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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현대인들이 완전히 행복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사랑'이 아닌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하고 있다. 엑또르는 마시면 사랑에 빠지는 '사랑의 묘약'을 둘러싼 사건에 휘말린다. 엑토르와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남녀관계를 고찰하며, 사랑에 대해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의문들을 풀어나간다.
'왜 사랑 후에 따를 고통들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사랑을 시작하는가?', '왜 한 사람을 사랑하는 동안에도 새로운 사랑의 설렘을 기대하는가?', '왜 나는 그(녀)를 사랑하나?', '사랑과 성욕의 관계는 어떠한가?' 등 전편보다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은 엑또르의 모험을 통해 답을 찾아나간다. 중간 중간 떠오른 27가지 사랑에 대한 단상과 실연을 구성하는 5가지 요소에 대한 단상이 맛깔스럽게 담겨 있다.
작가정보
저자 프랑수아 를로르(Francois Lelord)는 1953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1985년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파리 르네 데카르트 대학 병원에서 정신과 과장으로 근무했다. 건축과 회화, 문학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진 그는 현대인들의 정신질환을 치유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작하고, 2002년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엑또르 씨의 행복 여행』(국내에는 ‘꾸뻬 씨’로 소개되었다)을 출간했다. 행복의 의미를 찾아 떠난 이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는 출간과 동시에 유럽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전 세계 12개 국에서 소개되었다. 2006년 9월에는 세 번째 시리즈 『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Le nouveau voyage d'Hector a la recherche du temps qui passe』이 출간돼 전 세계의 엑또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역자 이재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및 동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한국외국어대, 상명대, 강원대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프랑스 몽펠리에에 머물면서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세 의사』, 『이중설계』, 『카트린 드 메디치』, 『아프리카 내 사랑』, 『낙타여행』, 『꼬마 철학자』, 『카사노바의 스페인 기행』, 『수첩을 들고 사막을 산책하다』, 『눈 이야기』, 『황새』, 『비폭력』, 『정신분석 혁명』, 『이비쿠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마법의 백과사전』, 『에드가 모랭의 지구는 우리의 것』, 『엔키 빌랄의 니코폴 3부작』 등이 있다.
그림/만화 베로니크 사바티에
그린이 베로니크 사바티에(Veronique Sabatier)는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직 한국을 다녀가진 못했지만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지를 여러 차레 여행할 만큼 아시아 문화에 빠져 있다.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를 돌아다닐 계획 세우길 좋아하고, 여행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상을 포착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목차
-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초대
비밀회의
사랑의 감정을 제어하는 약
코어모렌 교수를 찾아 아시아로
타국에서 다가온 사내
사원의 편지
그리움은 사랑의 한 증거
사랑의 실험 대상이 된 엑또르 씨
열정적 사랑의 유효기간은 18개월
지나간 사랑의 잔재, 그리움 혹은 미련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첫 번째 요소 - 결핍
질투는 사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두 번째 요소 - 죄의식
코어모렌 교수의 새 실험실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세 번째 요소 - 분노
캄보디아에서 다시 시작하는 사랑 여행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네 번째 요소 - 자기비하
엑또르 씨, 오랑우탄과 그나-도아족을 만나다
스파이들의 정체가 밝혀지다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다섯 번째 요소 - 두려움
사랑은 어느 한쪽을 택하는 것
엑또르 씨, 그나=도아족의 지혜를 배우다
엑또르 씨, 사랑을 구하다
사랑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당신은 사랑을 찾았나요?
