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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어느 날 문득 샐러리맨 생활을 접고 자유로운 여행자의 길로 들어선 저자는, 은둔하는 길과 풍경을 만나고 돌아와 틈틈이 개인 홈페이지에 기록을 남겨 왔다. 이 책은 민예총 '컬처뉴스'에 3년간 연재해온 〈길 위에서〉라는 제목의 칼럼 중 국내편을 모아 엮은 것이다. 안면도, 철원, 강화도, 제주도에서 담양, 여수, 남해, 보길도, 지리산, 포천, 광주, 군산, 익산, 부산까지……. 작가는 다양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밟는다.
철원에서는 김주영의 〈쇠둘레를 찾아서〉를 떠올리고, 제주도에서는 〈이재수의 난〉을, 순천만 와온리에서는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를, 문경새재에서는 최윤의 〈문경새재〉를, 보길도에서는 Calexico의 와 The Softies의 를, 보성에서는 《태백산맥》을, 광주에서는 김두수의 〈보헤미안〉을, 파주 가는 길에는 김종서의 〈혼자 가는 여행〉을, 데미샘 가는 길엔 〈매트릭스〉와 나희덕의 〈연두에 울다〉를, 군산에서는 〈박하사탕〉과 이응준의 〈파괴공학〉을, 부산 태종대에서는 〈빠삐용〉을 떠올리는 것이다.
▶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이 책은 템스 강 선원, 인터넷방송국 웹PD, 엔터테인먼트사 컨텐츠팀 직원, 목수를 거쳐 여행자가 된 어느 사내의 ‘대한민국 로드 에세이’이다. 정해진 길이 아닌 곳으로 가는 낯선 길에, 대한민국에 실존하는 인물들과, 매번 여행길의 감흥을 돋우고 사색의 길을 열어주는 시와 소설, 영화와 음악들이 어우러져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따라서 이 책은 여행 안내서이기도 하면서, 때론 다큐멘터리 소설 같기도 하고, 교양 서적의 풍미도 담고 있는 길 위의 컬처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작가정보
(D.H. Rho)
1972년 시인 기형도가 ‘남한에서 가장 활기찬 도시’라고 일컬었던 부산에서 태어났다. ‘크리스마스에도 악마는 태어난다’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한 구절처럼 만 15세 크리스마스에 집을 나가 홀로 떠돌다 돌아왔다. 한양대 영문학과에 입학, 참문학동인들과 어울려 ‘Poem-Performance’를 기획·연출하며 푸른 스물을 보냈다. 재학 중 ‘한대신문 학술문예상’을 수상했고, 런던으로 건너가 템스 강을 오가는 유람선 선원이 되었다. 1년간의 영국체류생활을 마치고 수로와 육로만으로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횡단, 인천항으로 귀국했다. 이듬해 ‘경기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인터넷 방송,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종사하며 잠시 샐러리맨으로 지내다가 불현듯 회사생활을 접고 길 위의 여행자가 되었다.
그 후 길 위에서 보낸 나날들을 개인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하던 중 민예총 문화예술종합웹진 ‘컬처뉴스’ 담당자 눈에 띄어, 2005년 봄 〈길 위에서〉란 제목으로 여행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한편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와 폴 발레리의 영향으로 한국목조건축학교에 입학, 목수[Gunman]가 되었다. 제주도, 속리산, 지리산 등의 절경에서 목조가옥과 펜션을 지으며 이 땅의 산천을 떠돌았다.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에서 지내던 중 제초기 칼날에 발등의 인대와 힘줄을 다친 후 잠시 네일 건을 내려놓고, 지금은 자유기고가로 지내고 있다.
