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용사, 하늘의 사나이
일선 조종사 이야기

저자는 41년 간 하늘과 관련된 부서에서 일했고, 26년간 일선 조종사 생활을 했다. 비행시간 만 무려 10,800시간이다. 그가 퇴직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조종사에 대해 관심이 높은 예비 조종사들과 청소년들을 위해서다.
이 책에는 전직 조종사로서의 경험이외에도 비행 관련 기본 지식과 원칙, 교훈이 담겨있다. 실제로 조종사는 과학기술의 총체인 항공기를 조종하기 위해 10종류의 비행관련 학문 즉, 항공기를 다루기 위한 비행규정 및 절차, 비행교범, 항공역학, 항법, 항공생리학, 항공기상 등을 반복교육을 통해 익혀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론적인 공부 이외에도 조종사 자신의 꾸준한 노력과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종사에게 필요한 것은 섬세하고 치밀한 조종술과 상황에 따른 과감하고 단호한 결정력이기 때문이다.
총 5장의 목차로 나누어진 이 책은 하늘과 우주, 비행기의 명칭과 기본원리, 비행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들, 조종사라는 직업의 특성, 저자가 체험한 조종사 생활에 대한 일화 등을 구체적이면서도 간결한 문체로 독자들이 흥미를 유발시킨다.

[저자 노트]
나는 비행기 조종사였다. 1969년 4월부터 조종간을 잡기 시작한 후 2007년 3월, 대한항공에서 명예롭게 퇴직할 때까지 비행만 전담하는 ‘일선 조종사(Line Pilot)’로 근무했다. 13년은 전투기를, 나머지 13년은 여객기를 조종하면서 무려 13,300시간을 밤낮으로 비행했고, 조종간을 놓을 때까지 단 한 건의 불미스러운 사고 없이 임무수행을 마치고 유종의 미를 거두며 은퇴했다.
그런 내가 퇴직하고 나서 10년이 지난 지금 책을 발간하는 이유는 비행기 조종사에 대해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예비 조종사들과 청소년들을 위해서다.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전직 비행기 조종사로서 나의 경험을 여과 없이 전달해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여객기는 마을버스처럼 누구든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되었다. 지구촌에서는 하루에도 700만 명 이상이 여객기를 이용하고, 우리나라만 해도 연간 항공여객이 1억 명을 넘는다. 그와 함께 비행기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특히 청소년들은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와 조종사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이 책은 41년간 하늘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면서 26년간 일선 조종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생각과 경험, 퇴직과 동시에 비매품으로 발간했던 나의 비행 회고록 『초(秒)의 사나이, 그리고 나의 조종사 생활』을 기초로 서술했다.
따라서 행간을 따라가다 보면 미국과 프랑스 군사학교에서 내가 배운 지식과 비행 당시 초조했던 마음, 아슬아슬한 순간,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친 상황 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내가 보고 느낀 하늘이 그저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는 푸르고 감성적인 공간만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내게 있어서 하늘은 전투기 조종사 시절에는 ‘일터이자 싸움터’였고, 여객기 조종사 시절에는 ‘일터이자 근무처’였다. 나는 ‘하늘의 용사-빨간 마후라’로 생활하면서 조국의 영공수호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고, ‘하늘의 사나이-국제신사’로 근무하면서 안전운항에 명예를 걸고 승객 안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 책에는 그런 나의 역사가 담겨 있다. 아마도 나와 함께 비행에 참여했던 동료들은 망각곡선 때문에 당시의 상황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만은 세월이 흘러도 오래도록 변함없이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고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나는 지면을 통해서 조종사를 꿈꾸는 청소년들과 예비 조종사, 젊은 조종사들에게 세 가지를 말해주고 싶다. 첫째는 조종사가 되기를 원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적극 추천하라는 것이다. 하늘이야말로 젊은이들에게는 도전과 개척의 장소이자,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종사란 직업은 조국의 영공수호에 몸과 마음을 바칠 수 있고, 5대양 6대주를 넘나들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둘째는 청소년과 예비 조종사들의 삶은 꿈을 향해 용기와 배짱으로 도전하고 배우는데 있다는 것이다.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하고, 조종사가 된 후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날 나의 삶은 비행을 제외하고 어느 하나 자랑할 것이 없지만 조종사가 되기 위해 도전했고, 임무완수를 위해 용기와 배짱을 가지고 조종간을 놓을 때까지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해 왔다.
셋째는 비행에 관련된 기본지식과 원칙 그리고 비행경험 등은 세월이 흘려도 변치 않는 교훈이면서 시대와 시공(時空)을 초월한 참고자료들이라는 것이다. 나는 “미련한 조종사는 자기 생각과 경험에만 의존하지만, 현명한 조종사는 자신의 노력과 선배의 교훈도 참고 한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일반인과 후배 조종사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마다 관심사항을 훑어보기를 권한다.
끝으로 이 책이 비행기와 조종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어 조종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이 훗날 훌륭하고 멋진 성공한 조종사가 되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헌신할 수 있는 하늘의 용사, 국제신사가 되기를 진정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