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앵무새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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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 2022년 선정
시인은 첫 시집 『체 게바라 치킨 집』에서 ‘골목에 소속’된 자로서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이름 없는 존재들을 사려깊게 바라보고 그들의 신음에 귀기울이며 골목의 풍경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 시집에서는 그 시선을 더 깊고 넓게 밀착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시집은 일상의 서사를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시의 본원적인 것을 되새김하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작품 해설을 맡았던 고봉준 평론가는 “임경묵의 시는 ‘다른 방식’으로 본 일상의 풍경”이라고 규정한다. “모든 숭고한 것들은 언제나 실망스러울 정도로 평이한 말들로 설법되는 법이다.”라는 장 그리니에(Jean Grenier)의 말을 인용하면서 임경묵 시인이 발견하는 ‘시적인 것’의 의미를 재확인해준다.
시집 『검은 앵무새를 찾습니다』 는 요즘의 젊은 세대처럼 독자에게 놀랍고 기괴한 현대성의 충격을 안겨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적 대상과 현실 세계의 이면을 드러냄으로써 무뎌졌던 우리의 일상적 감각을 뒤흔들어 놓는다.
임경묵 시인에게 ‘일상’은 그저 우리에게 익숙한 차원의 것이 아니라, 예술을 통한 삶의 변화라는 문제의식이 대면하지 않을 수 없는 세계라는 점에서 중요한 시적 대상이 된다. 그래서 시인에게 ‘일상’은 그 자체로 긍정되어야 할 세계가 아니라 ‘다른 방식’, 즉 시적 인식을 통해 횡단되어야 할 세계이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당신은 검은 앵무새입니까?
목차
- 1부
꽃피는 스티로폼 13
새들의 나라 15
죽은 금붕어 18
검은 개의 기분 20
죽은 두꺼비 22
회전 놀이기구 24
해녀의 노래 26
콩나물 의무 자조금 28
오늘의 반찬 30
동백젓 32
검은 앵무새 34
그 섬 36
과(果)를 새기다 38
저녁의 태도 40
저 백만 개 목련 꽃눈 좀 봐요 42
2부
고등어구이 45
개그맨 1 47
개그맨 2 48
봄 3 49
봄 4 50
폐가의 자세 51
제비꽃과 내 그림자 52
새들의 경계 55
도리뱅뱅 56
두 대의 유모차 58
균열 60
어청도 솔새사촌 62
눈부시다는 말 64
평화통일기반 구축법 66
문신 68
3부
선감학원 73
버드나무 정원 75
천 일의 밤 78
해시(海市) 80
우두커니 82
무지개 양말 84
돌부리 86
솟대 88
성(
聖) 페트병 89
임춘묵 90
미싱 링크 92
커피의 힘 94
페르시안 고양이 96
해바라기 광배 98
가위 100
4부
버드나무 그늘에 앉아 105
립싱크 107
푸드 트럭 108
주머니 사용법 110
구름 찍는 실버 사진사 112
상춘(賞春) 114
은빛 새우 116
옥춘 118
개똥과 나비 120
박쥐 목격담 121
개그의 부활 122
물여우 124
버려진 자전거 126
코끼리 쇼 128
소금쟁이 130
해설 131
시선의 윤리 / 고봉준(문학평론가)
책 속으로
도토리 주우러 뒷산에 갔다가
폐광 근처에서 우람한 떡갈나무를 발견했다
떡메로 나무 허리를
떠엉- 떠엉- 치니까
도토리가 후드득후드득 쏟아졌다
거기서 박쥐를 보았다
처음엔 빈 벌집이 떨어졌나 했는데
나뭇가지를 꼭 붙들고 거꾸로 매달려 있던 그것……
죽은 박쥐였다
박쥐는 얇은 먹종이 같은 두 날개로
얼굴과 귀를 꼭 껴안고 있었다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발로 낙엽을 끌어 덮어 주고
산에서 내려오는데
폐광에서 검은 박쥐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한 떼는 강 건너 미루나무 숲으로
더러는 마을로 날아갔다
박쥐 뒤를 따라
저녁이 빠르게 늙어 가고 있었다
- 「박쥐 목격담」 전문
사내는 꽤 점잖은 편이다
매직펜으로 반듯하게 쓴 〈토스트+우유=2500원〉 피켓을 들고
트럭 옆에서
지나는 차들을 향해 공손하게 서 있다
머리에 수건을 두른 여자가
트럭 안에서 식빵을 굽는다
외곽에 딸린 변전소 앞길은
공단 가는 지름길,
키다리 송전탑들이 고압적인 자세로
이곳을 지나는 차들과
전봇대에 대충 기댄 푸드 트럭을 내려다보고 있다
빗방울이 굵어졌나
사내는 왼손엔 피켓을
오른손엔 우산을 들고
식빵을 굽는 여자 옆에서 다시 마네킹처럼 서 있다
팬에 노릇노릇 구워진 식빵을 뒤집으며
여자는 가끔
목을 길게 빼고 도로를 내다본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
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다 서기를 반복한다
밀린 주문은 없다.