그는 P 블로그에서 ‘삐노’로 살고 있다. 이승훈의 시집 제목을 빌린 블로그 〈밤이면 삐노가 그립다〉는 2005년 베스트 블로그 1위에 뽑힌 이래 3년 연속 베스트 블로그로 선정되었다. 그의 글은 관광지보다 샛길을 즐기는 후천성 샛길 증후군 환자, 길의 겨드랑이에서 새어 나오는 페로몬 향에 끌리는 로드 페로몬 향수 중독자, 자동차를 동시촬영·동시상영이 가능한 ‘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관’으로 여기는 사람, 자신이 도시에서 좀비가 되어 갈지도 모른다고 염려하는 사람, 한적한 국도나 지방도에서 비틀스를 틀어놓고 맥주 한 캔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 그렇게 가끔은 정해둔 곳 없이 무작정 떠나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목차
- Prologue
Chapter 1 로드 페로몬 Road Pheromone
안면도에서 ① -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안면도에서 ② - 로드 페로몬 향이 새어 나오는 샛길의 끝
왕다방을 찾아서 ① - 암흑의 중심에서 일어나던 소용돌이, 철원
왕다방을 찾아서 ② - 동정 없는 세상을 싹둑 자를 꿈의 가위, Made in UK
강화도에서 - ‘황홀하다’가 부활하는 바다
제주도에서의 건맨 생활 - 아부 오름, 그곳에 가고 싶다
Chapter 2 후천성 샛길 증후군 Acquired Byroad Syndrome
소쇄원과 대동여지도 - 양 같은 범이 살고, 범 같은 양이 사는 곳
담양, 칠불사, 섬진강 - 미국의 송어낚시와 후천성 샛길 증후군
남해 금산 - 어두운 하늘가에 나 혼자 있는 듯했다
광양, 순천만 와온리 - 조작된 기억의 바다, 도시의 끝은 어디인가
여수 향일암과 문경 하늘재 - 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관
Chapter 3 푸른 테두리 Blue Outline
태안, 변산, 해남 - 한반도 서쪽 테두리를 따라가는 길
보길도 동천다려 - 내가 머물렀던 천국의 이름
예송리, 통리, 공룡알해변 - 심심한 천국의 하늘에 나의 왼발을 담그며
땅끝에서 다시 부산으로 - 한반도 테두리를 따라가는 여행의 끝
Chapter 4 은둔하는 풍경 Things in Seclusion
광주를 가다 - 20세기 저편의 강가에 남은 청춘들, 꽃이다, 피다, 그것이다
암자로 가는 길 -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까닭은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서 ① - 땅 아닌 모든 것이 하늘인기라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서 ② - 은둔하는 폭포, 은둔하는 사내
지리산에서 - 산새, 계곡, 숲이 있는 캐슬에서 생긴 일
고령산 수구암(守口庵) -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Chapter 5 내 마음의 푼크툼 My Own Private Punctum
포천 오일장을 찾아서 - 약장수, 대장장이, 황소, 쪽빛 치마, 여인숙
충주호 호반길을 따라 -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군산 가는 길 - 내 마음의 푼크툼, 나바위성당의 마리아
익산 가는 길 - 내겐 너무 아름다운 당신의 손
부산에 대한 이야기 - 가장 활기찬 도시에서 여름을 즐기는 법
Epilogue
Bonus Page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하는 책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하는 영화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하는 음악
책 속으로
나는 다짐하곤 한다. 세상을 처음 보는 듯한 그 시선을 잃어버린다면 그땐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것과 같다고, 좀비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이나 〈이블 데드 The Evil Dead〉와 같은 공포 영화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이미 수많은 좀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좀비가 되지 않는 방법을 절대 잊지 말자고. 좀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 먼저 눈을 평소보다 조금 크게 뜬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세상을 처음 보는 것처럼, 세 살배기 아기를 끌어다 망막 뒤에 앉히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본다. 낯선 장소일수록 좋고, 이동 중이면 더더욱 좋다. 그래, 여행이란 당신이 좀비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것이다. 〈안면도에서 ① -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당신이 도시를 벗어나 바다를 만나본 것이 언제인지? 당신이 체험한 적이 있다고 여기는 바다는 혹시 조작된 기억이 아닐까? 어쩌면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끝에는 정말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와온리에서 보았다는 바다도 어쩌면 환상일지도 모른다. 결국 지금 당장 당신 스스로 확인해보는 길밖에는 도리가 없다. 자, 지금 당장 짐을 챙기고 길을 떠나라! 숙박 예약은? 잠은 어디서 자지? 차편은? 그런 건 잊으라. 그건 길이 알아서 다 챙겨줄 테니. 언제나 그러하듯이. 〈광양, 순천만 와온리 - 조작된 기억의 바다, 도시의 끝은 어디인가〉 눈을 감고 있으니 파도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가끔 바다로 뛰어든 그들의 웃음소리가 내 귀에까지 닿지 않았더라면 무인도(無人島)에 있다고 해도 좋을 그런 느낌이었다. 혹자는 이런 곳을 ‘심심한 천국’, 도시를 ‘신나는 지옥’이라 불렀다. 나는 심심한 천국이 좋았다. 누운 채 발을 들어 천국의 하늘에 나의 왼발을 담갔다. 새파란 하늘이 찰랑거리며 하얀 포말이 일었다. 나는 하얀 거품과도 같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 절벽 아래에서 올라와 동천다려로 돌아가는 길. 어두워져가는 마을과 마을 사이에 가로등이 하나, 둘 노랗게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라이트를 끈 채 차를 몰았다. The Softies의 〈The Beginning of the End〉가 흐르고, 그렇게 심심한 천국의 저녁 풍경에 스며들며 집으로 들어오자 김치찌개가 뽀글뽀글 끓어오르고……. 나는 신나는 지옥보다 심심한 천국이 더 좋았다. 그곳에 오래오래 나의 발을 담가두고 싶었다.
