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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다 갈라진다 김기택 시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417
김기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0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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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32023465(8932023468)
쪽수 128쪽
크기 128 * 206 * 20 mm /195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진 우리의 현실에서 진정한 삶이 희망과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김기택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갈라진다 갈라진다』.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곱추’가 당선되며 등단한 이후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지훈문학상, 상화시인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한 저자의 이번 시집은 산업사회의 비인간화 현상과 비인간적 도시의 낯선 혹은 친숙한 풍경들,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와 인간적 삶의 파탄 등을 치열하고 날카로운 관점으로 그려낸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자연적인 죽음이 아닌 살인이나 자살과 같은 비인간적 폭력의 죽음의 주제들로 이루어진 시편들을 통해 통속적이지 않으면서도 다중을 위로하는 저자의 시만의 강인함을 마주할 수 있다. ‘거품’, ‘목을 조르는 스타킹에게 애원함’, ‘긴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나는 바퀴를 보면 안 굴리고 싶어진다’, ‘혀만 취한 사람’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애걸하다

꺼져! 어서 꺼지란 말이야!
너는 거의 울 듯이 나에게 소리 지른다
내가 몹시 뜨거웠을 것이다
나에게 된통 데었을 것이다
견딜 수 없이 화끈거렸을 것이다
나는 눈 없고 귀 없고 손 없고 발 없고
막무가내로 힘만 좋아서
아무리 조심해도 너에게 옮겨붙는다
희고 보드라운 네 살결은 사납게 터지고 일그러진다
네가 아무리 입에 힘을 모아 바람을 불어도
불꽃 모양으로 내 몸에 퍼진 피는 꺼지지 않는다
타오르는 액체와 이글거리는 붉음은 꺼지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너는 내 눈치를 보면서
아주 간절하게 최대한 공손하게 눈에 핏발을 세우고
내 불에게 애걸한다
꺼져! 제발 내 앞에서 당장 꺼져버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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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가 속한 분야

저자 김기택은 1957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났다.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곱추」가 당선되면서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태아의 잠』 『바늘구멍 속의 폭풍』 『사무원』 『소』 『껌』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지훈문학상, 상화시인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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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우주인 2
거품
넥타이
목을 조르는 스타킹에게 애원함
할여으에어
오늘의 특선 요리
대패삼겹살
울음 2
커다란 나무
손톱
우산을 잃어버리다
구직
모녀
절룩절룩
살갑게 인사하기
공사 중

재활용
두 눈 부릅뜨고 주먹을 불끈 쥐고
스키니룩
똥지게 할아버지
개 안에 있는 개
파리
뚱뚱한 여자
오늘의 할 일
긴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고속도로 4
금단 증상
생명보험
모기는 없다
갈라진 몸 꿰매기
나는 바퀴를 보면 안 굴리고 싶어진다
키 큰 여자
여친 어머니 살해사건
나귀
늙은 개 1
늙은 개 2
탁상시계
말더듬이
국수행 전철에서
애걸하다
혀만 취한 사람
버스에도 봄
침출수
제 남편이에요
키스
기찻길 옆 산길
새울음나무
양수리 여름밤
뒤통수
물방울 얼룩
그녀가 죽었을 때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번개를 기다림

해설|콘크리트 바닥에서 솟구치는 푸른 물줄기의 힘
오생근

책 속으로

눈물은 어떻게 슬픔이 지나가는 복잡한 길을 다 읽어두었다가
슬픔이 터지는 순간 정확하게 흘러내리는 것일까.
저 많은 꽃들은 어디에 숨어 있다가
봄과 나뭇가지에 마련된 자리에 찾아와 한꺼번에 터지는 것일까. _「우산을 잃어버리다」 부분

여러 번 잘리는 동안
새 일자리 알아보다 셀 수 없이 떨어지는 동안
이력서와 면접과 눈치로 나이를 먹는 동안
얼굴은 굴욕으로 단단해졌으니
〔……〕
일자리에 괴로움을 너무 많이 쓰지는 말게
치욕이야말로 절대로 잘리지 않는 안전한 자리라네 _「구직」 부분

나자마자 개로 굳어져 버... 더보기

출판사 서평

목적과 수단에서 일탈한 것들을 ‘시’이게 하는 힘
갈라진 틈에 숨은 지상의 원주민들에게 바치는 노래

질문하는 시, 질문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
김기택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갈라진다 갈라진다』가 출간되었다. 김기택은 현실에서 효용이 없어 버려지는 것들, 도시의 리듬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들, 목적과 수단에서 일탈해 있는 생뚱맞은 것들을 시적 탐구 대상으로 삼는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대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어떤 감정이입도 없이 그저 열심히 옮겨놓는다. 그러나 그의 시적 진술은 정지된 묘사가 아니라 꿈틀꿈틀 살아 있는 시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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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옷의세계>를 읽고 얼마나 시가 아름다운지 알게 되었다. 언어의 표현에 있어 시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었다. 하지만 “시가 죽었다”라고 말할 만큼 요즘 시를 읽는 사람이 적다. 온라인서점만 들어가도 시에 리뷰 쓴 사람은 아예 없을 정도이다. 시를 읽다보면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어 마치 사람처럼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물의 생명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사물만 봐도 눈물이 날 정도다. 감정을 쏟아내는 작업이라도 무방한, 시를 읽으면 가장 순수해지고 사물의 이치를 조금은 알게 되는 것만 같다. 이이체를 시를 읽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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