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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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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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1926년 영국 남부의 에식스 주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하였으며, 프랑스와 그리스 등지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다. 카뮈, 사르트르 등의 실존주의 철학과 누보 로망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처녀작 『컬렉터』(1963)에서의 대담한 주제와 파격적인 결말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마법사』(1966)는 걸출한 상상력과 혁신적인 서술 기법으로 히피 세대의 필독서가 되었다. 그중 가장 큰 찬사를 받은 『프랑스 중위의 여자』(1969)는 전후 대표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로 이미 현대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 외 작품들로는 『아리스토스』(1964), 『에보니 타워』(1974), 『난파선』(1975), 『대니얼 마틴』(1977), 『섬』(1978), 『나무』(1979), 『만티사』(1982), 『구더기』(1985), 『벌레 구멍』(1998) 등이 있다.
1963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작가세계』 겨울호에 장편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9년 『검은 이야기 사슬』로 제12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꿈』, 『핏기 없는 독백』, 『하품』, 『달에 홀린 광대』, 『중얼거리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존 파울즈의 『에보니 타워』, 아모스 오즈의 『물결을 스치며 바람을 스치며』, 어윈 쇼의 『젊은 사자들』, 레이먼드 카버의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존 베런트의 『추락하는 천사들의 도시』·『선악의 정원』,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의 『발견: 하늘에서 본 지구 366』, 저메인 그리어의 『보이: 아름다운 소년』 등이 있다.
목차
- 머리말
제1부
제2부
책 속으로
하느님과 자유는 완전히 충돌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인간은 다른 것에 대해 믿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상상의 신을 가장 자주 믿는다. 이제 나는 인간이 때로는 훌륭한 이유로 그렇게 한다는 것을 깨달을 만큼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자유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 각각의 두 사람 사이에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결코 절대적인 자유일 수 없다는 일반적인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그것이 내 이야기의 핵심에서 내가 의도한 것이다. 모든 자유는, 가장 상대적인 것조차도 허구일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자유는 오늘날에도 다른 가정(假定)을 선호한다. (머리말 중에서, 상권 12~13면)
그러고 나서 편지는 주 1회 정도로 줄었다. 처음 한 달 동안 그녀를 그리며 느꼈던 육체적 고통은 사라진 것 같았다. 여전히 내가 그녀를 몹시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만일 그녀를 내 곁에 누워 있게 할 수만 있다면 이 세상 그 무엇이라도 줄 수 있을 것 같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의 회한이라기보다는 성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데서 오는 좌절의 순간들이었다. 어느 날 나는 내가 이 섬에 오지 않았더라면 이 여자를 차버렸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편지 쓰기도 즐겁기보다는 귀찮은 일이 되었고,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편지를 쓰기 위해 서둘러 내 방으로 돌아가지도 않았다. 수업 중에 급하게 휘갈겨 쓴 다음 마지막 순간에 학생을 시켜 정문까지 달려가 학교에 오는 우편배달부에게 전해 주게 했다. (상권 81면)
내가 말했다.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나요?」
그녀는 아주 희미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감시당하고 있죠.」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나는 다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얘기를 누군가가 들을 수 있는 건 아니겠죠.」
그녀는 팔꿈치를 무릎 위에 대고, 손으로 턱을 감싼 채 내 뒤쪽을 쳐다보았다.
「이건 숨바꼭질 같은 거예요, 니컬러스. 술래가 놀이를 하고 싶어 하는지 확실히 알아야 해요. 또한 숨어 있어야 하죠. 그러지 않으면 게임이 성립되지 않아요.」
「술래가 당신을 찾았는데 아니라고 우겨도 게임은 성립되지 않죠.」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당신은 릴리 몽고메리가 아니에요. 애초에 그녀가 존재했다면 말이지만.」 (상권 324~325면)
출판사 서평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 소설>
BBC 「빅리드」 조사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00>
랜덤하우스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최고의 영문 소설 100>
영국 최고의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로 꼽히는 존 파울즈(1926~2005)의 『마법사』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파울즈는 이번에 출간된 『마법사』를 비롯해 『컬렉터』(1963), 『프랑스 중위의 여자』(1969), 『만티사』(1982) 등 일련의 작품들에서 인간 본질에 대한 실존적 문제를 독창적이고 실험적 형식으로 성찰한 작가이다. 그중에서도 『마법사』는 비범한 상상력과 혁신적인 서술 기법으로 영국 소설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히피 세대의 필독서가 된, 파울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한 중산층 지식인의 정신적 방황을 그린 성장 소설이기도 한 『마법사』는 20세기 유럽의 현대사를 바탕으로 고전 신화와 비교(秘敎), 다양한 종교와 철학, 사이드와 엘리어트, 셰익스피어 등을 지적 배경으로 하고 있어, 독자는 지성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마법사』는 데뷔작인 『컬렉터』보다 조금 늦은 1966년 처음 출간되었지만, 사실상 1950년대 초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데 15년, 다시 마지막 장면을 비롯하여 여러 부분을 개작하는 데 10여 년이 걸린, 파울즈 일생의 대작이다.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마법사』의 번역 대본은 1977년에 출간된 개정판으로, 전반적인 문장과 구성은 물론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결말 부분이 초판과 달라지는 이 판본이 국내에 번역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얼리티와 픽션 사이를 오가는 주인공의 방황
소설은 부패하고 타락한 현실의 공간으로 그려지는 런던 생활에 염증을 느낀 주인공이 그리스의 한 외딴 섬으로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니컬러스 어프는 상당 부분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반영된 인물이다.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사립 고등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마지못해 군대에 복무했으며, 대학 졸업 후 그리스의 섬에 교사로 지원해 가는 점이 작가의 이력과 똑같다. 실제로 파울즈는 개정판 머리말에서 『마법사』의 무대가 되는 프락소스 섬은 자신이 교사로 근무했던 스페차이 섬을 모델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가 실제로 경험했던 아름답지만 고독한 그리스의 외딴 섬에서의 생활과, 그곳에 있었던 기숙 사립학교와 한적한 별장 등이 신비롭고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의 모티브가 된 것이다.
