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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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픈 상처를 다독이는 따뜻한 위로
작가정보
1985년생.
초·중·고 과정을 홈스쿨링으로 졸업하고
경희사이버대학교 일본학과 졸업.
어린 시절부터 책과 공상하기, 글쓰기를 좋아했고, 2014년 제12회 동서문학상에서 단편소설 ‘엘리베이터’가 당선되면서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11살 무렵에 일어난 교통사고로 척수장애를 얻었지만 몸이 불편해진 저에게도 분명 이 세상에서 할 일이 있을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말 못 할 상처들이 있습니다. 그 고단하고 치열한 삶 속에서 제가 쓴 글이 잠시나마 위로와 평화를 줄 수 있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푹신한 쿠션과도 같은 글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목차
- 1.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
2. 한밤의 태양
3. 중요한 이야기는 다음에
4. 보고 싶다
5. 문 앞에 두고 가세요
6. 달빛 아래서
7. 블루블랙
8.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9. 이팝나무 가로수 길에서
책 속으로
그리고 저는 궁금했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친구가 음악을, 그것도 다소 청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록 장르 특히 강한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_p.23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
“한밤의 태양이라고 해도 대낮처럼 밝은 건 아니고, 초저녁처럼 붉고 흐린 하늘이 밤 내내 이어지는데 스웨덴 사람들은 그 시간에 대부분 잠을 자요. 태양이 떠 있어도, 밤이니까. 밤에는, 자야 하니까.” 제임스는 ‘Midnight Sun’을 나름 한국말로 해석해 ‘한밤의 태양’이라고 말했지만, 지연은 끝내 그것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_p.48 ‘한밤의 태양’
웨이브 진 긴 머리칼과 새하얗고 맑은 피부, 갸름한 턱선, 또렷한 이목구비와 그 위로 덧칠한 아이라인과 새빨간 립스틱과 가슴골이 훤히 보일 정도로 푹 파인 꽃무늬 민소매 티셔츠와 청 핫팬츠까지. 그 사람은 영락없는 여자였지만, 그 얼굴은 몸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익숙했다. 그것은 분명 내 친구 기철이 맞았다. _p.81 ‘중요한 이야기는 다음에’
두 곡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는 그들을 놓칠세라 수빈은 그들에게 달려갔다. 그들은 여러 팬들에 휩싸여 있었다. 수빈은 마음 모서리에 붙은 조그만 용기 한 조각까지 박박 긁어모아 떨리는 목소리로 유준에게 말을 걸었다. “오빠, 사인해주세요.” _p.115 ‘보고 싶다’
검은 유령 바이러스가 뉴스에 등장했을 때는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다. “북아메리카, 유럽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유령 바이러스’는 사람들 간의 접촉이나 왕래로 인해 쉽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물건이나 장소, 자동차 등 각종 이용시설에서도 전파되는 것이기 때문에 청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염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하품, 딸꾹질, 웃음, 상황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 등을 보인다고 합니다.” _p.145 ‘문 앞에 두고 가세요’
행복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게 되었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 게 정말 온전한 내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게 내가 그토록 바라던 꿈이었는지도 말입니다. _p.193 ‘달빛 아래서’
신입생 환영회 때만 해도 비슷비슷해 보이던 의대 동기들은 점차 두 가지 종류로 갈렸다. 한 종류는 두꺼운 안경을 끼고 종일 의학서적을 들여다보며 밤새워 공부하는 여전한 모범생이었고, 또 다른 종류는 머리를 물들이고 화장을 진하게 하고 밤마다 나방 떼처럼 클럽에 몰려다니는, 그전까지는 감히 꿈꿔보지도 못했던, 아니 꿈만 꿔왔었던 날라리가 되었다. 어차피 둘 중 하나였다. 버티거나, 그만두거나. _p.233 ‘블루블랙’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점점 멀어졌어. 의식적으로 서로를 멀리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그저 시간이 흐르는 속도 딱 그만큼, 키와 몸이 커지는 만큼, 내가 다니던 중학교와 우리가 살던 동네의 거리만큼. _p.249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치열하고 고단한 삶 속에서 나무 같은 평화를 꿈꾸는 사람들. 그런 사람 중에는 내 몸뚱어리에 둘러친 도넛 모양의 둥그런 의자에 우두커니 않아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가는 사람도 있어. 저기 저 청년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지. _p.266 ‘이팝나무 가로수 길에서’
출판사 서평
보석 같은 각자의 인생은 너무나 아름답다
다만 우리는 자신이 아름답다는 것을 잊고 살 뿐이다
소설 〈한밤의 태양〉은 우리에게 인생은 예측불허이면서 동시에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의 제목과 같은 단편 ‘한밤의 태양’은 국적이 다른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스웨덴 남자 제임스와 한국 여자 지연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살다가 한국의 대학 어학당에서 마주친다. 그 운명 같은 만남으로 둘의 인생은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또 다른 단편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에서는 청각장애를 가진 20대 여성을 손님을 맞으면서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어떻게 듣게 되는지를 알게 된 중년의 레코드 가게 사장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요한 이야기는 다음에’는 밤만 되면 기철이라는 남자에서 아랍어로 ‘밤’이라는 뜻을 가진 레일라라는 여자로 변하는 친구를 둔 30대 여성 유진의 이야기다. 그녀는 친구의 변화와 특성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아이돌 그룹을 덕질하는 수빈의 이야기 ‘보고 싶다’와 ‘달빛 아래서’는 음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문 앞에 두고 가세요’는 요즘 우리가 현실로 마주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판타지적으로 풀어내, ‘검은 유령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반찬배달업체 직원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 외에도 ‘블루블랙’,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이팝나무 가로수 길에서’ 모두 단편소설로 작가의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작가는 이 9개의 단편으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직 세상은 제법 괜찮은 곳이라고.
기본정보
ISBN | 9791191459098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8월 25일 |
쪽수 | 288쪽 |
크기 |
129 * 189
* 20
mm
/ 34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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