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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걷는사람 시인선 56
김명기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01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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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91191262834(1191262839)
쪽수 132쪽
크기 125 * 201 * 12 mm /160g 판형알림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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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삶의 끝자락에서 퍼 올린 선한 시집
온몸으로 기록한 사랑의 변주곡
“큰 슬픔 작은 슬픔
슬픔이 슬픔을 알아본다“
걷는사람 시인선의 56번째 작품으로 김명기 시인의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가 출간되었다. 2005년 계간 《시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세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은 ‘밥과 시’ 사이에 자신을 오롯하게 드러내고 받아쓴 사랑의 기록이다. 그 사랑의 아픈 여정을 담백하게 고백하고 있다. 고백은 힘이 세다. 시집 전반에 걸쳐 속울음을 품고 있어서 어두운 빛깔이긴 하나 쓸쓸하지만은 않다. 고백의 힘은 시인의 선하고 지극한 사랑이 시어의 능동성과 어우러져 묵직한 울림을 던지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돋보이는 점이다.
시집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니 생각하면 얼마나 아득하고 막막한가. 시인은 살아오는 동안 밥벌이를 위해 다양한 직종에서 일했는데 그런 여정을 반영하듯 “나를 위로해 주는 시가 있어 여기까지 왔다”고 ‘시인의 말’에서 고백한다. 그리고 시집을 여는 첫 시에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첫 번째 시 한 편을 읽고 시집 한 권을 읽은 듯한 느낌도 오랜만이다. 시인이 뭐냐고 묻는 앞집 할매에게 “그냥 실없는 짓 하는 사람이래요/그래!/니가 그래 실없나/하기사 동네 고예이 다 거다 멕이고/집 나온 개도 거다 멕이고”(「시인」)라고 읊조린다.
그런 것이다. 시라는 것도 사는 일도 어떤 목적의 거창한 대업을 완수하는 결과가 아니라 버려진 동물들을 챙기고 아픈 이웃들에게 손 내미는 그런 마음을 잃지 않는 것. “날마다 무언가 날아와 쌓이는 사람의 거처는/어둠을 견디기 위해 또 불이 켜”(「새들의 거처」)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사람과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우위를 두지 않으며 환경과 노동 또한 대립시키지 않는다.
시인에게 시는 삶이고 삶은 시이다. 시집 전편에 그런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인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이 시집은 감정을 왜곡하지도 않는다. 본연 그대로 현실을 직시하고 감각한다. 말하기 힘든 내면의 이야기들조차 담담하게 드러내며 고백하기도 한다. “사람 목숨은 질기고도 가엽다 적어도 내가 아는 죽음들은 그렇다 죽음이 아무리 화려해도 한 줌 재가 되거나 아무도 찾지 않아 풀이 웃자란 길목에 허기진 영혼의 빌뱅이가 되어 누워 있”(「죽음도 산 자의 일」)음을 아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큰사람은 성공한 사람을 가리킨다. 시인도 집안의 장자로 큰사람이 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자란 모양이다. 그러나 시인은 “나는 큰사람이 되기 위해 객지와 바다 위를 무시로 떠돌았지만/(…)/이제 오십이 넘어 무슨 큰사람이 될까 싶었는데/(…)/장탄식을 내뱉었다 일백팔십이 센티의 키에 몸무게/백 킬로그램이 넘는 큰 사람”(「큰사람」)으로 ‘큰사람’이 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시집에서 보여 주는 굵은 울림은 ‘큰 사람’이 ‘큰사람’ 했다는 요샛말처럼 손색없이 이미 ‘큰 사람’이다.

작가의 말

시를 쓰고 시집을 묶는 동안 밥벌이가 바뀌었다.
중장비 기사에서 유기동물 구조사로.

얼마나 많은 밥벌이를 거쳐 왔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를 위로해 주는 시가 있어 여기까지 왔다.

