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기후 변화가 지구촌 사회를 위기로 몰아가는 것 같다. 다가올 미래의 재앙과 같은 경고음이 기상청 관측 이래 최악의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최대의 폭설과 한파 등의 형태로 곳곳에서 울리고 있다. 그것은 기후 변화가 장차 미래 시대의 어느 순간에 닥치게 될 막연한 이슈나 논쟁거리가 아니라 바로 당장의 현실에서 인류의 삶과 자연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생산활동이나 문명의 발전과 같이 사람에 의해 초래되는 인위적인 원인으로 기후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엔 산하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는 2007년 발간된 4차 보고서를 통해 “현재 관찰 가능한 기후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 행동의 결과이며, 본질적으로 산업화 이후 배출된 온실가스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과 함께 전 지구적 기온 상승의 주범이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역설 앞에 난감한 상황이다. IPCC는 2021년에 발표한 제1실무그룹의 6차 평가보고서에서 온난화 경향은 인간 활동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명백하다(unequivocal)”고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 위기 대응 실천을 위한 세계 각국의 혁신적 선언이 2050 탄소 중립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적 변화의 물결은 전 지구적 시스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시스템 변화에 적응하고 실천이 수반되도록 요청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한 환경정책의 학문적 지침으로서 한국행정학회 환경행정연구회의 『환경정책론』 초판이 지난 2017년 8월에 출간된 이후 그 개정 작업의 필요성에 의해 새로운 수정·보완 작업을 시도했다.
이 교재는 아직 환경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 및 독자들에게 체계적인 환경정책 내용을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분야별 사례 중심의 환경 내용을 가능한 한 쉬운 방법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이 교재가 지니는 특징은 8개 장으로 단순하게 구성해 많은 분량의 나열로 인해 복잡해지는 대학 교재의 피로감을 최소화함으로써 간략하고 재미있게 정리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제1장에서는 이 책의 시작을 개관하는 서론적 입장에서 ‘환경 변화와 관련된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그 특성과 영향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5절을 통해 인류 사회의 변천에 따라 지구촌 사회의 에너지와 환경에 어떤 변화가 진행돼 왔는지에 대한 흐름을 서술했다. 농업사회에 활용된 에너지가 환경 위기를 초래함으로써 산업혁명이 도래했고, 산업사회의 물질문명이 오늘날의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를 초래하는 등 지구촌 사회의 환경 위기를 경고함에 따라,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응용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적 도구로써 활용될 수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최근의 자료로 대체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제2장은 오늘날 지구촌 사회가 겪고 있는 기후 변화, 환경 위기와 관련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인류가 가지는 환경철학의 가치 체계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궁극적인 문제 해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경문제와 철학적 가치’를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환경윤리의 사회적 정의로 표현되는 ‘환경 정의’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고, 갈수록 급증해 가는 환경문제의 효율적 대응을 위해 환경조직 체계의 확대·강화가 요구됨을 강조했다. 또한 사람들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동물들은 자신의 서식지를 바꾸는 등 삶의 방식을 바꿔 대응하고 있는 사례를 들어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교훈 속에서 기후 변화를 대응해야 할 인류의 삶의 지혜를 생각해 보는 기회의 장으로서 가치 체계를 설명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철학적 가치 체계는 환경문제는 물론 정치경제적·사회환경적 문제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그 해결에 기여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함으로써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환경철학이나 가치 체계 내용을 흥미롭게 기술했다. 특히 ‘탄소 중립 교회의 가르침과 실천’이라는 사례를 소개해 환경적 가치의 중요성을 실천해 가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고,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운동을 소개했다.
