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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 추천도서 > 한학사 추천도서 > 2021년 선정
‘제국의 신민’으로서 민족의 정체성을 원효에서 찾다
한편 김병길 교수는 “이광수는 『원효대사』에서 원효와 자신을 은연중 동일시함으로써 그의 정치적 판단과 일련의 친일 행보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해석한다. “원효를 종교적 인물로서보다는 현실 정치의 난관을 헤쳐나가는 영웅적 존재로 형상화한 것”이 그 단적인 물증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광수는 친일로 비친 자신의 선택이 민족을 위한 결단이었다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이광수 스스로가 끊임없이 가한 최면이었을 수 있다”고 보는데, 그럼으로써 결과적으로 이광수는 “식민 시기 제국과 식민지 조선,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회색지대에 서 있는 모양새로 남았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이 작품 『원효대사』를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그가 끊임없이 민족을 말하였으되, 그 기표가 끌고 다니는 기의의 불온함이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농후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민족이라는 이름의 큰 가면으로 얼굴을 치장했으되 정작 자신의 알몸은 가릴 수 없었던 이광수의 민족주의는 그렇듯 균열과 모순으로 점철돼 있다. 거렁뱅이 원효처럼 도처를 떠돌던 이광수의 민족주의가 마침내 도달한 지점이 『원효대사』였으니, 그에게 이 창작은 제국의 신민으로 새롭게 주조된 민족의 기원을 찾고자 과거로 향한 여정이었다 할 것이다.”
한편, 이광수가 창작한 역사소설 중에서 『원효대사』가 지닌 독창적인 면모의 하나는 풍부한 우리말 어휘와 표현에서 발견된다. 이광수는 이 작품에서 고유어 표현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어원과 함의까지도 밝혀놓고 있다. 김병길 교수는 “특히 신라 고신도, 곧 국선도(國仙道)의 기원과 수련 과정을 원효의 행적을 통해 상세히 설명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 「용신당 수련」 장은 가히 문헌학적 탐구라 할 만하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작가정보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 1892∼1950)는 한국 현대소설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가장 중요한 작가다. 조선왕조의 국운이 기울어가던 구한말에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하여, 일찍 부모를 여의고도 두 차례에 걸친 일본 유학을 통하여 근대사상과 문학에 눈뜨고 이를 한국적 사상 및 문학 전통에 접맥시켜 새로운 문학의 시대를 열어나갔으며, 한국전쟁 와중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붓을 놓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놀라운 창작적 삶을 이어간 작가였다.
그는 『무정』, 『재생』, 『흙』, 『유정』, 『사랑』 등으로 연결되는 본격 장편소설들을 통하여 한국 현대소설의 ‘제1형식’을 창출하였고, 『매일신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한글 신문과 『조선문단』, 『동광』 등의 한글 잡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문필 활동을 펼침으로써 현대 ‘한국어 문학’의 전통을 수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나아가 그는 『마의태자』, 『이차돈의 사』, 『단종애사』, 『이순신』, 『세조대왕』, 『원효대사』, 『사랑의 동명왕』 등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시대적 사건과 인물을 소설화함으로써 민족적 위기의 일제강점기에 역사의 기억을 소설의 장에 옮겨 민족적 ‘자아’를 보존하고자 했다.
요컨대, 그는 한국 현대소설의 성립을 증명한 『무정』의 작가요, 도산 안창호의 유정 세계의 꿈을 이어받은 사상가요, ‘2·8 유학생 독립선언’을 주도하고 상해로 망명, 임시정부에 가담한 민족운동가요, 민족적 ‘저항’과 ‘대일협력’의 간극 사이에서 파란만장하고도 처절한 생애를 살아간, 험난한 시대의 산증인이었다.
감수 김병길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 후 동 대학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현대소설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역사문학, 속(俗)과 통(通)하다』, 『역사소설, 자미(滋味)에 빠지다』, 『정전의 질투』, 『우리말의 이단아들』 등이 있다.
목차
- 발간사
원효대사
제행무상(諸行無常)
번뇌무진(煩惱無盡)
파계(破戒)
요석궁(瑤石宮)
용신당(龍神堂) 수련
거랑방아
재회(再會)
도량(道場)
작품 해설
역사의 무대에서 정교일치의 세계를 꿈꾸다_ 김병길
책 속으로
“‘물에 있을 때에는 젖어도 나오면 그만이다.’ 하는 연꽃의 비유는 많이 듣고 많이 말한 것이지마는 원효는 제 마음이 결코 연꽃이 아님을 깨달았다. 한번 물이 묻으면 좀처럼 마르지 아니하는 솜과 같은 마음임을 알았다.”
출판사 서평
춘원의 ‘빛’과 ‘어둠’ 망라한
‘춘원 이광수 전집’ 3차분 4권 출간
태학사는 춘원연구학회와 함께 이광수가 남긴 모든 글을 묶어 새로이 선보이는 ‘춘원 이광수 전집’을 기획하여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8권(『무정』, 『개척자』, 『허생전』, 『일설 춘향전』, 『마의태자』, 『단종애사』, 『유정』, 『사랑』)을 발간한 데 이어, 3차분으로 현대물 2종 『재생』과 『사랑의 다각형』과, 역사물 2종 『이순신』과 『원효대사』를 출간했다.
1962년 삼중당판 전집(전20권)과 1979년 우신사판 전집(전11권) 이래 40년 만에 선보이는 태학사 판 ‘춘원 이광수 전집’(전35권)은, 첫째 이광수가 남긴 ‘모든’ 글을 수록하고, 둘째 연구 조사를 통해 작가의 의도가 가장 잘 살아 있는 저본을 선택하며, 셋째 오늘의 감각에 맞는 현대어로 펴냄으로써 동시대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세 가지 편찬의도에 따라 출간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전집은 “이광수의 진면목과 전체상을 가감없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하여, 그의 업적과 과오를 사실대로 보여준다”는 데 그 출간의 의의가 있다. 춘원의 ‘명(明)’과 ‘암(暗)’을 가리기 위한, 그럼으로써 춘원 연구의 정당한 토대를 만들어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라는 것이 이 전집 출간의 의의이다.
전집의 후속권으로 『그 여자의 일생』, 『이차돈의 사』, 『세조대왕』 3권을 올 7월에 출간할 예정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964146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5월 25일 | ||
쪽수 | 536쪽 | ||
크기 |
155 * 218
* 34
mm
/ 80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춘원 이광수 전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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