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딸의 인생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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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사이토 다마키
저자 사이토 다마키는 1961년 출생. 쓰쿠바대학 의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소후카이 사사키 병원 정신과 진료부장 등을 거쳐 현재는 쓰쿠바대학 사회정신보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문 분야는 사춘기와 청년기의 정신병리 및 병적학(病跡學)이다.
은둔형 외톨이, 사회적 우울증 등 현대인이 보이는 사회병리적 현상에 주목하여 꾸준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집필 활동 외에도 텔레비전 방송, 강연, 대담 등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다양한 치료법을 제시해왔다. 또한 1993년 『문맥병 - 라캉/베이트슨/마투라나』를 출간하면서 비평가로 데뷔한 이래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각종 서브컬처 및 오타쿠 문화 등에 대한 흥미로운 정신분석적 비평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사회적 은둔형 외톨이』, 『은둔형 외톨이 문화론』,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 『가족의 흔적』 등이 있으며, 일본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불량청소년 문화를 분석한 『세계가 토요일 밤의 꿈이라면』으로 가도카와재단 학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역자 김재원은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다자이 오사무 전집 중 『유다의 고백』, 『생각하는 갈대』와 다카하시 도시오의 『호러국가 일본』(공역) 등이 있다.
목차
- 서장
‘어머니 죽이기’는 왜 어려운가
모녀관계의 특수성 11 ◆ 뒤엉킨 애증관계 13 ◆ 『거울의 법칙』 속 아버지와 딸 14 ◆ 딸의 ‘아버지 죽이기’ 17 ◆ ‘어머니 죽이기’의 불가능성 19 ◆ 본서에서의 젠더 20
제1장
어머니와 딸은 전투 중
1. 비명을 지르는 딸들 ― 보도 사례로부터
탈륨소녀사건 25 ◆ 소녀는 왜 어머니를 선택했는가 27 ◆ 『아사히신문』에 실린 투고 29 ◆ 갈등이 눈에 보이기 쉬워진 시대 32 ◆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했다는 생각 34 ◆ 일체감이 지나친 경우 37 ◆ 친어머니 외의 여성을 어머니 삼는 경우 38 ◆ 해외 사례 41 ◆ 사랑과 배려로 인한 싸움 43 ◆ 서로에게 상처 주는 관계 45 ◆ 딸을 지배하는 어머니 46
2. 지나치게 밀착하는 어머니와 딸 ― 임상 사례로부터
어머니 범인설의 오류 49 ◆ ‘어머니적인 것’의 전형 51 ◆ 섭식장애 사례 53 ◆ 도를 넘은 의존관계의 예 55 ◆ ‘황금 새장’ ―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는 딸 57 ◆ 오해와 감정의 강요 59 ◆ 남녀 은둔형 외톨이의 차이 61 ◆ 체면이라는 가치규범 62 ◆ 남성은 위치를, 여성은 관계성을 추구한다 65 ◆ 어머니와 자식의 밀착관계 67 ◆ 가족병리의 다섯 가지 특징 69 ◆ 구조적 요인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72 ◆ 클라인의 대상관계이론 ― ‘분열’과 ‘투영’ 74 ◆ 유아회귀현상이 일어나는 경우 77
제2장
어머니의 심리적 속박, 그 정체는 무엇인가
1. 자각 없는 지배의 메커니즘
‘이너 마더’와 ‘AC’ 83 ◆ 동성이기에 발생하는 캡슐화 85 ◆ 승인부 사랑 87 ◆ 일본식 더블 바인드 89 ◆ ‘승인’과 ‘사랑’의 모순 91 ◆ 그리스신화로 보는 모녀의 유대관계 94 ◆ 어머니의 자기희생과 딸의 죄책감 96 ◆ 마조히스틱 컨트롤 99 ◆ ‘어머니이기보다 여자’형 어머니 101 ◆ 후처 콤플렉스 103 ◆ 플라토닉한 근친상간 106 ◆ <귀향>과 세 가지 근친상간 109 ◆ 제3자의 소외 111
2. 소녀만화와 ‘어머니 죽이기’ 문제
오쓰카 에이지의 문제의식 114 ◆ 『이구아나의 딸』에서 보는 ‘화해’ 118 ◆ 우치다 ?기쿠의 출산만화 121 ◆ ‘보이즈 러브’를 지지하는 여성심리 122 ◆ 여성의 다양한 억압 포인트 124 ◆ 『사랑해야 하는 딸들』 속 어머니상 126 ◆ 훈육과 감정의 혼동 129
제3장
여성이기에 겪는 어려움
1. ‘여성성’을 둘러싼 정신분석
