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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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국일보 > 2019년 6월 3주 선정
- 김훈(소설가)
『정유재란 격전지에 서다』는 르포작가 문창재가 임진왜란 당시 남해안 곳곳의 치열했던 바다, 남부지방 내륙에 산재한 격전지 성터와 들판을 찾아다니며 옛 싸움터의 함성과 비명, 환희와 비탄을 담아낸 역사기행서이다.
제1부는 정유재란 첫 전투(칠천량 해전) 패배의 원인이 되었던 이순신 장군 해임과 백의종군 길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되어, 도망치는 왜적을 무수히 수장시킨 노량해전에서 적탄을 맞아 순국한 현장으로 끝난다.
제2부에서는 전쟁의 와중에 일본에 끌려간 전쟁 포로들의 기막힌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전쟁 시기 각 번국의 진영과 예비 병력이 상주했던 30만 명 급조도시가 만들어진 이야기부터, 전후 염전사상에 쫓기어 전광석화처럼 헐린 성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작가와 같이 사건 현장을 뛰었던 소설가 김훈은 표사를 통해 “기자 문창재가 이순신의 마지막 수로(水路)를 따라가면서 싸우던 바다의 승리와 울분, 함성과 고난을 복원해 낸다”고 하였다. 그는 “기자 문창재의 발길이 승전의 현장뿐 아니라 패전의 자취들, 적에게 끌려가 적의 성을 쌓아야 했던 백성의 고난,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빛나는 성취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여러 국면에 두루 닿고 있다. 문창재의 르포 정신은 사실과 현장에 바탕해서 역사의 4백여 년을 가로지르면서, 오늘의 바탕이 무엇인지를 선명히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작가정보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일본 게이오대 신문연구소에서 ‘사건보도와 명예훼손론’을 배웠다.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하여 주로 사회부에서 활동했다. 한국일보 논설실장을 거쳐 석간 내일신문 논설고문으로 일하면서 매주 한 편씩 시론 또는 칼럼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서당’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대학생들에게 고전읽기를 지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동경특파원보고서』, 『나는 전범이 아니다』, 『바다만 아는 6·25전쟁 비화-증언』, 『역사는 하늘보다 무섭다』 등이 있다.
그림/만화 박종갑
박종갑은 1968년 전주에서 태어나 홍익대 동양학과를 졸업했다. ‘송은미술상’, ‘이당미술대상’, ‘MBC미술대전 최우수상’, ‘중앙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목차
- 제1부
1. 통한과 고난의 길, 이순신 백의종군
2. 조선 수군의 치욕, 칠천량 패전
3. 아비규환, 남원 황석산 전투
4. 명량대첩, 조선의 운명을 건지다
5. 정유재란 격전지, 울산왜성 전투
6. 순천왜성 천수대에 서다
7. 잘려나간 코와 귀, 선진리 왜성
8. 성웅의 별, 노량에 지다
9. 거북선의 고향, 여수
10. 조선 수군의 수도, 통영 한산도
제2부
1. 히데요시와 바다 안개, 나고야성
2. 노예 전쟁, 도자기 전쟁
3. 도고 시게노리, 조선 이름 박무덕
4. 피랍 420년, 심수관가의 조선 혼
5. 일본 도자기의 신, 아리타 야키 도조 이삼평
6. 유배지 고즈시마의 조선 여인, 오타 줄리아
7. 피랍인 홍호연, 여대남, 일연상인
작가의 말
추천사
-
전선 12척은 많은 것인가 적은 것인가. 이순신에게 이런 질문은 성립되지 않는다. 12척은 그가 입각해야 할 바다의 사실일 뿐이다.
이순신은 정유년(1597)의 폐허와 박해를 딛고 일어서서 조국의 운명을 죽음에서 삶으로 전환시킨다. 그는 명량에서 이기고, 다시 노량으로 나아간다.
기자 문창재가 이순신의 마지막 수로(水路)를 따라가면서 싸우던 바다의 승리와 울분, 함성과 고난을 복원해 낸다.