〈예송리, 통리, 공룡알해변 - 심심한 천국의 하늘에 나의 왼발을 담그며〉 중에서
그날 마이산 인근의 산에서 도 닦고 있는 사내를 만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진안에서 인삼 재배를 하고 있던 동생들이 뒷산에 이름 없는 폭포가 하나 있는데 경치가 그만이라며 자랑을 한 적이 있었는데, 언제 시간 나면 들르겠노라고 해두곤 쭉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 무한 복제된 스미스 요원(러시아워에 지하철을 타거나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면 똑같은 검은색이나 곤색 계열의 양복을 입고 분주하게 오가는 이들을 보게 된다. 군복이나 교복만이 제복이 아니구나! 각자가 다니는 회사 이름만 S사, L사, H사, 그런 식으로 다를 뿐, 빅 브라더 사립학교의 제복을 입은 1학년 1반, 2학년 3반, 3학년 6반, 4학년 7반 스미스 요원들. 스미스 1은 밥을 먹고, 스미스 2는 커피를 마시고, 스미스 3은 담배를 피우고…….)처럼 자본주의 시스템의 제복, 어두운 양복을 입고 테헤란로를 거닐던 벗이 봄놀이 가자고 조르는 통에 길을 나선 것이었다. 그래, 스미스들은 언제나 탈출을 꿈꾸지.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서 ① - 땅 아닌 모든 것이 하늘인기라〉 중에서
출판사 서평
템스 강 선원, 인터넷방송국 웹PD, 엔터테인먼트사 컨텐츠팀 직원, 목수를 거쳐
여행자가 된 어느 사내의 ‘대한민국 로드 에세이’
떠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블로그나 책을 통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버린 시대다. 너도나도 여행자가 되어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어 보이지만, 여전히 여행은 수많은 사람들의 로망,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런데 아무 때나 쉽게 떠날 수 없는 해외 여행이라면 더욱 현실과 멀게 느껴질 터.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비행기 티켓 걱정 없이 지금 바로 떠날 수 있게 해주는 대한민국 여행 에세이가 나왔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환승통로를 보며 인생을 다시 생각했다는 사내. 그는 어느 날 샐러리맨 생활에 작별을 고하고 자유로운 여행자의 길로 들어섰다. 은둔하는 길과 풍경을 만나고 돌아와 틈틈이 개인 홈페이지에 기록을 남기던 중, 민예총 ‘컬처뉴스’의 연락을 받고 〈길 위에서〉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3년 전 시작된 연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그중 ‘국내편’을 모아 《길 위의 칸타빌레》를 출간하게 되었다.
그의 여행기는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닌 샛길을 찾아, 길이 뿜어내는 페로몬을 좇아, 은둔하는 절경을 찾아, ‘출입금지’ 팻말을 무시하면서 진행된다. 또한 각 여행길에는 시와 소설, 영화와 음악이 적재적소에 길동무로 동행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지적 탐구에, 《지구별 여행자》,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의 깨달음에 관한 사색, 《On the Road》(잭 케루악)의 자유로운 정신이 한 권에 모인 셈이다.
여행 안내서이기도 하면서, 때론 다큐멘터리 소설 같기도 하고, 교양 서적의 풍미도 담고 있는 길 위의 컬처 에세이. 독특하고 강력한 부추김으로 뇌리와 엉덩이를 동시에 들썩이게 만드는 그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히피요, 보헤미안이자 집시 여행자다.
지도나 내비게이션 없이도 시작할 수 있어서, 게다가 누구나 아는 길이 아닌 곳으로 가는 여행기라 한층 더 매력적인 대한민국 로드 에세이. 이번 주말엔 어디를 가볼까 생각한다면, 바로 이 책 한 권 손에 들고 떠나시라.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리뷰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들고
낯선 불안감이 여행의 기쁨을 낳는다
아무리 산해진미라 해도 내가 먹어보지 않고서는 맛을 알 수 없다! 여행도 음식과 마찬가지다. 정해진 속도대로 오로지 한 방향을 향해서만 가야 하는 만들어진 고속도로 위의 만들어진 삶. 그 위에서 정해진 루트대로 따라가는 여행을 통해서는 신선하고 맛있는 낯선 음식을 경험할 수 없다.
