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컬 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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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활동가이자 사회적기업가, 혁신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저자 힐러리 코텀은 대상화와 관료화가 낳은 소외, 과잉 업무로 인한 관성적인 활동 등 오늘날 복지 현장의 문제를 목도하면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동료들과 함께 십여 년에 걸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다섯 가지 핵심적인 실험(가족의 삶, 성장과 인생의 전환기, 좋은 일(직업), 건강하게 살기, 잘 늙어가기)을 했고, 그 경험과 실천을 바탕으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한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좋은 삶을 일굴 수 있을까, 어떻게 이 시대에 다 함께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라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녹아있는 새로운 접근법의 중심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맞닿음, 즉 ‘연결’이 있으며 이는 새로운 삶과 일과 돌봄의 방식에 대한 비전을 보여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힐러리 코텀
Hilary Cottam
세계적 명성을 얻은 사회활동가이자 사회적기업가, 혁신가로 영국과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사회 문제들에 대해 협력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을 고안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일해왔다. 2006년 새로운 복지국가에서 활용할 만한 사례들을 디자인하기 위해 10년간의 실험에 들어가는 파티서플을 설립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차세대 글로벌 리더(Young Global Leader)로, 그리고 2005년에는 영국에서 학교, 교도소, 보건소를 변화시킨 획기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되었다. 2020년에는 영국 복지제도에 기여한 공로로 왕실에서 새해에 수여하는 명예훈장인 복지제도 부문(OBEOffic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를 받았다.
영국에서 일하기 전에는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일했다. 힐러리의 테드 강연 ‘망가진 사회적 서비스를 고치는 방법’은 백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시청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회과학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현재 영국 런던에 머물면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공공혁신 연구소(Institute of Innovation and Public Purpose)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번역 박경현
번역 이태인
작가의 말
“단도직입적으로 진실을 말하자면, 전후 체제의 서비스와 기관들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복지 체제는 오늘날의 문제들, 현대인의 삶, 그리고 대중의 여론과 어긋나 있다. 새로운 시대를 위해 고안되었던 일련의 기관과 서비스는 이제 낡은 것이 되었고 개선이 불가능하다. 나는, 우리가 이 시스템을 고칠 수는 없지만 본래의 의도를 되살려서 우리 시대에 맞추어 재창조할 수는 있다고 본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고, 사실 이미 재창조는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은 이 새로움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모두에게 좋은 삶을 일구도록 할 것인가, 어떻게 이 시대에 다 함께 풍요롭게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책이다. ‘어쩌면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몽상이 아니다. 영국 전역에서 사람들과 지역사회가 개발해온 새로운 존재 방식, 조직, 삶과 성장의 실체에 대한 책이다.”
목차
- 추천사
옮긴이 말
머리말
1부 도입
여는 말
복지제도 : 그 출현 과정과 현대의 문제점
변화, 논란, 위기 | 현대의 문제점 | 치명적 결함
2부 실험
실험 1 : 가족의 삶
급진적 전환 | ‘라이프’, 역량개발과 번성하는 삶 | 가장 큰 변화
실험 2 : 성장하기
모, 멜빈과의 만남 | 감춰진 위험 | 젊은이들의 문제 | 사회 체험활동 | 루프스 | 조직 형태에 대한 실험 | 실패
실험 3 : 좋은 일
꿈과 좌절 | 혁신 : 시도와 실패 | 디지털 혁명 | 새로운 접근법 | 베커 | 노동 없는 미래?