문창재의 발길은 승전의 현장뿐 아니라 패전의 자취들, 적에게 끌려가 적의 성을 쌓아야 했던 백성의 고난,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빛나는 성취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여러 국면에 두루 닿고 있다. 문창재의 르포 정신은 사실과 현장에 바탕해서 역사의 4백여 년을 가로지르면서, 오늘의 바탕이 무엇인지를 선명히 드러낸다.
그날 피에 물든 한려수도는 지금, 봄빛을 받아서 물비늘로 반짝이고 있다.
책 속으로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16일 오전 9시쯤 명량해협에 나타난 적은 진도 해안에 머물다가 유속이 느려지기 시작한 정오 가까이 되어 울돌목에 나타났다. 이에 맞추어 이순신 함대도 우수영을 떠나 울돌목 동북쪽, 우수영 포구를 감싸고 있는 양도 앞바다에서 전투대형을 이루고 기다렸다.
- 제1부 「명량대첩, 조선의 운명을 건지다」 중에서
울산성의 참상은 [청정고려진각서(淸正高麗陣覺書)]라는 기요마사 문서에도 나온다. “성내의 사기 조상(阻喪)은 정점에 달했다. 식량과 식수가 없어 성병(城兵)은 벽토(壁土)와 종이를 먹었고, 자기 오줌과 군마의 피를 마시는 판이었다.” 이런 극한상황을 겪은 가토는 훗날 구마모토 성을 지을 때 천수각 다다미에 고구마 줄기를 섞어 짜도록 했다. 비상시의 연명책이었다. 식수난 경험 탓으로 성내에 우물을 120개나 팠다. 지금도 그때의 우물이 20여 개 남아 있다.
- 제1부 「정유재란 격전지, 울산왜성 전투」 중에서
노량해전 대승첩이 없었다면 조선은 얼마나 가련하고 부끄러운 나라였겠는가! 이순신 장군이 도망치는 왜적의 앞길을 가로막고, “한 척도 살려 보내지 않겠다”고 분전하다가 살신성인하지 않았다면 조선은 정말 의기도 결기도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 제1부 「성웅의 별, 노량에 지다」 중에서
외무성 관료가 되어 제국일본의 마지막 각료로 패전을 맞을 때까지 그는 ‘조선인 후예’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조선인 피를 가진 사람이 대신이 되어 폐하를 모시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가 두 번째로 외상이 되었을 때 이런 괴문서가 정부와 시가지에 뿌려진 일이 있었다.
- 제2부 「도고 시게노리, 조선 이름 박무덕」 중에서
일본의 절대 권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수청 요구를 거부한 죄로 절해고도에 유배되어 고통을 당하면서도 신앙을 지킨 고결한 인간으로 존경하는 것이다. 해마다 일본 동쪽 외딴섬 고즈시마(神津島)에서 열리는 줄리아 제(祭)에 한국인 신자들이 몰려가는 이유다.
- 제2부 「유배지 고즈시마의 조선 여인, 오타 줄리아」 중에서
출판사 서평
문창재는 사건기자 출신 르포작가다.
작가는 임진왜란 당시 남해안 곳곳의 치열했던 바다, 남부지방 내륙에 산재한 격전지 성터와 들판을 찾아다니며 옛 싸움터의 함성과 비명, 환희와 비탄을 담아내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 얼개에 달라진 현장 모습과 작가의 생각을 덧입혀 르포작가의 지향을 제시하고 있다.
제1부는 정유재란 첫 전투(칠천량 해전) 패배의 원인이 되었던 이순신 장군 해임과 백의종군길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되어, 도망치는 왜적을 무수히 수장시킨 노량해전에서 적탄을 맞아 순국한 현장으로 끝난다.
칠천량 패전으로 다급해진 선조 임금이 이순신을 삼도수통제사로 다시 발령하면서 지난 일을 사과하고도, 10여일 만에 다시 ‘수군을 폐하고 육군으로 싸우라’는 명을 내린 변덕에 밤새워 통음한 장군의 비애가 르포 첫 장에 어제 일처럼 묘사되었다.
