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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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조선일보 > 2021년 5월 2주 선정
저자는 이 이야기들이 모두 여성의 이야기임에 주목한다.작가도 독자도 여성이 대부분인 로맨스 판타지는 자연스럽게 여성이 화자가 되어 전개되는 작품이 많다. 여기에 작가의 문턱이 낮고 이야기의 제약이 거의 없다는 웹소설의 특징이 더해져 로맨스 판타지는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의 욕망을 가장 빠르고 솔직하게 반영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로맨스 판타지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로맨스 판타지가 어떤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그 안에 어떤 욕망이 살아 숨 쉬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작가정보
목차
- 추천의 말
들어가기 전에
Chapter1 여성을 위한 이야기
Chapter2 지금 우리는 무엇을 사랑할까
Chapter3 우리는 누구인가?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이야기의 세계에
부록
추천사
-
주말엔 종종 소파와 한 몸이 되어 로맨스 판타지를 읽는다. 나만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라 생각해 누구와 감상을 나눠본 일은 없다. 근데, 저자가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요즘 뭐 읽는데? 같이 얘기해 볼까? ‘길티’할 이유, 없잖아!
이 세상의 차고 넘치는 이야기 가운데 나(우리)는 왜 지금 로맨스 판타지에 빠져 있을까? 그 이유를 추적해가는 경험은 꽤나 흥미롭다. 나는 지금 누구를 만나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지, 내가 바라는 삶의 형태와 대우는 무언지, 그리하여 나란 과연 어떤 인간인지. 저자는 로맨스 판타지의 생명력이란 “여성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나아가 아무런 조건 없이 이를 응원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나는 동시대 여성들과 이야기를 통해 만나고, 공감하고, 함께 다독이는 중이었구나… ‘길티함’을 던져버릴 용기가 생긴다.
‘내가 로판 좀 읽지’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무조건이다. 그동안 수많은 밤을 꿀꺽 삼켜버린 그 이야기들을 다시 꺼내 읽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오를 것이다. ‘피폐물’, ‘힐링물’이 대체 무엇인고,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환영이다. 지금부터 인생에 커다란 재미 하나를 추가하게 될 테니까.
무엇보다 읽고 싶은 작품을 잔뜩 발견해 든든할 뿐이다. 고전적인 ‘북부대공파’이지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조신남’에게도 애정을 나눠줘 볼까 싶다. ‘취향 저격’일 것이 분명한 『그 오토메 게임의 배드엔딩』부터 시작할까, 결말이 너무나 궁금한 『계모인데 딸이 너무 귀여워』부터인가, 결국 다 읽을 거면서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
욕망할 만한 사랑, 적절한 관계에 대한 규범은 사회 구성원 간의 끊임없는 곁눈질과 느슨한 합의를 거치며 이동한다. 페미니즘 리부트는 사랑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남성이 위협적이거나, 신뢰할 수 없거나, 권력 차를 상기시키는 기호로 변화한 이상 이성과의 ‘가장 친밀하고 안락한 관계’라는 신화도 심문에 부쳐져야 했던 것이다. 당장은 데이트폭력과 안전이별을 경계하고, 미래에는 돌봄노동과 경력단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랑은 자꾸만 낭만으로부터 멀어진다. 아녀자의 한낱 공상이라는 식으로 멸시당해 왔던 로맨스적 상상력은 이제 현실을 충분히 각성하지 못한 여자들의 한가한 소리로 취급되는 듯도 하다. 그러나 현실이 거북하다고 욕망까지 단념할 수 있을까. 문학 연구자인 저자가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을 탐독하며 관찰하고 질문한 바를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풀어 쓴 책, 『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는 분명히 존재하는 욕망의 분출구로서 로맨스 장르의 기능을 긍정한다.
이 책에는 흥미롭게 읽을거리가 많다. 로맨스 판타지를 향해 우회하고 돌진하는 동시대 여성의 욕구를 분석하면서도, 고전이나 근대문학과 견주어 가며 텍스트에 관한 통시적 이해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웹툰이나 웹소설의 경향을 분석하다 보면 그 새로움에 몰두하느라 과거와의 지나친 단절을 시도하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와 달리 이 책에서 로맨스 판타지는 서사 예술의 연속성 위에서 발견된다.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이라는 이유로 본격적인 평론의 기회를 누리기 어려운 장르의 위치를 생각하면 이 책이 가지는 의의는 분명하다.
환상적이면서도 세속적인 이 여자들의 놀이터를 한번 들여다보자. 현시대 여성 소비자를 상대로 ‘팔리는’ 이성애 로맨스를 쓰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고, 그래서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은 최상의 정치적 올바름을 구현하지는 않을지언정 때때로 놀랍도록 솔직해진다. 이 장르가 순응하는 바, 극복하려는 바조차도 지금 한국 여성의 욕망이 어디쯤 서 있는지를 가리키는 지표인지 모를 일이다. -
로맨스는 오랜 기간 여성들의 세계였다. 여성의 것은 폄하되기 마련이다. 흔히 ‘할리퀸’이라 여겨지는 로맨스는 주부가 부엌 테이블에서 ‘갈겨’ 쓴 것이라며 전문성, 예술성도 없고, 진지하게 쓰이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게다가 장르소설, 대중소설은 그 자체로 평가 절하되며 진지한 읽기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는 ‘어느 날’, 하지만 언제나 우리 옆에 있었던 ‘로맨스/판타지’를 다시 들여다볼 것을 권한다. 앞서 로맨스가 받았던 전문성, 예술성이 없다는 비난과 등단의 문턱이 낮다는 웹소설의 특징은 바꿔 말하자면 로맨스 판타지의 화자가 바로 ‘보통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보통 사람’들의 욕망과 희망은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보통 사람’인 우리와 공명한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장르의 문법으로 직조해낸 글귀 속에 스며든 삶과 고민을 읽어낸다. 행복과 고통, 상처와 치유, 구조 안에서의 개인과 변화한 현실의 인식, 그리고 변화의 시도까지 읽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물론, 왜 우리가 ‘로판’을 보는지도 포함해서 말이다.
