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워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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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이애경 작가가 일상에서 채집한 작은 기쁨과 위로의 문장들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건
에베레스트에, 심연에, 우주 끝에 있는 게 아니었다.
바로 내 곁에, 일상에 있었다.
보통 사람들의 보통의 언어 속에
그 모든 답이 있었다.”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곳, 제주에서 전해온 유기농 힐링 에세이
따듯하고 섬세한 필체로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주었던 이애경 작가가 더욱 담백하고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왔다. 전작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에서 서울에서의 삶과는 정반대되는 제주에 살면서 자신에게 맞는 삶의 속도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냈다면 《마음을 비워둘게요》에서는 좀 더 단순해지고 담백해진 삶의 가장 가까이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제주에서의 삶은 작가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지금 작가를 변화시키고 있는 건 누군가의 강요도 잔소리도 아닌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들이다. 텃밭을 가꾸고 정원을 다듬고 숲을 거닐며, 작은 서점을 운영하며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작가는 삶의 소소한 단면들을 놓치지 않고 특유의 시선으로 마법 같은 순간을 포착해내 글로 풀어냈다.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따라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찬찬히 마음을 비우고 그 자리를 다시 단단한 생각들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애경
서울을 떠나 제주에 내려온 후 마음을 다해 대충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연예, 음악 담당 기자로 일했고 조용필, 윤하 등 다수의 곡에 노랫말을 붙이는 등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왔다.
현재는 작은 마을 소길리에서 책방 섬타임즈를 운영하며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그냥 눈물이 나》,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나를 어디에 두고 온 걸까》, 《너라는 숲》,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mo_rra_
목차
- 프롤로그
1 오늘도 나를 알아가는 중입니다
나에게 예쁘면 꽃이죠
어떤 일을 해야 미래가 보이는 건데?
눈은 손보다 게으르다
저렴한 것만 찾으면 저렴한 인생이 되는 거야
필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반드시 주어진다
잘라야 할 가지는 잔가지일 때 잘라야 해요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가닿을 때
열심을 내지 않기로 한다
넘어질 자유를 주세요
뻔뻔과 살아남기의 사이
늘 별일이라고 답하는 사람
나, 이애경이야
2 한 걸음 한 걸음 너그러움을 향해
책도 다 팔자가 있는 것 같아요
하나 시켜서 나눠 먹을 수도 있죠
다금바리가 오늘 밤만 넘기면 되는데
혼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놀이
저는 공룡이 정말 좋아요
다음 세대에게 남겨주는 거죠
빨리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
모르는 사람 이야기를 들을 나이는 지났어요
나무가 가시를 내는 건 약하기 때문이에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기적으로 지내요
아이들은 밥만 잘 먹어도 칭찬받아요
‘어어어’ 하다가 그렇게 되었어요
3 나다움을 유지하면서
못 그리는 그림은 없어요. 덜 그린 그림만 있을 뿐
당신의 자리에서 꽃을 피우세요
고양이에게서 배운다
막 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이유
나를 위해 ‘기꺼이 하다’
평범하든 평범하지 않든
나는 일희만 할래요
비교라는 독을 마시지 마라
가끔 또라이로 살아도 괜찮아
세상에 헛된 사랑은 없다
내가 원하지 않는 곳에 있으면 잡초죠
4 되도록 가볍게 조금 더 유연하게
지구에서 꽃 한 송이를 꺾으면 가장 먼 별이 움직인다
시련에 웃으며 대처하는 법
신이 계시니 큰 문제는 아니지요
아주 천천히 움직여도 재촉하지 말아요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 그러면 버티기 힘들어
아프지만 확실한 변화의 계기
우정에 멈춤이 필요한 순간
마침표를 잘 찍어야 해
한 번뿐인 인생이니까
이별을 말하는 법
가장 늦게 왔으면 하는 일
삶의 모든 순간은 위로다
책 속으로
온 동네서 날아온 잡초 씨앗들이 동면을 끝내고 봄이면 파릇하게 솟아난다. 잡초들은 무럭무럭 자라 봄이 끝나기도 전에 열대우림의 무성한 수풀처럼 세력을 확장한다. 그래서 이제는 잡초 같은 인생, 이라는 말로 삶을 폄하하지 않는다. 잡초의 길고 노련한 생명력을 체득해서다.
봄이 되어 잡초가 어느 정도 자라나 손맛을 느끼며 뿌리째 뽑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2~3일 집중적으로 잡초를 뽑는다. 제주말로는 ‘검질을 맨다’. 잡초는 뽑고 뒤돌아서면 그새 자라있다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을 속도로 빨리 자란다. 여름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잡초를 뽑아야 한다. 이 작업을 해내지 못하면 밭이 무성해져 아예 손을 쓸 수가 없다.
