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나는 헤픈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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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건네며〉 중
인생은 한없이 덧없고 또 덧없다. ‘찰나’다. 그 순간을 만끽하지 못하고 이미 일어난 과거를 후회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에는 짧아도 너무 짧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자!
- 〈글을 닫으며〉 중
사소한 일상에서 찾는 행복을 전하는 이야기는 많지만, 매일 맞이하는 평범한 하루에서 특별함을 찾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 “까짓것 남이 좀 뭐라고 하면 어때?” “남 눈치 그만,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자!”고 외치는 여자가 있다. 30대에 만난 인생의 사춘기를 지난 후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일상을 씨실과 날실 삼아 행복의 글감을 지어내는 오늘 전문가, 헤픈 여자가 펼쳐 내는 좌충우돌 일상, 가족, 사랑, 그리고 인생 이야기
작가정보
목차
- 책을 건네며
1부 / 누가 뭐래도 나는 헤픈 여자다
‘못’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안’ 나간다
나의 우상
그는 자아가 없다
전국노래자랑
악필이어도 괜찮아
헤픈 여자
파티광
2부 / ‘사춘기’는 반갑지 않았다
나의 제주, 보물섬
첫 러브레터
천국으로 올리는 국밥
달려라 아들!
돈의 기쁨과 슬픔
매일 양배추 토스트처럼
시간을 헛되게 보내세요
3부 / 결론은 ‘다’ 재미있어요
가위손
완벽하지 못한 축사
오! 마이 캡틴, 나의 딸
무너져도 괜찮아
배낭을 사랑하는 이유
수능 감독비의 진실
4부 / 그래도 사랑은 잘 챙겨주세요
현관 앞 고백
시나브로의 기적
무식이 용감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나의 사랑, 나의 애인
성의 없는 생신 상
인생 최고의 ‘돌봄’
5부 / 참 무탈한 하루다
최악의 숙소가 최고의 숙소
산책하길 참 잘했다
무탈한 하루
손해 보는 인생
마지막 손님
천국이 있다면
지금 녹차를 마시면 됩니다
글을 닫으며
책 속으로
“오늘의 행복 점수는 몇 점입니까? 두구 두구 두구!”
두 아이는 현관에 서서 ‘행복 점수 인터뷰’를 거쳐야만 들어올 수 있다. 좋아하는 친구와 짝이 되지 못해 구십 점인 날도 있고, 재미있는 게임을 해서 백 점인 날이 있는가 하면, 급식이 맛있어서 무려 천 점인 날도 있다. 아이들은 행복 점수에 대해 재잘거리며 내 품으로 안긴다.
“우와! 진짜? 정말? 그랬구나!” 하는 거라고는 ‘감탄’ 그것밖에 없다.
고작 엄마의 감탄을 듣기 위해 사춘기가 시작된 나이에도 사생활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신의 하루를 미주알고주알 말해준다. 눈물 나게 고마울 따름이다.
- 〈헤픈 여자〉 중에서
제주살이는 예상보다 ‘조금’ 불편했고, 기대보다 ‘훨씬’ 행복했다. 시도 때도 없이 “행복해”라는 말을 남발했다. 기름보일러여서 웬만하면 틀지 않고, 수면 양말에 내복 두 개를 껴입고 잤다. 대신 한 방에 네 명이 나란히 누워 꼭 껴안고 잤다. 식탁이 없어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국 하나에 김치로 끼니를 해결했다. 대신 네 명이 빙 둘러앉아 밥을 먹고 있으면, 매일 소풍 나온 기분이었다. 가져온 옷이 별로 없어 하나 빨면, 그사이 말린 옷으로 입고 지냈다. 그런 불편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신 꾸미지 않아도 얼굴에는 매일 생기가 돌았다. 아침에 눈만 떠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낼까?’
…
우리는 어떤 일을 결정하기 전에는 수많은 걱정으로 주저한다.
하지만 일단 일이 저질러지면 그 걱정은 무색해진다.
어떻게든 다 된다.
- 〈나의 제주, 보물섬〉 중에서
누군가의 한 마디 때문에 잠 못 들고 있다면, 쓰레기를 그만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품에 안고 더럽다고 불평할 필요 없다. 인생 짧다. 깨끗하고 복된 것들로만 채워나가자. 오늘은 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누워 남편에게 양배추 토스트를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
- 〈매일 양배추 토스트처럼〉 중에서
“엄마 숲 해설사 공부할까? 말까?”
