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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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퍼서 감동적인 졸업사 그리고 새로운 도전!
그는 학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어설펐던 어린 시절 기억의 학교, 시험과 입시로 숨 가빴던 학교, 친구들을 만나는 놀이터 학교, 새내기 어설픈 교사 생활을 시작한 학교, 그의 일상이고 만만한 학교, 울고 웃고 바쁘고 힘들고 오감이 교차한 학교, 꿈을 찾으며 헤매던 학교……. 그래서 이 책에는 저자 안현진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기게 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어린시절, 할머니와 영화를 보러다니던 꼬맹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성장하며 선생님이 되어가는 과정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좌충우돌 육아생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의 생활까지 꾸밈없이 담백하게 내보여 오히려 웃기면서도 슬프고 감동적이며 포근하다. 그 모든 것이 안현진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꼭 하고 싶은 일 세 가지만 하자
“나는 3월을 좋아한다. 올해에는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 것인지 생각하며 흥분한다. 삼월의 첫날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예쁘게 웃는 연습을 하며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나와 함께 인연을 만들어갈 아이들을 위해 처음처럼 가슴 설레며, 가끔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아이를 만나 나의 인내력의 끝을 달리기도 한다.
학교생활에서 달콤한 축복이라면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이다. 방학은 뭐니 뭐니 해도 계획을 짤 때가 기쁨이다. 우리는 모두 경험했을 것이다. 생활계획표는 짜는 순간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그래서 꼭 하고 싶은 일 세 가지 정도만 정하면 된다.
이제 나는 방학도 개학도 없는 졸업이다. 졸업은 문을 닫고 또 다른 문을 여는 일이다. 이제 나무처럼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머무르기만 하지는 말자. 삶에서 내 인생은 내가 연출가고 주연배우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도전하며 살고 싶다.
굿바이 마이 스쿨! 굿바이 학교!”
작가정보
작가의 말
내가 다니던 학교를 떠올리면 언제나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가 만든 그늘에서 행복한 놀이를 했다. 세상 근심 하나도 없는 아이가 놀고 있었다.
봄이 되면 앙상한 나무는 놀랍게도 연둣빛 싹을 내고 잎을 내고 가지를 뻗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큰 그늘을 내어 주었다. 항상 그 자리에서.
나는 55년 학교를 다녔다. 학생으로, 교사로 그렇게 학교를 맴돌았다. 이제 학교를 졸업하려 한다. 내 인생의 중심이 되어 온 학교는 나를 나무처럼 키웠다.
어린줄기는 어느새 가지를 뻗고 울창한 나무가 되어갔다. 반백 년 세월 동안 나무는 수없이 많은 잎을 만들었고, 그늘을 만들었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제 나무에게 이야기 좀 들려 달라고 하자. 나무는 드문드문 기억을 더듬는다. 오래전 이야기는 오히려 더 생생하다. 오래 품어온 만큼 간절하다. 어쩌면 아무에게도 뱉지 못한 비밀이야기도 있을 법하다. 하다 보면 수다쟁이가 될 것이다. 이야기 봇물은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을 테니까.
10년 단위로 이야기를 풀어 보려 한다. 연둣빛 둥지에서 찬란한 봄빛을 받아 더 단단하고 푸르게 자라온 이야기들. 큰 나무는 아직 제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 번쯤은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털어내고 싶겠지.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그도 이제 자리를 옮겨야 할 때다.
조금 두려운 마음도 아쉬운 마음도 모두 접고 떠나자.
너무 오래 버티고 있었는지도 몰라.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
라떼는 말이야……
꼰대라고?
그래도 누군가는 귀 기울이는 친구가 있을지도 몰라.
나무는 자신을 흔들어 주는 바람의 손길에 감사하며
용기를 내어 본다.
이제 한 아이가 학교를 통해서 자라난 이야기를 들려줄게.
도란도란
소곤소곤
귀 기울여 봐.
목차
- 굿바이 스쿨
차례
프롤로그
제1장 연둣빛 둥지
나 머리 기를래요 /소갈머리하고는 /누가 누가 잘 하나 /추억의 영화관 /일기 쓰는 재미 /코스모스 피는 길에
제2장 찬란한 봄빛
친구란 현재진행형 /친숙한 단어, 선생님 /동아리만 일곱 개 /평생 공부? 공부! /비 오는 날의 스케치 /100번의 만남 /도전! 운전면허
제3장 단단하고 푸르게
새내기 교사 /하나 더하기 하나 /슬기로운 교사 생활 /보고 싶은 할머니 /어머니와 영화 구경
제4장 큰 나무가 큰 그늘을
빵만 주지 마세요 /피아니스트의 꿈 /사이판 학부모 /제자 이야기 /다시 만난 제자들 /꽃들에게 희망을 /독서록 사랑 20년 /문학과 친구하기 /우리들의 수학여행
제5장 보랏빛 미래를 꿈꾸며
터닝포인트, 학습연구년 /사고는 한순간에 /딸 시집보내며 /수석교사의 길 /수업 이야기 /초보 할머니 벗어나기 /행복한 그림책 /드디어 학교 졸업하다
책 속으로
자라는 대나무를 보기 위한 것은 기다림이다. 어느 중국 대나무는 씨를 뿌리고 나서 거의 오 년 동안은 아주 작은 순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성장은 땅 밑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다 다섯 번째 해가 끝나갈 무렵, 갑자기 약 25m 높이로 성장한다고 한다. 남들 다 겪는 사춘기도 나는 늦었다. 중3이 되어서야 대나무처럼 자라기 시작했다. 아마 마음을 측정하는 기계가 있다면 그것도 아주 많이 변화했을 것이다.
