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사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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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목수정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라는 새로운 삶의 형태로 한국 사회에 충격을 던졌던 목수정.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공부했다. 20대에 이사도라 덩컨을 만났고, 그 이후 베유, 보부아르 같이 영감을 불어넣어줄 여신들을 만나 가슴에 섬겨왔다.
한국관광공사와 동숭아트센터에서 문화축제, 공연 등을 기획하다가 문화정책을 공부하러 파리로 떠났다. 2003년 한국에 돌아와 국립발레단을 거쳐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사랑하는 남자 희완, 딸 칼리와 함께 파리에 거주하며, 여러 매체에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유학 중에 만난 프랑스 예술가와 사랑하고 결혼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첫 책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으로 처음 독자들과 만났다. 대안적 삶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편견을 뛰어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설파했던 그녀가 새롭게 던지는 화두는 '야성'이다. 《야성의 사랑학》은 가장 원초적 욕망인 '사랑'마저 방해하는 사회, 무기력증에 빠진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문제제기이자, 치열한 해법 찾기다.
목차
- 프롤로그 한국남자들은 왜 더 이상 거리에서 그녀들을 쫓지 않나
I.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억압 받는다, 가장 큰 즐거움이기에
우리 시대 마음의 병, 연애기능장애
어린 시절에 사랑의 열쇠가 묻혀 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
불행은 행복으로 가기 위한 용수철?
태초에 우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II. 위선, 연애불능의 사회 : 사랑을 좀먹는 것들에 대하여
섹스리스의 고통을 호소하는 건 왜 여자들일까
효라는 이름의 사랑
여성을 소비하는 사회
어머니 지구를 겁탈하는 삽질
유교, 너 아직도 거기 있니?
어머니, 우린 어쩌다 만났잖아요
젠더 전쟁
III. 야성의 사랑학
사랑은 실존이다
불사르고, 전복하고, 생성하는
모든 엄마가 꿀을 주진 않는다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가 주는 희망
성 긍정의 사회로
야성은 야만과 다르다
야성을 일깨우기 위한 아홉 가지 방법
글을 마치며 해방되고 또 해방되어
책 속으로
스펙이 쌓이고, 연애시장에서 내밀 수 있는 카드가 두둑해지면 스펙의 시대가 허락하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짝짓기는 할 수는 있을 테지. 그러나 그것은 서로의 직관이 순식간에 맞부딪히고, 시선이 한순간에 엉켜 버리는, 숨 막히는 열정과는 거리가 멀다. (…) 그렇다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처럼 도서관에 앉아서 연애지침서를 독파했다고 해서 다음 날 실전에 돌입할 수 있는 종류의 능력과도 거리가 멀다. 우리 삶에 바람처럼 찾아오는 사랑의 소용돌이가 내 심장을 두드릴 때, 눈앞에 평소 내가 그려 왔던 바로 그런 연인의 모습을 한 이가 지나갈 때, 준비된 훗날을 위해 직관이 말해 주는 신호를 무시하거나, 생물학적 욕망만을 직업여성들을 통해 해소하던 사람은 영영 사랑을 느낄 수 없거나, 그런 건 소설에나 나오는 거짓이라고 치부해 버리게 된다. 돋아 오르는 열정의 뿔을 칼로 계속 베어 내기만 하면, 어느 순간 열정은 자라기를 멈추는 것이다. 그 자라나는 열정의 뿔의 이름은 바로 '야성'이다.
- <우리 시대 마음의 병, 연애기능장애> 중에서(44쪽)
사랑 한 조각이 감옥 하나를 줄인다는 진리를 섬뜩할 만큼 간결한 방식으로 표현한 사람이 있다. 신창원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신창원이 탈옥 후, 털어놓은 고백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 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 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이 쌍놈의 새끼야, 돈 안 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 하고 소리쳤는데, 그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 사랑 한 조각이 없어서 악마가 되는 사람이 있다.
- <어린 시절에 사랑의 열쇠가 묻혀있다> 중에서(67쪽)
세상을 변혁하는 가장 정확하고 빠른 방법은 사랑에 빠지는 것. 사랑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껍질을 깨부수고 나오게 하고, 솔직하고 대담하게 지금까지 지녀 왔던 가면을 벗게 한다. 사랑은 따라서, 철저히 체제 전복적이다. 사랑은 기존 질서에 위협을 가한다. 특히 사랑에 빠진 남자는 그들이 지녀야 할 군림하는 자로서의 소명을 잃어버릴 공산이 크다. 구애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주로 남자이나, 그 구애를 허락하고, 남자로 하여금 사랑에 눈이 멀도록 유혹하는 것은 주로 여자의 역할이다.
