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386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반미, 반세계화, 반시장적 정서와 지향에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먼저 한국의 조직된 진보세력의 총노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 노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이어서 세계관을 떠받치는 주요한 지주들인 시대인식, 세계화, 미국, 북한, 노동운동 문제에 대해 각각 한 개의 장을 할애하였다. 또 책의 후반부에서 '역사의 진보'가 무엇인지를 논하면서 인간의 본성 혹은 특성에 대한 연구 성과에 대해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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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386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반미, 반세계화, 반시장적 정서와 지향에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먼저 한국의 조직된 진보세력의 총노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투쟁 노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이어서 세계관을 떠받치는 주요한 지주들인 시대인식, 세계화, 미국, 북한, 노동운동 문제에 대해 각각 한 개의 장을 할애하였다. 또 책의 후반부에서 '역사의 진보'가 무엇인지를 논하면서 인간의 본성 혹은 특성에 대한 연구 성과에 대해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논하였다.
▶ 이 책은 언뜻 보면 한 386의 전향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책 곳곳에서 진보의 시대착오성만큼이나 보수의 천민성을 비판한다. 필자가 사실 한국 사회에 대해 느끼는 최대의 위기의식은 뿌리깊은 천민성(도덕성 제고) 문제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먼저 진보부터 시대착오성을 벗어던지자는 것이다.
▶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종합적인 관점과 시대의 거시적 흐름에 대한 분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필자가 스스로를 시대를 풍미하는 '거대담론'에 대해 품평을 하는 약간 깐깐하고 수준 높은 소비자의 관점에 섬으로써 더 과감하고 더 종합적일 수 있었을 것이다.
▶ 필자는 대우그룹의 몰락과 구조조정과정에서의 지극히 소모적인 대립, 갈등을 지켜보면서 이른바 한국 보수/진보세력의 업보를 절감하고서 이 책을 쓰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최근 탄핵소동 및 탄핵을 둘러싼 격렬한 대립, 갈등을 지켜보면서 이 업보들을 다시금 절감하였다고 한다. 필자는 '탄핵사태'를 연출한 가장 강력한 동인으로 노무현 정권과 386에 대한 사상, 이념적 불신이라고 본다. '분열적 리더십'이니, '포퓰리스트'니, '자질이 의심스럽다'느니 하지만 실제 20∼25%수준의 탄핵찬성 여론의 뿌리는 이들에 대한 사상, 이념적 불안감이라는 것이다.
▶ 이 책은 묵직하다. 책이 두터워서가 아니다. 흥행이 지독하게 안 되어 출판업계가 하나같이 출판을 꺼려하는 '사상'과 '시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꽤 치열하게 살아온 한 386의 20여 년에 걸친 반성과 모색의 진지하고도 용감한 고백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노출시키기를 꺼려하는 세태에서 그것도 40줄에 접어든 사람이 자기의 내면 깊숙이 일어난 착각, 오류, 반성, 깨달음을 까발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 책 표지는 386의 세계관과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3개의 사건을 상징하는, 80년 5월 광주, 87년 6월 항쟁, 반미시위 사진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 사진이 상징하는 정신을 되살리자거나 완성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를 확실히 뛰어넘음으로써 꼴보수와 꼴진보의 적대적 의존관계로 엄청난 민족적/사회적 에너지가 소모되는 현실을 타개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필자가 2001년 쓴 '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사회평론)'에서, 그는 대우차의 실패원인과 처리방향을 논하면서 품질, 원가, 기술 문제부터 마케팅/제품전략, 금융시스템, 국가 산업전략, 사회문화적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이번에 쓴 책도 이전 책에서 견지한 종합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오히려 더 진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책에서는 특히 사회역사적 지형(시대의 거시흐름)과 사회, 문화적 특성 분석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였다. (체제나 이데올로기를 논하는 데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고려사항인 '사회 및 산업의 발전단계에 대한 실증적 분석'이 초고에는 상당 분량 있었는데 지면관계상 거의 빠졌다.)
▶ 필자는 '사회역사적 지형'과 '사회문화적 특성'과 '산업의 발전단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관점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론을 펼치는 일부 진보세력들이 결정적으로 결여한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달리 말하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세계화, 정보화, 지식사회화 물결에 휩싸인 시장환경에서의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진화, 발전한 형태로서 바라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보세력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구시대 제국주의와 자유방임주의의 부활로서 바라보는 한 한국 자본주의/자유주의의 개혁, 개량에 쓸 에너지를 엉뚱한 방향으로 소진하기 십상이라고 필자는 본다.
▶ 이 책은 비교적 끈질기게 거대담론을 고민해온 386들의 사상적 내공 혹은 사상적 진화의 현주소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4.15 총선을 계기로 더욱 유력한 정치, 사회 세력으로 부상하는 '386'들의 사상적 내공이나 지향은 좋든 싫든 한국 사회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기에 그 사상적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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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대호는 1963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진주고를 거쳐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다. 1982년 대학 입학 후 뒤틀린 역사를 바로 세워보고자 활동하다 1년간의 무기정학, 2차례의 징역, 2년간의 공장생활을 하였다. 1990년을 전후하여 5년간 구로지역에서 노동상담, 교육, 정책연구도 하였다. 1995년 초 대우그룹에서 세계경영과 공생공영의 기치를 내걸면서 '386세대'를 대거 입사시켰는데, 그때 저자도 대우그룹에 입사하였다. 저서로 『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2001. 사회평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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