-〈코스모스 피는 길에〉 중에서
‘나는 나 자신과 좋은 친구인가?’
친구를 이야기하면서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니체의 말이 떠오른다. 예전에는 나를 자책하며 닦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타협하며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긍정적 마인드는 나이듦의 산물이다. 돌이켜보니 나에게 친구는 서로 관심의 균형을 맞추어 주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남은 인생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친구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친구란 현재진행형이다.
-〈친구란 현재진행형〉 중에서
선생님이란 단어는 나에게 매우 친숙하다. 평생 들어왔고, 매일 써왔 던 단어다. 일곱 살부터 학교에 다니기 시작해 졸업과 동시에 학교에 근무했으니 55년을 학교에 몸담고 있었다.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이 선생님이었고 제자였다. 나에게 선생님이란 엄마 아빠보다 더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그런 선생님 중에 가장 설레는 선생님이 있다. 바로 고2 담임을 한 국어 선생님이시다.
-〈친숙한 단어, 선생님〉 중에서
“선생님, 돈이 없어졌어요.”
또 탐정할 시간이다. 예전엔 도벽 사건이 수시로 있었다. 아이들을 자리에 앉히고 일장 연설을 한 뒤, 책상 위에 가방을 올리고 소지품을 다 확인하기도 하고 설득과 애걸, 작은 협박 등으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했다. 어쨌든 나는 없어진 돈을 거의 회수하지 못했다. 경험도 적은 나는 이런 일을 처리하기엔 너무 어설펐다. 아이들 지능보다 부족한 게 틀림없다. 그것보다는 아이들을 관찰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새내기 교사〉 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교사로서 해야 할 역할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는 것에 익숙해졌다. 예전에 이해할 수 없는 학생의 행동 도 그럴 수 있다고 긍정하게 되었고, 기대치에 못 미쳐도 예전처럼 닦달하지 않았다. 지나간 제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괜찮다. 괜찮아.”라는 말을 왜 해주지 않았을까.
-〈슬기로운 교사 생활〉 중에서
할머니 허리춤 속바지 주머니 속에는 꽁꽁 숨겨둔 소박한 보물 하나가 있다. 아주 옛날 신문 한 자락 조그만 서양 여자 얼굴 사진이다. 그가 누구냐고 물으니 긴 코와 작은 얼굴과 예쁘장한 입매가 당신 어머니 닮았다고 했다. 예전 어머니 사진 한 장이 없어 그렇게도 간직하고 계셨나 보다.
-〈보고 싶은 할머니〉 중에서
밖으로 나와 어머니는 설렁탕 한 그릇 먹고 가자고 하신다. 쌀쌀한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이 훈훈한 건 뜨거운 설렁탕 한 그릇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어머니도 나도 알 수 있었다.
-〈어머니와 영화 구경〉 중에서
달라진 것은 물리적 환경이 다가 아니었다. 20년은 초등학생 아이를 멋진 지성인으로 변화시키는 세월이기도 하다. 은행 창구에서 만난 아가씨가 갑자기 달려 나오더니 내 손을 잡아 흔든다. 10살짜리 꼬마는 어느새 멋진 숙녀, 은행원이 되어 있었다. 한번은 헬스장에서 등록하고 담당 트레이너를 만났는데 체격이 아주 좋은 그는 바로 예전 제자였다. 좀 쑥스럽지만 정성 어린 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 제자였던 인연은 시청 공무원, 태권도 사범, 전통시장 상인, 전도사, 회사원, 꽃집 사장님 등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멋쩍게도 산부인과 간호사로도 만났고, 교육청 주무관으로도 보게 되었다. 가장 획기적인 일은 신규교사로 같이 근무하게 된 제자였다. 옛 제자와의 만남은 감동적이다. 추억을 같이했고, 그들의 생각 한 편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 참 뿌듯했다. 교사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다시 만난 제자들〉 중에서
어느덧 수석교사로서 활동을 8년째 수행 중이다. 40년의 경력이 헛되지 않도록 동료 교사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배움 중심 수업의 실천과 나눔, 각종 수업컨설팅과 멘토링, 동료 교사의 교육활동 지원, 연구 및 자료 개발, 수석교사 직무 역량 강화 연수 등 바쁜 일상이었다. 수석교사를 찾는 동료 교사의 손길이 빈번해질 때면 바쁜 일상에서도 행복감을 느끼곤 했다. 학교에서의 수석교사 역할뿐 아니라 교육 전반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수석교사의 길〉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91478075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30일 |
쪽수 | 198쪽 |
크기 |
151 * 205
* 18
mm
/ 35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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