밥과 시 사이,
무슨 짓인지도 모를 일을 자꾸만 꾸미고 있다.
언젠가 나를 이해할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2021년 입동 무렵
김명기

목차

1부 큰사람
시인
부역사건 혐의자 희생 지역
직진금지
죽음도 산 자의 일
닮은 꼴
몸살 앓는 밤
강변여관
큰사람
아랫집
노회찬 前
황지
청량리
강릉 가는 길

2부 실려 가는 개들
유기동물 보호소
손의 이력서
악을 쓰며 짖는 개에게
실려 가는 개들
호우주의보
공터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검은 개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버려지는 것들에 대하여
리기다소나무 아래에서
인도주의적 안락사
결이 다른 말
고요보다 더 고요한

3부 빛도 없이 낡아 가며 흐르는 몸
오월
상강
파문
안면도
쉼보르스카는 모른다
목수
시우
퇴근 무렵
가담의 저편
빛도 없이 낡아 가며 흐르는 몸
어두운 고해소의 문처럼
죽은 개를 치우다
말미
절망을 견디는 법
커피믹스
성호를 그으며

4부 목련꽃 필 때의 일
그런 저녁이 와서
근본 없다는 말
괜찮지 않은 봄날 저녁
춘양
연애시
암 병동
폐사지
겨울 판화
꽃 같은 말
새들의 거처
서울역
순장
목련꽃 필 때의 일

해설
고라니 발걸음으로 조용히
-박경희(시인)

추천사

박승민(시인)

시인 김명기에게 “산다는 건 그냥 어디론가/움직이는 일”(「직진금지」)이란 고백처럼 정확한 문장도 없을 것이다. 이삼십 대를 오호츠크나 홋카이도를 떠돌며 고기 떼와 싸우던 시절도, “북평 장날”이라는 시대의 한복판에서 “체 ... 더보기

책 속으로

앞집 할매가 차에서 내리는 나를 잡고 묻는다
사람들이 니보고 시인 시인 카던데
그게 뭐라

그게……
그냥 실없는 짓 하는 사람이래요
그래!
니가 그래 실없나
하기사 동네 고예이 다 거다 멕이고
집 나온 개도 거다 멕이고
있는 땅도 무단이 놀리고
그카마 밭에다 자꾸 꽃만 심는
느 어마이도 시인이라……

참, 오랫동안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시인」 전문

직진금지 표지판 앞에서
그대로 내달리고 싶었다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보고
살라고 말했지만
쳐다본 곳까지 오르지 못한 채
엄나무뿌리보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셨다 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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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적으로 공감을 받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하소연 섞인 이야기를 털어 놓고나면 대개는 심심하고 뻔한 위로의 문장을 돌려 받는다. ( 물론 내가 그 하소연의 대상이 되었을 때도 그렇게 심심한 위로를 건네주는 편이다. ) 처음에야 낯설 수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니 어느정도 형식이 갖추어진 현대인의 대화 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가끔 '이 사람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감정적인 부분과 어느정도 접점을 가지고 있구나. 공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심심... 더보기
  • 이 책은 김명기 시인의 시집이다. 걷는사람 시인선 56번째 책으로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2005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명기 시인의 책이다. 시는 사람에게 정서적인 교감을 선물한다. 따라서 같은 시라도 독자에게 전달해주는 것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이 시집을 낸 김명기 시인은 중장비 기사도 하고 이제는 유기동물 구조사로 일하는 분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본인이 느낀 감정들을 시에 잘 녹아내린것 같다. 총 4부로 되어 ... 더보기
  • 김명기의 시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슬픔’일 거 같다. 그의 시집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있는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단지 슬픔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슬픔 속에 위로가 나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시를 쓰고 시집을 묶는 동안 밥벌이가 중장비 기사에서 유기동물 구조사로 바뀌었다는 작가의 말에서도 시인은 “얼마나 많은 밥벌이를 거쳐 왔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를 위로해 주는 시가 있어 여기까지 왔다.”고 고백한다. 그의 시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나를 위로해 주는 시. 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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