남성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135 ◆ 여성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137 ◆ 사춘기 문제의 남녀 차이 139 ◆ 다이어트 환자의 ‘여성다움’ 142 ◆ 헤테로섹시즘의 세뇌 144 ◆ ‘여성성’이라는 개념 146 ◆ 신체에 대한 위화감 148 ◆ 대환상의 기원 150 ◆ ‘도쿄전력 OL’과 대환상 153 ◆ 남녀 오타쿠의 차이 156 ◆ 남성 신자가 많은 ‘연애교’ 159 ◆ 근대 여성의 자의식과 성 161 ◆ 성숙에 따르는 거리감 163 ◆ 나가타 히로코의 ‘전향’에 대하여 165 ◆ 여성이기에 겪는 어려움 167
2. ‘모성’의 강박
‘모성’이란 무엇인가 169 ◆ 모성본능에 대한 회의 171 ◆ 어머니 시선으로 본 모녀관계 174 ◆ 딸을 낳는 경험 176 ◆ 부모와 자식의 정서적 연결 178 ◆ 무한한 책임감 181 ◆ 고부관계를 통해서 보는 ‘전이’ 184 ◆ 적당한 어머니 되기의 어려움 186
제4장
신체의 공유에서 의식의 공유로
1. 신체로 연결된 어머니와 딸
딸의 육체에 대한 욕망 191 ◆ 관계성과 신체성 193 ◆ ‘아버지 죽이기’의 심플함 195 ◆ 온몸에 퍼진 지배 196 ◆ 철저한 동일화를 통한 복수 198 ◆ 아버지라는 환상적 존재 200 ◆ 친근함이 초래하는 반발 203 ◆ 어머니적인 신체 205 ◆ 끝없는 동일화 207 ◆ ‘여성성=신체’라는 도식 208 ◆ 훈육을 통한 신체성 전달 210 ◆ 교육의 분열 212
2. ‘어머니의 말’에 의한 지배
여성만이 느끼는 공허감 214 ◆ 어머니와 딸의 ‘중첩’관계 217 ◆ 말과 신체의 순환구조 219 ◆ 자기언급의 모순 221
종장
관계성 회복을 위하여
치료 상담에 대하여 225 ◆ 자신의 인생 살기 227 ◆ 의도적인 거리 두기 229 ◆ 제3자의 장소 231 ◆ ‘어머니의 말’ 작용 자각하기 233 ◆ 젠더 문제 235 ◆ ‘병증’의 연쇄 237 ◆ 무의미한 커뮤니케이션을 향해 239
인용·참고문헌 242
저자후기 246
역자후기 251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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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지간, 부자지간, 모자지간이 아니라 모녀지간이 왜 그토록 문제인가?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는 통제 불가능한 딸들에게 엄마들이 퍼붓는 악담이 있다. “그래, 모두 내 탓이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꼭 너 같은 딸 한번 낳아봐라!” 사이토 다마키의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들의 저주가 무슨 의미인지 번개처럼 깨달았다. 딸들이 엄마를 그토록 죽이고 싶어하지만 ‘엄마 죽이기’가 왜 그토록 힘든가를! 엄마의 과거가 딸이고 딸의 미래가 엄마라고 한다면, 모든 딸들이 이처럼 자기 안에 엄마를 품고 살아간다면, 여자는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가? ‘엄마 죽이기’와 ‘여자 되기’의 과정을 쉽고, 재밌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해주는 모처럼 만난 반가운 책이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교수)
책 속으로
사랑과 배려에서 비롯되는 싸움은 무척이나 끈질깁니다. 죽음이나 격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지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녀의 싸움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44쪽
어머니와 딸의 권력관계는 공감하고 배려하면서 지배하는 식으로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띱니다. 어머니는 ‘다 너를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욕망과 이상을 딸에게 강요하려 듭니다. 딸은 어머니의 욕망을 재빨리 읽어내고 겉으로는 반발하지만 결국 지배를 거스르지 못하게 되지요. 이 구도를 자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깊은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를 구속하는 관계는 역시 모녀 사이에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60~61쪽
모녀관계는 다른 어떤 부모자식관계보다 더 밀착하기 쉽다는 것. 이 밀착은 어머니와 딸이 동성이라는 사실, 특히 같은 여성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는 것. 또 이는 어디까지나 심리적 거리상의 밀착감이기에 어머니와 딸이 물리적으로 떨어진다 해도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 86쪽
이 관계에 묶인 딸들은 어머니를 순수하게 미워할 수조차 없습니다. 왜일까요? 어머니와의 일체화가 너무 많이 진행된 탓에 어머니를 부정하면 그건 곧 자기부정으로 이어지고 말기 때문입니다. 87쪽