- <불사르고, 전복하고, 생성하는> 중에서(248쪽)
출판사 서평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목수정
그녀가, 연애불능의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한국남자들은 왜 더 이상 거리에서 그녀들을 쫓지 않나?" 《야성의 사랑학》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더 이상 한국남자들은 여자들에게 무작정 다가가 당신과 얘기하고 싶다고, 차 한 잔 하고 싶다고 고백하지 않는다. 그녀 앞을 막아서고 싶은 돌발적 충동을 이성(理性)으로 누른 채 싸이질을 통해 사전 탐색을 하고 서로의 스펙을 맞춰보며 연애를 할 지 말지를 오래오래 저울질한다. 왜 한국의 젊은이들은 생물학적 연애충동마저 손상 입은 채 이토록 방전되어 버린 것일까?
'프랑스인과 결혼하지 않고 살아보기'라는 새로운 삶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뼛속까지 자유로운' 목수정. 대안적 삶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편견을 뛰어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설파했던 그녀가 새롭게 던지는 화두는 '야성'이다. 가장 원초적 욕망인 '사랑'마저 방해하는 사회, 무기력증에 빠진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문제제기이자, 치열한 해법 찾기를 만나보자.
야성적 연애걸기의 실종
"저, 차 한 잔 하시죠"라고 말하던 남자들이 사라졌다!
여기 동네 시립도서관에 다니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대 청년이 한 명 있다. 매일 다니는 도서관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어, 남자는 며칠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어찌하면 좋을지 인터넷에 묻는다. 현명한 누리꾼 동지들이 댓글로 달아놓는 조언의 대세는 대략 이러하다. “우선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 합격부터 해라. 괜히 지금 연애 시작해서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서로 망하는 수가 있다. 그 여자 분도 당신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남자라면 더 마음 놓고 사귀려 할 것이다.” 청년은 이 진심어린 충고를 듣고 잠시 머리를 산란하게 했던 연애프로젝트의 거대한 막을 스스로 내린다. 상대를 직접 만나보지도 않고 물어보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포기한다.
왜 청년은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서 《야성의 사랑학》은 출발한다. 더 이상 한국남자들은 여자들에게 무작정 다가가 당신과 얘기하고 싶다고, 차 한 잔 하고 싶다고 고백하지 않는다. 그녀 앞을 막아서고 싶은 돌발적 충동을 이성(理性)으로 누른 채 싸이질을 통해 사전 탐색을 하고 서로의 스펙을 맞춰보며 연애를 할 지 말지를 오래오래 저울질한다. 왜 한국의 젊은이들은 생물학적 연애충동마저 손상 입은 채 이토록 방전되어 버린 것일까?
지금 사랑하지 않는 모든 이들에게 고함
당신의 '야성'은 안녕하십니까?
말로 설명할 수 없으나, 식물 상태에 빠진 것과 같은 지금 우리들의 모습. 한국 사회의 숨겨진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프레임, 거기에는 사랑, 연애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어떤 것들이 있다. 나를, 너를, 우리들을 억누르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라.
저자인 목수정은 전작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에서 ‘프랑스인과 결혼하지 않고 살아보기’라는 새로운 삶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문화정책가로서 그녀의 용기 있는 삶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게 하고, 질투를 넘어 열광적인 지지를 만들어냈다. 홍세화, 박노자 등의 계보를 이으며 이방인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한국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저자가 이번에 들고 나온 테마는 바로 ‘야성’이다.
《야성의 사랑학》은 연애지침서도, 사랑학개론도 아니다. 이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서이자 사랑을 방해하는 사회에 던지는 따끔한 일침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예리한 통찰력으로 문제점을 지적한다. 인간이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전방위적인 사회적 조건들, 가부장적 권위주의, 위선적 도덕주의, 영혼을 갉아먹는 경쟁주의, 일등 제일주의 등 억압적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젊은 남녀간 사랑 뿐 아니라, 엄친아, 엄친딸에 갇히고 입시에 유예당한 10대들의 성과 사랑, 거세된 채 제 3의 성으로 살아가는 노인의 이야기, 흔히 사랑이라고 '학습당한' 효라는 이름의 부모-자식간의 사랑, 가장 기본적인 사랑의 단위인 부부간의 사랑, 생명의 근원이자 사랑의 원천인 어머니 대지에 대한 착취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사랑’을 통해 한국 사회를 뒤집어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저자는 말한다. "너저분한 규범, 도덕, 관습으로부터 해방되고 또 해방되어 인간이 가진 '야성'을 회복하라. 이것만이 우리의 삶을 환희로 충만하게 할 것이다."