책 속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마지막 사랑을 간절히 원한다.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누군가를 만나면 그것이 평생 함께할 마지막 사랑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안정된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시작되는 사랑의 설렘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다는 데 있다. 설렘 후의 고통을 뻔히 알면서. 엑또르는 이러저러한 경험들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여전히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며 정신과 의사인 자신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임을 환자들 뒷모습을 보며 절감한다. (p.18)
“우울증은 하나의 질병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질병이 치유되기만을 바라는 게 아니라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를, 즉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제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세게보건기구의 발표문에 있는 내용입니다. 요컨대 사람들은 행복해지길 원한다는 것이죠. …… 전 우리 모두가 행복에 이처럼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데 동의했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사람들의 행복을 가로막는 여러 가지 원인들 중에서 질병과 사고, 경제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가장 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랑이지요.” (나이 든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가 말했다.) (pp.31)
〈자네는 사랑의 생물학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 것이고,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도 알 걸세. 다른 느림보들은 내 뒤를 열심히 쫓아오고 있지. 그들은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 즉 옥시토신과 도파민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옥시토신은 다른 존재에게 애착을 갖는 중요한 순간에 우리 뇌에 분비되는 걸로 추정되네. 즉 엄마들이 아기에게 젖을 먹인다거나, 누군가와 사랑을 나눈다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는다거나 하는 경우 또 아기나 작고 귀여운 동물을 관찰할 때 분비된다지. 말하자면 옥시토신은 애정과 애착의 호르몬이지.
옥시토신 수용기(受容器)를 뇌에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 작은 들쥐들이 있다네. 그 수컷들은 자신의 암컷에게 애착을 갖고 평생 동안 충실하지. 반대로 옥시토신 수용기를 그보다 덜 갖추고 있는 산쥐들은 그야말로 천하의 바람둥이들이지. 들쥐들의 옥시토신 수용기를 제거하고 산쥐들에게 옥시토신을 다량 주입하면 반대로 행동한다네! 참고로 수컷이 변화한 걸 보고 암컷 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하게.
옥시토신에 이어 이번에는 지독하게 못돼먹은 도파민을 무대로 불러내 보자고. 도파민은 우리가 유쾌한 감정을 느낄 때 최대한으로 분비되는데, 그건 우리 뇌 속에 갖고 있는 보상 시스템의 최종 단계로서 특히 새로운 것이 그것의 분비를 촉진한다네. 말하자면 그것은 더 많은 것의, 더 새로운 것의 호르몬일세. 새로운 상대를 만나서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우리 뇌는 이 도파민으로 출렁출렁 넘치게 되지. 문제는, 그러고 나면 우리의 도파민 수용기가 조금씩 둔감해진다는 거야.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일부 학자들에 따르면, 사랑의 열정은 같이 살기 시작하고 나서 18개월에서 36개월이면 식어버린다고 하네. 바로 그 순간에 친절한 옥시토신이 그 뒤를 이어 우리들에게 강렬한 애정을 불어넣지 않을 경우에 도파민은 발정 난 복슬개처럼 새로운 상대를 찾아보라고 우리를 부추기지.
결국 옥시토신은 성인(聖人)에, 도파민은 화냥년 - 난 도파민을 창녀에 비유하고 싶지는 않다네. 왜냐하면 그중 일부는 유일한 여성 전도자로서 오직 한 남자와 한 가지 신앙에만 충실했던 그 유명한 막달라처럼 성녀가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일세 - 에 비유할 수 있을 걸세! 옥시토신은 유대 그리스도교나 불교의 호르몬이랄 수 있지. 이웃을 사랑하고, 충실하고, 남을 보호하고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하니까 말일세. 반면에 도파민은 악마와 유혹의 호르몬으로서, 우리로 하여금 애정 어린 관계를 파탄 내라고, 여러 가지 독물을 남용하라고, 새로운 걸 찾아보라고, 신대륙을 찾아 나서라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걸 만들어보라고, 염소 치즈를 나눠 먹고 서로를 사랑하며 평화롭게 지내는 대신 바벨탑을 쌓아 올리라고 우리를 부추기지. 좋아, 위대한 철학자라면 이 이중성에 대해 수백 페이지짜리 책을 써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요점은 내가 이미 말했네.〉 - 코어모렌. (pp.107~109)
“아내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땐 꼭 이 세상에 나 혼자 버려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문득 당황스럽고 불안해졌어요. 그러면서 아내가 지금 내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니까요. 그러고 나서는 아내를 잘 돌보지 않은 나 자신이 원망스럽더라고요. 내가 구제불능의 바보처럼 느껴졌어요. 그런 다음엔…….”
“`그런 다음엔 당신 아내를 원망했겠죠. 어쨌든 나름대로 그녀에게
출판사 서평
탤런트 이보영 추천도서
『꾸뻬 씨의 행복 여행』 정식 2탄
100만 독자가 공감한 엑또르 씨의 구도 여행 시리즈 제2탄!