실험 4 : 건강하게 살기
전환 | 원조 모델 | 웰로그램 | 진정한 도움은 예술이다 | 내가 계속하게 도와줘요
실험 5 : 잘 늙어가기
외로운 사람들만이 | 유념할 것 | 서클 | 풀어 펼침 : 풍부한 자원, 풍성한 참여
3부 변화를 일으키기
원칙
1. 비전 : 좋은 삶 | 2. 역량 | 3. 관계가 최우선 | 4.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기 | 5. 가능성의 창조 | 6. 모두를 돌보는 개방성
과정
왜 디자인 과정인가 | 사회변화를 위한 디자인 | 설정 단계 | 문제 규정과 기회 파악 | 아이디어 창출 | 프로토타이핑 |
실행과 복제 | 팀으로서의 우리 | 도구와 역할 | 디자인과 테크놀로지
전환
새로운 것을 성장시키기 | 도전들 | 성공을 위한 유의점 | 복지의 재정의
초대
감사의 말
주
추천사
-
한국이 가야 할 보편적 복지국가의 미래, 그 속에서 어떻게 시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제도와 정책만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 속에서 고뇌하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영국에서 스스로를 사회활동가라고 자임하는 저자 힐러리 코텀이 내민 이 지도는 또 다른 영감을 불러일으키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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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회복지 실천은 사람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사람의 관계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용, 주거, 건강과 보건,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복지의 패러다임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저자의 구체적인 실험 사례들이 그동안 산업주의적 관료주의의 병폐가 케케묵은 녹처럼 자리 잡은 기존 사회복지 제도와 실천에 대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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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잠재력을 서로 올곧이 나누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의료협동조합을 통해 만드는 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으로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인권과 건강권이 보장되는 사회와 만나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가 건강할 수 있게 타인을 지지하는 건강활동가(health activist)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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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도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다. 기존의 시스템은 한계에 도달했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래서 지금 시기는 대안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 대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뚜렷한 비전과 실천적 모습을 제시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사례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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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 사람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사람을 맞추고 자원을 연결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한 사람이 가진 문제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그 사람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확장해갑니다. 이를 보면서 복지에도 사람의 효능보다 가치를 중시하는 자존감의 철학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그 철학을 바탕으로 실제로 한 사람이 복지의 대상이 아닌 복지의 주체로 설 수 있음을 봅니다.
책 속으로
이 새로운 접근법의 중심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맞닿음, 즉 연결이 있다. 나는 이제까지 경험을 통해 사람들은 단단한 인간관계를 통해 지지받을 때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배웠다. 단순하고 쉽게 협력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니 사람 들이 기꺼이 참여했다. 이것은 전혀 놀랄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관계는 크나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데도 우리의 현 복지당국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려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각각의 대안들은 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할수록 더 강력해진다. (37p)
“이 책은 영국의 복지제도를 다시 돌아보는, 기본적으로 영국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가 던지는 질문과 발견점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어떻게 잘 사는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가, 어떻게 우리가 훼손되기 쉬운 이 지구환경에서 자원을 만들어내는가, 어떻게 서로 돌보는가와 같이 오늘날 당면한 사회문제들에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복지제도는 세계적 모델이 되었다. 이 모델의 재창조와 현대적 실험 역시 국경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다.” (42p)
8주 동안에 우리는 새로운 접근법의 세 가지 핵심요소를 발견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개인의 동기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 한다. 둘째, 관계가 필요하다. 새로운 경험과 지원으로 연결해줄 관계 말이다. 셋째, 현대적 접근법은 초기 직업을 찾는 것만큼 구직 후의 발전도 강조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는 연령과 생애주기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었다. 우리는 이 서비스를 베커(Backr)라 불렀다. (167p)
앤을 담당한 많은 보건 전문가들은 각자 자신의 전공분야에 해당하는 특정 질환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앤 은 신장 3240687F번 환자 사례였고 당뇨 8095617B번 사례였으며, 다른 질환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하나의 인격이지만 아픈 부위별로 신체가 분리되어 따로따로 관리를 받았다. 의사들이 처음으로 앤의 전인격을 바라보고 동료들과 의논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은 앤에게 처방한 약의 대부분을 당장 중단하고 싶어 했다. 또한 그들은 앤의 전문의들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필요치 않다고 여겼다. 그들이 짠 돌봄 계획을 봐도 사실상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 나타난다. (198p)
