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지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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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이별은 연습도 아프다』에 실린 421편의 치매행 연작시 중에 119편을 가려 뽑았다.
시집 네 권에 실린 시들 모두 애틋하지만 그중에서도 아내를 바라보는 시인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시들과 아내에게 투영된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들을 위주로 묶었다.
시인은 마음이 지워지고 있는 아내를 오랫동안 돌보면서 함께한 일상을 선명하게 시에 담아 두었다.
부부는 죽음으로 이별하지 않는다. 그걸 아내도 아는지 자신을 지우면서 남편이 쓴 시 속으로 자리를 옮긴다.
치매를 주제로 시를 쓰는 시인 거의 없다. 그런 걸 보면 홍해리 시인은 참 대단한 분이다.
아내가 마음을 다 지울 때까지 오랜 시간 곁을 지켜 주었다.
그 묵묵함이 시를 쓰게 했겠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시선집에 담긴 119편의 시들이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정보
약력
* 충북 청주에서 출생.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1964)하고 1969년 시집『투망도投網圖』를 내어 등단함.
* 시집
『투망도投網圖』(선명문화사, 1969)
『화사기花史記』(시문학사, 1975)
『무교동武橋洞』(태광문화사, 1976)
『우리들의 말』(삼보문화사, 1977)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민성사, 1980)
『대추꽃 초록빛』(동천사, 1987)
『청별淸別』(동천사, 1989)
『은자의 북』(작가정신, 1992)
『난초밭 일궈 놓고』(동천사,1994)
『투명한 슬픔』(작가정신, 1996)
『애란愛蘭』(우이동사람들, 1998)
『봄, 벼락치다』(우리글, 2006)
『푸른 느낌표!』(우리글, 2006)
『황금감옥』(우리글, 2008)
『비밀』(우리글, 2010)
『독종毒種』(도서출판 북인, 2012)
『금강초롱』(도서출판 움, 2013)
『치매행致梅行』(도서출판 황금마루, 2015)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매화에 이르는 길』(도서출판 움, 2017)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도서출판 움, 2018)
『정곡론正鵠論』(도서출판 움, 2020)
『이별은 연습도 아프다』(도서출판 움, 2020)와
* 시선집
『洪海里 詩選』(탐구신서 275, 탐구당, 1983)
『비타민 詩』(우리글, 2008)
『시인이여 詩人이여』(우리글, 2012)
『洪海里는 어디 있는가』(도서출판 움, 2019)를 냈음.
목차
- 치매행
입춘 추위 13
다저녁때 14
어린아이 16
어느 날 문뜩 17
낯선 길 위에서 18
안개 19
병원길 20
꿈길에 서서 21
짝 22
손톱 깎기 23
흔적 24
노래 25
약속 27
가을 하늘 28
문답연습 29
나도 가면 안 돼? 30
빈집 31
행복 32
집착 33
맹꽁이타령 34
마취 35
봄날은 간다 36
필화 38
팔베개 39
꽃비 40
꽃은 왜 지는가 41
탓 42
아내는 부자 43
아침 풍경 44
그믐달 45
집사람 48
아내새 49
옷 50
막막봄날 51
자리 52
절벽 53
화두 54
5월 55
반짝 56
고집불통 58
여보, 사랑해! 60
백야 61
슬그머니 62
황혼 63
바위보다 깊은 잠 64
겨울 들녘 65
촐촐하다 66
시인 67
매화에 이르는 길
봄날 한때 70
어른애 71
짓는다는 것 72
늙은 밥 73
낙타행 74
가벼워지기 75
이별 연습 76
그러려니 78
일요일 오후 80
귀향歸鄕 81
투명감옥 82
이게 나야? 83
치매약을 복용하다 84
집으로 가는 길 86
두덜두덜 88
절해고도 92
돌아가는 길 93
역설 94
자식들에게 96
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
눈물부자 98
늙은 소 99
세월이 약이니까 100
죄받을 말 101
마지막 편지 102
늙마의 노래 103
늙마의 집 104
환청 또는 이명? 105
깜깜절벽 108
침묵의 나라 109
이중국적자 110
귀뚜라미 111
내 탓 112
눈의 말 113
끝나지 않은 전쟁 114
울컥 116
쪽잠 117
이 막막함이라니! 118
아내의 지우개? 119
눈으로 하는 말 120
이별은 연습도 아프다
만시지탄 122
인지증 123
밝은 절망 124
시를 찍는 기계 125
부부별곡 126
겨울잠 127
시간은 제자리 128
아내의 생일 130
안에만 있는 아내 132
꽃은 아프다 하지 않는다 135
집 136
내가 간다 137
? 허허 138
이별 139
호사로다 140
노망 141
눈썹잠 142
초아흐레 달 144
메멘토 모리 146
왜 이러고 있어? 147
후회하면 뭣 하나 148
섣달 초이렛날 149
아내를 팔다 150
치과에서 151
애절 154
우주론 155
이별 156
이별은 연습도 아프다 157
독? 158
? 치매 159
수의에는 왜 주머니가 없는가? 160
? 흰 그림자 161
출판사 서평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시인에게는 시가 될 것이다.
홍해리 시인은 평생 시를 쓴 사람이다. 시인의 마음에는 촘촘한 그물이 있어서 작은 것이 걸려도 그걸 알아차리고 시로 만들어 놓는다.
그런 마음에 아내라는 존재는 얼마나 클 것인가.
점점 아이가 되어가는 아내를 돌보지 않았다면 아마 치매행 시편들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사람도 변해가고 있다.
변하지 않고 사랑은 지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랑은 오래 묵으면 의리가 된다.
시인이 보여준 의리는 꼭 작약꽃 몽우리처럼 단단하다.
『마음이 지워지다』 시선집을 읽는 독자들 마음에도 붉은 작약꽃이 피길 바란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860776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7월 08일 |
쪽수 | 162쪽 |
크기 |
132 * 211
* 12
mm
/ 25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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