사랑해서 슬프고, 사랑해서 기쁜 모든 이들을 위한 엑또르의 처방전
〈삶의 목표는 행복이다. 그리고 사랑을 믿든 안 믿든 사랑하면 행복하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더 나은 사랑을 추구한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사랑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 RUMI(1207~1273), 페르시아의 수피주의자, 시인
프랑스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작가인 프랑수아 를로르의 베스트셀러 소설 '엑또르 시리즈'의 두 번째 권, 『엑또르 씨의 사랑 여행』(2005)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2002년 발표하여 큰 호응을 얻은 〈엑또르 씨의 행복 여행〉(국내 출간명: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의 두 번째 이야기로, 국내에서도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이번 여행에서 엑또르는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사랑〉의 비밀을 찾아 또 한 번 깨달음의 여정에 오르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무대로 엑또르를 둘러싼 사건들이 전편보다 더 흥미롭고 더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또 한걸음 행복에 다가간 기분이다. 사랑해서 기쁘고 사랑해서 슬픈 세상 독자들에게 엑또르의 단순명쾌한 깨달음을 전하고 싶다.-표민수(〈풀하우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PD)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의사인 엑또르를 찾아와 사랑하기 때문에, 혹은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고, 생각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웃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심지어 제대로 생활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사랑에 대한 갖가지 이유로 힘들어하며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를로르의 진료실을 찾았다. 더 행복해지고자 하는 사람들의 물음에 의사인 자신도 답할 수 없음을 깨달은 를로르는 노트를 들고 여행을 시작했다. 누구보다 풍족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더 여유롭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고 시작된 이 정신과 의사의 여정은, 첫 번째 권 〈행복〉을 거쳐 이제 두 번째 권 〈더 행복해지기 위한 사랑의 탐구〉라는 자리에 이르렀다.
그가 처음 발표한 소설이자 '엑또르 시리즈' 1편인 〈엑또르 씨의 행복 여행〉은 프랑스와 독일, 유럽권을 넘어 일본과 중국 등 14개국으로 소개되며 를로르를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그가 바라던 이상으로 엑또르의 행복 여행은 전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2005년 발표된 이 책 『엑또르 씨의 사랑 여행』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엑또르 팬들이 얼마나 이후의 이야기를 기대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독일에서는 출간 당시 이미 49주째 〈엑또르 씨의 행복 여행〉이 순위에 올라 있기도 했다).
『엑또르 씨의 사랑 여행』은 현대인들이 완전히 행복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사랑'이 아닌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행복하기 위해서 사랑을 하고, 사랑하면 행복한 것이 당연할 진대, 현실의 사랑은 그와 반대로 사람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정신과 의사의 진료실로 문제를 안고 오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하여 100%의 행복을 위해 '사랑'을 탐구하는 이 책은 전편보다 더 현실적이고 더 구체적인 질문들로 가득하다. 이야기의 큰 축은 작가의 분신이기도 한 주인공 엑또르가 마시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사랑의 묘약〉을 둘러싼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사이 엑또르는 사귀던 애인과 헤어지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 실연하고 갈등하며 새로운 설렘을 느끼기도 하고, 〈묘약〉의 제조에 얽힌 사랑의 생물학적 분석(★아래 발췌번역 참조)에 대한 교수의 편지를 받기도 하며, 그밖에도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남녀관계를 함께 고찰하기도 한다. 사랑에 대해 나올 수 있는 온갖 솔직한 의문들을 이야기에 맛깔스럽게 버무리며 더 적극적으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리는 것이다. '왜 사랑 후에 따를 고통들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사랑을 시작하는가?', '왜 한 사람을 사랑하는 동안에도 새로운 사랑의 설렘을 기대하는가?' 또 '왜 나는 그(녀)를 사랑하나?', '어떻게 사랑이 변할 수 있나?', '남녀 간의 이해관계는 사랑에 얼마만큼 작용하고?', '사랑과 성욕의 관계는 어떠한가?' 등등이 그것이다. 〈묘약〉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정체가 밝혀지고 엑또르의 모험도 끝나가면서 이상의 의문들도 함께 정리되며 답을 찾아나간다. 모험 중간 중간 떠오른 27가지 사랑에 대한 단상과, 연인 클라라와 헤어지며 깨닫게 된 ‘실연을 구성하는 5가지 요소’에 대한 단상이 또 노트에 담겨 독자에게 전해진다. 이는 더 완전한 사랑을 위해 저자가 전하는 힌트이다.