서클은 더 길어진 노년에 초점을 맞추고, 자원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고, 값비싼 의료제도의 부담을 덜어, 말년에 좋은 돌봄을 위한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의 이동과 인간관계의 강조로, 이 모델은 인간성을 핵심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야말로 진정한 보살핌의 문화다. (251p)
다학제 간 협업은 어려울 수 있다. 다양한 팀들이 공통의 언어를 찾아야 하는데, 학문적 기반이나 분야의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시각적 언어를 디자인이 제공한다. 이것이 우리의 만국 공용어 같은 매체가 되었고 이 때문에 팀 안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으며 참여자들과 단순하고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아이디어와 개념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했다. (294p)
우리의 현존 복지 시스템은 협업을 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사람들이 참여하거나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협업을 단순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친구들에게 보여주거나 이웃과 공유하고 싶어 할 만한 도구를 제공했을 때, 사람들은 기꺼이 동참하고자 했다. 우리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이 새로운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 (348p)
이러한 교훈들은 복지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종종 가혹한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배운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와 현대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런 도움의 전통에 동참해달라는 초대장이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다른 사람의 허락을 기다리지 말자. (352p)
출판사 서평
복지는 시민들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과연 복지국가에서 복지는 시민들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 책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복지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복지가 시민의 삶을 어떻게 지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목 그대로 매우 급진적인(radical)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 대안이 급진적인 이유는, 처음에는 베버리지에 의해 복지국가의 원조가 되었지만 반세기의 역사를 거치면서 페이비안주의와 대처주의, 그리고 제3의 길 등 복지국가 이념의 냉온탕을 거치는 동안 만신창이가 된 영국 복지국가의 복지 서비스 현장을 근본적으로 뒤집어놓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대상화와 관료화로 인한 소외를 넘어 ‘관계’와 ‘협업’에 기반을 둔 실천으로,
오늘날의 복지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과 지도
관료제에 의해 가로막힌 복지행정, 늘 부족한 복지재정, 성과 도출에 쫓기는 복지기관의 경직된 운영, 일상화된 업무 과잉으로 관성적으로 움직이는 사회복지사, 협업에 부정적인 전문가들, 결국 더 이상 제도와 사회복지사를 믿지 않고 그들과의 소통을 경멸하는 클라이언트와 불행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수많은 사각지대의 희망 잃은 시민들…. 이것이 현재 복지선진국이라 불리는 영국의 복지 서비스 현장에서 목도되는 현실이다.
저자는 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기존의 제도가 이끌어주던 지도를 과감히 벗어 던졌다. 그리고 복지 혜택을 받는 당사자와 그 주위에 늘 존재해온 수많은 ‘사람들’에서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는 복지의 근본부터 다시 일구는 작업이었고 저자인 힐러리 코텀은 결국 현실에서는 결코 쉽사리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지도를 만들게 되었다.
힐러리 코텀은 사회활동가이자 사회적기업가, 혁신가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으며, 우리 시대의 주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 협력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을 고안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일해왔다. 그동안 국제기구 등 다양한 기관에서 터득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팀을 이루어 영국 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수정과 보완을 거쳐 마침내 이 책에서 그 지도를 공개하고 있다.
오늘날의 복지제도에 대한 문제점 진단,
그리고 다섯 가지 실험과 비전
1부에서는 먼저 베버리지 보고서를 기점으로 형성된 복지국가 수립의 역사와 현재에 드러난 문제점을 짚는다.
2부에서는 저자가 십여 년에 걸쳐서 실행한 다섯 개의 핵심적인 실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로, ‘가족의 삶’에서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엘라네 가족처럼 일터도 건강도 희망도 없이 사회 밖으로 몰려난 현대인의 욕구를 지닌 가족의 어려움에 대해 탐구했다.
둘째로는 ‘성장과 인생의 전환기’를 살펴봤다. 십대라는 개념은 복지제도가 고안되었을 때는 없던 개념인데, 지금은 인간발달에서 중요한 형성기라는 것을 알기에 이 시기에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알고자 함이다.
셋째로 ‘직업(좋은 일)’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디지털 혁명을 포함하여 전 지구적 변환이 일어나고 있는 직업의 세계에서 좋은 일자리를 찾거나 만들어내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알아보았다.
넷째, ‘건강’에 대해 살펴봤다. 현재 보건 예산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지만 복지제도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몰랐던 현대의 신체적, 정신적 질병들로 인해 어떻게 양상이 바뀌었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다섯째, ‘잘 늙어가기’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복지제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살게 되었지만 노년기의 욕구는 기존 기관들이 감당하지 못할 큰 부담이고 어르신들에게는 고통이 만연하다.
“우리의 복지제도는 우리가 쓰러질 때 우리를 일으켜줄지는 모르지만 다시 날아오르도록 도와주지는 못한다.”
