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사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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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하는 사물이 있습니까?
사용자의 눈이 닿고 사물에 마음을 쏟을 때 비로소 사물은 오롯해진다. 방에 무심코 놓인 사물이 나를 위로해 주고 나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어떤 사물들은 안부를 묻기도 하고 영감을 주고 사색에 빠지게도 한다.
이 책에서는 창작자는 어떤 마음으로 사물을 만들었는지, 사물이 어떤 의미로 사용자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는지, 그들이 말하는 사물을 보는 태도를 함께 소개한다. 그들의 대화와 생각이 점철되는 과정은 마치 발이 닿는 대로 떠나는 산책 같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공예와 오브제, 도구와 상품의 풍경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오늘부터 무심코 방에 둔 사물을 관찰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사물에 어떤 마음이 담겨있을지, 나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고, 어떤 마음으로 사용하고 있었는지 말이다 사물을 여러 방향으로 뜯어보는 이 산책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집에 무심코 놓인 접시 하나, 의자 하나도 다르게 보일 것이다.
작가정보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디자인학 석사,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비교문화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모닝글로리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상품개발팀장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일하며 다수의 문화상품을 기획했고 디자인과 상품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다. 지은 책으로는 『런던 디자인 산책』, 『행복의 디자인』, 『좋은 디자인은 내일을 바꾼다』, 『디지털 시대의 메이커 교육(공저)』 등이 있으며 「메타상품으로서 문화상품」으로 2014년 한국디자인학회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현재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일한다. 북촌에 위치한 한지문화산업센터의 구축과 콘텐츠 기획을 주도했고 문화역서울 284의 「레코드284-문화를 재생하다」와 KCDF갤러리의 「크래프트 리턴」 전시, 공예디자인 상품개발 사업 등을 총괄했다.
목차
- 프롤로그. 호기심과 즐거움으로부터
1장. 감각을 깨우는 사물들
잃어버린 관계의 회복 Re:Bottle
우리가 되는 가구 도잠
영감의 도구 2T
삶은 소소한 판타지 스튜디오 오리진
가볍고 단단한 일상을 위하여 월간오브제
사랑하면 보이는 것 공예장생호
2장. 안부를 묻는 사물들
다정한 위로 모습
생의 감각 무구본
친구가 되기엔 충분해 Draw with Fabric
지속 가능한 대화 농부시장 마르쉐@
매일의 응원군 TUKATA
자기만의 풍경을 찾아서 보안1942
3장. 사유를 확장하는 사물들
생명의 그릇 제주점토도예연구소
마음에 공백을 주다 김남희 크라프트
애착의 대상 취미사
삶을 예찬하다 Sena Gu
쓸모를 재생하는 종이 한지문화산업센터
삶을 기쁨으로 선유도공원
책에 소개된 창작자
책 속으로
우리들의 삶처럼 사물들의 삶도 작은 순간들의 총합이 만들어낸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런 순간들을 가치 있게 드러낼 수 있다면 인간이 사물과 맺는 관계도 이전보다는 훨씬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 18쪽. 〈잃어버린 관계의 회복〉 중
“물건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해줄 수 있구나. 어릴 적에 느꼈던 물건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거든요. 좋은 집을 만들겠다는 건 오랜 꿈이었어요. 집의 구조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의 사이를 친밀하게 해주고, 좋은 관계가 삶을 윤택하게 해준다고 생각해 왔죠. 혼자 사는 사람이라도 충만감과 안락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값비싼 물건들로 채워진 그런 집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를 좋게 해주는 물건들로 잘 짜인 집에서라면 말이죠. 하지만 그런 물건들을 계속 만들고 있는 이유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 34쪽. 〈우리가 되는 가구〉 중
