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훔친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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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훔친 명작』은 국내 대표 소설가 19인을 인터뷰한 책이다. 한 편의 소설에는 작가의 살아왔던 것에 대한 통찰, 살아가야 하는 것에 대한 분별, 살아보지 않은 것에 대한 지각들이 별처럼 빛을 내며 속닥속닥 전하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 배경을 두고 독자들은 각각 다른 시각에서 보기도 하고, 등장인물의 행동을 옹호하거나 옹호하지 못하여 갑론을박을 하기도 하고, 각각의 행동과 시대적 배경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분석한 비판도 쏟아낸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자기 내면의 존재를 살피고 상상을 통해 직관적으로 통찰한다.
란, 하성란, 편혜영, 강영숙.
작가정보
목차
- Chapter 1 사랑은 욕망과 한몸이다
사랑을 잃고 초록을 본다 ?사랑을 믿다? 권여선
사랑은 허기지만 섹스는 움식이다 ?뱀장어 스튜? 권지예
사랑은 해피 드러그가 아닌 생로병사다 ?밤이여, 나뉘어라? 정미경
철학적 감수성으로 연주한 옥탑방 소나다 ?내 마음의 옥탑방? 박상우
삼청동에서 만난 마틸다 ?좁은문? 조경란
Chapter 2 존재는 때로 눈물을 흘린다
이데올르기에 갇힌 인간, 그 불행한 영혼을 쓰다듬다 ?환멸을 찾아서? 김원일
광장 상주자가 다수를 횡령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문열
인간의 존재 근원을 이야기하다 ?해변의 길손? 한승원
나는 영원한 문학순정주의자 ?고산자? 박범신
Chapter 3 비도덕적인 사회학을 위하여
소설가가 들려주는 콘서트 콘서트 개그콘서트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아시아의 정신은 스토리텔링이다 ?존재와 형식? 방현석
모던걸이 꿈꾸는 낭만적 사랑과 사회 ?삼풍백화점? 정이현
국경을 떠도는 소녀의 유랑을 통해 본 ‘지금’과 ‘여기’ ?리나? 강영숙
그로테스크한 도시에 터지는 폭죽처럼 ?저녁의 구애? 편혜영
Chapter 4 억압은 소통이자 관계이다
다면적인 인간의 자화상을 그려내다 ?우리 시대의 소설가? 조성기
젊은 시절의 번민은 차라리 축복이다 ?단추? 심상대
자기 중심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진리를 품다 ?칼? 이승우
자유로운 영혼에서 태어난 팅커벨 ?어떤 작위의 세계? 정영문
모래알 속에서 우주를 캐내는 상상력 ?곰팡이꽃? 하성란
책 속으로
○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소설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은 일종의 입사의식(入社儀式)을 다룬 우의(寓意)소설이기도 합니다.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던 사람이 다른 집단에 편입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죠. 거기서 일종의 기득권이라고 할까, 그 새로운 집단의 권력체제와 부딪히게 되는데, 특히 그 권력이 정당성도 정통성또 없는 권력일 때 거기 편입하고 적응하는 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합리적인 사회의 구성원이던 사람이 갑자기 뒤틀린 권력구조 안으로 던져질 때 겪게 되는 의식의 파행 같은 것 말입니다. 좋게 말하면 어렵게 편입되는 과정이고 나쁘게 말하면 야합이나 동화가 되는 그런 입사의식…”
○ 권여선 《사랑을 믿다》 소설가의 말 중에서
“실연에 대한 극복방법은 저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실연을 당하면 각자 자기에 맞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처절하게 극복해야 하는 거죠. 그러나 그렇게 하면 극복했다고 해서 그 매뉴얼대로 다음번 실연을 또 극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실연은 소설 쓰는 것고 비슷합니다.”
○ 권지예 《뱀장어 스튜》 소설가의 말 중에서
“마지막 여자로 재클린이 나오는데 재클린의 레시피라고 하면서 뱀장어 스튜 그림과 요리기법이 있었던 거죠.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어요. 아, 인생을 화려하게 산 카사노바 남자도 결국에는, 마지막 여자에게서 남은 것은 밥이구나. 밥이 참 중요한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박상우 《내 마음의 옥탑방》 소설가의 말 중에서
“세상 모든 소설은 단 두 가지를 다루죠. 그것이 인간과 인생입니다. 인간을 다루기 때문에 인생을 다루게 되는 거고, 인생을 다루기 때문에 인간이 등장하는 거죠. 이 두 가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란성 쌍생아 같은 숙명을 지녔죠.”