제3장은 ‘환경정책의 구조와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환경정책의 개념 및 특성과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에 대한 변천 과정을 시대별로 서술하고, 환경정책을 집행하는 데 필요한 기본 원칙과 구조 및 정책 과정에 대한 참여자 역할 등을 살펴봄으로써 환경정책의 프레임워크(기본틀)를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최근 논의되고 있는‘2050 탄소 중립’ 정책에 따른 환경부의 조직 개편이나 각종 정책 변화에 대한 최근의 내용을 중심으로 대폭 수정·보완했고, 기후 변화 시대에 바람직한 환경조직의 구성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제4장은 환경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축하게 되는 경제적 패러다임 가운데 형성되는 갈등, 병행,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서술했다. 환경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장실패에서 공공재와 외부 효과 및 정보의 비대칭성 등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추진되고 있는 경제적 유인제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최근의 자료로 수정·보완해 가능한 한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제5장은 1991년 4월 지방의회를 시작으로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방자치 시대의 개막과 함께 ‘환경정책과 지방자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됨에 따라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환경정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토대로 지방분권화에 따른 환경정책 추진과 함께 대두되는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정리했다. 특히 환경행정을 집행하는 가운데 정부 간 기능 배분이 어떻게 진행되고, 환경정책의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분쟁과 조정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참여는 어느 수준에서 이뤄지는가에 대한 논의를 최근의 사례분석을 중심으로 수정·보완했다.
제6장은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환경정책 대비 세계 주요 국가의 환경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세계화 시대 각국의 환경정책’을 최근의 환경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수정·보완해 정리했다. 우선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에 대한 기본적 요지의 설명과 함께 미국·일본·영국의 환경정책을 소개했으며, 지역으로는 유럽연합(EU)과 동북아시아의 환경정책과 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기술했다. 이 책을 교재로 학습하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자 이들 국가 간 환경정책을 비교·검토해 그 시사점을 제시했다.
제7장은 최근 들어서 급증하고 있는 월경성 환경문제의 중요성과 난이도를 고려해 ‘지구환경과 국제협약’에 대해 소개함으로써 지구환경의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제적 대응 노력과 그 추진 과정을 정리했다. 시기적으로는 첫째, 지구촌 사회에서 지구환경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이전 시기로서 국제연합(UN) 창설(1945년) 전후 시기와 둘째, 지구환경 문제를 최초로 논의하기 시작했던 스톡홀름 회의(1972년)를 기점으로 국제 사회의 노력과 국제기구의 역할 및 주요 비정부기구(NGOs)의 활동, 셋째,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회의 시기(1982~1992년) 등 크게 세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또한 국제기구와 환경 NGOs의 유형과 역할에 대한 검토를 통해 국제 사회가 추진하는 환경협약 및 규제에 대해 정리했다. 특히 지구환경 문제는 세계 무역 거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제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규제 등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제8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기후 위기 탄소 중립 시대의 기후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을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특히 기후 변화의 대두 원인과 특징 및 전망에 대한 분석·검토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와의 연계성을 논의하고, 신기후 체제 시대에 탄소중립정책을 어떻게 거버넌스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정리했다.
결국 지구촌 사회에서 환경과 관련된 정책 목표는 ‘지속가능성’에 그 초점을 두고 추진된다는 것이 자명해진 오늘날,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에게 재앙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기후 변화, 환경 위기를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그 대응 방안을 마련해 전개해 나갈 것인가가 환경을 걱정하는 전 세계 모든 인류의 고민이자 소망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의 안위와 탐욕에만 몰입돼 있는 정치인들, 야심가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무의미하게 다뤄지는 것이 환경문제, 환경정책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환경행정연구회’의 집필진을 통해 새롭게 재정립되는 『환경정책론』에서는 비록 새로운 논리의 전개이든 또는 기존의 정책과 논리가 재론되는 내용일지라도, 환경을 걱정하고 그 대응 방안의 마련에 관심 있는 우리의 가족이요, 친구이자 이웃이며, 지구촌 동포인 인류에게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 환경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특히 세계 각국이 ‘2050 탄소 중립’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함으로써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보고, 오늘보다 더 나은 지구촌 사회의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구축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하나의 사명이자 의무처럼 됐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발간이 우리의 당면 과제인 크고 작은 환경문제를 인지하고 풀어가는 데 작은 씨앗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또한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조력을 아끼지 않으신 윤성사 정재훈 대표님께 감사드리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에게 좀 더 환경을 사랑하고 하나뿐인 지구를 지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이 책을 바친다.
2022년 7월
환경행정연구회 『환경정책론』 집필진 일동
환경행정연구회장 박미옥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