한편 『엑또르 씨의 사랑 여행』과 〈엑또르 씨의 행복 여행〉은 영화 판권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6년 9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 역시 랜덤하우스코리아를 통해 2007년 후반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줄거리
정신과 의사 엑또르는 사랑에 힘들어하며 불행하다는 환자들의 하소연을 매일같이 들으며 지내고 있다. 사실 그 자신만 해도 연인 클라라와의 관계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들이 있어 괴롭기는 매한가지인데 말이다.
지금 엑또르를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건 사랑이다. 그가 직접 휘둘리고 있는 사랑 때문이 아니라 엑또르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사랑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가장 큰 불행 인자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선생님, 전 사는 게 너무 지루해요. 저 자신이 한심하고요. 다들 사랑하고 사랑받는데……. 전 왜 그게 안 될까요?”, “그 사람이랑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끔찍할 거예요! 하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좋은 걸 어떡해요?”, "서로 사랑하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가 과연 나랑 딱 맞는 사람일까요? 누구랑 결혼하는 건 그냥 생활을 위해서일 뿐 아닌가요." (pp.12~15)
하지만 사람들은 그 고통을 알면서도 사랑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엑또르 역시 온갖 사랑에 대한 경험을 했으면서도 사랑에 대해서는 여전히 예측 불가능이다. 그는 정신과 의사인 자신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사랑에 대해 알고자 이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그러던 와중 엑또르는 거대 제약 회사로부터 연구 중이었던 〈사랑의 묘약〉의 실험 자료를 가지고 사라진 코어모렌 교수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교수와 친분이 있던 엑또르는 마시기만 하면 사랑에 빠진다는 그 묘약을 찾으면 사랑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단서를 좇아 교수가 있는 캄보디아로 떠난다. 엑또르는 그곳에서 전직 군인인 장마르셀과 일본인 여행객 미코와 시즈루를 우연히 만나 친해지게 된다. 그리고 그즈음 엑또르는 연인 클라라로부터 헤어지자는 편지를 받게 된다. 사실 그녀는 엑또르에게 일을 맡긴 제약 회사의 간부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터였다. 마침 장마르셀 역시 아내와 소원한 상태였고, 두 남자와 클라라는 각각 캄보디아와 프랑스에서 실연과 이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다.
장마르셀이 엑또르에게 물었다. “그전에는 서로 사랑했는데 이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엑또르는 그런 일이 정말 가능해질까 봐 두렵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코어모렌 교수의 약을 생각했다.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약도 있을까? (p.83)
(클라라는 생각했다.) 도대체 왜 우리들 사이의 사랑이 식은 것일까? 내가 원할 때 결혼해주지 않은 그가 원망스러워서 그랬던 것일까? 엑또르는 결혼이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굳이 서둘러 의무를 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혼은 중대한 것이며, 이혼은 핵전쟁과 흑사병에 이어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재난이기 때문에 아내를 고르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고 부모들은 귀가 닳도록 애기했다. 그런 탓에 엑또르는 결혼과 그것의 결정적인 측면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p.144)
그날 밤 코어모렌 교수는 제약 회사의 스파이를 따돌리고 엑또르와 접촉하기 위해 사자(使者)로 캄보디아 여인 바일라를 엑또르에게 보낸다. 엑또르는 우울한 마음에 교수가 들려 보낸 〈사랑의 묘약〉을 그녀와 나눠 마시게 되고, 약의 기운 때문인지 그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엑또르는 누가 묘약을 차지하려 자신에게 접근한 스파이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교수와 아슬아슬한 접촉을 시도하고, 소수부족(그나-도아족) 마을까지 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캄보디아에서 만난 사람들은 물론, 옛 연인 클라라와, 클라라의 새로운 연인인 제약 회사 간부까지 모두를 맞닥뜨리게 된다. 묘약을 차지하기 위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 결국 약은 엑또르의 손에 들어오게 되고, 그는 〈무시당한 사랑과 지나친 사랑, 부족한 사랑, 종말을 맞은 사랑 등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료해줄 해결책〉으로 묘약을 지킬지, 아니면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단(실제로 스파이는 자기 나라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 묘약을 훔치러 온 것이었다!)으로 버릴지의 기로에 놓인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을 내리며 외친다. 〈사랑은 복잡한 것이며 괴로운 것이고 온갖 불행의 원천이다. “하지만 사랑, 그건 곧 자유다!”〉
에필로그: 여행 중 사랑에 대한 27가지 단상(★별첨 1입니다)과, 실연의 5가지 요소(★별첨 2입니다)를 노트에 정리한 엑또르, 그는 예전 홍콩에서 만났던 승려를 꿈에서 다시 만나고, 그의 지혜를 빌려 실연의 요소가 곧 반대로 사랑의 위대한 요소들임을 깨닫게 된다.