○ 조경란 《좁은 문》 소설가의 말 중에서
“제가 이렇게 검정 일색인 거는 어떤 자발적인 언어, 메시지 같은 게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옷은 나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고르고 입기도 하지만 나를 숨기고 싶을 때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저에게는 그것이 블랙인 거죠. 거의 언제나.”
○ 김원일 《마당 깊은 집》 소설가의 말 중에서
“전쟁 속에서 누구나 겪었던 고생이지만 드러내놓고 활동하는 사상가의 가족들은 그 고생이 더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철이 들어서야 가정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그분의 사상이랄까, 삶의 한 방식을 이해하지만, 아마도 처음 동기는 원망과 그리움으로 펜을 잡았을 겁니다. 제 아버지도 그 시대의 지식인으로서 어느 한쪽 사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테죠.”
○ 한승원 《해변의 길손》 소설가의 말 중에서
“승려나 목회자가 도를 닦으며 살 듯, 소설가도 도 닦듯이 삶을 살아야 해요. 스님들이 욕심과 탐욕을 버려야만 제대로 살 수 있듯이 소설가들도 탐욕을 버리고 그 탐욕에 젖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든지...(중략) 그러니까 한심한 영혼이지만 그 영혼이 꿈꾸는 세계가 아름답고 예쁘고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 박범신 《은교》 소설가의 말 중에서
“모든 예술이 거기서 나오는 거예요. 갈팡질팡하는 데서 에너지가 나오는 거지. 주관과 객관, 냉탕과 온탕, 충만과 결핍, 그런 것의 편차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분열할 때. 언필칭 상상력이 고양되지요.(중략) 난 그렇게 생각해요. 관습으로서의 안락에만 기대 살고자 한다면 그는 젊었어도 이미 늙은 것이고, 안락함의 일부를 희생해서라도 여전히 자기 변혁, 자기 혁명에의 욕망을 갖고 있다면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그는 청년이다. 이렇게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 성석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소설가의 말 중에서
“남들은 일단 재미없다고 하죠.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 보니 이야기를 정말 재미없게 한다. 아예 말을 잘 못한다. 무뚝뚝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만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과 만나면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고, 이런 얘기가 있었고, 그런 얘기를 하지요. 제가 그 대화에 끼려고 하면 그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네 얘기는 재미없으니까 하지 말라고 해요. 저는 자기들 얘기를 들어 주어야 한대요. 그리고 재미있었던 만큼 술값을 내는 역할을 하라는 거죠.”
○ 방현석 《존재의 형식》 소설가의 말 중에서
“그런 면에서는 그 어떤 예술가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죠. 제가 인천에 있는 공장에서 일할 때 그분이 당했던 고문이 적힌 글을 산동네 냉방에 엎드려 읽은 적이 있어요. 아마 작가들한테 술과 밥을 얻어 먹은 정치인은 그분밖에 없을 거예요. 정치에 입문한 뒤에, 정치자금 고백해서 유죄판결을 받고 났을 때 작가들 열댓 명이 김근태 선배를 초대해서 인사동에서 저녁을 사 드렸죠.”
○ 정이현 《삼풍백화점》 소설가의 말 중에서
“저는 문학인뿐 아니라 어떤 분야의 예술인이나 인문학자, 과학자 등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현실정치에 되도록 많이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이승우 《칼》 소설가의 말 중에서
“독서는 소극적인 행위가 아니에요. 책을 읽을 때 작가가 쓴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사람은 없지요. 독서하는 도중에 자기 삶이 끼어들잖아요. 내 삶이 끼어들면서 나만의 새로운 버전의 책이 되는 거지요. 사람마다 같은 책을 보고 다른 느낌을 갖는 것은 삶의 경험이 끼어들어서 그 책을 다르게 받아들이게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은 일종의 쓰는 행위, 유사 창작행위라고도 하지요.”
