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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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이봉호는 문화중독자. 성북구 장위동에서 서울내기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한 키튼 선생과 흡사한 스승을 만난다. 그를 통해 미술과 자유와 철학을 전수받는다. 재수한답시고 노량진 바닥에서 소주와 짬뽕국물 그리고 록음악 사이를 하염없이 헤엄치다 간신히 대학에 입학한다.
20대에는 경영학도로서 세상에 돈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는 얼치기 사상에 빠진다. 학생운동이 정점이던 1980년도 후반기를 음악과 문학에 빠진 아웃사이더로 연명한다. 이후 회사형 인간으로 계급 이동에 착지하게 된다. 입사 10년 차 즈음하여 주경야독의 정신으로 문화예술과 관련한 석박사 과정을 통과한다. 늦깎이 인문학도로 변신하여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 보는 법을 터득한다.
그는 지금까지 그랬으며 앞으로도 사회적 왕따가 마음껏 숨 쉬며 사는 세상이 되기 위한 글쓰기를 지향한다. 자주 들르는 곳은 천 원 노가릿집, 작은 영화관, 시내 헌책방, 홍대 도서관과 음악 카페다. 눈을 감는 날까지 읽고, 쓰고, 느끼고, 마시고, 말하는 지식노동자의 삶을 지향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문화중독자라고 부르곤 한다.
저서 『광화문역에는 좀비가 산다』, 『제9요일』, 논문 「20세기 프랑스와 미국 문화지원정책 연구」가 있으며, 금융인문화제, 광명시 신인문학상, 계간 만다라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음악잡지에 ‘월드뮤직’을 연재했고, 홍대 대학원과 나사렛대학교에서 특강을 하기도 한다.
목차
- 들어가는 글. 외롭고 웃긴 크리스마스
1장. 세계의 독신자들
01 루트비히 판 베토벤 | 소리를 삼킨 남자
02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03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 그들만이 꿈꾸는 세상
04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05 빈센트 반 고흐 | 별이 빛나는 밤에
06 구스타프 클림트 | 14건의 친자확인소송
07 코코 샤넬 | 그녀가 사랑했던 모든 것
08 장 폴 사르트르 | 계약결혼의 창시자
09 앤디 워홀 | 영원한 팩토리 보이
10 알 파치노 | 백인답지 않은 백인 뉴요커
11 프레디 머큐리 | 보헤미안 랩소디
12 펠릭스 데니스 | 출판재벌인가, 예술가인가
13 팻 메시니 | 나는 행복한 여행중독자
2장. 한국의 독신자들
14 김동길 | 나는 문사철이다
15 앙드레김 | A형 노총각의 사생활
16 마광수 | 나는 야한 남자가 좋다
17 박근혜 | 냉정과 온정 사이
18 임순례 |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추억
19 조수미 | 카라얀이 선택한 여자
20 김어준 | 닥치고 독신
21 이상은 | 외롭고 웃긴 가수
3장. 만들어진 독신자들
22 홈스 vs 뤼팽 | 영국산 초식남 대 프랑스산 완소남
23 클라크 켄트 | DC 코믹스의 슈퍼스타
24 제임스 본드 | 플레이보이의 방정식
25 존 람보 | 영웅의 두 얼굴
26 마스터 키튼 | 강사, 탐정, SAS 교관 출신 돌싱남
27 숀 맥과이어 | 안녕, 로빈 윌리엄스
나가는 글. 자유로운 영혼을 위하여
책 속으로
베토벤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독신으로 살았다. 그는 결혼이라는 제도권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여인들과 연인관계를 유지했다.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신비주의자로 불렸던 로맹 롤랑은 저서 『베토벤의 생애』를 통해 베토벤의 연인에 관한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1장, 18쪽)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이었을까. 안데르센은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야 했던 자신의 삶을 슬픈 동화를 통해서 투영하고 있다. 안데르센은 “내가 살아온 인생사가 바로 내 작품에 대한 최상의 주석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통해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1장, 41쪽)
니체는 결정적으로 자신에게서 사랑을 줄 수 있는 능력 자체가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에 고뇌하는 미약한 인간이었다. 이는 니체를 독일철학의 거두이자 초인으로 숭배 시 하는 조류와는 상관없는 평범한 독신자의 삶을 상징하는 모순적인 가치로 정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1장, 50쪽)