(본문 중에서)
이와 같은 일(실험)의 중심에 깔려 있는 전제는 문제가 생긴 뒤에 사람들을 집단화해서 그들의 욕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존의 행태로부터 근본적으로(radical) 돌아서는 것이었다. 그 대신 개인, 가족, 지역사회가 배우고 일하고 건강하게 서로 맞닿으며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 탐구했다.
실험에는 경험과 관점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했으며, 그래서 문제의 원인을 폭넓게 분석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수립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으며, 새로운 대안의 재정적 현실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방법론으로서 다섯 가지 실험을 위해 활용한 도구와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다.
문제의 해법을 찾고 복지 모델을 재창조하는 데는 국경이 없다
영국 복지 체제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이 책에서 보여주는 급진적인 해법들이 우리에겐 결국 다른 나라의 복지 이야기, 제도와 환경이 다른 곳의 낯선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들의 사례와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거노인, 한부모, 고달프고 불안정한 삶에 내몰린 청년들, 가까이 있는 가정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또한 남다른 소명의식을 갖고 현장에 뛰어들었으나 과잉 업무로 인해 정작 수혜자 당사자나 그 가족들과는 충분히 대화조차 나누지 못하는 영국 사회복지사의 모습은 우리의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수없이 목격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폭로하고 씨름하고 있는 복지제도의 경직성과 복지현장의 무력함, 철저히 단자화된 지역사회, 그 속의 절망적인 당사자들의 모습은 현재 우리 모습의 일부이면서 가까운 미래에 커다란 덫이 될 수도 있다. 저자의 말대로 어떻게 잘 사는가와 같은 오늘날 당면한 사회문제들에는 국경이 없듯이 “복지 모델의 재창조와 현대적 실험 역시 국경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로서 주목해볼 만하다.
“이 책은 영국의 복지제도를 다시 돌아보는, 기본적으로 영국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가 던지는 질문과 발견점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어떻게 잘 사는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가, 어떻게 우리가 훼손되기 쉬운 이 지구환경에서 자원을 만들어내는가, 어떻게 서로 돌보는가와 같이 오늘날 당면한 사회문제들에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 영국의 복지제도는 세계적 모델이 되었다. 이 모델의 재창조와 현대적 실험 역시 국경을 넘나드는 프로젝트다.” (본문 중에서)
정부 ‘커뮤니티 케어’ 정책과 코로나 이후 사회적 돌봄의 관심 증대
우리나라 역시 분절적이고 중복된 서비스 전달 체계, 사각지대, 영리화의 폐단과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 질, 부족한 복지 재정 등이 문제가 되어 왔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하여 이러한 문제들은 머지않아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감염 사례를 경험하며 지역사회의 관계를 중심으로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돌봄의 필요성이 더욱 주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자 ‘커뮤니티 케어’라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을 마련하여 광범위한 돌봄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커뮤니티 케어를 “돌봄이 필요한 주민(어르신,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정책”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 11월에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일부 지역의 선도사업을 거쳐 2026년에 전국으로 확대 실시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다.
정책적 해법과 방향이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점에 대해 놓치고 있다는 우려는 남는다. 그 기본이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서로돌봄의 관계와 주민을 수동적 수혜자가 아닌 돌봄의 주체로 만드는 방법론, 그리고 이것들을 담아내는 튼튼한 지역 공동체의 존재다. 이 기본이 바탕이 되지 않는 한 ‘커뮤니티 케어’로 표명되는 정부 정책 역시 좀 더 나은 서비스 전달 체계에 머무르면서 기존과 다른 성과를 내오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 책 《래디컬 헬프》의 배경이 되고 있는 영국 역시 일찌감치 90년대부터 커뮤니티 케어를 실행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에 힐러리 코텀의 철학적, 방법론적 혁신을 낳은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커뮤니티 케어 역시 관계와 공동체, 역량강화를 핵심으로 두고 있는 힐러리 코텀의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실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0400121 |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8월 19일 (1쇄 2020년 11월 19일) | ||
쪽수 | 376쪽 | ||
크기 |
142 * 210
* 26
mm
/ 518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Radical Help/Hilary Cott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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