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이 병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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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쭈그러드는 당신을 위한 힐링과 공감의 에세이
작가정보
저자(글) 이지아
방송작가로 15년 넘게 다른 사람의 얘기만 쓰고 살았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얘기를 하고 싶어졌는데, 하필이면 소심하고 찌질함에 관한 얘기다. 멋진 모습이면 좋으련만…. 어쩔 수 없다. 이게 나인걸. 너무 소심해서 소심하다는 말도 못하고 살았다. 내가 소심한 걸 알게 되면 남들이 비웃거나 이용할 것 같아서 겁났고, 그렇다고 불쌍해 보이거나 지나친 배려를 받는 건 또 싫었다. 그래서 목도리도마뱀처럼 나를 부풀렸다. 센 척, 자신감 가득한 척, 당당한 척. 목도리 뒤에 감춰뒀던 소심함을 이제 글로 고백하려고 한다. 어쨌든 천생 소심한 글쟁이니까.
목차
- 프롤로그
알고 보면 모두가 소심하다 -4
1. 나보다 더 소심한 사람 나와 보라고 그래
그녀에게 말을 놓지 못한 이유 -14
5만9천 원짜리 필통이 가르쳐 준 것 -18
그해 여름 이탈리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22
영어와 소심의 상관관계 -26
인사를 잘 못 하는 사람 -30
돌고 돌아도 결국 소심 -34
당신의 ‘가장’은 무엇인가요? -38
삼계탕집 서빙하는 아줌마 -41
나는 마흔두 살에 자전거를 배웠다 -45
2. 남들은 원래 남들에게 관심이 없다
유명해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52
프로소심러가 스마트폰을 만났을 때 -56
다음아 다음아 내 글을 메인에서 내려놓아라 -59
수영을 배웠는데 익사한다고? -63
트림이 뭐 어때서 -66
넌 세상의 주인공이야. 단 너의 세상에서만 -70
남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 없다 -74
끊어진 관계를 되돌아보는 일 -78
3. 상처는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법이다
시어머니의 눈물 -84
언니의 그늘을 벗어나기 -88
남편에게만 못된 여자 -91
너만 참으면 다 편해라는 말 대신에 -95
딱 한 번만 시댁에 안 가고 싶다 -99
엄마를 닮지 않아 다행이다 -102
남들이 보면 좀 어때 -106
잘한다고 말해줄걸 -110
4. 그저 남들이 날 좋아해주길 바란 것뿐이야
대답 좀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116
언제나 먼저 지갑을 여는 이유 -120
지나친 배려는 배려가 아니다 -123
이효리가 부러운 이유는 방귀 때문이었다 -127
성격 좋다는 말의 함정 -130
네 입만 입이니? 내 입도 입이다 -134
베프가 되고 싶었던 욕심 -137
5. 그래! 나의 무기는 소심함이다!
소심한 방송작가가 업계에서 살아남는 비결 -142
소심한 엄마가 좋은 이유 -146
취향은 없지만 투시력이 있습니다 -150
소심한 당신, 글을 써라! -154
명품백 앞에서 소심해지지 않습니다 -158
우리는 생각보다 강하다 -162
당연한 게 정말 당연한 일일까? -165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이유 -169
6. 소심이 아니라 배려거든?!
나를 대하듯 남을 대한다 -174
소심한 여자가 브런치와 사랑에 빠졌을 때 -178
소심 안테나가 작동을 시작합니다 -182
스타벅스에서 만날까요? -186
조금 비겁하니 인생은 즐겁지 않았다 -190
그래서 술을 마십니다 -194
따듯한 말 한마디의 힘 -198
소심한데 외향적입니다 -201
좁고 깊은 관계를 선호합니다 -204
소심과 질투의 상관관계 - 208
7. 알고 보면 모두가 소심하다
남의 떡은 언제나 더 커 보인다 -214
소심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217
소심하게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221
소심함은 성격이 아니다 -224
알고 보면 다 똑같은 사람들 -227
누가 누가 더 소심한가 -230
솔직하면 좋을까? 나쁠까? -233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을까? - 236
사람을 단정 짓는 일 -241
에필로그
또다시 상처받을지라도 사랑하리 -246
나는 뒤끝 있는 사람이다 -249
책 속으로
불공평하다. 그녀는 생얼마저 예뻤다. 게다가 착했다. 예쁜 여자가 착하기까지 하면 어쩌란 말인가. 나보다 한 살이 어린 그녀는 계속 “언니, 말 놓으세요”라고 말했다. 나로 말할 거 같으면 처음 만난 사이여도 “나이도 더 많으신데 말 놓으세요” 하는 순간 “그럴까?” 하면서 말을 놓는 스타일이다. 이상하게 존댓말을 쓰는 것이 불편하다. 역시나 그녀의 제안에 “그럼 그럴게” 했지만, 이상하다. 자꾸 존댓말이 나온다. 내 평생 이런 일은 없었는데, 자꾸 존댓말이 나오는 내가 너무 웃겼다. 나는 그녀의 예쁜 외모에 쫄았던 것이다. - 「그녀에게 말을 놓지 못한 이유」 중에서 _p.15
가끔은 상상을 해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무엇으로 유명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책도 쓰고 TV나 라디오 같은 방송에도 출연한다. 그런 짜릿한 기분 좋은 일이 이어지는데, 문득 턱! 걸리는 것이 있으니 과거의 인연들이다. 정말 갑자기 과거의 내가 떠오르면서 함께했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이 유명해진 나를 보고 ‘쟤 저 정도 아니야. 저거 순 가식이야’라고 말하면 어쩌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 「유명해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중에서 _p.53
스마트폰 속 배달앱은 바로 날 위해 준비된 것만 같았다. 굳이 이것저것 시나리오를 준비해서 말하지 않아도 된다. 친절하게 모든 메뉴가 적혀 있고, 변경할 수 있는 메뉴는 따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게다가 ‘젓가락 안 주셔도 돼요’라는 말을 못하는 나를 위해 일회용품을 안 받겠다는 체크도 할 수 있다. 그것도 모자라 마지막에는 사장님에게 요청사항을 적을 수 있도록 해놓았으니, 이 꼼꼼하고 세심한 배려는 놀라울 따름이다. 전화로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말 ‘상추 대신 깻잎을 더 많이 주세요’라든가 ‘탕수육을 조금 더 바싹 튀겨주세요’ 이런 말을 쓰면서 나는 행복했다. - 「프로소심러가 스마트폰을 만났을 때」 중에서 _p.57
