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운명: 이상,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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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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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박민재
저자 박민재는 운명에 매혹당한 운명 연구가, 운명 해석자입니다.
어떤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그의 연월일시를 파고드는 것이라 확신하는 운명 중독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 운명을 안다면, 자기 운명이 건네는 나지막한 진실에 귀 기울인다면 이 세계가 좀 더 평화로워질 것이라 읊조리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운명에 기초해 화가, 작곡가, 영화감독, 작가, 싱어송라이터, 스포츠 스타, 방송연예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물평전을 쓰고 있습니다.
목차
- 차례
지은이의 말
1부 | 운명방정식
명식, 운명방정식
四柱, 4대가 머무는 집 22
네 기둥과 여덟 글자 22
사주팔자에 들어가는 10간과 12지
60갑자
연월일시 건축물
간단히 확인하는 10간 12지
10간의 유래 28
10간은 서로 이어져 있다
갑목(甲木) :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선구자
을목(乙木) : 여러 갈래로 뻗어가는 유연한 협상자
병화(丙火) : 자신의 빛으로 세상을 밝히는 자원봉사자
정화(丁火) : 미세한 영역을 속속들이 드러내는 발견자
무토(戊土) : 터전을 제공하고 중용을 가르치는 공간
기토(己土) : 생명이 깃들 수 있는 부드러운 공간
경금(庚金) : 변화방향을 돌려놓기 위해 등장한 뻣뻣한 전사
신금(辛金) : 정리하고 정돈하는 분리수거의 달인
임수(壬水) : 기억과 정보를 싣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전령
계수(癸水) : 생명을 배양하는 생명천사
12지와 지장간 33
인목(寅木)
묘목(卯木)
진토(辰土)
사화(巳火)
오화(午火)
미토(未土)
신금(申金)
유금(酉金)
술토(戌土)
해수(亥水)
자수(子水)
축토(丑土)
관계의 바다, 육친六親 39
인성印星, 나(일간)를 후원해주는 든든한 지지자 40
인성의 순기능
인성의 역기능
비겁比劫, 협력하는 동지 & 방해하는 경쟁자 42
비겁의 순기능
비겁이 많을 때의 역기능
식상食傷, 속마음을 표현하는 나의 분신 43
식상의 순기능
식상과 직업
식상의 역기능
재성 財星, 미지의 세계, 원더풀 라이프 47
재성의 순기능
재성의 역기능
관성 官星, 성찰하고 헤아리고 돌아보는 능력 51
관성의 순기능
관성의 역기능
2부 | 운명을 살다
이상(李箱), 갇힌 나와 열린 나
운명방정식, 이렇게 푸세요 59
음과 양의 비율을 가늠합니다 59
수와 화
금과 목
토
음양의 균형에서 나온 결론
육친을 적용합니다 63
인성
비겁
식상
재성
관성
육친에서 얻은 결론
일간을 탐색합니다 73
水가 꼭 필요한 신금
부족한 오행이 무엇인지 판단합니다 74
水와 火의 관계
金과 木의 관계
용신(구세주 오행)은 水
대운大運, 人生의 사계절 77
대운진입 전 77
병술丙戌대운 (가을대운의 끝) : 6세에서 15세까지 (1916~1925) 78
과정
그는 왜 그림부터 그렸을까
정해 무자 기축丁亥 無子 己丑으로 이어가는 30년 겨울대운 80
화토가 지배하는 천간
일간을 휘감는 기운
정해丁亥대운 (겨울대운 시작) : 16세에서 25세까지(1926~1935) 82
과정 1
야속한 연운
폐결핵
과정 2
무자無子대운 (겨울대운 한복판 ) : 26세 ~ 35세 (1936~1945) 86
과정
결함 많은 명식
자기 소임을 이행한 사람