초등학교 이학년인 딸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몇 초 쳐다봤다. 그리고 답했다.
“왜 그걸 저한테 물어보세요? 엄마 마음에게 물어봐야지.”
“…….”
할 말이 없었다. 우문현답이었다. 내 ‘마음’에게 물어봤다. 딸의 명쾌한 조언 덕분에 더는 고민하지 않고 숲 해설사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 후 중요한 질문은 타인이 아닌 ‘나’에게 한다.
- 〈오! 마이 캡틴, 나의 딸〉 중에서
초등학교 일학년 때였다. 벚꽃이 꽃비처럼 내리는 봄날, 아들과 산책을 했다. 재미로 아들에게 말했다.
“떨어지는 벚꽃을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대!”
아들은 몇 번을 허탕 치더니 용케도 잡았다. 힘들게 잡은 벚꽃 하나를 나에게 건넨다.
“왜 이 귀한 것을 엄마 줘?”
“귀한 거니깐 귀한 사람에게 주는 거예요. 제 첫사랑은 엄마잖아요.”
- 〈나의 사랑, 나의 애인〉 중에서
나이를 더해갈수록 확실히 느낀다. 손해 보며 사는 인생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당장은 손해였다고 생각됐던 일이 나중에는 이익으로 돌아올 때도 많았다. 어렸을 적 고구마를 삼키며 절대 손해 보지 않을 거라며 다짐했던 꼬마 아가씨를 꼭 안아주고 싶다. 그리고 속삭여주고 싶다.
‘예쁜 꼬마 아가씨! 가끔 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 〈손해 보는 인생〉 중에서
출판사 서평
누구나 선택 없는 삶이 주어지고, 누구나 매일 아침을 맞이한다. 이변이 없는 한, 어제와 같은 오늘 말이다.
하지만 매일이 정말 똑같은 날이기만 할까? 피부에 닿았던 아침 공기와, 길에서 바라본 나무의 빛깔과, 잠들기 전 창을 비추던 별의 위치까지. 자세히 바라보면, 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 일상을 기록하면, 오늘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선물 받은 ‘오늘’을 기록하는 오늘 전문가, 이은희 작가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사회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열심히”, “한눈팔지 않고 소위 말하는 모범생 코스로 별 탈 없이 잘 살아온” 작가에게 십 대에 겪을 사춘기가 삼십 대 초반에 폭풍처럼 찾아온다.
“깃발이 꽂힌 목표지점에 힘들게 도달했으면 한없이 행복해야 하는데 뭔지 모를 공허함”이 주는 휘청임을, 인생의 중간 점검 기회라 여기고 ‘쉼’으로 맞선다. 중학교 영어 교사로, 한 사람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집과 학교를 오가며 정신없이 지나온 날들. 그 오늘을 더 기운차게 살기 위해, 그녀는 멈춤과 비움을 택한다. 그리고 그 하루를, 매일 기록하고 또 기록한다.
『누가 뭐래도 나는 헤픈 여자다』는 이러한 기록을 벽돌처럼 쌓아 올린 단단한 집이다. 어제가 쌓여 추억이 되고,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듯. 똑같이 여길 법한 하루에서 다름을 찾고, 변화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다름’과 ‘변화’는 먼 데 있지 않다고 작가는 말한다. 지금 여기, 숨 쉬는 오늘에서 ‘내가’ 주인이 되는 것.
마음이 헤퍼서 행복을 두 배로 느낄 수 있다는, 헤픈 여자의 집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특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정다운 기운으로 갓 구운 빵처럼 따스함을 건네주는 집.
매일 똑같은 날로 생활의 탄력을 잃은 나를 위해,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사춘기 아이처럼 방황하는 사람을 위해.
작가가 전하는 행복 바이러스를 봄처럼 맞이해보자. 봄기운 가득한 샛노란 정원처럼, 발랄한 생기를 가슴에 듬뿍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870220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4월 05일 |
쪽수 | 296쪽 |
크기 |
136 * 196
* 21
mm
/ 36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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