사랑은 복잡하고 까다롭고 때로는 괴롭지만, '우리의 꿈이 현실로 변하는 유일한 순간'이다. 우리는 모두 그 사실을 겪었다.
해외 언론 리뷰
짧은 명상들이 모여 굉장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 책은 유머와 간결함, 그리고 순수함으로 경이롭다. -「피가로Le Figaro, 2005년 4월」
를로르의 소설은 세련되고 섬세한 유머들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의 토대는 그가 지닌 건축, 회화, 문학에 대한 풍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슈피겔Der Spiegel」
엑또르의 여행담은 그 유머와 유연함으로 읽는 순간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리르Lire, 2005년 6월」
를로르는 27송이 작은 꽃을 모아 사랑에 담긴 커다란 지혜의 꽃다발을 만들어 냈다. -「비바Biba, 2005년 6월」
이 현대에 대한 풍자는 이탈로 칼비노의 그것에 비견할 수 있다. -「피가로 리테레르Le Figaro litteraire, 2005년 5월」
★별첨1. 〈엑또르의 노트〉에 끼적인 엑또르의 사랑에 대한 메모
1. 무슨 일이 있어도 다투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이상적인 사랑이다.
2. 때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크게 다투기도 한다.
3. 싸우지 않고는 사랑을 얻을 수 없다.
4. 진정한 사랑은 바람을 피우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5. 진정한 사랑은 바람을 피우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6. 진정한 사랑은 상대가 뭘 원하는지 항상 헤아리는 것이다.
7. 상대가 당신의 생각을 헤아리는 건 감탄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자기 생각을 표현해 상대를 도와줄 줄도 알아야 한다.
8. 성적 욕망은 사랑에 필요하다.
9. 그리움은 사랑의 증거다.
10. 남성의 성적 욕망은 온갖 끔찍한 상황을 야기한다.
11. 질투는 사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12. 열정적인 사랑은 같이한 지 18개월에서 36개월이면 차갑게 식어 버린다.
13. 열정적인 사랑은 대체로 몹시 부당하다.
14. 여자들은 사랑하고 있을 때도 항상 사랑의 감정에 대해 공상의 나래를 편다.
15. 사랑하게 되면 상대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그를 이해할 수 있다.
16. 질투는 욕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17. 질투한다는 건 곧 애정이 있다는 증거다.
18. 사랑이란 상대가 불행해지면 그걸 즉시 느끼는 것이다.
19. 사랑은 이해관계와 감정의 혼합물?
20. 사랑이란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할 때도 사랑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21. 사랑은 시련 속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22. 사랑은 상대를 보는 순간 미소 짓는 것이다.
23. 사랑은 회전문이다. 그 주위를 뱅글뱅글 돌기만 할 뿐 결코 서로 만나지 못한다.
24. 어떤 임무를 맡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고통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5. 사랑은 꿈꿀 줄 아는 것, 그러고 나서는 꿈꾸기를 중단할 줄 아는 것이다.
26. 사랑은 포기할 줄 아는 것이다.
27. 사랑이란 하나의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다.
★별첨2. 〈엑또르의 노트〉에 끼적인 실연의 아픔 5가지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첫 번째 요소: 결핍
〈난 지금 당장 그(그녀)가 보고 싶고, 그(그녀)에게 말하고 싶다〉. 마약을 하고 싶은데 구할 수가 없어서 못 하는 중독자. 엄마랑 헤어진 아이.