-「푸드 트럭」 전문
애인 손은 작은 새였네
새로 산 내 체크무늬 잠바 주머니에 작은 새를 불러와
애인과 나란히 걷고 싶었는데
새는 멀리 날아가고
나는 저만치 날아가는 새를 바라보며
주머니 주름만 만지작거렸네
물 밖에 나오면 몸이 버터처럼 녹아 버린다는
바이칼 호수의 어떤 물고기처럼
주머니에서 손을 빼자
열 손가락이 줄줄줄 흘러내렸네
한때 내 주머니의 주머니였던 아버지는 주머니가 참 가벼운
사람
생활비 좀 달라는 어머니에게
북두갈고리 같은 손으로
주머니 탈탈 털어
주머니의 뿌리를 보여 주었지
마지막 입은 수의엔
빈털터리 주머니마저 없어서
불린 생쌀 한 줌 입 속에 겨우 넣어 드렸네
굳게 다문
푸르스름한 입이
그의 마지막 주머니였으니…….
-「주머니 사용법」 부분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계신 아버지 만나러
주말마다 천안 내려갈 때
아산만방조제 지나 늘 만나던 버들집
도리뱅뱅을 잘한다는 그 집
어탕국수가 제법 맛있다는 그 집
아버지 퇴원하면 단둘이 한번 와 보려고 꾹 참고 지나쳤던 그
집을
아버지 삼우제 지내고 들렀습니다
혼자 도리뱅뱅을 주문하고
혼자 도리뱅뱅을 먹었습니다
죽음의 주모자를 찾을 수 없게
입 꼭 다물고
사발통문처럼 누워 있는 빙어들……
한 마리 한 마리 또옥 또옥 떼어 먹었습니다
아버지 퇴원하면
어스름 저녁 어깨동무하고 비밀스럽게 오려고 했던 버드나무
아래 그 집에서
젊은 날 아버지처럼
- 「도리뱅뱅」 부분
출판사 서평
윤리적 시선의 연대 그리고 가족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겸손하며 이타적이다. 자기 중심적으로 대상을 주체화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대상에 이입하려는 태도를 강요하지 않는다. 세계를 제어하는 자율적 주체의 모습도 보이려 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위계의 질서를 거부하고 시적 풍경이나 대상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대신에 연대의 마음으로 그것들을 인정한다. 무가치한 것을 무가치한 상태로 두지 않고 모종의 의미를 끄집어내는 시적 자세가 임경묵 시인의 시적 미학이다.
또한‘가족’은 임경묵의 시 세계의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의 ‘나’가 포함된 연재적 가족보다는 유년의 ‘나’를 중심으로 한 원초적 가족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든든한 보금자리로서의 가족의 본질과 인간의 성장이 이 안에 녹아 있다.
시인은 무심히 흘러가는 세상의 시간과 어느 날 어느 시간에 멈추어 더 이상 흐리지 않는 실존적 시간의 어긋남에 개입하기보다는 ‘우리’의 목소리에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세상을 기억한다. 임경묵의 이번 시집은‘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일상’에서 시작하여 세상의 주변과 경계에 놓인 타인의 삶과 주목받지 못하는 사물에게로 시선을 확장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기본정보
ISBN | 9791197509063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6월 20일 | ||
쪽수 | 152쪽 | ||
크기 |
140 * 20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인의일요일시집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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