클림트는 수많은 여인과 만나면서도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가 무섭게 무려 14명의 여성이 친자확인소송을 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초절정 정력가란 말인가. 요즘 말로 가진 것이라고는 불알 두 쪽과 그림 그리는 재주가 전부인데. 그렇다고 앤디 워홀처럼 그림 팔아서 갑부행세를 하며 살았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델들과 연애행각을 멈추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누가 클림트의 진정한 사랑이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클림트의 연인들이 수십 명이라고 해서 그가 결혼제도 자체를 초월한 이상주의자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1장, 65쪽)
앤디 워홀에게 자본, 즉 돈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예술의 범위를 일상 소비문화의 영역까지 확대한 영리한 사업가일까. 아니면 물질만능주의의 늪에 빠진 천민 자본가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1장, 98쪽)
알 파치노는 독신주의자다. 그가 맡았던 배역 대부분이 강렬한 자아를 가진 비사회적인 인물상이었다. 미국 상류층을 상징하는 온화하고 기름진 배역이 없었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알 파치노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영화처럼 디자인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그는 영화배우로서 엄청난 성공과 명예와 부를 거머쥔 인물이다. (1장, 107쪽)
프레디 머큐리는 밴드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보컬리스트이자 작곡자로, 무대에서는 청중들이 원하는 극적이고 개성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커밍아웃에도 ‘퀸’의 인기는 한마디로 난공불락이었다. 프레디 머큐리가 추구했던 이상은 동성애적 의미를 뛰어넘는, 모든 인간이 사랑할 수 있는 음악을 완성하는 데 있었다. (1장, 114쪽)
펠릭스 데니스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보다는 자유분방한 사생활 때문에 유명세를 치르곤 했다. 늘 주장하던 ‘순간을 영원으로 사는 삶’의 결과물이었을까. 술, 마약, 여자는 독신남 펠릭스 데니스를 상징하는 일종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1장, 122쪽)
앙드레김의 인터뷰 자료와 기사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다름 아닌 그의 결혼관이었다. 앙드레김은 결혼제도에 대해서 ‘반드시 일반화되어야 할 가치 있는 삶의 형태’라는 보수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죽는 날까지 낭만적인 결혼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뷰에 따르면 앙드레김은 자신의 열정을 일에 쏟다 보니 결혼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혼예찬론자다. ‘결혼’, 과연 독신자로서 결혼의 긍정성을 자신 있게 피력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2장, 150쪽)
이 시점에는 대통령 박근혜와 인간 박근혜라는 두 가지 차원의 바라보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통령 박근혜는 한국에서 소수에 속하는 여자 정치인이자 독신자이며 동시에 독재자의 딸이기도 하다. 이는 도덕적이고, 가정적이면서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친한국적인 이미지와는 엄연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왜 박근혜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에 대한 정치공학적 해석은 생략하고자 한다. (2장, 167쪽)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면서까지 결혼을 감행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 대신 남편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주는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조수미는 말한다. 그녀는 결혼을 위해서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생활의 안정을 위해서 결혼하는 것도 아니기에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음악활동과 함께 보낼 뿐이라고 자서전에서 말하고 있다. (2장, 186쪽)
아쉬운 점이라면 한국사회에서는 이들의 인기를 이어갈 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이미지는 박물관이나 인사동 거리에서만 제한적으로 창조해야 하는 상징이 아니다. 88올림픽을 상징했던 마스코트 호돌이처럼 일회
출판사 서평
“내가 독신자라고?”
우리는 모두, 미래의 독신자다!
★ 삶의 치열한 흔적을 남긴 28인의 독신이야기
★ 결혼이든 독신이든 흉내 내는 삶은 가짜다!