모든 구성 요소들 중에서도, 신체적 차원에서 가장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은 결핍이다. 결핍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부가(附加) 물질이 박탈된 마약중독자에게서도 그 같은 상태가 관찰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분야에서 따져본다면, 사랑하는 존재가 잠시 어디를 갔거나, 아니면 지리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사랑하는 존재에게 도저히 접근할 수 없을 때 결핍의 감정이 생겨난다.
그러하여 결핍은 불면과 심적 동요와 식욕 부진을 야기하고, 깊은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 예를 들자면 중요한 회의, 자동차 운전, 비행 등에서도 집중을 못 하도록 방해하며, 그전에는 즐거워했던 행동에 대해서조차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결핍에 의한 이 끔찍한 고통들은 몇 가지 물질 - 발효나 증류에 의해 얻어진 여러 종류의 알코올, 니코틴, 진정제, 마약 - 을 섭취하거나, 집중적인 행위 - 강도 높은 노동, 텔레비전 감상, 운동, 새로운 파트너나 옛 파트너와의 섹스 - 를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진정될 수는 있지만, 멀리 쫓겨난 그만큼 더욱 사납게 되돌아온다. 뒷걸음질치는 듯하다가 더욱 힘차게 다시 공격해오는 야수처럼 말이다.
반대로, 함께 거닐었던 공원이라든지 만나서 식사를 하곤 했던 식당,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걸 지켜보았던 친구, 사랑했던 사람이 행복의 순간에 흥얼거리곤 했던 감미로운 멜로디 등은 사랑했던 그 존재를 환기시키기 때문에 결핍감을 더욱 심화시킨다. 사랑하던 존재가 놓아두고 간 물건을 우연히 보게 되면 훨씬 더 격렬한 결핍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욕실에 남아 있는 클린싱 크림이라든가 벽장에 놔두고 간 낡은 슬리퍼는 그 어떤 위대한 교향곡이나 회화 작품, 시 작품도 도달할 수 없는 극도의 고통과 감정 속으로 당신을 끌고 들어간다.
결핍은 또한 최고조의 고통에 도달, 그 강력한 힘으로써 다가올 시간에 대한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오늘 밤까지 어떻게 견디지? 내일까지는 어떻게?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는 어떻게 견디지? 등등. 결핍은 또한 다른 사람들과 유쾌한 시간을 가질 때조차 사회적 부재의 순간을 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결핍 상태를 너그러운 친구 혹은 전문가에게 털어놓는 걸로 위안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pp.131~133)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두 번째 요소: 죄의식
일반적으로 사랑의 슬픔이라고 불리는 상태를 구성하는 두 번째 요소는 죄의식이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어버린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면서 나에 대한 그(그녀)의 사랑이 식는 데 일조한 그 모든 행위와 말을 후회한다.
그렇게 되면, 내가 그(그녀)에게 저질렀던 과오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일 만큼의 의지를 발휘해서 나를 사랑했던 그(그녀)에 대한 나의 몰인정과 태만, 멸시의 기억이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이 같은 자책은 보통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의 형태를 띤다. '그(그녀)는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나는 그렇게 무심했던 것일까?' '그(그녀)는 날 즐겁게 해주려고 갖은 애를 다 썼는데 어떻게 나는 그(그녀)에게 그렇게 무뚝뚝하게 굴었던 것일까?' '그(그녀)가 그것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는 걸 알면서 왜 난 바보처럼 다른 남자(여자)를 꾀려고 했던 것일까?' '왜 나는 그 얼간이 같은 여자(남자)가 그(그녀)를 꾀도록 그냥 내버려두었던 것일까? 자신감에 넘쳐서? 아니면 자신감이 없어서? 당시 그(그녀)는 오직 나만을 사랑하며 장래를 함께하고 싶다는 꿈을 내게 암시하곤 했는데 왜 나는 그걸 모른 척해버렸던 것일까?' 과거를 상기하다 보면, 사랑하는 존재는 경탄할 만한 애정과 성실함과 관대함을 보여주었는데 자신은 그녀의 행복에는 관심 없는 무심한 이기주의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죄의식으로 가득 찬 이 같은 반추(反芻)는 때로는 회한과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는 긴 편지를 쓰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런 편지를 쓰면 크게 안심되기는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다. 대체로 사랑하는 존재가 거기에 대한 답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세 번째 요소: 분노
