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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자서전 이기성 시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546
이기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09월 1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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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32037691(8932037698)
쪽수 105쪽
크기 129 * 205 * 9 mm /165g 판형알림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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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맨발로 죽기 전에 우리는 무슨 말을 하게 될까”
잿빛 언어로 써내려간 혁명의 시

삶의 황폐한 이면을 뼈아픈 성찰의 감각으로 묘사해온 이기성의 다섯번째 시집 『동물의 자서전』(문학과지성사, 2020)이 출간되었다. 고된 노동과 비극의 풍경을 정제된 언어로 다룬 『사라진 재의 아이』(현대문학, 2018) 이후 2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시집에서 이기성은 도시에 만연한 죽음의 그림자를 남다른 감각으로 사유한다. 자본의 폭력에 의해 “회색의 고기”(「고기를 원하는가」)로 무참하게 씹히고 삼켜진 이들의 흔적을 시의 언어로 어루만지고자 한다. “오랫동안 1970년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쓴다”라는 뒤표지 글처럼 이기성은 “도시의 첨탑 위에서” 시위하다가 “추락한 사내”(「소년에게」), “농성장에서 팔을 치켜든” “테러리스트”(「감자의 시」), “아름다운 옷을 짓기 위해 목소리를” 버린 “재단사”(「재단사의 노래」) 들을 잊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쓴다. “도시를 불태울”(「어쩌면」) 기세로 분노하고 “혁명의 이마 위에서 틱틱톡톡 명랑한”(「도서관」) 춤을 출 날을 고대한다. 그러므로 『동물의 자서전』은 “잿빛 먼지”(「외로운 책」)처럼 스러져간 이들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한 실천의 기록이자 “백 년 동안 검은 전염병이 창궐한 뒤에도”(「이야기」) 도시 곳곳에 울려 퍼질 투쟁의 목소리이다.

어떤 문장은 얼음 바다보다 깊습니다. 그건 자정보다 어둡고 밤의 허벅지를 찌르는 파란 뿔을 가지고 있고

어느 날에 꽃을 피웁니다. 그것은 30년 후에 혹은 백 년 후에 돌아올 폭풍과 같으며 눈물처럼 범람하는 것
-「동물의 자서전」 부분

작가의 말

어느 날 우연히
이 책을 펼쳐 보게 될
당신에게,

이것은 사랑에 관한 시입니다.
당신의 말입니다.

2020년 9월
이기성

목차

시인의 말

1부
망각/동물의 자서전/도서관/마르크스를 훔치는 시간/재단사의 노래/죽을/죽기 전에/적막/그림자/고기를 원하는가/햇빛/생일/산책자/영영/

2부
풀이 되다/이상한 우정/이야기/선고/한 사람/그녀/검은 식당에서/회색 구두/스틸 라이프/도착할 때/구빈원에서의 하루/소년에게/우리는 왜 동물처럼 울지 못하는가

3부
시/밤의 아이/시인은 질투 때문에 죽는다/당나귀와의 독백/풀/회색의 시/어쩌면/감자의 시/회색/사랑에 관한 시/연인들/매혹/시인의 죽음

4부
즐거운 날에/외로운 책/밤에 하얀 모래밭에/Q를 위하여/자정의 버스/유령의 나날/가방/우체국 여자/이봐요, 오리들/세이렌/새야/꽃을 사는 저녁/노래

해설
회색 사유자의 노래ㆍ송승환

책 속으로

나는 죽을 때까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죽기 전에 두 손을 호주머니에 숨긴 채 후회의 검은 열매를 열렬히 어루만질 테다.
-「죽기 전에」 부분

여기서 사람들이 죽었다는 걸 믿을 수 없다. 내 입에서 침이 흐른다.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당신을 스쳐 간다. 나는 춥고 배가 고픈 것 같았다.
-「그림자」 부분

오늘 아침에 네가 사라졌다. 네가 나의 발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산책자」 부분

검은 밤 속의 당신은 너무 검고 흰 종이 위의 당신은 너무 하얗습니다. 밤의 아이처럼 눈을 감고 검은... 더보기

출판사 서평

사라져간 이름들의 자서전

이기성은 도시의 삶을 회색으로 인식한다. 그것이 눈부시게 생명의 빛을 발하지도 못하고 “검은 유령”처럼 한가롭게 “지루”(「유령의 나날」)해지지도 못하는 노동의 색이기 때문이다.

그 애가 회색이 되겠다고 했을 때 모두 웃었다
모두가 웃을 때 그 애는 조금 회색이 되었으려나
-「회색의 시」 부분

“회색이 되겠다”는 말에 사람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린다. 그것이 비웃음이라는 것을 눈치 채기는 어렵지 않다. 그들이 웃는 이유는 회색이 의지로써 도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조롱과 업신여김을 당함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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