책 속으로
15p
기존의 문학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짜임새 있는 서사 구조나 개성적인 인물, 이야기의 개연성과는 다른 장점을 가진 이야기들이 매일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와 작품, 독자의 관계가 종이책과는 확연히 달랐다. 웹소설은 동시대의 독자들과 말 그대로 ‘호흡’을 같이하는 문학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달라진 시선으로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를 다시 바라보았을 때, 나는 처음으로 이 장르가 철저하게 동시대의 여성 독자를 위한 이야기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
108p
여성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것, 나아가 아무런 조건 없이 이를 응원하는 것. 로맨스 판타지의 생명력은 바로 그 여성의 생생한 욕망과 함께 호흡한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다.
152p
여성들이 에로틱한 상상, 혹은 과장되고 이상화된 이성이나 연애 이야기를 즐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이며 평범한 일이다. 왜냐하면 다양한 여성들이 매우 다양한 욕망을 갖고 살고 있으므로. 그것이 누군가에게 평가당하고 재단될 이유는 조금도 없다. 더불어 굳이 바라자면, 이 여성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에 보다 너그럽고 보다 단단한 연대가 뒷받침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출판사 서평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편만 본 사람은 없다
우리를 매혹한 로맨스 판타지
2020년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6000억 원으로, 100억 원 규모였던 2013년에 비해 50배 이상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로맨스 판타지의 비중이 크다. 많은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이 웹툰, 드라마 등으로 만들어지는가 하면 유명 연예인이 광고를 하기도 한다. 매일 챙겨 보는 작품이 있는 '로판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건 로맨스 판타지가 많은 사람들을 매혹하며 콘텐츠 시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도 로맨스 판타지에 매혹된 수많은 이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제목처럼 ‘어느 날’ 문득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 1990년대 잠깐 유행하던 PC통신문학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도 잠시, 로맨스 판타지 작품들을 읽어나갈수록 저자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다. 어느덧 애독자가 된 저자가 2010년대 중반부터 2021년까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를 『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에 담았다.
누구나 작가가 되고 무엇이든 이야기가 된다!
다양한 여성들의 다양한 욕망이 살아 숨 쉬는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
저자가 발견한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이 이야기들이 무엇보다 모두 여성의 이야기임에 주목한다.?작가도 독자도 여성이 대부분인 로맨스 판타지는 자연스럽게 여성이 화자가 되어 전개되는 작품이 많다. 여기에 작가의 문턱이 낮고 이야기의 제약이 거의 없다는 웹소설의 특징이 더해져 로맨스 판타지는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의 욕망을 가장 빠르고 솔직하게 반영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10년대 중반의 페미니즘 리부트는 로맨스 판타지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남자 주인공의 유형,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관계를 맺는 양상 등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흔적을 여러 작품 속에서 짚어낸다. 그 변화는 단일하지 않고, 때로 독자들 간에 의견 차를 만들어내며 활발한 토론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로맨스 판타지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로맨스 판타지가 어떤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그 안에 어떤 욕망이 살아 숨 쉬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로맨스 판타지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가는 로맨스 판타지
로맨스 판타지는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지금도 여러 웹소설 연재 플랫폼의 로맨스 판타지 카테고리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태어나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는 새로운 질문을 낳는다. 댓글난에서 독자들은 의견을 나누며 모르던 것을 깨닫기도 하고 가치관이 바뀌기도 한다. 문학은 현실의 거울이라고 불리지만 때로는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웹소설처럼 작가와 독자 사이, 독자와 독자 사이 상호작용이 활발한 장르는 그런 경향이 더 크다.
그런 맥락에서 로맨스 판타지 작품에 대한 비평은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이 책은 로맨스 판타지를 진지한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스낵컬쳐 이상의 로맨스 판타지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로판 마니아’라면 공감하며 읽을 것이고, 고민하는 예비 독자는 새로운 모험의 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로맨스 판타지에 입문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진단 테스트와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을 부록에 소개했다. 무한히 확장되고 다채롭게 빛나는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로 새로운 모험을 떠나도 좋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페미니즘을 향한 독자들의 요구와 작가들의 다양한 실험, 그리고 웹이라는 미디어의 특징이 맞물려 장르의 전형성이 깨지고 새로운 이야기가 끊임없이 시도되면서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성공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 역동적인 변화는 어쩌면 잠깐의 유행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대중문화가 갖는 폭발적인 생명력이다. 그 안에는 무수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153쪽
기본정보
ISBN | 9791190944175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5월 06일 |
쪽수 | 160쪽 |
크기 |
121 * 189
* 12
mm
/ 17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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