21세기 신인류, 건어물녀와 초식남
사랑을 방해하는 사회를 고발하다
21세기 들어 새롭게 생겨난 건어물녀와 초식남의 등장에 주목해보자. 건어물녀는 그저 털털한 여자가 아니다. 초식남도 그저 취향이 세련된 섬세한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들은 기본적으로 연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사랑에 관심이 없다. 놀랍지만 조용한 우리 사회의 거대한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야성의 사랑학》에서 목수정은 이것이 우리 시대가 현재 겪고 있는 마음의 병인 ‘연애기능장애’라고 진단한다.
구제금융(IMF) 이후 경제적 불안이 삶을 어떻게 좀먹어 들어가는지를 혹독하게 학습했던 세대들에게, 아무리 젊음을 무기로, 미친듯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에 화답해보라고 충돌질해도 사랑이란 모험을 향한 이들의 발걸음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법. 연애는 스펙쌓기라는 이 시대의 의무로 인해 뒷전으로 밀리고 생존의 뒷덜미가 잡힌 비정규직들에게 연애란 진열장 속의 호화로운 보석일 뿐, 사치행위에 다름 아니기에.
건어물녀, 초식남들이 무성하게 번식하고, 30대 미혼여성은 결혼보다 내 집 마련을 먼저 희망하는 작금의 상황은 연애 혹은 사랑이 모든 것을 양극화하는 이 시대를 비껴가지 못하고 가진 ?외모와 학력과 시간과 돈을? 자들의 특권이자 유희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야성의 사랑학》은 불안에 잠식당한 영혼, 삶의 무게로 인해 거세된 열정, 머리털을 깎인 삼손처럼 신자유주의의 모럴에 무력화된 야성, 이것이 현재 한국 젊은이들의 현주소임을 지적하고, 사랑을 방해하는 사회의 실체를 낱낱이 밝힌다.
‘뼛속까지 자유로운’ 목수정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화두, ‘야성’
세상을 전복시키고 '사랑'을 견인하는 힘
“사랑을 할수록 난 더욱더 혁명을 하고 싶다. 혁명을 할수록 난 더욱더 사랑을 하고 싶다.” 자유와 사랑을 쟁취하고 확산시킨 68혁명의 그 구호가 말해주듯 사랑은 세상을 변혁하는 힘을 내재하고 있다. 사랑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껍질을 깨부수고 나오게 하고, 솔직하고 대담하게 지금까지 지녀왔던 가면을 벗게 한다. 사랑은 체제전복적이다. 사랑은 기존 질서에 위협을 가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무엇이 자신을 위해 옳고 그른지를 결정한다. 도덕체계도, 명령도, 의무사항도 필요 없다. 가능한 한 사랑을 빨리 만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우리를 행복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이 모든 사랑과 성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야성의 회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구체성을 잃어버린 삶을 단단히 움켜쥐는 법, 과정의 기쁨과 생의 환희를 결과가 아닌 그 길에서 하나둘 주워담는 법 등 우리의 야성을 일깨우는 방식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말]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우리말은 '사랑'이란다. (...) 모두가 한없이 고파 하는 그것. 야성이 난도질된 그 시절에도 우리의 본능은 그것만이 우리의 시든 영혼을 지펴 줄 유일한 불씨임을 아는 것이다. 이제 덤불 뒤에서 그것을 바라보기를 멈추고, 늑대처럼 덥썩 뛰어올라 그것을 움켜쥐길.
[추천평]
“왜 우리는 어디에서도 살아있음의 기쁨과 환희를 찾을 수 없을까? 왜 우리는 최고의 자살률과 최저의 출산율을 자랑하는 지상의 지옥을 만들어 놓고는 그 안으로 들어가는 일을 '생존 경쟁'이라 일컬을까? 목수정은 차근차근 들려준다. 그런 황폐를 벗어나 살아있음의 기쁨과 환의를 되찾으려면 무얼 해야 되는지에 대해 말이다.”
_ 김규항(작가,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기본정보
ISBN | 9788901113920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9월 27일 |
쪽수 | 322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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