15~16p '나에게 예쁘면 꽃이죠' 중에서
제주에는 내비게이션에 나오지 않는 길이 많다. 농로지만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도 있고, 너른 밭 사이에 만들어진 길도 있다. 남편은 아스팔트가 깔린 길을 가다 가끔 핸들을 틀어 흙길로 달리거나 농로처럼 보이는 곳으로 들어간다. 조금 가다가 길이 사라질 것 같으면 조급해진 내가 묻는다. 잘못 가는 게 아니냐고. 그럴 때마다 남편은 이렇게 답한다.
“틀린 길은 없어, 조금 돌아가거나 덜 돌아가는 거지.”
그 대답의 끝에는 늘 새로운 길이 펼쳐져 있다. 때론 잘못되었다고 느낀 그곳에서 새로운 길을 만난다.
22p '#틀린 길은 없다' 중에서
전정 1년차와 2년차, 또 3년차에 나무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처음에는 나무에게 미안했지만 나무를 사랑한다면 과감하게 가지를 쳐내야 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게 깨닫는다.
삶도 그런 것 같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늘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미적미적하다 일이 커진 후에는 수습하기가 더 어렵다는 걸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특히 내가 상처를 받거나 해치는 방향으로 관계가 자라고 있다면 끊어내는 게 맞다. 통풍이 잘 되고 햇빛을 잘 받도록 적당히 가지치기를 해야 나도 튼튼하고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단단해진다.
37p '잘라야 할 가지는 잔가지일 때 잘라야 해요' 중에서
어느 날 멘토와 이야기를 나누다 친한 동생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내 눈에 그녀가 상처받고 힘든 길로 들어서는 게 너무 선명하게 보였지만 그녀의 선택을 반대하지 않았고, 결국 일이 그렇게 되었다고. 그리고 주위에 말리고 싶은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 상관할 수도 없고 안 하자니 안타깝고….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멘토가 말했다.
“그들에게 넘어질 자유를 주세요.”
넘어질 게 빤히 보여 어떻게든 그 길로 가는 것을 막고 싶더라도 그건 나의 일이 아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넘어질 자유를 주는 것이 결국은 상대를 아끼는 일이라는 것. 안타깝지만 내가 할 일은 상대가 해보기도 전에 말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이다.
49~50p '넘어질 자유를 주세요' 중에서
살면서 이런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생각해본다. 덜 해보고 노력도 하지 않고 내가 ‘소질 없음’이라는 수식을 붙인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덜 공부한’ 공부, ‘덜 연주한’ 피아노, ‘덜 해본’ 요리 등 나는 작고 큰 꿈들을 얼마나 미루었을까. 굳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뭔가 하고 싶은 어떤 것에 진심을 담아 100시간을 투자해본 적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 꿈들이 있던 곳은 ‘재능 없음’의 폴더가 아니라 ‘덜 해봄’이라는 폴더였던 것이다.
113p '못 그리는 그림은 없어요. 덜 그린 그림만 있을 뿐' 중에서
출판사 서평
“복잡한 삶에서 멀어질수록 나이가 들수록 하나씩 가지치기가 된다.
내 인생을 덮고 있던 수많은 가짜들,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쳐낼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것도 익숙해진다.
결국 삶이 고요해지면 나를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니까.”
보통의 순간, 보통의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삶의 균형을 찾는 법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가까운 이들과 때론 낯선 이들과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간다. 그러다 예기치 못한 순간에 누군가 툭 내뱉은 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때가 있다. 이런 말들은 온기를 품고 있어서 인생을 좀 더 긍정적으로, 내 속도대로 살아볼 용기와 힘을 준다.
작가는 자신만의 속도로,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삶을 실천 중이지만 자꾸만 흐트러지는 마음의 답을 이런 순간들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골목을 오가는 이들을 위해 돌담 옆에 꽃을 심어 아름다운 풍경을 나누는 이웃의 작은 배려에서, 책방 손님들의 오가는 대화 속에서, 때론 누군가의 민낯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면서 깨달은 생각들, 사소한 일상에서 울림이 있는 문장들을 마주할 때마다 꾸준히 기록해두었다.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쌓아온 고정관념이나 아집을 내려놓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나는 당연하다 믿는 것이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좀 더 해보고 싫은 것, 해야만 할 것 같았던 것들은 억지로 더하려 하지 않고 덜 하지도 않는 것, 여느 때처럼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좋은 에너지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또 나누며 사는 것. 작가는 삶의 중심을 찾고 균형을 잃지 않으며 살아가는 법에 대해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마주한 이야기들로 찬찬히 풀어낸다.
“내가 당연하다 믿었던 것들, 그래서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이 늘어날수록 타인에 대한 이해도 조금씩 더 깊어진다.”
대단한 인물들의 거창한 말이나 조언이 아니라 곁에 있는 누군가, 우연히 만난 이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더 큰 힘이 된다. 보통 사람들과 보통의 시간에 일상을 나누다 발견한 문장들에는 그들의 시간과 경험이 오롯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이애경 작가가 때론 가볍게 때론 묵직하게 풀어낸 이야기들을 통해 또 한 번 따스한 위로와 삶에 온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7157219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6월 23일 |
쪽수 | 192쪽 |
크기 |
117 * 177
* 14
mm
/ 217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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