생애,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하는 시간
김수영(金洙暎), 나를 감시하는 나
운명방정식, 이렇게 푸세요 93
음과 양의 비율을 가늠합니다 93
수와 화
금과 목
목의 상황
토
음양의 균형에서 나온 결론
육친을 적용합니다 97
인성
비겁
식상
식상의 순환
재성
관성
육친에서 얻은 결론
일간을 탐색합니다 110
直의 성정
부족한 오행이 무엇인지 판단합니다 111
水와 火의 관계
金과 木의 관계
구세주 오행은 水와 木
대운大運, 人生의 사계절 113
대운진입 전 113
일간을 일으켜 세운 연운
무술 정유 병신戊戌 丁酉 丙申으로 이어가는 30년 가을대운 115
무술戊戌대운 (가을대운의 끝) : 7세~16세 (1928~1937) 115
과정 1
토의 습격
土를 막은 水
과정 2
학교 진학
정유丁酉대운 (가을대운의 절정) : 17세~26세 (1938~1947) 120
과정 1
재능 발견
과정 2
관성과 인성의 부조화
병신丙申대운 (가을대운의 입구) : 27세~36세 (1948~1957) 123
丁화와 丙화의 차이
酉금과 申금의 차이
과정 1
김수영과 김현경
김수영과 재성의 관계
위태로운 일간
과정 2
과정 3
수의 작용
과정 4
묘목의 위력
과정 5
과정 6
어수선한 시간
과정 7
황페한 목
과정 8
되찾은 일상
을미 갑오 계사乙未 甲午 癸巳로 이어가는 30년 여름대운 136
세상과 독자를 매개하고 싶은 나무
연운과 대운
을미乙未대운 (여름대운의 끝) : 37세~46세까지 (1958~1967) 138
을목의 정서를 호흡하는 일간
과정 1
예술가의 현실 개입
과정 2
과정 3
에너지의 고갈
갑오甲午대운 (여름대운의 절정) : 47세~56세까지 (1968~1977) 148
흔들리는 운명
과정
마지막 하루
책 속으로
1부 명식, 운명방정식 中‘四柱, 4대가 머무는 집’23~24쪽
존재로 태어나면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연월일시를 갖습니다.
그것을 네 개의 기둥이라는 뜻으로 사주(四柱)라 합니다.
명식, 운명, 명이라고도 일컫습니다.
네 개의 기둥은 아래와 같습니다.
年의 기둥을 연주年柱
月의 기둥을 월주月柱
日의 기둥을 일주日柱
時의 기둥을 시주時柱라 합니다.
사주팔자라는 말의 四柱가 바로 네 개의 기둥이었군요.
四柱, 4대가 머무는 집
네 기둥과 여덟 글자
사주는 확인했고 이제 팔자도 찾아봐야겠군요.
‘천간과 지지’라는 말은 들어보았지요? 줄여서 그냥 간지라고도 합니다. 천간을 구성하는 요소는 열 개가 있습니다. 그것을 10간이라 부릅니다. 지지를 구성하는 요소는 열 두 개가 있습니다. 12지라 일컫지요.
10간은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입니다.
12지는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입니다.
10간과 12지가 결합하면 60개의 年이 나오고 그것을 60갑자라 부릅니다. 올해는 丙申년이지요. 여기서 병은 천간에 속하고 신은 12지에 속합니다. 아하! 우리가 年을 말할 때 앞에 나오는 건 10간이고 뒤에 따라오는 건 12지군요. 사주팔자에서도 위층을 담당하는 건 10간이고 아래층을 채우는 건 12지입니다.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갖게 되는, 네 기둥(사주)과 여덟 가지 방(팔자)도 10간과 12지 안에 모두 있습니다. 사주와 팔자를 10간과 12지가 채우는 것이지요. 10간과 12지를 제대로 탐구하면 운명의 밑그림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60갑자 & 연월일시 건축물 26쪽
60갑자
60갑자라고 얘기했으니 혹시 60개의 한자를 익혀야 하는 것으로 오해한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에이 설마요? 그럴 일은 없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60갑자가 60가지 해(年)를 일컫는 건 맞습니다. 그렇다고 60개의 한자가 나오지는 않아요. 그럼 서로 다른 60개의 해는 어떻게 나올까요?