이른바 ‘아버지 죽이기’를 통해 결속을 다진 남자들의 배후에는 영원히 서로 죽이는 일 없이 관계에 깊이를 더하는 여성 공동체가 있습니다. 제가 ‘어머니 죽이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이지요. 100쪽
모녀관계에서 ‘자립’을 생각할 때 중요한 건 서로 ‘딸이(어머니가) 없어도 같은 삶을 선택할 것인가’ 하고 상상해보는 일이겠지요. 상대방이 부재해도 선택할 수 있는 삶이라면 자립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의 부재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면 아직 자립은 멀고 먼 이야기입니다. 229쪽
어머니가 자신의 개인적 욕망이나 자기혐오, 트라우마 이야기 등과 같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말이 딸의 언동에 마치 예언처럼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점을 배려하면서 서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중요합니다. 233~234쪽
왜 어머니는 딸에게 ‘사는 방법’까지 강요하는 걸까요? 이러한 강요는 아들에게 거는 기대보다 훨씬 더 직접적인 성격을 띱니다. 사는 방법이나 직업을 강요하는 건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을 경험하면서 얻은 지혜를 전달하는 행위로 보입니다. 이 태도가 이중 삼중으로 복잡해지는 이유는 원래 ‘보다 더 잘 살기 위한 지혜’의 전달이었어야 할 것이 딸의 입장이나 시대 상황에 대한 배려 없는 억지 강요로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이성적 판단을 넘어선 ‘병증’이 관여합니다. 한마디로 ‘어머니는 딸의 사는 방법을 지배해도 좋다’라는 착각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요. 나아가 이 ‘병증’을 심은 사람은 어머니의 어머니임이 분명합니다. 238~239쪽
출판사 서평
엄마는 딸의 인생을 지배한다
-모녀관계, 그 끝없는 애증의 늪에 관한 가이드북
동일한 신체성을 매개로 한 엄마의 통제욕과 딸의 죄책감
엄마의 딸 지배는 정말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엄마 죽이기’는 왜 어려운 것일까
과도한 기대로 딸을 속박하는 엄마, 남자친구나 진로 선택에 개입하는 엄마…… 엄마를 원망하면서도 어째서 딸은 그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 사이토 다마키가 복잡 미묘한 애증의 모녀관계를 분석한 『엄마는 딸의 인생을 지배한다―모녀관계, 그 끝없는 애증의 늪에 관한 가이드북』이 출간됐다.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단순히 ‘착종錯綜’이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기괴한 형태를 띨 때가 많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딸이 마치 늪이나 다름없는 관계에 꽁꽁 묶여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12~13쪽
모녀관계는 모자나 부녀 또는 부자관계에 비해 매우 특이하며 일반적으로 복잡할 뿐만 아니라 기이한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반면 부자관계는 ‘학대’나 ‘증오’처럼 비교적 단순한 개념으로 나타낼 수 있고, 이러한 관계는 각종 이야기 담론에서 ‘아버지 죽이기’로 변주된다. 그러나 딸과 어머니의 관계는 그렇게 간단한 것일 수 없기에, ‘아버지 죽이기’는 ‘어머니 죽이기’로 대체되지 못한다. 어머니의 존재는 여성인 딸의 내면에 깊이 침잠해 있으므로, 어머니는 아버지와는 달리 간단히 ‘죽어주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각종 임상 사례와 언론 보도 사례, 소녀 만화 등을 소재로 여성 특유의 신체 감각과 모성에 대한 강박을 정신분석학적으로 고찰하고, ‘어머니 죽이기’의 어려움을 검증한다.
‘남성다움’이란 추상적인 관념으로서 전달이 가능합니다. 반면 ‘여성다움’을 딱 집어 가리키는 관념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딸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여성다움’은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딸을 자신과 신체적으로 동일화시키려는, 나아가 동일화를 통해 지배하려는 시도에 끝없이 가까워지게 되지요. 211~212쪽
‘얌전하다’, ‘조신하다’ 등으로 대표되는 여성성은 ‘논리성’, ‘끈기’ 등 남성성을 일컫는 개념과는 달리 신체적인 개념이다. 여자아이 훈육의 목표는 ‘타인의 마음에 드는 신체를 획득하는 것’이 된다. 이 때문에 어머니는 무의식중에 딸의 신체를 지배함으로써 딸을 훈육하기 쉽다. 어머니와 딸은 신체적 동일화를 이루며, 때로 어머니는 딸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다시 살고 싶어하기도 한다.
