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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내 삶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말하는
열두 편의 환경 에세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감수성으로
긴급한 문제에 응답할 수 있을까
『에코 에쎄이』는 환경 전문가가 쓴 책이 아닙니다. 논리적이거나 기승전결이 있는 책도 아닙니다. 다만, 모두 각자의 감수성으로 '환경'이라는 긴급한 물음에 답하고 있습니다. 하나로 통일될 수 없는 다양한 삶을 담아낸 『에코 에쎄이』는환경 안에서 환경의 차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환경'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삶/일상의 현장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일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만의 유일무이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다른 상상력, 다른 감각으로 환경의 구체성을 담은 열두 편의 〈에코 에쎄이〉가 후원자분들께 자신만의 환경 이야기를 쓰게끔 하는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즐겁고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환경을 이야기하는 〈에코 에쎄이〉가 하나의 선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종이부터 인쇄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환경 책
『에코 에쎄이』의 표지, 속지, 띠지는 생태 종이와 환경인증 용지로 제작되었고, 모두 콩 잉크로 인쇄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보다 폐종이로 재활용이 잘 되게끔 코팅 없이 책을 만들었고, 유해물질 발생이 적은 제본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작가정보
편집자, 디자이너 또는 사기꾼이다. 예술가 또는 변호인. 방랑가 또는 노숙자. 흐릿하고 희박하지만 새로운 감수성을 발견해내는 것의 고통을 감내하는 삶,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생각이 추동하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훌륭한 사람의 눈과 입을 빌리고 닮고싶은 것들의 얼굴을 향해 달리고 있다. 환경이라는 주제 앞에서 나로부터 출발해 내 삶에 당위성을 부여해주는 말을 뱉어내기 위해 식물-인간 근처를 떠돌며 글을 썼다.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이다. 쓸데없이 요것조것 수집하고, 신문 만드는 직장으로 출근하고, 아마추어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한다. 을지로 디학 1기다.
전주에서 독립워커의 커뮤니티 공간 ‘자유실험’을 운영한다. 일과 삶에 대한 고민과 경험을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고,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자리를 기획한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조명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조직에 속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일한다. 얼마 전까지의 이야기다. 지금은 일과 삶의 서식지를 서울로 옮겨 뭐든 처음 해보는 것들만을 앞두고 있다. 올해 첫 여행에서 발견한 문구를 변주하며 한 해를 살아가려 한다. new ways of working!
여러가지 영역의 디자인을 맛보다가 브랜드 경험 디자인을 골랐다. 줄곧 IT영역에서 브랜드를 전개해오고있다. 커피와 알앤비가 있다면 어디서든 행복하다. 40대에는 마당 넓은 집에서 골든리트리버와 사모예드를 키우고 사는 게 꿈이다.
디자이너, 작가이다. 에이전시와 스타트업에서 UI 디자이너로 일했다. 『열두 번의 점심, 열두 개의 은유』를 썼고 「Open Editor」에 디자인 대안학교와 지속 가능한 공동체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디자인부터 국악까지, 패션부터 공학까지 여러 문화를 탐구하고 있다. 글쓰기와 디자인을 중심으로 세계관을 전개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개인의 창조적 태도, 해체와 재해석을 주제로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목차
- 구안나 점심 일기
김진경 쓰레기 만들지 않는 장, 불모지장
이한별 에코백은 더 이상 에코 프렌들리 하지 않다
김상혁 환경을 이해하는 나만의 접근 방법
김영서 어쩌다 환경 수다
이다은 지구를 구할 수는 없지만 내게는 의미 있는
최지민 온전히 결정할 수 있는 건
백송이 To. 풍경이었던 너에게
현재호 너도나도 이효리도
황지은 원터치텐트와 감자탕
정동규 식물-인간 앞에서 망설이기
양채윤 은행나무 은행나무, 은행나무
편집자 레터
책 속으로
라면처럼 혹은 원터치텐트처럼 쉽게 일을 벌이는 수단에 대해 생각한다. 쉽게 먹고 쉽게 쓰는 일에 관해.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일에 관해. 그런 일들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들을 지운다. 가는 길을 몰라서 오는 길도 모르는 것처럼. 그래서 뒤늦게 이런저런 규칙을 만들고 학습하는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빼앗은 것들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그럼에도 아직 접지 못한 원터치텐트와 미각을 자극하는 라면이 주위에 널려있다. 지난한 과정을 도려내고 안일하게 갈취한 그 전리품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장차 일어날 일의 기미를 얄팍한 달콤함으로 위장한 채.