10간과 12지지가 만나면 60개의 年(60가지의 다양한 건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10간과 12지가 서로 어울려 60개의 기운을 뿜어냅니다. 10과 12의 공배수가 60인 건 잘 알고 계시지요?
우리가 태어난 해도 60가지 年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사주가 팔자가 되는 건 우리의 생년월일시를 천간과 지지로 구분했기 때문입니다. 기둥의 윗부분은 간이 되고 아랫부분은 지가 됩니다.
여기서 연은 연간과 연지, 월은 월간과 월지, 일은 일간과 일지, 시는 시간과 시지로 구성됩니다. 네 개의 기둥에서 여덟 개의 요소로 바뀌었지요. 이것이 팔자입니다. 운명을 구성하는 여덟 가지 요소라는 뜻이지요.
연월일시 건축물
사주는 연월일시라는 4단계로 되어있습니다. 연월은 지구 공전에서 결정되고 일시는 지구 자전에서 나옵니다. 연월이 일시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입니다. 인식의 주체인 일간(나)은 공전의 영향을 받은 자전의 움직임입니다. 그럼 연월일시의 관계, 사주의 구조를 살펴봅시다.
출판사 서평
운명을 어떻게 푸는지 단계별로 접근한 운명 활용서
이상(김해경), 김수영의 사주풀이 과정을 참고하면 내 운명도 풀 수 있다.
1. 출간 배경
“ 이 책은 두 사람의 업적을 찬미할 목적으로 쓴 전기가 아닙니다.
작품을 어떻게 읽었다는 독후감도 아닙니다.
그저 존재로 태어나 살기 위해 발버둥 쳤던 인간, 애쓰고 노력했으나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로 누린 게 없었던 사람의 운명을 얘기한 운명 에세이입니다.“
어떤 순간
그런 순간이 있지요. 누군가를 알고 싶은 순간, 어떤 사람을 정말 제대로 한번 이해하고 싶어지는 순간, 대상이 품고 있는 내밀한 기운과 마주치고 싶은 순간 말입니다.
그런 순간을 만나면 우선 그가 남긴 흔적을 들춰보게 되지요. 내가 관심 두는 사람이 작가라면 당연히 그의 작품을 읽어야 하겠지요. 작품 속에는 작가의 많은 것이 담겨 있으니까요. 편지나 일기도 찾아볼 겁니다. 일상에서의 태도나 자세를 엿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고 난 다음은 인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전기나 평전을 찾아 읽을 겁니다. 일생을 좀 더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서겠지요. 전기나 평전을 탐독하고 나면 작품만 접했을 때보다는 한 사람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운명적 물음
그런데 전기나 평전은 어떤 인물이 ‘어떻게 살았나?’에 비중을 둡니다.
‘왜?’ 혹은 ‘왜? 그렇게?’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어떤 인물이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했을 때 그것에 따라붙는 이유나 원인을 ‘왜?’라는 방식으로 얘기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건 그 인물이 간직한 ‘왜?’가 아닙니다. 인물의 생애를 관통하는 운명적 질문인 ‘왜?’는 아닙니다. 운명에 내장된 ‘왜’를 이해하려면, 어떤 인물의 내면에 도달하려면 그의 운명(생년월일시)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한 사람의 연월일시를 분석하면 그의 외부와 내면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 그는 왜 그런 일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사태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는지 두루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운명 에세이
이 책은 두 사람의 업적을 찬미할 목적으로 쓴 전기도 아니고 작품을 어떻게 읽었다는 독후감도 아닙니다. 그저 존재로 태어나 살기 위해 발버둥 쳤던 인간, 애쓰고 노력했으나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로 누린 게 없었던 사람의 운명을 얘기한 운명 에세이입니다. 이 책에는 한 사람이 태어나는 시작의 순간부터 세상을 하직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주명리로 분석한 세세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삶이라는 여정은 수많은 점의 행렬
어쩌면 삶은 수많은 점의 집합인지도 모릅니다. 마침표, 쉼표, 가운뎃점 같은 무수한 문장 부호로 이루어진 행렬인지도 모릅니다. 生을 시작하는 시작점과 生을 마치는 마침표 사이에는 당연히 모양이 다양한 여러 개의 점이 이어지겠지요.