이러한 어머니의 지배는 고압적인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니라 표면상으로는 헌신적인 선의에 의해 행해지기 때문에, 어머니의 지배에 반항하는 딸들은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고 어머니의 지배를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딸은 자신의 욕망은 포기하고 타자의 욕망(정숙하고 사랑스러운 여성)의 대상이 되어야 하므로 내부에서 분열이 발생한다. 따라서 어머니의 지배에 저항하든 따르든 딸은 여성 특유의 ‘공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성의 교육은 애초부터 분열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외관=신체라는 공식 속에는 타자의 욕망을 부추기는 존재가 되라는 명령, 나아가 본질적인 면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버리라는 명령이 포함 되어 있지요.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면 아주 매력적인 외모에 얌전한 성격을 가진, 터무니없을 정도로 이상적인 여성이 완성됩니다. 하지만 여성이 느끼는 ‘공허감’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하면 어떨까요? 213쪽
딸이라면, 엄마라면,
무엇보다 딸을 가진 ‘아버지’라면 꼭 읽어야 할 책
어머니는 가장 먼저 말을 통해 딸을 지배하고 신체적 동일화를 부추깁니다. (…) 딸에게 향하는 말은 사실 어떠한 욕망을 담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이기도 하다는 것. 아마 어머니의 신체성은 말의 회로를 통해 딸에게 전달되겠지요. 이는 모든 딸들의 신체에 어머니의 말이 인스톨되어 내장됨을 의미합니다. 상상만으로도 ‘어머니 죽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알 수 있지요. 아무리 어머니를 부정해도 딸들은 이미 주어진 어머니의 말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 이처럼 어려운 관계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과연 존재할까요? 222쪽
이 책의 종장에 이르러, 저자는 ‘이처럼 어려운 모녀관계에서 빠져나갈 방법’에 대해 완벽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해결의 힌트 정도는 제안해볼 수 있다며 1) 자신의 인생 살기 2) 의도적인 거리 두기 3) 제3자의 개입 4) ‘어머니의 말’ 작용 자각하기 5) 젠더 문제 등을 제시한다.
모녀관계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남성은 정말 드물기 때문입니다. 당사자 중 하나인 그들이 문제를 깨닫고 이해한다면 적절한 모녀관계 만들기에 분명 도움이 되겠지요. (…) 제3자의 기능은 “먼저 어머니와 딸을 분리시키는 기능, 바꿔 말해 아이덴티티 혼동을 막고 차이를 만드는 동시에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여기서는 어머니의 딸 지배 혹은 딸의 어머니 지배)하지 않도록 중개하는” 일입니다. 231~232쪽
저자는 ‘아버지 죽이기’가 간단한 데 비해 ‘어머니 죽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반복해서 서술한다. 확실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말하기 힘든 고민을 껴안고 있는 여성은 적지 않다. 그리고 모녀관계에 관한 고민을 토로할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징후는 아버지의 존재감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모녀관계의 문제를 품고 있는 가족에게 아버지라는 제3자의 개입을 권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문제를 수수방관한다기보다 그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하는 아버지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남성은 부모자식의 관계를 끊을 수 있는 계기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반면 여성은 항상 집에 머물며 결과적으로는 부모와의 관계를 더 강하게 만들 계기에 포위되어 있지요. (…) 모녀관계가 힘든 이유가 주위, 즉 사회나 세간의 강요에 일부 기인함을 보여줍니다. ‘하는 수 없음’의 연쇄가 이 힘겨운 관계를 만들어낸다면, 그에 저항하는 힘은 당연히 남성보다 여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237쪽
마지막으로 저자는 젠더 문제를 언급한다. 우선 모녀관계를 부자관계로 바꾸어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인가를 자문한 뒤, 이 특수한 모녀관계 문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사회의 젠더 문제임을, 따라서 젠더 문제의 해결이 모녀관계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임을 암시하며 글을 끝맺는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173616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12월 01일 | ||
쪽수 | 256쪽 | ||
크기 |
137 * 206
* 21
mm
/ 376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母は娘の人生を支配するなぜ母殺しは難しいのか/齋藤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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