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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이 행복과는 멀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수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나가야 하며 인생이라는 여행의 여정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죠. 삶에 있어서 가장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는가 생각해 봤을 때 우리는 맛있는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을 함께 나누었던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맛있는 삶을 찾아 여행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책은 서울의 맛있는 노포 14곳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한 청년을 따라 과거와 현재를 여행하는 솔직한 개인의 이야기가 스며든 책이기도 합니다.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당신에게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가 공감할만한 이야기기도 하죠. 이 책을 읽는 당신의 순간이 작지만 단단하고 느리지만 분명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게 행복하길 바랍니다.
작가정보
보편적인 일상을 여행하고 있다.
다채로운 감정을 맛으로 기억하고
감도는 순간들을 오감으로 기록한다.
이따금 생각나는 여행처럼
종종 보고싶은 사람처럼
가끔은 먹고싶은 음식처럼
문득 기억나는 글을 쓴다.
이대로 보통의 순간에서 의미를 찾는
독특하고 맛있는 여행을 시작했다.
목차
- 0. 『프롤로그』식사를 시작하며
1. 『장수보쌈』 처음 뵙겠습니다
2. 『을밀대』 나의 취향은 논술형입니다
3. 『서울식당』 먹는 것에 진심
4. 『일미집』 맛있게 먹는 가장 확실한 팁
5. 『옛맛서울불고기』 올드빈티지
6. 『오근내닭갈비』 마법은 없어
7. 『산수갑산』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8. 『서대문 한옥집』 맛집의 조건
9. 『망원 순대일번지』 그래서 뜨끈한 국밥을 참을 수 있습니까?
10. 『철길왕갈비살』 사이드메뉴 맛집
11. 『황평집』 저스트 두 잇
12. 『애성회관』 그래서 옛 동화에서는 그런 마무리를 지었다
13. 『송옥』 행복은 일시불
14. 『망원 꽈배기』 설탕처럼 작지만 달콤한 일상
00. 『에필로그』 식사를 마치며
책 속으로
같이 먹을 수 있는, 함께 모여서 나눠 먹는 음식 그리고 그 시간들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마주보고 식사하고, 작고 큰 술을 곁들이고 다음을 기약하며 쌓은 추억이 생각난다. 예전을 추억하기 위해 가서, 새로운 추억을 또 쌓고 눈덩이처럼 커지는 행복을 두 팔 벌려 꽉 잡고 싶다.
47p_『일미집』 맛있게 먹는 가장 확실한 팁 中
닭갈비 볶음밥이 휘날린다. 넓게 펼쳐지기도, 다시 하나의 덩어리로 수렴하기를 반복하며 기다려야한다. 이곳의 인내는 달콤하다. 바삭한 볶음밥을 기대한다면 또 한번 끈기 있게 기다려야한다. 버텨야만 한다. 참을성이 중요한 덕목 임을 먹으면서 깨닫는다. 성급한 숟가락이 움직이면 바삭함이 줄어든다. 고위 마술사들은 아주 얇게 상층부만 얇게 떠서 먹는다. 바삭한 닭갈비 볶음밥을 마지막으로 무대는 끝이 난다. 공허한 무대와 반대로 나가는 사람의 표정은 만족스럽다. 결국 끈기있게 버텨낸 사람들에게 달콤한 결실은 반드시 온다.
67p_『오근내닭갈비』 마법은 없어 中
항상 고민은 있었고, 뜨끈한 국물을 앞에 두고 식사를 하면 잠시나마 고민을 덜어낼 수 있었다. 술을 먹어서 편해진 것은 아니다. 분명 순댓국 덕분이다. 항상 술을 달고 살던 어느 날 술 없이 먹었던 순댓국으로도 확실한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절제하고 싶지만 결국 배불리 먹게 되는 국밥을 먹으며 긴 호흡을 가진다. 늘 그렇듯 든든히 먹고 밝은 얼굴로 가게를 나온다. 둘의 표정이 사뭇 비슷하다. 밥 한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 분명 예상도 못한 일들에 더 자주, 많이 상처 받고 위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늠할 수 없는 허기짐과 외로움이 문을 두드릴 수도 있다. 그럴 때 뜨끈한 국밥 한 그릇과 따듯한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든 이겨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92~93p_『망원 순대일번지』 그래서 뜨끈한 국밥을 참을 수 있습니까? 中
주연과 조연을 나누는 건 결국 시선이다. 얼마나 더 많이 비춰지고, 비중이 있는지를 시작으로 더 강렬한 이야기를 가진 쪽이 주인공이 될 확률이 있다. 결국 나의 기억으로 한 번 더 편집이 이루어지면, 또 다른 이야기로 기억된다. 나는 빛이 나서 존재감이 강한 선수로 남지 못했다. 농구를 하며 팀원을 빛나게 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내 시선으로 마주한 경기에서 나를 규정짓고 싶지 않았다. 내 역할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확실히 찾았다. 한 상 차림의 균형을 잡아주는 된장찌개처럼 묵직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방법도 있다. 의미는 각자가 스스로 정한다. 이제는 누군가의 조력자로서 옆에 자리를 잡은 나에게는 『철길왕갈비살』의 MVP는 된장찌개다.
101~102p_『철길왕갈비살』 사이드메뉴 맛집 中
도전 앞에 꼭 거창한 것들이 붙을 필요는 없다. 그저 한걸음씩 같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차가워서 익숙하지 않고, 이상할 거라는 편견 대신 먹어보기로 한 닭무침이 그랬다. 쫄깃한 닭고기와 매콤달콤한 양념이 투수와 포수가 되어 인상을 주고 받는다. 과일과 채소가 내야수와 외야수가 되어 한 팀을 완성한다. 진작에 시켜서 먹어볼 걸. ‘닭무침팀’이 승리한다. 이런 좋은 맛을 모르고 살았다니. 딱 한마디, 딱 한걸음 파노라마처럼 어떤 장면이 꽉찬 직구로 들어온다. 고소한 닭찜을 먹고 이제 군침을 돌게 만드는 닭무침을 생각하고, 무심하게 내어지는 닭곰탕을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나를 믿고 오늘도 한걸음 더 나아가 보기로 한다. 닭무침을 시키는 것도 누군가에겐 도전이다.
112~113p_『황평집』 저스트 두 잇 中
거짓말처럼 입에서 미소가 번졌다. 눈처럼 새하얀 설탕 가루가 입에 내렸다. 어깨를 짓누르던 많은 고민과 생각들이 사르르 녹아버린다. 금방이라도 상처를 입힐 것 같은 가시같은 태도와 걱정의 형태도 모습을 잃는다. 색을 잃어버린 거리를 물들이는 주황빛 노을이 나에게도 비춘다. 꼭 장대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거면 충분하다. 소소한 행복에 샐샐 웃자 입이 쏙 들어갔다.
140~141p_『망원꽈배기』 설탕처럼 작지만 달콤한 일상 中
기본정보
ISBN | 9791196593575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0월 20일 |
쪽수 | 146쪽 |
크기 |
112 * 161
* 15
mm
/ 15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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