그런데 생애라는 시간, 삶이라는 여정은 사람마다 다르게 전개됩니다. 누군가는 시작점을 놓고 가운뎃점도 풍성하게 확보한 후, 마침표까지 제대로 찍는 삶을 만들고 떠납니다. 또 누군가는 시작점을 놓고 멋진 가운뎃점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그 순간, 그만 마침표가 들이닥치기도 합니다.
이상은 27세에, 김수영은 47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작점만 찍고 그냥 삶이 끝나버린 것 같은 이상, 시작점도 찍었고 서로 다른 중간의 점도 몇 개 놓았지만, 마침표를 제대로 찍지는 못한 것 같은 김수영. 이제 이 두 사람의 운명을 살펴보겠습니다. 부디 2개의 운명방정식을 통해 독자 여러분도 내밀한 자신의 운명을 사색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 이상과 김수영이라는 조합
둘을 묶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행(木火土金水) 중 水를 간절하게 원하는 운명으로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이상은 빛나는 보석, 광택이 있는 장신구입니다. 원광석의 단계를 벗어난 金이지요. 보석은 물이 필요합니다. 깨끗이 씻어내야 하니까요. 김수영은 木입니다. 반듯하게 솟아오르고 싶은 곧은 나무입니다. 나무가 태양을 향해 줄기와 가지를 뻗어내려면 뿌리에서부터 수가 원활히 공급돼야겠지요.
두 사람은 기질이나 정체성이 같지 않습니다. 하나는 금이고 하나는 목이니까요. 그러나 필요로 하는 요소가 정확히 일치하기에 즉 水를 간절히 기다리는 운명이기에 함께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둘의 운명을 나란히 놓으면 흥미로운 비교가 될 거라 판단했습니다.
3. 〈쓰는 운명 이상, 김수영 : 사주명리로 다가간 작가의 생애〉 특징
1)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이상,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수영의 삶을 사주명리로 해석했습니다.
2) 이상의 생애, 김수영의 인생을 운명을 통해 세세히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3) 두 사람의 인생을 대운과 연운까지 대입해 상세히 설명했기에 운명이 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
4) 해석과 추론에 대한 근거를 그들이 태어난 연월일시에 기초해 하나하나 밝혔습니다.
4. 책의 흐름 : 운명 탐사 여정
- 사주, 10간 12지, 관계의 바다를 통해 운명방정식 이해하기
- 이상과 김수영의 연월일시로 들어가 작가의 운명을 호흡하기
- 4단계 접근의 사주풀이를 통해 ‘내 운명 사색하기’
5. 책의 구성
책은 2개의 부로 돼 있습니다.
1부 ‘운명방정식’에서는 운명이 뭔지 어떻게 짜여있는지 설명합니다.
사주(내가 태어난 생년월일시)가 왜 4대(선조와 부모, 나와 자식)가 머무는 집인지, 그 사주에 깃드는 10간과 12지에는 어떤 게 있는지 짚어봅니다. 또 연월일시에 움직임을 일으키는 관계성(육친)도 훑어봅니다.
2부 ‘운명을 살다’에서는 먼저 운명방정식을 푸는 과정을 4단계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1단계에서는 연월일시를 채우는 요소들의 음과 양의 비율을 따집니다.
2단계에서는 사주 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과 관계성(육친)을 살핍니다.
3단계에서는 사주의 정체성을 탐색합니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부족한 오행을 찾아내 사주의 균형을 맞춥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人生의 사계절이라 할 수 있는 대운(大運)을 살핍니다.
4단계로 접근한 운명이 대운을 통해 어떻게 전개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운명방정식으로 운명의 구조를 이해했으니 대운을 통해 인물의 인생행로도 함께 따라가 보는 것이지요.
이상과 김수영의 인생을 운명방정식, 대운, 연운까지 대입해 분석하다 보면 이상은 왜 김해경을 벗어나 이상으로 건너가 버렸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김수영은 왜 자기 정당화가 안 되는 인물인지, 왜 자기를 처벌하는 작품을 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6. 누가 읽으면 좋을까?
