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화장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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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최미숙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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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호영은 그제야 여송에게 바짝 다가선다. 갑자기 호영이 지척 반경 안으로 밀고 들어오자 여송은 순간 당황해 한 발 뒤로 물러선다.
“안 잡아먹습니다. 가까이 오셔야 절 화장해 주실 것 아닙니까.”
호영은 거침없이 다가서서 여송의 턱 밑까지 치고 들어온다. 갑자기 품으로 밀고 들어와 눈을 동
그랗게 뜨고 올려다보는 호영을 보자 여송은 갑자기 가슴을 쓸고 가는 바람이 느껴졌다. 낯익은
바람이었다. 설렘인 것 같기도 하다. 언제였는지 어디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한 번은 만난
적 있는 떨림이었다. 그런 여송을 호영은 빤히 쳐다보며 걱정스러운 듯 피부를 만지작거린다.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습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미안수로 피부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여송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수건에 미안수를 묻혀 호영의 얼굴을 닦아낸다. 말간 여인의 얼굴이 드러나자 여송은 아까의 감정은 누른 채, 본연의 직무에 다시 몰입하기 시작한다. 화장을 받는 호영은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게 바로잡았다. 어마마마도 받게 될 화장이니 편안한 모습으로 기쁘게 받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호영을 짓누르자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그걸 느낀 여송은 화장을 멈춘다. 호영이 놀라 눈을 뜬다.
“…왜 화장을 멈추십니까?”
“제 영역 밖의 일에는 나서지 않는 게 상책이지요.”
“영역 밖의 일이라니요?”
“피부의 나이 말입니다.”
“제 피부가 그리도 심각합니까?”
“…심각하다 뿐입니까. 게다가 어린 나이에… 이런 주름까지….”
주름이란 말에 호영과 혜경, 설 나인은 동시에 자기 피부를 매만진다. 여인들이 주름에 얼마나 예민한지 여송은 이미 알고 있기에 마음을 동요시키는 데 주름은 단연 최고의 무기다.
“…주름이라니. 아직 시집도 안 갔는데.”
“궐에 들어와 고생했으니 주름이야 당연한 결과지요. 자고로 소녀의 피부는 어미의 몫입니다.”
순간 중궁전에 찬 기운이 감돈다. 이들의 관계를 알지 못하는 여송만이 평온하다.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화객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화장술사의 책무이옵니다.”
“뭐가 비밀이란 말입니까?”
“화장을 받기 전과 후, 달라진 그대의 얼굴 말입니다. 할아버님은 이런 경우는 화장했다고 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럼 뭐라고 하는데?”
“변장이라고 하셨지요.”
“뭐야?”
“풋!”
또 다시 혜경의 웃음보가 터졌다. 그러나 호영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렸다. 얼떨결에 화장도구가 엎어지고, 놀란 여송이 서둘러 화장재료를 챙기고, 호영은 더욱 화를 내고, 설 나인은 호영을 말리는 아수라장이 되는 순간에 혜경은 이 모든 광경을 보며 또 다시 배를 잡고 웃는다. 딸이 지르는 귀여운 비명소리가, 여송이 당장 가버리겠다고 호통 치는 소리마저 메마르고 침체되었던 삭막한 중궁전을 시원하게 해갈시킨다.
출판사 서평
조선을 대표하는 미녀 호영공주.
조선을 삼키려는 야욕을 품은 가상의 나라인 대금나라의 최고 실력자 장원평.
대금나라 공주이자 조선의 후궁이 된, 코브라처럼 독한 파괴본능 후궁 탕 유청.
어느 날 이들이 미천한 화장술사인 최 여송에게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최여송은 조선 왕실의 중심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을까?
화장 속에 숨겨진 왕실의 비밀과 그 속에서 싹튼 은밀한 사랑이 〈그녀의 화장술사〉에서 펼쳐질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581039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9월 11일 |
쪽수 | 191쪽 |
크기 |
128 * 182
* 15
mm
/ 23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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