“어느 날 멋진 편집 매장에 갔는데 계산대 위에 플라스틱으로 된 기성 테이프 디스펜서가 놓여있는 것을 보았어요. 워낙 많이 쓰는 것이지만 이 좋은 공간에 놓일 물건과 도구 하나하나가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물건까지 신경을 쓰는 공간이네.'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으로 내가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 물건이나 도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습니다.” / 49쪽. 〈영감의 도구〉 중
살아가면서 점점 공간을 채우는 것들과의 관계와 그 중요성에 대해 생각합니다. 애정하는 것들로 채워진 공간에서의 정서적 안정감과 휴식의 정도 등의 삶의 질은 그렇지 않은 공간에서의 그것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가구는 비교적 부피가 크고 사람과의 접촉면적과 빈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공간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사용자의 정서에 크게 관여합니다. 접촉이라는 측면에서 촉감과 질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사람과 사물 간에도 일종의 스킨십, 애정의 교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63쪽. 〈삶은 소소한 판타지〉 중
사회적으로 거리를 둬야 하는 기간이 해를 넘기고, 마땅히 즐길 거리가 없다고 생각했을 때 바라본 일상이 새삼스레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일상의 주변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일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더 섬세해졌기 때문이다. 멀리 보지 않고, 가까이 매일, 자주 본 덕분에 일상은 새로운 즐거움으로 넘쳐난다. 무구본의 꽃에 계속 눈길이 갔던 건 꽃의 아름다움만은 아니었다. 매일같이 나타났다 사라짐을 반복하며 일상을 밝히는 세상 모든 것들의 반짝이는 순간들이 전하는 생의 감각이었다. / 133쪽. 〈생의 감각〉 중
전통은 지난 세상살이의 옛 흔적들을 상상할 수 있기에 찬란하고, 변화를 유도하기에 신명난다. 오늘의 삶과는 무관할 것만 같았던 전통은 그토록 찬란하고 신명나기에 과거의 기억을 깨우고 매일의 감각을 흔들어 무감각하게 흘러가는 일상에 창조의 영감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가끔은 가던 길을 멈추고 숨 고를 시간을 내어 주기에 대지의 품처럼 안락하다. 긴 세월 무던하게 자리를 지킨 옹기도 그런 오랜 사물 중 하나다. / 206쪽. 〈생명의 그릇〉 중
“방 안 한 편에 나만을 위한 작은 공간을 두라고 권하고 싶어요. 읽고 싶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 읽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는 책 한 권, 비어있는 찻잔과 접시를 두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빵 한 조각을 올려놓고 싶기도 하고, 차 한 잔 마시고 싶은 마음의 공백도 생길 거예요.” / 218쪽. 〈마음에 공백을 주다〉 중
“작업하는 이에게 힘을 주는 건 사물에 생기가 도는 순간이 아닐까 해요. 누군가로 하여금 사물들은 생기가 돌고 공간을 아우르는 힘이 생기죠. 빛이 있어 가을은 편안하고, 겨울은 따뜻하듯이 말이에요. 빛과 색과 틈이 공간에 놓여 사물들은 은근한 풍경을 만들어요. 빛은 시간에 따라서 생김을 달리하며 익숙한 공간에 낯선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고요. 제가 만든 물건들도 그 빛처럼 저마다의 색을 품고 쓰이기를 기다린답니다.” / 221쪽. 〈마음에 공백을 주다〉 중
창작자들에게 물건을 만드는 것이 온전히 자신의 생각을 채워가는 과정이듯이, 사용자에게도 물건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과정이다. 창작자의 손을 떠난 물건은 사용자의 손에서 오롯해진다.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도 물건들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수집가의 본성’을 찾는다. 물건은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의 합작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해도 자주 사용하고 봐주지 않는다면 사용자의 취향은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 공허한 사물이 될 뿐이다. / 240쪽. 〈애착의 대상〉 중