출판사 서평
저자 이재은은 숭실대 문창과를 대학원까지 6년을 다녔다. 수필을 쓰다, 시를 쓰다, 소설이 너무 쓰고 싶어 뒤늦게 문창과를 들어갔다. 글을 쓰기 위한 다양한 훈련 중에 기성작가 작품을 읽고 분석하는 수업이 적성에 맞고, 국내 대표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읽고 서평을 쓰고 그룹별로 앉아 토론을 하면서 단편소설 한 편을 놓고도 다양한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대표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읽고 토론하며 실력있는 작가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들의 소설을 읽다가 마음을 훔친 문장을 만났다. 그 문장을 써야만 했던 소설가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작가들은 그 작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어떤 감정을 투영하고 싶었을까. 세상에 어떤 주제를 전하고 싶었을까. 자신의 고뇌와 아픔을 전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타인의 이야기를 자신의 감정적 투영 없이 그냥 풀어놓고 싶었을까. 독자들과 언론, 평론가들의 비평을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가 구상하는 작품 세계는 무엇일까. 다시 어떤 작품을 위해 몰두하고 있을까. 평범하지 않을 그들의 생각과 세계가 궁금했다.
열심히 소설 탐구를 했던 탓인지 저자에게 그분들과 인터뷰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 저자는 꿈을 꾸듯 19명의 소설가를 만났다. 한 분 한 분 소설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소설가를 만나 책 이야기를 듣는 자체로도 획기적이었다. 저마다 다른 꽃이 저마다 다른 멋과 향기가 풍겨 나오듯 소설가들의 모습도 그러했다. 초록 꽃의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 분홍 꽃의 러블리하고 따스한 느낌, 감사와 배려를 느끼는 노란꽃, 빨간꽃의 열정과 냉정, 마치 꽃들의 합창처럼 저자는 그분들을 만날 때마다 색다른 특색을 경험했다. 은하철도를 타고 우주정거장을 날며 그 별나라의 비밀을 알지 않고는 못 배길 소중한 말들을 들었다. 역시 소설 읽기에서 얻은 쾌락은 소설가의 생각을 알고 난 후에야 더 커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소설가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다른 별빛과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의 취향대로 우주정거장에 들르는 맛도 있을 것이다. 19명 그들이 사는 별자리에는 다양한 사건과 사연이 숨어 있다. 우리의 내면이 그 사건, 그 사연 어느 지점을 관통하여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기적이 생겼으면 좋겠다. 삶의 깊은 이해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명철한 조언과 해답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
모든 통증은 신호를 보낸다. 그만 아프고 낫게 해달라고, 낫고 싶다고, 그럴 때마다 사람은 알약을 먹거나 간접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소설에도 치유와 치료가 있다. 그러자면 책을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백일기도를 하듯 그것도 ‘정성’이기 때문이다. 소설가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처럼 전해오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통증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면 당신은 알약보다 강한 처방전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책장을 천천히 넘기면서 읽어야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의 어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주옥같은 문장을 글로 썼던 것만큼, 주옥같은 말이 촘촘하게 수놓아져 있다. 구도자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소설가지만 인간적인 모습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들이 사는 곳, 글쓰기 외에 하는 일, 평범하지 못한 가족사에서 연예사도 담겨 있다. 독자로서 궁금했던 작가의 사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힘이 되어 줄 심리학적인 즐거움도 안겨줄 것이다.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소설가의 철학적인 사유가 담겨 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삶의 조언은 필수로 실려 있다. 햇살 좋은 날 좋아하는 소설가를 카페에서 만난듯한 기쁜 해후가 될 것이다.
현대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것에 마음을 뺏기고 산다. 티비 채널은 수십 개이고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들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가장 심각한 마음 뺏김은 중독이다. 게임중독 도박중독 알콜이나 약물중독은 고치기가 힘든 불치병이다. 마음을 빼앗겨서 나쁘지 않다면 그건 당연히 독서다. 자녀와 자신이 독서에 중독된다면 얼마나 괜찮은 일일까. 『내 마음을 훔친 명작』으로 몸과 마음, 영혼까지 성숙하게 하는 책읽기에 빠져보자.
기본정보
ISBN | 9791191965025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1월 24일 |
쪽수 | 364쪽 |
크기 |
153 * 226
* 29
mm
/ 645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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