─ 황지은, 「원터치텐트와 감자탕」 중
반면 식물은 인간으로 하여금 죄책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죽음을 담지하지 않은 방식으로 자기자신을 줍니다. 저는 이를 ‘선물’이라고 부르려 합니다. 식물의 선물은 우리에게 윤리적 울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죽음을 담지하지 않기에 식물은 무조건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선물을 주지 않습니다. 식물은 인간이 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자신의 고통을 담지하지 않은 조건없는 선물의 형태로 건네줍니다.
─ 정동규, 「식물-인간 앞에서 망설이기」 중
집 근처 시장에 자주 가는 과일 가게가 있다. 그 과일 가게에 들러서 먹고 싶은 과일을 고른다. 웬만하면 포장 없는 과일 중에 골라 본다. 내가 과일을 고르면 가게 아저씨는 빠르게(정말 빠르시다!) 가게 기둥에 매달려있는 검은 봉지를 잡는다. 가게 아저씨가 검은 봉지를 펼칠 때 나는 손수건을 펼쳐서 "여기에 담아갈게요"라고 말한다. 참고로 방울토마토나 체리가 손수건에 담기 좋다. 처음에는 펼쳐진 손수건을 보고 멈칫하시던 아저씨가 이제는 이런 광경이 익숙하신지 플라스틱 바구니를 가져오셔서 바구니 위에 손수건을 깔고 과일을 담아주신다. 과일을 담은 손수건의 양 끝을 묶어서 손목에 걸고 집에 간다. 나는 묵직해진 손목으로 집에 갈 때 행복하다. 그리고 그 손수건은 다시 세탁되어 다른 날 동료들과 나눠 먹을 군고구마를 담고 나서 또 내 손의 물기를 닦는 일을 한다.
─ 구안나, 「점심 일기」 중
아룸다움. 나는 은행나무를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다. 은행나무는 아름답다. 과거에는 차마 알아차리지 못했던,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은행나무의 아름다움을 나는 재작년 그 초여름에 알아차린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의미 했다. 초여름, 나의 중심은 오직 은행나무였다. 나는 온동네를 걸어 다니며 길가에 있는 은행나무에게 모두 눈으로 인사하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 양채윤, 「은행나무 은행나무, 은행나무」 중
출판사 서평
환경에 대해 성공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환경’이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불확실하게 만드는 수많은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많은 환경 이야기 속, 우리가 놓쳐왔던 것(또는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이야기)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개개인이 가진 삶의 특수성, 그리고 그런 삶과 감수성들의 무수한 차이, 그것으로 발생하는 불일치일 것이다.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 편재해 있는 환경 사건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들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의미를 획득해가는 환원불가능한 개인의 삶은 객관적인 현실적 사실과 논리만큼이나 매우 중요한 실천의 장이다. 그래서 『에코 에쎄이』는 환경 이야기의 또 다른 항, “무엇이 사회적으로 옳은가”보다 “무엇이 나에게 중요한가”를 말한다.
각자의 촉박함으로부터 출발해 ‘환경’이라는 단어 앞에서 대답해나간 열두 편의 에세이는 환경이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었던, 우리가 미처 이야기하지 못했거나 가볍게 생각했거나 상관없다고 여겼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12명의 에세이가 담긴 책이기도 하지만 환경이 자기자신을 설명하는 책이기도 하다. 하나로 통일될 수 없는 다양한 삶을 담아낸 이 기록은 환경이라는 단어 안에서 스스로 수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환경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삶과 일상의 현장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804671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6월 04일 | ||
쪽수 | 216쪽 | ||
크기 |
106 * 188
* 18
mm
/ 22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텍스트 프레스와 친구들 총서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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