오래가는 사물의 첫 번째 조건이 무엇인 것 같으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상상하는 맛이 있어야 해요.”라고 말이다. 사물의 진정한 힘은 창작자와 사용자가 서로를 모른다고 해도 사물이라는 매개를 사이에 두고 놀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모방한 사물들이 풍기는 자연스러움과 생동감 안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며, 일상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여 만든 엉뚱 발랄한 사물들 속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 / 252쪽. 〈삶을 예찬하다〉 중
출판사 서평
내가 사랑했던 수많은 사물에게
사물과 관계 맺는 다정한 방법
하루에도 수백 가지의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우리는 수많은 사물 중 어떤 사물이 나의 삶을 채우고 마음을 넉넉하게 해줄지 고민하며 사물을 고른다. 이렇게 고른 사물이 내게 어떤 존재가 될까? 『우리가 사랑한 사물들』은 오랜 시간이 쌓인, 고유한 전통을 재해석한, 생활하며 자주 눈에 밟히는 여러 사물에 궁금증을 가진다.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 여정은 사물을 만든 창작자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게 하고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가끔은 가던 길을 멈추고 숨 고를 시간을 내어 주는 ‘제주점토도예연구소’의 생명의 그릇,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모방한 사물들이 풍기는 자연스러움과 생동감 안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는 ‘Sena Gu’의 삶의 예찬, 사람과 사물 간에 일종의 스킨십, 애정의 교류를 하는 ‘스튜디오 오리진’의 소소한 판타지. 여러 창작자들이 사물에 갖는 애정과 사랑을 따라가다 보면 내 방 한켠의 작은 사물도 애틋하게 보일 것이다. 이 책을 당신이 사랑하는 사물 곁에 두고 언제고 펼쳐 들어보는 건 어떨까. 그때 마주친 사물들이 당신에게 일상의 기쁨이 되기를 바란다.
일상의 기쁨이 되는 사물과의 만남
음악과 예술이 되는 사물들
『우리가 사랑한 사물들』은 18가지 사물을 영감을 주고, 위로를 전하고, 사색을 돕는 세 가지 흐름으로 엮었다. 1장. 감각을 깨우는 사물들에서는 일상에 한 발 더 깊숙이 들어가 있는 사물을 소개한다. 유리병을 화병과 잔으로 만드는 ‘Re:Bottle’, 각자의 몸에 딱 맞는 가구를 만드는 ‘도잠’, 사소한 소품 하나로도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2T’, 꿈같은 색감의 가구를 만드는 ‘스튜디오 오리진’, 일상 곳곳을 채우는 ‘월간오브제’, 사랑을 담은 공예품과 고미술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예장생호’. 고착화된 일상에서 벗어나는 사물들의 새로운 시도는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시야를 트이게 한다.
2장. 안부를 묻는 사물들에서는 마음을 위로해주는 사물들을 소개한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오브제 ‘모습’, 무심코 지나치는 자연을 한아름 담은 ‘무구본’, 방 한구석의 친구 ‘Draw with fablic’, 마음을 주고받는 ‘농부시장 마르쉐@’, 전통의 재해석한 십장생 인형 ‘TUKATA’, 나만의 풍경을 찾는 ‘보안1942’. 바라만 봐도 마음이 녹아내리고 말을 걸고 싶어지는 사물들이다.
3장. 사유를 확장하는 사물들에서는 사색에 잠기게 하고 생각을 뻗어나가게 하는 사물을 소개한다. 삶과 맞닿은 옹기와 도자기를 만드는 ‘제주점토도예연구소’, 마음을 환기하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김남희 크라프트’, 풋풋한 애착의 결과물 ‘취미사’, 자연의 틀을 깬 상상력 ‘Sena Gu’, 빛을 비추는 종이 ‘한지문화산업센터’, 생명을 기쁨으로 채우는 ‘선유도공원’. 가만가만한 발걸음을 걸으며 뭉근히 지나간 날들을 생각하게 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059267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3월 30일 |
쪽수 | 292쪽 |
크기 |
165 * 220
* 26
mm
/ 67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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