명량대첩 노량해전 같은 통쾌한 승첩 현장도 있다. 명량 해전에서 참패한 왜군이 분풀이로 뭍에 올라 이순신 장군의 고향을 습격했다. 막내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에 민가를 빌려 코피를 한 되나 쏟으며 밤새도록 통곡한 장면에는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가 실감나게 묘사되었다.
성내의 백성과 조명연합군 수천 명이 산화한 남원성 전투, 왜적의 칼에 죽느니 깨끗하게 죽자고 치마를 뒤집어쓰고 뛰어내려 바위가 부녀자들 피로 물들었다는 피바위 전설의 황석산성 전투 비극은 어제의 일처럼 안타깝다. 조명연합군 수만 명이 1천여 명의 왜군이 농성한 울산성을 개미떼처럼 겹겹이 둘러싸고도 이기지 못한 졸전의 현장도 망라되었다.
‘이순신 수국’의 수도였던 한산도 통제영과 통영은 물론, 수군장수로 처음 부임하여 거북선과 전선을 만들고 전투준비에 바빴던 전라좌수영 여수를 찾아가 이순신이 어떻게 국난에 대비하였는지 둘러본 감회도 새삼스럽고 생생하게 기록되었다.
제2부에서는 전쟁의 와중에 일본에 끌려간 전쟁 포로들의 기막힌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먼저 찾아간 곳은 임진·정유 양란의 왜군 출진기지 히젠 나고야(肥前 名護屋) 성터. 전쟁 시기 각 번국의 진영과 예비 병력이 상주했던 30만 명 급조도시가 만들어진 이야기부터, 전후 염전사상에 쫓기어 전광석화처럼 헐린 성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 가운데, 태평양전쟁 개전과 정전 당시 일본정부 외무대신을 지낸 도고 시게노리(東鄕茂德)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도예가 심수관(沈壽官)가의 면면한 고국사랑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400년이 넘도록 고국의 이름을 고집하는 예술가의 민족혼이 맥맥히 이어져 온 이야기는 일본 이름으로 살아가는 재일동포들 얼굴을 뜨겁게 할 것이다.
일본 도자기 브랜드의 상징이 된 아리타(有田) 야키 도조 이삼평(李參平) 이야기는 이국땅에 쌓아올린 전쟁 포로 한 사람의 금자탑이다. 일본의 천황을 모신 신사보다 한참 높은 봉우리 꼭대기에 선 ‘도조 이삼평 비’의 존재는 그가 이미 일본 도자기의 신이 되었음을 증거한다.
새 권력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수청 들기를 거부한 죄로 절해고도에 유배되었던 오타 줄리아의 일생은 조선 여인의 매운 정절을 대표하는 이야기이고, 일본 불교의 성인으로 떠받들어졌던 여대남(余大男), 일연상인 이야기는 망향의 한을 안고 적국 땅에서 죽은 피랍인 인생의 전형이다.
작가는 신문사 도쿄특파원 재직 때 임진왜란 400주년 기획물을 취재한 경험을 살려 일본의 현장을 둘러보았다고 한다. 작가는 “400년 세월 역사의 변전은 역사가 또 달리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역사 앞에 겸허해야 할 이유”가 그것이라고 했다.
한편, 소설가 김훈은 추천사를 통해 “기자 문창재가 이순신의 마지막 수로(水路)를 따라가면서 싸우던 바다의 승리와 울분, 함성과 고난을 복원해 낸다.”, “문창재의 발길은 승전의 현장뿐 아니라 패전의 자취들, 적에게 끌려가 적의 성을 쌓아야 했던 백성의 고난,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빛나는 성취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여러 국면에 두루 닿고 있다.”, “문창재의 르포 정신은 사실과 현장에 바탕해서 역사의 4백여 년을 가로지르면서, 오늘의 바탕이 무엇인지를 선명히 드러낸다”고 평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064150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5월 27일 |
쪽수 | 240쪽 |
크기 |
141 * 209
* 19
mm
/ 389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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