『마법사』에서 주인공 니컬러스는 리얼리티와 픽션 사이의 유희를 오가며 끊임없이 갈등한다. 현실 세계로 그려지는 런던과 신비의 세계로 그려지는 프락소스 섬, 현실성을 상징하는 여인 앨리슨과 상상력을 상징하는 여인 릴리가 대비되는 가운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인지 반전에 반전이 거듭된다. 한편으로는 지루한 현실 세계의 삶을 부정하던 니컬러스는 막상 눈앞에 믿기 어려운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자 그것들을 이성으로써 하나하나 반박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신의 유희, 그리고 그에 대한 인간의 선택
파울즈는 <신의 유희>를 이 작품의 제목으로 진지하게 고려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의 유희>는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절대자의 존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하는 말이며, 모든 것을 기획하고 통제하는 콘키스는 작품 속에서 신적 존재에 해당한다. 이 작품에서 종종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니컬러스를 대상으로 콘키스가 벌이는 진실 게임의 규모와 그 동기의 문제이다. 어떻게 보면 파울즈는 모든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인간의 비이성적 환영을 가장 비이성적 방식으로 그려내는 정면 승부를 택한 셈이다. 진실과 거짓이 혼동되는 가운데 실존적 선택을 하게 되는 니컬러스와 같이 독자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는 픽션과 리얼리티 사이에서 작품이 지니는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게임을 혹독하게 겪고 현실 세계인 런던으로 돌아온 니컬러스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새롭게 각성하게 되며, 이제 그 자신이 리얼리티와 픽션을 넘나드는 <마법사>가 된다. 1966년 초판에는 작품의 마지막에 니컬러스가 다시 만난 앨리슨에게 헤어지자고 한 뒤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는 눈속임 연기를 요구하는 부분이 있었으나, 1977년 판에서는 니컬러스가 콘키스를 의식하는 대신 그저 무의식적으로 앨리슨의 뺨을 때리는 것으로 수정되었다. 즉, 작가는 니컬러스가 더는 콘키스의 유희에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세계에 서게 되는 것으로 결론을 바꾼 것이다.
인간의 정신을 기니피그로 삼아 긴장감을 점점 고조시키는 소설. 파울즈는 어려운 주제를 정면으로 겨냥했고, 한 치의 오차 없이 명중했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재기 넘치는 어마어마한 책……. 눈을 뗄 수 없다.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사립학교과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중산층의 전형인 니컬러스 어프. 문학에 뜻을 둔 그는 일상적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현실적인 도시 런던을 떠나, 낭만과 환상을 좇아 그리스의 외딴 섬 프락소스에 영어 교사로 자원해 간다. 아름답기는 해도 역시 무료하게 반복되는 섬에서의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그는 부유한 노인 콘키스와 만난다. 니컬러스는 노인의 초대로 주말마다 그의 별장에서 묵으면서 별장에서 노인의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제1차 세계 대전 참전 경험, 약혼녀 릴리의 죽음, 알퐁스 드 되캉 백작과의 교유,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에서 만난 구스타브와 그의 광신자 형의 일화, 마지막으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무장 게릴라를 처형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에서의 선택 등 그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극적이다. 게다가 니컬러스는 그 이야기들이 눈앞에서 연극으로 재현되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가상과 실제가 현란하게 교차되는 가운데 혼란에 빠진 니컬러스는 릴리의 역할을 하는 신비로운 여배우 줄리에게 점점 빠져든다.
기본정보
ISBN | 9788932911120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4월 30일 | ||
쪽수 | 507쪽 | ||
크기 |
128 * 188
* 35
mm
/ 54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열린책들 세계문학
|
||
원서명/저자명 | (The)magus/Fowles, John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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