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들고나는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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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기관 추천도서 > 문학나눔 선정도서 > 2022년 선정
작가정보
작가의 말
백두대간을 걸었다
백두산에서 진부령까지 마흔여덟 구간
그 오르내림이 산수화의 문장들이
사계절 가지각색이 바람의 일렁임으로
한 컷 한 컷을 조였다 풀어낸다
해 도장에 새긴 이름, 노을 인주에
꾹 눌러 진부령에 걸었다
차마 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때
꺼내보는 낙관이다
엄세원
목차
- 1부
마침표가 물방울에 찍힌다 _ 019
지상의 책 한 권 _ 020
소송 _ 022
책등의 내재율 _ 024?
너무 센 불의 밤 _ 026
강의 파종 _ 028?
어미가 들여 쓰는 전 _ 030
물멍의 미학 _ 031
나비가면 속의 만리향 _ 032
부부 _ 033
파란 장미 - 독백 _ 034
골목 내시경 _ 036?
생강나무에서 폭죽이 터질 때 _ 038
2부
생각의 기차 - 기억의 인식이 회복되는 게임 _ 043
수비드 _ 044
편두통을 들여다보는 백로 _ 046
봄의 심장 _ 048
金山 _ 050
니나노 나노 _ 052
순간의 평생 _ 054
남자가 남자로 보이지 않을 때에는 _ 056
4B _ 058
해 질 녘의 갑옷을 입고 _ 060
바위가 운다 _ 062
아이들은 무럭무럭 _ 063
3부
외투 속에 물고기 _ 067
알 _ 068
문 _ 070
빵의 지존 _ 072
혼몽 _ 074
백지로 돌아가다 _ 075
벗는 계단 _ 076
베란다를 엿보다 _ 078
밝은 방,?빈방?404호 _ 080
배롱나무 콤플렉스 _ 081
무릎 베고 듣는 _ 082
개미처럼 _ 084
유입 _ 086
4부
화두 _ 091
A4589 _ 092
버려진 시계 _ 094
라론증후군 _ 095
황후풍을 꿈꾸다 _ 096
문설주에 기대어 _ 098
영월 엄씨 시조 내성군 식수 _ 100
나의 푼크툼 _ 102?
백량금 _ 104
오늘은 사람에게 _ 105
슬하에 없는 _ 106
나의 공중누각 _ 108
해설 _ 은유의 힘, 그리고 우연성의 폭력에 관하여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_ 111
추천사
-
엄세원은 인문학적 서정주의자다. 자연을 자신만의 가치 탐구 안에서 시로 실현시킨다. 지식이 서정과 결합될 때 ‘달빛튜브가 골목에 삽입’되기도 하고, ‘낮달이 로프를 메고 창문에서 헛’돌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의 시가 가독성이 높은 까닭은 사유의 근거가 되는 시적 공간이 확연하기 때문이다. 독자로 하여금 그 무대에 서게 하고 수시로 묘사되는 지점에 통찰을 연결시켜 놓았다. 이렇게 실감나는 시편들을 읽다보니, 벌써부터 그의 두 번째 행보가 궁금해진다.
-
엄세원 시인은 길 없는 길에 자신을 다시 남겨둔다. 이 영원한 “미제”가 시인의 사유를 지속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시인은 철학자가 아니므로 사유를 관념에 가두어두지 않는다. 그녀는 은유의 그림으로 사유를 탈범주화한다. 이 시집은 그녀의 사유가 이렇게 주관성에서 객관성으로, 특수성에서 보편성으로, 옷을 입고 피어나는 과정들의 집합이다.
책 속으로
해 질 녘의 갑옷을 입고
?
바다가 해 질 녘을 입었다
변산반도 적벽강
쇠 징처럼 조밀하게 박힌 포말들 결연하다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듯
물금을 여민 채 어스름과 대치중
?
어둠이 수평선으로 진격해올 때
갑옷 입은 여자가 앞장서 있다
고분 속에서 발굴된 신라의 귀족 같은 놀빛
?
형체 없이 몸은 다 흘러내렸는데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장신구들 그대로다
저 단단한 이음매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을 천여 년의 시간
?
이제 해 질 녘이 나를 껴입을 차례
잘게 부서뜨린 금가루 같은 모래가 묻어온다
?
금동관에 갇힌 것처럼 중얼거린다
누구인가,?누가 나를 착용하고 있나
?
자르고 잘라도 물금은 날刀만 무뎌질 뿐
파도의 가슴팍에 고개를 묻고
흰빛으로 빠져나가는 영혼 한 줄기
숨,?들고나는 내력
내게서 먼 미래가 출토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085433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2월 15일 | ||
쪽수 | 125쪽 | ||
크기 |
130 * 205
* 14
mm
/ 22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상상인 시선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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