작가는 말한다.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언제나 루트를 바꾸는 것이 나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심지어 매일 계속되는 조깅에서도 사나흘에 한 번 루트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새로운 길에 대한 갈망과 강박증. 덕분에 만날 수 있었던 길들. 잘못 들어갔다 다시 나오던 길, 비포장도로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도로도 뭣도 아닌 돌과 흙으로 온통 뒤엉킨 채 차 한 대 달랑 지나갈 폭으로 급경사로 내려앉은 비탈길, 그런 길들의 끝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던 아름다운 풍광, 지도에도 없는 저수지와 길들.” 그리고 그의 이런 성향을 강연호의 시 〈비단길 2〉가 변명해주곤 했다고 말한다.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라고…….
낯선 길에 대한 불안감은 한 치 앞을 알기 힘든 인간이 가진 본연의 속성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진정한 행복의 발견, 삶의 기쁨이 나온다. 왜 그렇잖은가. 가끔 우리가 하는 말, “이거 흥미진진한걸?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단 말이야.” 이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다.
여행을 풍성하게 만드는 몇 가지
시, 소설, 영화, 음악, 그리고 친구들
이 여행기에는 일군의 등장인물과 여러 가지 소품이 등장한다. 나름의 샛길 인생 내력을 가지고 있는 L형과 J형, L, K, S, P 등 대한민국에 실존하는 인물들과, 매번 여행길의 감흥을 돋우고 사색의 길을 열어주는 시와 소설, 영화와 음악들이 그것이다. 각각의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는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키는데, 바로 여기에서 이야기적인 재미가 나온다. 소설 같기도 하고 영화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작가 외의 인물들이 실제 어떠한 인생을 걸어 현재 어느 지점에 닿아 있는지를 에필로그를 통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안면도, 철원, 강화도, 제주도에서 담양, 여수, 남해, 보길도, 지리산, 포천, 광주, 군산, 익산, 부산까지……. 작가는 다양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밟는다. 예컨대 철원에서는 김주영의 〈쇠둘레를 찾아서〉를 떠올리고, 제주도에서는 〈이재수의 난〉을, 소쇄원에서는 최인석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담양에서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를, 남해 가는 길에선 이성복의 시 〈남해 금산〉과 비틀스의 〈Strawberry Fields Forever〉를, 순천만 와온리에서는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를, 문경새재에서는 최윤의 〈문경새재〉를, 보길도로 향하는 길에서는 안도현의 〈모항 가는 길〉을, 보길도에서는 Calexico의 〈Sunken Walz〉와 The Softies의 〈The Beginning of the End〉를, 보성에서는 《태백산맥》을, 광주에서는 김두수의 〈보헤미안〉을, 파주 가는 길에는 김종서의 〈혼자 가는 여행〉을, 데미샘 가는 길엔 〈매트릭스〉와 나희덕의 〈연두에 울다〉를, 지리산에서는 《장자》를, 포천에서는 구광본의 〈빵 굽는 사람〉과 배창호의 〈길〉을, 충추호에서는 송기숙의 《당제》를, 군산에서는 〈박하사탕〉과 이응준의 〈파괴공학〉을, 부산 태종대에서는 〈빠삐용〉을……. 그리고 마지막에 이 모든 것을 포함한 멋진 종합선물세트 같은 리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 하는 책, 영화, 음악 리스트! 100개가 넘는 리스트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나아가 ‘나만의 여행 필수품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에서도
곧바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입담 좋은 여행자의 생생한 로드 에세이. 아직 읽지 못한 책과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한 간접 감상의 재미는 덤이다. 이제 남은 것은 주체할 수 없는 ‘여행의 욕구’를 처리하는 일일 터. 책과 영화와 음악과 인생으로의 여행, 시작은 의외로 간단하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다짐하곤 한다. 세상을 처음 보는 듯한 그 시선을 잃어버린다면 그땐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것과 같다고, 좀비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이나 〈이블 데드 The Evil Dead〉와 같은 공포 영화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이미 수많은 좀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좀비가 되지 않는 방법을 절대 잊지 말자고. 좀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 먼저 눈을 평소보다 조금 크게 뜬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세상을 처음 보는 것처럼, 세 살배기 아기를 끌어다 망막 뒤에 앉히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본다. 낯선 장소일수록 좋고, 이동 중이면 더더욱 좋다. 그래, 여행이란 당신이 좀비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것이다.” 바로 지금 당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눈을 크게 뜨고 위의 방법을 실행해 보라. 여행은 거기에서 시작된다.