1) 이상과 김수영의 생애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2) 사주명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
3) 자기 삶과 화해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인생과 지속해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사람
4) 오행(木火土金水)을 고루 갖추지 못하고 기우뚱한 사주로 태어난 사람
5) 10간과 12지를 알고 있지만 사주에 적용하는 방법을 몰라 안타까워하는 사람
* 책속으로 추가 *
운명을 살다 中‘이상 李箱, 갇힌 나와 열린 나’89~90쪽
결함 많은 명식
너무도 짧은 생애를 살고 간 김해경은 자신이 기대한 만큼의 인정을 얻지 못했습니다. 애쓰고 노력하고 고뇌했던 수고로움에 비하면 외부의 승인이나 평가는 시원찮았습니다. 대중은 당연히 그의 작품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문단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김해경이 쓴 시와 소설이 자기 시대에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소통을 거부당한 작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된 이유는 그가 당시로서는 난해하기 그지없는 작품만을 썼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식을 생각하면 다른 이유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의 명식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구조입니다. 무겁게 내려앉는 분위기지요. 그렇다고 가벼운 기운인 목화만 보강한다고 해결되는 상황도 아니었지요. 수도 없이 금만 많다 보니 금을 수로 내보내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자기 소임을 이행한 사람
흠결이 많은 명식이다 보니 수대운이 왔으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니까 일간(김해경)이 열심히 활동을 하고 갔지만, 일간이 일거리를 많이 만들고 노력했지만 당장은 성과로 이어질 수 없었던 겁니다. 그래도 그는 자신에게 허락된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소임을 성실하게 이행했습니다.
당장 찾아먹을 분복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돌아오는 평판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작업을 게을리 했다면 김해경이라는 이름도, 그의 작품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겠지요.
작가는 소통이라는 것을, 정서의 공명을 당대에서만 갈구하는 사람이 아니지요. 그 과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김해경은 길지 않은 생애 안에서나마 열심히 자신을 표출하고 갔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자기보다 더한 애정으로 기꺼워할 먼 훗날의 독자를 상상하면서.
생애,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하는 시간
우리들 대부분의 삶도 그렇습니다. 그저 주어진 시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힘껏 하는 것이지요. 물론 자기 당대에 많은 것을 찾아먹고 가는 인생도 있습니다. 한 생애 안에서 어쩌면 저리도 많이 누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것들을 고스란히 삼키고 떠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60갑자의 순환을 고려하면 그들도 향유한 시간만큼 되갚아야할 채무의 시간을 만나게 돼 있습니다. 세상 이치가 그렇습니다. 만끽한 것이 있으면 내놓아야 하는 것이 있지요.
운명을 살다 中‘김수영 金洙暎, 나를 감시하는 나’93쪽
김수영 金洙暎, 나를 감시하는 나
김수영은 시와 산문을 쓸 때 자신을 얘기했지요.
자신과 자신을 에워싼 일상의 여러 겹들을 모두 드러냈습니다. 글쓰기 자체가 고백하는 작업이 되었던 셈입니다. 고백하는 사람은 갈망하는 게 있지요. 내가 나를 숨기지 않고 들춰내면 조금은 가벼워질 거라는, 홀가분해질 것이라는 기대 정도는 품습니다. 그래서 자기를 폭로하면서도 은연중에 자기변호나 자기 연민을 불러올 수 있는 희미한 조각 하나를 끼워놓게 되지요. 가끔은 자기 정당화를 위한 시도도 하게 됩니다.
김수영의 고백은 달랐습니다. 그는 자기변호의 씨앗을 없애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자기를 단죄했지요. 그 누구도 연민의 시선을 보내기 어려운, 아니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나 생각을 고스란히 작품에 옮겨놓고는 자신을 벌했습니다.
이제 자기 정당화가 안 되는 한 개인, 그래서 글을 통해 자기를 처벌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 김수영의 운명을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5578528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4월 15일 |
쪽수 | 160쪽 |
크기 |
150 * 210
mm
/ 28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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