었다. 회사는 비록 자기들의 발견이 순전한 자비심의 발로라는 입장을 취했지만, 그들의 이른바 구출 원정은 그 위험성을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두 명이 죽고 한 명은 실종되고 또 다른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 확실히, 원정에 나선 젊은 대학원생들에게 21세기의 선구자라는 이 새로운 양자기술은 결코 자비롭지 않은 것이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4905714 | ||
---|---|---|---|
발행(출시)일자 | 2000년 07월 18일 | ||
쪽수 | 398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imeline/Crichton, Micha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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