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의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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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상자의 중력
출근확정 문자 보내고 물류센터로 호출한다 일용직 상자들을 통근버스로 빨아들인다 블랙홀 같은 상자속으로, 상자가 상자를 낳는 끝없는 컨베이어길 따라 그들을 고정한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상자를 잘 모시라 입력하고 가동한다
컨베이어 위로 수많은 주소를 붙인 상자를 흐르게 한다 돌돌돌 시냇물처럼 잔잔히 흐르던 상자의 시간은 잠시, 펄떡이며 터질 듯이 우우우 쏟아져 나오는 상자 상자들, 쌓고 쌓다가 쌓을 시간조차 없다 잔뜩 구겨지는 일용직 상자, 빨간장갑 손가락이 뜯겨나간다 그럴수록 더 가파르게 채찍질하지 이건 당신이 자유롭게 선택한 일이니까
상자가 떨어진다 맨바닥에 눈물이 철퍼덕 쏟아진다 얼굴이 깨진 거울이 신음소릴 낸다 예리한 감정으로 손목을 할퀴는 상자도 있다 컨베이어 틈에 끼어 실핏줄이 터지고 생피 철철 흘리는 상자 끝내 몸이 납작해져버린 상자, 살처분하고 갈아끼운다 인간은 가장 고통과 결핍을 잘 느끼는 능력을 가진 짐승, 그러기에 채찍으로 길들여야 해
풍족한 바깥 야생이라지만 일용직 상자들이 갈수록 더 수두룩하다 그들에겐 손가락 하나 잘려나가는 것보다 빈 상자를 더 두려워하니까 상자가 끝이 없듯 빈 상자도 끝이 없으니까 상자를 열면 다시 다음 상자를 서로 끌어당기려는 투쟁은 영원하니까 오직 상자를 꺼내 입고 상자를 꺼내 먹고 상자에 바짝 잠들게 하는 틀은 빈틈없이 아름다워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를 무대 바깥으로 쫒아냈다. 다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지만 블랙아웃. 모든 스케줄이 취소났다. 너무 어두워서 입구를 찾다가 나조차 사라졌다. 빛을 먹어치우는 블랙홀 상자에 빨려들어간 기분이었다.
실존적 위기에 내몰리자 다른 일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노동 이외에는 달리 갈 곳이 없었다. 불안감과 두려움이 나를 삼킬 것 같았다. 막다른 골목 같은 일용직 상자맨이 되어야 했다.
이 책은 본업이 사라지고 물류센터로 내던져진 나의, 2020년 3월부터 18개월간의 생생한 실존적 투쟁의 삶의 현장 기록과 인문학적 사유가 담겨 있다.
무수한 상자 더미 속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남기 위해 실존적 의미를 찾아야 했다. 언제든 교체되거나 버려질 수 있는 부속품 같은 존재로만 생을 견딘다는 건 인간이라는 숭고한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2022년 2월
김영곤
목차
- 추천의 말 ·노동의 얼굴 2
작가의 말 ·상자의 중력 4
1 블랙아웃
나의 골든 존 13
블랙아웃의 과녁이 되다 20
아빠는 이번 기회에 푹 쉬라 하셔요 22
사람을 줄 세우는 마스크 25
거대한 상자 속으로 스스로 들어갔다 27
쫓겨난 상자 29
내가 왜 여기에 있지 31
상자가 견디고 있는 무거운 발자국 33
상자의 권력 35
통증이 배달되었습니다 37
상자꽃봉오리 39
손가락이 잘려나갔다 41
포근한 의자 43
텅빈 상자가 될까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44
시간이라는 팔레트에 하루 상자 쌓기 47
신이 예비한 마스크 50
처음으로 난로를 쬐었다 52
미어터지는 상자 54
어설픈, 너무나 어설픈 상자 56
절망할 자격이 없는 상자 58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날씨가 분다 59
민들레 영토 61
난간으로 퀵배송 64
코로나 사태가 가져다준 최고의 선물 66
점점 익숙해지는 것들 68
아버지는 죽지 않는다 70
내 사전엔 번아웃이 없어야 한다 71
블랙홀 구간 75
2 블랙 아이스
가족이 된 민들레 79
상자를 굴리는 시시포스 81
아직도 내가 도착하지 않았다 83
피부가 되려는 마스크 살점 떼내기 85
삶은 인정투쟁이다 86
야생에 끼어들 때 87
쓰러진 벼를 일으키는 법 89
계약직 사원으로 2라운드 시작 90
움직이는 것이 쉬는 것, 팽이처럼 92
사라진 시간을 찾아서 94
행복은 극한 갈증의 순간에 눈을 뜬다 100
은밀한 아름다움 102
나뭇가지를 놓지 않으려는 손 103
보이지 않는, 편견 105
밤이 별빛에 마음을 쬔다 111
무거운 상자 114
어바웃 타임 115
산을 번쩍 든 여인 118
무너지지 않으려면 120
우기 121
마녀사냥 123
노랑머리상자 125
바닥에 쓰러져 있던 꽃대를 세우며 131
우린 부속품이 아니다 134
내가 향기를 내고 있으면 꽃이 피겠지 135
3 블랙홀 화이트홀
끌림 138
블랙홀과 화이트홀 139
절대적 몰입으로 존재하기 139
작은 격차가 더 큰 상처를 빨아당긴다 142
오지 마라, 언제 오냐 143
‘지금 여기’의 상자 144
피로사회 146
자꾸 틀리는 상자 147
내게만 오면 시계가 고장난다 150
상자는 끝이 없다 152
상자의 날선 모서리 154
그대가 있어 커피도 향기를 품는다 156
스트레스가 적재되지 않으려면 158
상자도 사람을 닮는다 160
크리스마스 선물 162
사라지기 전에 163
선택이라는 블랙홀 165
아버지의 이름으로 166
치명적인 험담의 매력 168
내가 맞는지 뒤돌아본다. 그도 잠깐 멈칫 한다 169
점점 돈키호테가 되어 간다 171
슬픈 상자 174
60세 알바의 미소 176
명문 브랜드 178
인간이라는 직업이 가장 적응하기 힘들다 179
사라진 상자 181
