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 만화모음집 2: 누가 나를 이길로 가라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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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상경한 젊은이들의 꿈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러나 군인들의 총칼 앞에 모든 언로가 막히고
두려움에 덜덜 떨던 시절!
그래서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달라는 요구조차,
정치투쟁이 될 수밖에 없던 시절!
그래서 평범한 여성노동자를 투사로 만들던 시절이었다!
이 이야기는, 그러한 시절을 이겨내고
지금 50대로 살아가는 수많은 민중들이 살아온 이야기이다.
작가정보
홍익미대 대학시절부터 노동단체와 재야운동단체의 여러 선전물에 ‘민중만화’를 그렸다.
1990년 합법적인 ‘주간노동자신문’이 창간되면서, 신문에 장편시대극화 ‘누가 나를 이 길로 가라하지 않았네’(1990)와 ‘나선’(1992) 등을 연재했다.
1995년 귀농을 하여 농촌생활을 그린 만화책 ‘삽 한 자루 달랑 들고’, ‘무논에 개구리 울고’, ‘건달농부의 집 짓는 이야기’, ‘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 등을 냈다.
또 뒤늦게 공부를 하여 박사학위논문 ‘한국만화문화의 생성과 수용과정 연구’ 등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상명대학교 디지털만화영상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 제1화 어린 시절 6
제2화 부엌떼기 14
제3화 노예들의 공장 20
제4화 재회 58
제5화 이별 62
제6화 해후 69
제7화 하나되는 길 76
■ 작업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 한 여성노동자의 성장을 통해본 한국노동운동사를 그리며 84
책 속으로
■ 작업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장편시대극화 ‘누가 나를 이 길로 가라하지 않았네’는 1990~91년에 주간노동자신문에 연재한 만화이다.
이 만화를 처음 기획할 당시에는 조호상 시인과 함께 공동창작을 하기로 했다. 당시 만화제작실 ‘작화공방’을 꾸리고있던 나로서는 스토리 창작역량이 필요했다. 마침 민족문학작가회의 오철수 시인과 가깝게 지냈는데, 같이 일한다는 조호상 시인을 나에게 소개했다. 조호상 시인은 자신이 쓴 시 ‘누가 나를 이길로 가라하지 않았네’가 실제인물 인천노동조합협의회(약칭 인노협) 사무국장으로 있는 김기자씨가 살아온 이야기를 접하고 쓴 시라면서, 김기자씨 살아온 과정을 만화를 그리자고 내게 제안을 했다. 나 역시 흔쾌히 동의를 하여 같이 인노협 김기자 국장을 만나 취재 겸 인터뷰를 했었다. 어릴 때 서울로 상경하여 온갖 고생을 한 평범한 여성노동자가 지역노동운동의 중심인 인노협에서 사무국장이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충분히 입지전적인 소재였고, ‘인물로 보는 노동운동사’를 만화로 그려낼수 있을 것같았다.
하지만 연재를 시작한지 몇 회 지나지 않아 조호상 시인은 만화라는 형식의 특수성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공동작업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사실 ‘만화’라는 형식은 종합예술적 성격을 갖고있어 만만한 영역이 아니다.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시각적 구성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영화장르와는 비슷한 면이 많지만 소설장르와는 많이 다를 수 있다. 게다가 내가 추구하는 형식적 완결성을 따라오기가 벅찰 수 있다. 아무래도 ‘만화’ 문법을 새롭게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학적 감수성하고는 많이 다르다. 물론 초짜라면 배우는 기분과 자세로 하나하나 감당해 가면 되지만, 명색이 ‘시인’인데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이야기구성과 작화를 모두 감당해야 했다. 그러면서 스토리구성능력을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공식적인 글쓰기과정을 밟지 않아서인지 늘 글쓰기에 열등감 같은게 있었다. 단편만화를 여러편 만들었지만, 늘 이야기창작에서 힘들어 했다. 하지만 이제는 원래 이야기창작이 어려운 것을 안다. 이야기창작은 글쓰기 교육과정을 밟는다고 잘 써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결국 한편 한편 신문에 마감을 하는 과정은 나의 글쓰기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당시 주간노동자신문에 대한 호응은 무척 좋은 편이었다. 1987년 7~8월 전국적으로 펼쳐진 노동자 대투쟁이후 속속 민주노조들이 들어섰다. 1990년 전국노동조합협의회와 달리 이태복 창간준비위원장은 독자적인 법인으로 ‘주간노동자신문’을 언론사로 등록을 하여 출발을 하였다. 한국노총계열 단위노조들도 ‘주간노동자신문’을 구독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것이다. 거의 모든 노동조합 사무실에는 주간노동자신문을 구독했다고 본다. 신문 뒷면 절반을 차지하는 만화는 당연히 누구나 봤을 것이다. 그 당시 독자들의 반응을 취재하지는 않았지만, 여성노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라는 것만으로도 호응했으리라 본다. 지금까지 그런 만화가 없었으니까.
처음 주간노동자신문 창간호를 봤을 때 만화가 한편도 없었다. 나는 무턱대고 신문사로 찾아가 이태복 위원장과 편집국장께 만화를 싣자고 제안을 했다. 한달 뒤에 연락이 왔고, 연재를 시작한 이후 모두 7~8년간 매주 이야기만화를 연재하였다. 만화는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으면 바로 짤린다. 특별히 근로계약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독자들 반응이 안좋으니 그만 합시다’라는 전화 한통화면 충분하다. 어쨌든 짤리지않고 매주 발표할 지면이 주어졌으니, 독자들 반응이 아주 나쁘지 않았나 보다. 게다가 신문사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나는 그렇게 전문성을 갖추어 갔다. 1988년 내가 ‘만화제작실 작화공방’을 차린 것도 전문성을 갖추어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987년 6월항쟁과 7,8월 노동자 대투쟁은 한국사회의 문화지형을 바꾸어 놓았다고 봤다. ‘재야’에서 ‘비합법’과 ‘반합법’방식의 싸움은 끝이 났다고 봤고, 합법적 영역에서 다투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기노련’에서 발행하는 반합법 ‘만화신문’이 아닌 합법 ‘주간노동자신문’ 연재과정은 전문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이었다. 처음 연재할 때 작가이름을 ‘장영수’로 쓰다가 중간에 본명으로 바꾸었다. 처음으로 본명을 쓰면서 꿈에도 생각지 못한, 어느덧 작가가 된 것이다. 또 편집부 여러 기자분들과 가깝게 지냈다. 주간노동자신문 내가 아는 모든 분들이 내가 성장해 가는데 함께 해준 고마운 분들이다.
이 지면을 빌어 그 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또 마침 며칠 전 만화 속 주인공 모델격인 김기자씨한테 전화가 왔다.
지금 민주노총 전북본부 수석부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단다.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하게 동료들과 어울리는 사진도 보내왔다. 김기자씨와의 만남이 있기에 이 만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 작가 후기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96719876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0월 12일 | ||
쪽수 | 85쪽 | ||
크기 |
240 * 201
* 11
mm
/ 28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장편시대극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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