나는 정말로,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고 믿었다. 정말이다. 그러니 그 어디에서도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빈 좌석을 발견했을 때도 허겁지겁 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느리고 우아하게 걸어갔다. 그러다 성급하고 우악스러운 아줌마들에게 자리를 뺏기는 일도 허다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허둥지둥 자리를 찾으러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우아하게 서서 가는 것이 훨씬 더 마음이 편했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다리가 아픈 것도 참았다. 그게 그동안 세상을 살아온 내 방식이었다. - 「넌 세상의 주인공이야. 단 너의 세상에서만」 중에서 _p.70
웬만해서는 화가 나지 않는다. 소심해서 버럭! 순간적으로 화내지 못하는 이유도 있고, 화내기에 앞서 상대방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화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심한 사람들은 생각이 깊다. 정확히 생각의 깊이가 깊다고는 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어쨌든 생각이 많고 그 갈래도 여러 방향이다. 물론 그러다 보니 종종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서 할 필요 없는 걱정까지 하게 되는 건데, 생각이 그렇게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동안 당연히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할 타이밍을 놓치는 사이, 화가 좀 가라앉는다고 해야 할까. - 「남편에게만 못된 여자」 중에서 _p.91
음식점에 가는 순간 우선 ‘오픈 마인드’가 된다고 해야 할까? 내가 음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너그러워진 마음은 뭘 먹어도 ‘오! 굿!’. 게다가 이 음식을 한 사람은 분명히 나보다는 전문가일 거라는 생각이 드니, 웬만
해서는 맛있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 나에게는 남들이 말하는 ‘취향’이라는 것이 별로 없다. 흔히 ‘아무거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짜증난다고 하고,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는 소심한 사람들이 ‘아무거나’라고 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아무거나’ 다 괜찮은 것이 진짜 내 마음이다. 그 무엇을 먹어도 맛있고 그 무엇을 봐도 재밌다. - 「취향은 없지만 투시력이 있습니다」 중에서 _p.151
나에게는 안테나가 있다. 소심한 사람을 알아보는 본능. 하긴 뭐, 능력이라고 할 것까진 없겠다. 소심한 사람은 어떻게든 티가 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유독 그런 사람들을 더욱 잘 알아보고, 또 그들에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소심안테나가 준 또 하나의 부수적인 능력이 있는데, 바로 ‘술잔을 채우는 능력’이다. 술자리에서 술잔이 빈 사람을 귀신같이 알아낸다. 그리고 척척, 적절한 타이밍에 알아서 그의 술잔을 채워주곤 했다. 물론, 술을 좋아하는 것과는 달리 술이 약한 내가 취하기 전까지만 가능하지만 말이다. - 「소심안테나가 작동을 시작합니다」 중에서 _p.182
출판사 서평
“나는 소심한 사람인가, 소심한 사람이 아닌가?”
뭔들 어떠한가. 이대로도 충분히 잘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 사람 소심한 거 맞아?’ 혹은 ‘정말 너무 소심해서 안됐다’라고 생각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누구나 정말 진심으로 나도 나를 모르겠는 상황과 자주 맞닥뜨린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이게 바로 나다. 어느 부분에서는 한없이 소심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남들이 이해할 수 없을 만큼의 또라이 기질을 가진 사람. 그게 내 모습 중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나를 소심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모두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 어딘가 비어 있는 공간을 가졌고, 다행히 그 공간은 서로가 다르다. 그 빈 사람들이 서로를 안아주는 순간, 서로가 맞닿으면 서로의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있는 법. 그래서 우리는 서로 어울려 살아야 한다. 나도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살만하다. 그게 나고, 그게 당신이다. 소심하게 세상을 살면 세심한 사람이 된다. 그 사람도 소심한 나처럼 상처받을까 조심하다 보면 배려 깊은 사람이 된다. 누구나 고유의 소심함을 지녔고 그 소심함은 저마다 다른 장점으로 빛나고 있다. 이 책은 소심함도 나의 여러 모습 중 하나일 뿐이며, 이대로도 충분히 잘살고 있다고 일깨워준다.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불쌍하고 때로는 위로가 되는 소심한 에피소드가 독자들의 마음에 가닿길 소심하게 바라본다. 세상의 모든 소심쟁이들에게 이너피스!
기본정보
ISBN | 9791196757397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0월 15일 |
쪽수 | 253쪽 |
크기 |
148 * 211
* 19
mm
/ 41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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