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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살아 있는 것들은 소리를 낸다. 가만히 들어보면 말 없는 사물들조차도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소리를 낸다. 세상은 그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어떤 때는 너무 어지럽다. 도원이 그립다. 지금 내 주변은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눈을 뜨면 도원이 사라질 것 같다. 눈을 뜨면 모든 게 곧 잊힐 것 같다. 그러나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강변이었다. 식구들의 근심스러운 얼굴들이 보였다. 나는 산 너머 마을로 가겠다고 결심했을 뿐, 어떻게 떠내려온 건지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도원에 관한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점점 더 생생해졌다. 머릿속에 예쁜 문신을 새겨놓은 것처럼. 환하게 욱신거리는 그곳.
전윤호
목차
- 시인의 말 3
1부
메기 낚시 11
기초 입문 12
얼음배 14
수면사睡眠寺 16
전당사典當寺 1 18
전당사典當寺 2 20
중산충中産? 22
내가 고향이다 24
봄 26
낮달 28
하프타임 29
아들의 나비 32
조각보 34
동해에서 폭설을 만나다 36
첫차 38
2부
유래由來 43
해제解題 44
물거울 46
하늘 닭 48
나무 돼지 50
편지 고양이 51
아이 마당 52
술샘 54
여자 성인식 56
남자 성인식 57
일하는 솥 58
소들의 월동지 59
사는 법 60
푸른 집의 흔적 62
물속에서 63
강가의 소나무 몇 그루 64
아라리 한 소절 1 66
아라리 한 소절 2 68
그곳 70
유호 73
고개 들어보면 76
입구에서 78
3부
도서관에서 83
숟가락 거울 84
사장 86
부동산 천국 88
대관식 90
내 안의 발전소 92
노란 발전소 94
내 안의 야만 시대 95
사소한 시인 96
골키퍼 98
천안함에게 100
설거지 102
천오백 몇 십 미터짜리의 그리움 104
수몰 지구 106
봄눈 내리는 아침 108
전산옥 110
실연 112
겨울 저녁 114
강릉여인숙 1 116
강릉여인숙 2 118
작은 감자 120
삼월의 망명 122
섬 주막 124
늦은 인사 125
| 해설 | 128
추천사
-
원산지에선 벌써 사라져버린 ‘부조리시不條理詩’가 새 것으로 유행하는 지금,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일에 시의 전부를 건 전윤호의 시는 오히려 신선하다. ‘초현실주의’를 마지막으로 지난 50년간 세계의 시에선 모든 ‘주의主義’가 사그라졌다. 남은 것은 시인의 삶이고, 그 삶을 지탱해주거나 무너트리려 드는 현실이다. 이 둘 사이의 관계가 전윤호의 시에서처럼 지나친 과장이나 분노 없이, 지나친 자괴심 없이, 살아 있는 예를 달리 찾기 힘들 것이다.
그는 자신의 고향 정선의 혼을 ‘도원桃源’이라고 부르지만 이상향으로 그리지 않고, ‘오지奧地’만으로 그리지도 않는다. 일찍 이별한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상징 꽃인 별로 화려하지 않은 물봉숭아 정도로 그리워한다. 정선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 한밤중/ 정선역까지 밀려왔다면/ 강릉여인숙으로 가자/ 연탄재 부서진 마당엔/ 세상의 배꼽 같은 수도꼭지가 반짝이고/ 빙 둘러선 방들이/ 묶인 배처럼 흔들리는 곳”(「강릉여인숙 1」), 그런 곳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삶의 중심(세상의 배꼽)을 이룬다. 그런 삶이 시를 만드는 고통과 기쁨을 이 시집은 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948004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10일 |
쪽수 | 144쪽 |
크기 |
111 * 185
* 11
mm
/ 14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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