인생은 눈길 위의 발자국 183
꿈꾸는 상자 185
눈썹아저씨 187
자유시간 188
불편한 남편 190
역동적인 가시밭길 191
위기와 기회는 상자 하나 차이 194
4. 블랙 다이아몬드
빛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199
쇠부엉이의 외출 201
내게 바퀴 터진 자국이 너무 많아졌다 203
사라져야 더 그리워지는 것들 205
나를 혐오한 젊은이에게 보낸 편지 207
보이지 않는 상자 209
집나갔던 마법의 시간이 돌아왔다 211
존재를 묻는 상자 213
그대는 블랙 다이아몬드 214
삶이 짐이 되지 않기 위해 216
우린 왜 아직 쇳덩어리에 뛰어들고 있나 218
스승의 날 선물 220
완벽하지 않으니까 사람이다 221
문득 그리워질 그날이 되기 위해 223
고독하고 무겁고 불안한 상자 224
상자가 아닌 내가 온전히 남겨지기 위해 226
인권 사각지대 227
상자 바깥으로 228
한때 돈키호테가 되기로 했다 229
나를 내일로 떠나보내기 좋은 날씨다 231
블랙 버터플라이 233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234
구멍 236
세상에 이런 일이 241
1인분의 사랑만으론 보이지 않는 상자의 세계 243
진화하는 상자 244
퍼스트 펭귄 245
세상의 모든 아침은 이슬을 먹고 자란다 246
삶의 무기가 되어주는 것 247
상처가 모여 상자가 된다 248
나의 천적 250
컨베이어시냇물 251 |감정 상자 256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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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의 산문집 《상자의 중력》을 읽으면서 〈포레스트 검프〉 영화 대사가 떠올랐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어느 초콜릿을 먹게 될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안다.”는 검프 어머니의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김영곤의 상자도 살아있는 은유이자 상징이며, 알레고리와 아이러니까지 넘나드는 포괄적 언어의 제국이다. 상자의 스펙트럼을 통해서 인간이 처한 다양한 국면들이 자연스럽게 환기된다. 그의 산문집은 장 그르니에 식의 시적 감성을 잠언적 서사로 펼쳐내는 아주 매력적인 글이다. 그러므로 독자들께서는 한 편 한 편의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절대 자신의 인생을 오독하지 마시라. 지독한 페이소스의 미학과 싱싱한 감성의 물기에 흠뻑 빠져보시라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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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에서 이제 막 두각을 내기 시작한 김영곤 씨의 생업은 마술사입니다. 팬데믹 시대에 공연 요청이 다 끊기자 23일 동안 방콕에 있다가 새 일자리를 구했으니 물류센터 허브에서의 아르바이트였습니다. 2020년 3월부터 18개월 동안 ‘생생한 실존적 투쟁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들을 메모했더니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읽어나가는데 코가 시큰해지더니 〈가족이 된 민들레〉에 이르러 눈물이 흐르기 시작해 그 뒤의 글은 울면서 읽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택배 하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을 것입니다. 이 책은 노동의 가치에 대해 논한 그 어떤 책보다 감동적인데, 그 이유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시인이 쓴 책이어서 그런지 문장이 시 이상으로 유려하고, 수필가가 쓴 책이어서 그런지 현장이 아주 생생하게 재현됩니다. 이 땅의 모든 물류센터 직원과 택배기사들에게도 큰 용기를 주는 책일 겁니다. 누군가의 힘겨운 노동 덕에 제가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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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노동을 신성하다 했다면 권태스러운 일상, 그 반작용의 언어놀이였을 것이다. 김영곤 수필가는 ,택배 물류센터에서 계약직과 일일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코로나 19가 몰아넣은 혼란의 상황을 '빛을 먹어치우는 블랙홀 상자에 빨려들어간 기분이었고 실존적 위기에 내몰렸다.'고 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노동 현장의 비인간화를 들여다보면서 김영곤 시인· 수필가는 개인의 존재는 사회의 얼굴이고 국가의 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기본정보
ISBN | 9791190528184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2월 20일 |
쪽수 | 261쪽 |
크기 |
150 * 210
* 20
mm
/ 39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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