세 번째 구성 요소는 분노다. 두 번째 구성 요소에서는 잘못을 저질러서 상대방을 떠나게 만들었다며 자신을 나무랐던 반면 세 번째 요소에서는 자신에게 부당하게 행동했다며 상대를 비난한다. 자신의 곁을 떠난 그(그녀)는 악의적이고 경박하고 배은망덕한 존재, 한마디로 말하자면 비열한 인간이나 구제 불능의 바보 멍청이로 간주된다. 자신이 그(그녀)를 다시 만나려고 하는 건 그(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여전히 변함없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크게 분노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이 세 번째 구성 요소는 꾹 참고 있던 분노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표면화하는데, 거의 대부분은 사랑했던 그(그녀)가 지난 몇 주일 동안 자신에게 저질렀던 온갖 잘못들이 떠오르면서 꼭 일제사격을 할 때처럼 폭발한다. 그(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자신이랑 연락을 취하겠다는 약속을 해놓고서도 며칠 동안 감감 무소식이다. 그때부터는 온갖 가지 상상과 더불어 그를 원망하고 의심하게 된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그(그녀)가 자신과 완전히 헤어지기 훨씬 전부터 다른 여자(남자)를 만나고 다닌 것은 아닌가? 그게 언제부터였는지를 밝히기 위해, 공룡의 턱뼈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밝혀내려고 애쓰는 고생물학자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집요함을 보인다. 결별 직전까지도 그(그녀)는 귀에 달콤한 말을 쏟아 부으며 사랑한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므로 그는 밥 먹듯이 거짓말을 늘어놓은 경박하고 변덕스럽고 무책임한 존재, 비열한 이중 인격자였던 것이다.
이 같은 원한이 너무나 사무쳐서 기어이 폭발하고 말 때도 있다. 혼자서 중얼거리기 시작하고 상상한다. 사랑했던 그(그녀)에게 비난을 퍼붓고 미친 듯이 화를 내고 그러고는 그(그녀)가 온몸을 떨고 울면서 후회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식이다.
정도가 심해지면 사랑했던 그(그녀)를 비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그(그녀)의 핸드폰에 남기거나 이메일로 발송하기도 하고, 그(그녀)에게 상처를 줄 만한 단어들만 골라 쓴 편지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복수를 시도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못 된다. 왜냐하면 메시지를 남기고 이메일을 보내자마자 두 번째 구성 요소 -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며 반추하는 - 가 놀랍게도 다시금 공격해오는데, 이 공격은 방금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저지름으로써 그(그녀)가 마음을 돌이키는 것 - 점점 더 가능성이 없어지는 걸 알면서도 바랐던 - 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급작스러운 인식에 의해 한층 더 격렬한 양상을 띠게 된다.(pp.195~196)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네 번째 요소: 자기비하
네 번째 구성 요소는 자기 자신에 대한 과소평가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뒤 자신감을 상당 부분 상실한 것이다. 상대가 당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자 당신에게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떠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그녀)를 유혹하는 동안에는 당신이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그녀)에게 감출 수 있고, 또 그(그녀)도 경험이 부족해서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지만, 몇 주일,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후 그(그녀)는 결국 그 사실을 깨닫고 당신에게 싫증을 내게 된다. 그(그녀)가 떠난 지금, 당신도 알고 있었지만 잊거나 상대화하는 데 성공했던 당신의 모든 신체적, 정신적, 지적, 사회적 열등함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약점으로 당신에게 다가온다.
이 같은 결점으로 인해 당신은 철저히 고독한 생활을 하든지, 아니면 별로 탐탁치 않은 상대를 선택하고 나서 사랑했던 존재를 영원히 그리워하는 경우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구성 요소가 공격해올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사랑하는 존재와 나누었던 사랑에 대해서 당신은 또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당신이 누릴 자격도 없었고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을지도 몰랐던 하나의 행운에 불과하며 사랑하는 존재가 극진한 호의를 베풀어야만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천국이었다고.