추천의 글
천 개의 베개를 가진 청년, R의 여행기는 맛있는 사과로만 가득 찬 바구니다. 그 속의 아름다운 길과 풍광과 사람과 이야기들을 나는 신나게 베어 먹었다. 방대한 독서 편력과 철학적 사유, 풋풋한 소년의 감성과 능청맞은 아저씨의 입담에 홀려 사과만 먹고도 배가 불렀다. 훌륭한 책은 책장을 덮는 순간 저자를 사랑하게 만든다던가. 이미 연인이 있다면 독자여, 이 책을 읽지 말지어다. - 김미월(소설가: ‘서울 동굴 가이드’) 칸타빌레가 ‘노래하듯이’란 뜻이던가. 노동효의 여행기는 강산에의 활어 같은 음악과 닮아 있다. 호기심으로 눈 반짝이며 ‘가지 않은 길’을 쏘다닌 지문 같은 흔적이 기막힌 문양으로 쿵짝쿵짝 팔딱이니 말이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굳은살 켜켜이 내려앉은 몸은 벌써 길 떠날 채비에 들썩거린다. 발장단 맞추고 휘파람 불며,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 이용우(대중음악평론가) 여행이 늘 설레는 것은 계절마다 시간마다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자연의 조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속에서 삶을 지어온 사람들과 그들의 정겨운 사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친절한 동행이 되어 발길 닿는 곳마다 켜켜이 숨어 있는 아름다운 사연들을 들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길 위의 칸타빌레》를 추천한다. 그의 여행은 언제나 아름다운 자연 속, 사람들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 김대승(영화감독: ‘번지 점프를 하다’ ‘가을로’) 첫 장을 펼쳐 들자마자 하룻밤을 꼬박 새워 읽게 만드는, 주머니 속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새벽에 비스듬히 들어오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영롱하고 맑은 색채처럼 이 소박한 자유의 색채는 일상에 찌든 탁하고 고단한 우리 영혼에 필터 역할을 해준다. 자유로운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이미지 북, 《길 위의 칸타빌레》. - 홍세연(화가) R은 언제나 좋은 글쟁이였다. 그런데 이제 그는 여행자, 언젠가 말한 대로 ‘길의 감식가’가 되었다. 길과 문장 사이에 음악과 영화, 소설과 잠언들이 가득하다. 생각해보면 좋은 글이란 항상 길 위에 있었다. 이 책이 그 증거다. - 차우진(대중문화웹진 〈매거진t〉 기자)
독자 리뷰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사람, 혹은 떠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 책을 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덮고 나면 당장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질 테니까. 목적지에 도장만 찍고 돌아오는 여행이 아니라, ‘당신의 길’을 찾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
- 김한별(여, 27, 회사원) ‘관광지’가 아닌 ‘여행지’에 대한 발로 다져진 에세이다. 가지 않은 길을 가보고 싶게 만든다. 발길과 진솔한 감상에다 소소한 개인사를 맛깔 나게 곁들인 소박한 여행 밥상, 나도 군침 삼키며 한술 뜨고 싶어지는 밥상. - 여민혜(여, 29, 회사원) 모 설문조사에서 ‘여가가 생긴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여행이 1순위로 꼽혔다. 작가는 묻는다. 왜 항상 당신에겐 나중이라는 시간이 보장되어 있다고 믿는지? 잠깐, 고기도 먹던 놈이 먹을 줄 안다고 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 전에 작가가 귀띔하는 ‘일상 속 좀비가 되지 않는 법’에 귀 기울여보자. - 김찬헌(남, 31, PD) 숨은 절경을 찾아가면서 글쓴이가 떠올린 시 한편과 멋진 음악, 소설 속 이야기와 영화의 한 장면, 역사와 문화까지 모두가 나를 흥분시킨다. 아, 나도 배낭 하나 짊어지고 책 한 권에, 이어폰을 귀에 꼽고 떠나고 싶다, 당장! - 박노수(남, 32, 수의사)
