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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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시리즈는 로컬에서의 소소한 일상 경험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집입니다. 로컬의 서사를 만드는, 로컬의 서사를 발견하는, 로컬의 서사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시리즈는 여행 가이드북이나 여행 에세이와는 다른 로컬 에세이를 지향합니다. 단순한 여행지 소개나 감상, 감성적인 이야기가 아닌, 그 동네만의 분위기, 공간과 장소, 작가만의 에피소드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시리즈는 〈출판사 방〉과 〈스튜디오 연희〉가 함께 펴냅니다.
〈출판사 방〉
여행서를 전문으로 출간하는 1인 운영 독립 출판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여행의 의미를 찾고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와 동행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방』을 여행으로 채웁니다.
〈스튜디오 연희〉
도시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는 콘텐츠 스튜디오입니다. 서울에서 독립서점이자 도시인문학서점인 〈책방 연희〉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그래서』시리즈를 위해 5명의 작가가 모였습니다. 부산의 광안, 남포, 기장-망미-온천천, 서면, 해운대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부산』에서 5명 작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써 내려간 5개의 이야기와 마주하며 수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부산에서 머물고 또 떠나는 이유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세요.
작가정보
431일간의 여행 이후 읽고 쓰며 말하는 삶을 선택했다. 대학원에서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으며, 북텐츠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글을 쓴다면』 『직장은 없지만 밥은 먹고삽니다』 『답은 ‘나’였다』 등이 있다.
나를 위한 글쓰기와 당신을 위한 글쓰기, 그 경계선을 넘나들고 싶다. 저서로 『괜찮타, 그쟈』 『그시절 나는 강물이었다』 『변변찮은 삶을 위한 변명』 등이 있다.
부산에서 글을 쓰고 있다. 한낮의 광안리를 좋아하고, 한밤에 온천천 달리기를 좋아한다. 돌고 돌아 마지막 눈 감는 곳은 부산이었으면 한다. 저서로 『이토록 안타까운 나에게』 『나는 당신을 편애합니다』 『너무 솔직해서 비밀이 많군요』 등이 있다.
약사, 아직 독립 못 한 책방 운영자. 저서로 나를 둘러싸고 만든 이름과 그에 얽힌 이야기인 『이름들』과 전국 최초의 약국 내 책방 운영기 『약국 안 책방』 등이 있다.
목차
- 1. 김성환 -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_그래서, 광안
2. 이학준 - 남포동, 우리들의 평지_그래서, 남포
3. 손현녕 - 죽는다면 부산에서_그래서 기장, 망미, 온천천
4. 박훌륭 - 아득하지만 아늑한 그곳_그래서, 서면
5. 희석 - 파랑이 넘쳤던 나의 해운대_그래서, 해운대
책 속으로
_『그래서, 광안』
취업 이후에도 틈날 때마다 광안동을 찾았다. 머리가 복잡할 때, 기분이 우울할 때,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는 필수 코스에 가까웠다. 특별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커피 한잔을 손에 쥐고 그저 광안동 골목골목을 걷거나, 해변에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족했다. 여름보다는 겨울에 즐겨 찾았는데, 겨울밤 광안리는 어디서도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 쓸쓸함마저 감도는 해안가를 걷다 보면 환하게 빛나는 광안대교가 무대에 올라선 나를 비춰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잔잔히 울려 퍼지는 누군가의 기타 소리를 듣고 있으면 걱정과 불안마저 바람에 흩날렸다.
_〈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中
_『그래서, 남포』
그토록 다녔건만 우리들만의 코스를 걷다가도 가본 적 없는 새로운 옷 가게를 발견한다. 그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 같이 설레하며 들어가 본다. 누구는 이렇게까지 설레하는 우릴 보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새 옷이 아니라 다름 아닌 구제 옷을 사는 거니까. 그러나 비웃음을 사더라도 그건 시장 바깥에서의 일이지, 적어도 남포동 국제시장에서만큼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입고, 무엇으로 허기를 달래든 상관이 없다. 우리는 그냥 우리가 찾는 보물을 찾으면 된다.
_〈남포동, 우리들의 평지〉 中
_『그래서, 동백』
한 차례 울고 나면 그 거대한 파도가 이불 삼아 마음을 덮어주는 것 같았고, 그 차가운 소금물이 마음을 씻어주는 것 같았다. 바다는 그 어떤 오물도 모두 포용하고 다시 바닷물로 만든다던 친구의 말을 그때마다 힘겹게 삼켜냈다. 동백 앞바다는 태아를 품는 엄마의 양수와도 같아서 내가 마음을 내어준 사람들이 생기면 꼭 이곳에 데려와 소개를 해주곤 했다. 마치 우리 엄마를 소개하는 마음으로 당신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란 것을 증표처럼 보이기 위해 동백 바다를 앞세웠다. 어쩌면 그것은 사람들에게 여기 동백을, 그리고 나를 잊지 말아 달라는 애원의 표시였을 지도 모른다.
_〈엄마의 양수, 외할머니의 일터〉 中
_『그래서, 서면』
내게 서면은 꿈속 대화같이 아련하긴 하지만 똑똑히 보이는 무언가다. 그때와 지금의 서면은 많이 달라졌고 앞으로도 많이 달라지겠지만 그만큼 나도 바뀌고 있어서 세월에 맞춰서 같이 바래고 새로워지는 기분이다. 내가 애틋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간이 지나면서 나와 함께 흘러간다는 것. 이제는 부산을, 서면을 오랫동안 가지 못해도 내가 느끼는 그 지역의 본질은 내가 처음 서면에서 느낀 감정 그대로라는 걸 안다. 그래서 오랜 친구처럼 아련한데 눈에 힘을 주고 초점을 맞추면 그 친구가 똑똑히 보인다. 나는 서면과 그런, 계속 함께 한다는 아늑함을 공유한다.
_〈아득하지만 아늑한 그곳〉 中
_『그래서, 해운대』
나는 해운대가 부디 떠나간 사람들의 마음을 잘 붙잡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바다 뷰를 독점하는 고층 호텔촌이 아니라 누구든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도시가 되길, 쇼핑과 컨벤션의 도시가 아니라 휴양과 정착의 도시가 되길, 슈퍼카들이 굉음으로 공기를 찢는 도시가 아니라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뛰어다니는 마을이 되길 바란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정말로 해운대가 ‘한적한 바다 마을’이 된다면 그것도 찬성이다. 한적하더라도 그 안에서의 지역민 먹고사니즘은 해결될 수 있는 도시가 되면 좋겠다.
_〈파랑이 넘쳤던 나의 해운대〉 中
기본정보
ISBN | 9791197890505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5월 31일 | ||
쪽수 | 126쪽 | ||
크기 |
112 * 176
* 11
mm
/ 22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로컬 에세이 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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