철학의 거두이자 초인으로 숭배 시 됐지만 고통 속에서 말년을 보낸 평범한 독신자 니체부터 매번 차이기만 하는 고달픈 연애사의 주인공 고흐, 연애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추남 슈베르트, 사랑했지만 세상 떠날 때까지 독신으로 산 비운의 천재음악가 베토벤, 영화처럼 인생을 디자인하는 독신주의자 알 파치노, 사랑의 실패로 평생 독신으로 산 동화작가 안데르센, 시대를 앞서 간 독신 패션디자이너 샤넬, 낭만적인 결혼의 꿈을 지녔던 결혼예찬론자 앙드레김, 14명의 여성에게 친자확인소송을 당한 연애술사이자 신비주의 화가 클림트, 죽을 때까지 돈에 대한 욕망을 감추지 않았던 독신 갑부예술가 앤디 워홀, 노벨문학상을 거부한 계약결혼의 창시자 사르트르, 동성애자라고 밝힌 역사상 최고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 독신음악가로 전 세계를 누빈 신이 내린 목소리의 주인공 조수미, 소수에 속하는 여자정치인이자 독신자며 동시에 독재자의 딸 대통령 박근혜, 우리시대 양심이자 영원한 청년작가 독신남 마광수를 비롯해 자의든 타의든 독신과 마주한 이들의 삶을 탐구하였다.
돌연 아내의 죽음으로 독신자의 삶을 선택한 영화 속 주인공 숀 맥과이어, 초능력자라는 자신의 숙명을 위해 탄생한 영웅독신자 슈퍼맨, 안정보다는 모험을 선택한 살인병기 독신자 람보, 여러 가지 직업을 지닌 돌싱남이자 열혈전사인 만화 속 주인공에 이르기까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어 독신으로 세계문화에 한 획을 그은 28인의 독신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스 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인은 실재와 만들어진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기호의 시대’에 산다고 말한다. 가짜와 진짜의 구분이 모호해진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존인물과 가상인물 또는 결혼과 독신 등의 구조적인 구분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조립하고, 분해하고, 다시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의 터울을 깨고 자신들만의 행복한 삶을 창조해낸 시대의 인물들이 있다. 어떤 삶을 살든 그들의 삶을 논할 수는 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시도하지는 못한다. 과거든 현재든 마찬가지다. 그것이 바로 삶을 개척하는 자와 삶에 끌려다니는 자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흉내 내는 삶이 아니라 진짜 자기 삶을 사는 시대의 개척자이자 진정한 사랑을 한 사람들이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실존인물은 물론 일상에서 접하는 대중문화, 즉 영화, 소설, 만화, 신화에 독신자로 등장하는 인물까지 폭넓게 다뤘다.
세 부류의 독신자들
독신자들은 크게 세 부류로 분류하였다. 첫 번째는 ‘세계의 독신자들’, 두 번째로 ‘한국의 독신자들’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만들어진 독신자들’이다. 인물설정은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흔적을 남긴 이들로, 세계문화에 큰 획을 그은 인물들을 선택하였다. 왜 그들이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냈는지는 독자마다 다양한 해석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책에 등장하는 독신자들에 대한 기호나 호불호는 순수하게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영원한 독신의 삶도, 결혼의 삶도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정신적으로 독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 결혼을 하고, 모임에 나가고, 친구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이란 생각하는 만큼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외로움과 대면한다. 귀찮고 번거롭지만,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바로 외로움이다. 이를 회피한다면 삶을 주도적으로 그려나갈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것이다. 마주할 것인가, 회피할 것인가. 결론은 독신자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독자들의 심장 속에 존재할 것이다.
독신자들이 이뤄낸 문화적 성취
일본의 실존철학자인 미키 기요시는 자신의 습관을 자유롭게 통제하는 사람만이 인생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습관을 통제한다는 의미는 사회가 만든 관습의 틀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용기와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용기와 능력을 갖춘 자만이 문화를 창조한다. 문화란 변화 속에서 태어나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자만이 변화를 잉태한다. 또한, 변화는 사회라는 장벽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며, 이를 뛰어넘는 변화만이 문화라는 형태로 살아남는다. 그 문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주역은 누구일까. 정답은 바로 독신자들이다.
독신자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적인 기회가 많다. 독신자들이 반드시 넘어야만 하는 외로움이라는 장애물은 그들이 활용하기에 따라서 창조적인 결과물을 낳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물을 우리는 ‘문화’라고 표현한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소프트파워를 확인하는 데에 글쓰기의 무게를 두었다. 독신자들이 이루어낸 괄목할 만한 문화적 성취가 독신이라는 삶이 전제되어야 하는 부분인지, 아니면 선택의 문제인지에 대한 고찰의 과정도 함께 다룬다.
기본정보
ISBN | 9791195233526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9월 21일 |
쪽수 | 260쪽 |
크기 |
152 * 200
* 16
mm
/ 42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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