마음만 들고 가는 여행이 문학과 만나 얼마나 마음을 풍족하게 하는지… - 문민영(여, 27, 취업준비생) 누구나 여행을 꿈꾸지만 누구나 고행을 꿈꾸진 않는다. 자유에 책임이 따르듯 우리는 삶에서 희로애락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지불을 해왔던가. 길 위에 서 있는 그에게 부러움과 측은함의 박수를 보낸다. 삶의 고단한 행로. 우리는 지금 어느 지점에 있는가. - 박정은(여, 28, 학원강사) 바쁜 일상 중에 한걸음 돌아가는 여행에 대해 생각하게 하면서, 여행을 통해 삶과 생각에 어떠한 안식을 줄 수 있는지 느끼게 해준다. - 권선형(남, 29, 디자인업체 대표) “떠나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 어렵지 않다고, 그리 복잡하지도 않다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인생이 되기 위한 첫걸음은 가까운 곳에 있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 강성은(여, 29, 프리랜서 디자이너) 정말 이렇게 멋지게 사는 사람이 있다니 놀랍다. 그래, 조금 덜 벌고 조금 덜 쓰고 대신 더 많이 돌아다니면서 여행의 기쁨, 삶의 기쁨을 누리면 될 것이다. 인생 뭐 있어? 그래. 가는 거야~!! - 정명기(남, 32, 기타리스트) 신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자연을 허락하셨기에 그것은 평범한 것이지만 찾아가고 만지고 느끼는 사람에게만 특별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 한창훈(남, 29, 영상프로덕션 PD) 크고 넓은 길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아님을… 작고 이름 모를 샛길들로 인해서 우리의 삶이 더욱 깊어질 수 있음을… - 박민(남, 32, 회사원) 책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친한 친구의 일기장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인생 자체가 흥미진진한 여행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저자는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을 느껴보라고, 저 하늘의 별을 바라보라고, 지금 놓치고 있는 우주의 온갖 아름다움을 경험하라고 속삭인다. - 양지은(여, 30, 회사원) 낭만과 꿈이 가득했던 학창시절의 여행을 생각나게 하는, 자신만의 짜릿한 감성을 추구하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여행서.
- 김은정(여, 39, 교사) 함께할 친구 한 명 있다면, 배낭에 소주 한 병, 안주 하나 챙겨 들고 나서고 싶다. 우리나라 곳곳의 나만의 샛길을 찾아서 말이다. 글쓴이의 후천성 샛길 증후군에 나도 전염된 것 같다. - 박병국(남, 43, 회사원)
언제든 가고 싶을 때 나서서 슬슬 돌아다니면 좋겠다는 생각. 묵혀두었던 녹색 면허증을 꺼내어 도로 연수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책 한 권 보조석에 태우고 달려야겠다. 시속 20km로… - 박선희(여, 42, 프리랜서 편집자) 여행 명소가 아닌 여행 방법을 보여주는 책. 나만의 여행 명소를 찾아 떠나고 싶어지게 한 책. 그리고 어딘가를 향해 두려움 없이 떠나라고 시동을 걸어주는 책. - 신지혜(여, 26, 회사원) 일상에 찌든 삶을 박차고 나오기엔 엉덩이가 너무 무겁다면? 작가가 전해주는 ‘로드 페로몬’이라면 출퇴근길 지옥철 안에서도, 등하굣길 만원버스 안에서도 훌쩍 떠나볼 수 있다. 오늘 지하철 2호선 위에서는 안면도를 다녀오고, 3호선에서는 문경 하늘재를, 461번 버스 안에서는 포천 오일장엘 가보는 건 어떨까? - 오은진(여, 27, 회사원) 생각 없이 스쳐갔던 내 여행의 기억이 글쓴이의 묘사에 맞물려 추억으로 되돌아온다. 바닷바람과 굽어진 솔밭 아래 맥주 한 캔, 깔깔대는 여름 해수욕장 모래사장, 고즈넉한 산사 풍경에 갑자기 밀어닥친 수학여행 무리, 예정 없이 들렀던 기와집 생가 풍경 등. 마지막으로 전국 곳곳에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냄새까지 푸근하게 맡을 수 있어 좋다. - 이현실(여, 30, 회사원) 이 책은 하나의 패키지 상품처럼 정해진 코스대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잘못 든 길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새로운 여행법을 제시한다. 남들이 일러주지 않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다. - 정도영(남, 24, 군인)
기본정보
ISBN | 9788915064065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6월 05일 |
쪽수 | 296쪽 |
크기 |
225 * 135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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