지난날 당신은 바닷물이 담긴 대형 풀에 갇혀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는 자기가 왕이라고 믿는 바다표범 같았다. 그러므로 당신의 보잘것없는 영역 안에 있는 동안에는 편안하게 우월감을 즐길 수가 있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쫓아다니며 구애를 하다 보니 당신은 오직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자들끼리만 맞서 싸울 수 있는 먼 감정의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지금 느끼는 숨 막히는 고통은 사실 당신의 자만과 무능에 대한 속죄 의식에 불과하다.(pp.211~213)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다섯 번째 요소: 두려움
다섯 번째 구성 요소는 두려움일세. 영원토록 계속될지도 모르는 공허감에 대한 두려움이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버리고 난 뒤 자신의 삶이 일체의 감정이 결여된 시간에 불과해질 것이라는 직관 말일세. 그전에는 어떤 사건을 겪거나 모험을 벌이면 감동도 되고 즐겁거나 슬프기도 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느낌도 안 느껴지는 거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사라져버린 이후로는 모든 게 다 시들해져버린 거야. 바로 그때 다섯 번째 구성 요소가 등장하여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네. 감각이 완전히 마비되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거지. 물론 계속 일도 하고, 새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연애를 하거나 관계를 맺기도 하고,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이 모든 것에서 다른 할 일이 없어 건성으로 틀어놓은 텔레비전 연속극처럼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지. 물론 삶이 또다시 다양성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버라이어티 쇼만큼이나 재미없을 수도 있다네. 그렇지만 우리는 이 맛없는 수프 그릇을 매일같이 비워야만 하지.
물론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다른 구성 요소들은 조금씩 사라질 것이고, 아주 오랫동안 마약을 복용하지 않은 마약중독자들에게서 일반적으로 금단 증상이 나타나듯이 그렇게 결핍감도 사라질 걸세. 이따금씩은 어떤 장소라든지 음악, 향수가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추억을 일깨우면서 일시적인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친구들은 자네가 잠시나마 혼란스러워하는 걸 눈치 채겠지. 그들은 자네 얼굴을 보면서 불안한 기색이 보일 듯 말 듯 그 위로 스쳐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거야. 어떤 친구들은 자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 채고 그 즉시 자네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애쓸 것이며, 자네가 술집에 죽치고 앉아 술을 퍼마셔가며 신세 한탄을 늘어놓도록 내버려두지도 않을 걸세. 그리하여 자네는 술 대신 물을 마심으로써 금주(禁酒)에 성공, 삶이 술독에 빠져 허우적대던 때보다 훨씬 더 알차고 풍요해지고 재미있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거야.
그렇지만 사는 게 여전히 지겹다고 고백하는 사람들도 있을 걸세. 이런 사람들은 아주 상냥하고 쾌활한 배우자랑 같이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딘가 모르게 활기가 없어 보이지. 다섯 번째 구성 요소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마치 다른 항해자들은 다들 벌벌 떨고 있는 동안 울부짖는 바다와 마흔 번이나 대결을 벌이고도 여전히 침착하게 돌풍과 맞서고 있는 어느 항해자처럼, 살아가다 보면 흔히 겪게 되는 권태라든가 이따금 품게 되는 불만에 대해 한층 더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일세. 그리고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 애썼다고 생각하면서 위안도 얻게 될 걸세. 즉 사랑했던 사람과의 그 모든 이야기가 자네를 더 강하고 더 차분하게 만들어놓은 거지. 그리하여 자네는 소중하게 얻은 이 평정(平靜)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믿게 되는 거라네.(pp.248~250)
★별첨3. 마지막 엑또르의 깨달음, 사랑의 요소 5가지
-사랑을 구성하는 첫 번째 요소: 우리가 함께 있을 때의 충만함
-사랑을 구성하는 두 번째 요소: 내가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만족감
-사랑을 구성하는 세 번째 요소: 당신에게 받은 것에 대한 고마움
-사랑을 구성하는 네 번째 요소: 당신이 사랑하는 나에 대한 자신감
-사랑을 구성하는 다섯 번째 요소: 내 곁에 누군가 있다는 편안함
기본정보
ISBN | 9788925505657 |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2월 20일 | ||
쪽수 | 288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Hector et les secrets de l'amour/Lelord, Franco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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