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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시대 미술사를 재정립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션 중 하나입니다. 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 할 수 있는 《박이소: 기록과 기억》전은 20세기 후반 한국미술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한국 미술사의 맥을 짚어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특히 지난 2014년 유족이 국립현대미술관에 특별 기증해주신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안타깝게도 요절한 작가 박이소의 삶을 아우르는 기록과 기억을 담고자 했습니다. 박이소는 1980년대 중반 이후 2004년 작고하기까지 20년간 뉴욕과 서울을 배경으로 독특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온 작가입니다. 그는 작가로서는 물론 동시에 큐레이터, 평론가, 교육자로서 동시대 한국 및 국제미술계에 다각적인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80년대 이후 민중미술과 모더니즘으로 양분되어 있던 한국 미술계에 ‘경계’와 ‘모순’을 드러내는 그의 작품세계는 동료 혹은 후배작가들에게 일종의 출구를 제시해 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한 활발한 집필활동을 통해 뉴욕 미술현장의 담론과 전시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한편 한국미술을 뉴욕에 소개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관여하면서 두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90년대 중반 이후 여러 미술학교에서 선보인 미술교육은 여러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독특함과 참신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아직도 많은 동료, 후배작가들과 한국의 미술계가 여전히 박이소를 그리워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기록과 기억’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이번 전시가 ‘자료와 작품으로 기록된 작가’와 ‘우리가 기억하는 작가’를 함께 비교함으로써 그의 예술세계를 보다 정확히 바라보고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국립현대미술관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후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동관으로 이전하였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 부지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완공, 개관함으로써 한국 미술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1998년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 서관을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으로 개관하여 근대미술관으로서 특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1월 과거 국군기무사령부가 있었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전시실을 비롯한 프로젝트갤러리, 영화관, 다목적홀 등 복합적인 시설을 갖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건립ㆍ개관함으로써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8년에는 충청북도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개관하여 중부권 미술문화의 명소로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차
- 004 인사말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006 전시 기획글, 박이소: 기록과 기억, 임대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021 에세이
022 철호모이소 - 최성호
030 미끄러지는 사람이 뀐 썰렁방구 같은 : 박이소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 양효실
043 좋아서 하는 해야 할 일: 제도비판미술로서 박이소의 창작 외 활동 - 문혜진
061 작가노트
181 작가 약력
257 전시 전경
283 전시 출품작
329 출품작 목록
335 아카이브 출품 목록
340 박이소 관련 참고 문헌 목록
책 속으로
《박이소: 기록과 기억》전은 서로 교차되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시간적 흐름을 따라 펼쳐진 한 축은 작가 박이소에 관한 시각적 연대기다. 1980년대 중반에서 2004년 사망에 이르기까지 뉴욕과 서울 시기로 이어지는 약 20년간의 삶의 궤적을 작가노트를 비롯한 도큐먼트와 드로잉, 그리고 대표작품으로 재구성하였다. 작품이 중심이 되고 아카이브가 보조하는 보통의 회고전과는 달리 《박이소: 기록과 기억》전은 아카이브와 미술작품이 대등하게, 또는 오히려 아카이브가 전체 전시를 주도하는 형태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전시동선을 따라 관객은 시간의 경과 속에서 작가의 아이디어와 작품세계가 전개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박이소가 미국 유학길에 오른 1982년과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1995년을 기준점으로 뉴욕과 서울시기로 구분되는 그의 작품세계의 변모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8P, 전시 기획글, 박이소: 기록과 기억, 임대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나의 머릿속은 온갖 세상사를 이루고 있는 기존 질서에 대한 회의적 생각으로 가득한 것만 같다. 예를 들면, 심지어 내가 왜 작품 제작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또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인간이 노력하는 것이 당연히 여겨지는지를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서로의 의사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하지만 결국은 서로 오해하기 위해서 그런다는 생각도 한다. 인간에 의한 모든 의미 있는 생산물들도 결국 쓸모없는 쓰레기 더미가 되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한다.
0P, 작품에 대하여, 박이소
기본정보
ISBN | 9791196777135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1월 23일 |
쪽수 | 344쪽 |
크기 |
229 * 280
* 26
mm
/ 106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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