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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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이 난무한 이곳에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지구는 새로운 꽃을 피운다.
SF 아포칼립스 『무너진 다리』
“인간은 은하야.
구성된 물질은 서로 떨어져 있는 듯 하지만
결국 다 하나의 항성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거지”
‘국내 SF 아포칼립스의 정석’이란 타이틀을 붙여도 전혀 손색없는 작품 <무너진 다리>는
곧 ‘현실’이 되어 다가올 2090년을 배경으로, 전 세계를 향해 펼쳐지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아포칼립스 장편소설이다.
2091년 제 2의 지구인 ‘가이아’로 가기 위해 쏘았던 핵엔진 로켓이 아메리카 대륙에 떨어지며 지구 절반이 사라지고 만다. 인간은 방사능으로 다가가지 못하자, 공업용 안드로이드 800대를 아메리카 대륙으로 보내 대륙을 청소하도록 시킨다. 하지만 그곳에 갔던 안드로이드의 이상한 진화가 시작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만 삽입해 안드로이드로 깨어난 한국인 우주비행사 ‘아인’이 아메리카대륙으로 향한다.
신인작가 천선란은 ‘과연 인공지능이 인간과 같은 이성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순간이 가능해질까?’라는 물음에서 이 작품을 시작했다. 작가는 빛과 활기가 사라진, 정적과 어둠만이 전부인 지구의 끝에 과연 희망은 있는지, 멸망 이후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서로 어떤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지를 장장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차분하고도 담백하게 풀어냈다. 지구 멸망이라는 비극과, 그 끝에서 마주하는 시작이라는 희망. 이 사이를 넘나드는 천선란 작가의 독특한 서술방식은 이 작품의 섬세함을 더욱 빛나게 한다.
목차
- 등장인물
프롤로그
1부 아인
2부 카인의 대륙
3부 접경지
3부(외전) 침묵의 시간
4부 무너진 다리
남겨진 세계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첫 문장]
이번에 2초나 단축했어요.
[책 속에서]
P.73 “‘완벽은 종말의 다른 표현이다’라고 말씀하셨죠.” 옆에 있던 마티아스는 임 교수가 논문 첫머리에 적은 문구를 인용해 말했다. “개성은 완벽한 정답이었지, 반론의 여지없는. 이름은 우주의 모든 것 중 나를 구분 지을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수단이야.(중략)”
P. 77 ‘서경 100°0′0″, 북위 31°0′0″의 지점. 텍사스로 빠르게 추락하는 로켓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써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나운서는 카메라 렌즈를 보지 않고 몸을 틀어 추락하는 로켓을 현실감 없이 바라봤다.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사람들은 텔레비전 앞에 서서 한 대륙이 곧 파멸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다. 작은 오류라도 잡아내기 위해 수 천 명의 연구원이 모니터 앞에 앉아 예상 시뮬레이션을 돌렸으나 대륙 전체가 불바다로 변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1%의 어떤 예외도 존재하지 않았다.
P.200 아인이 대륙의 중심부를 향해 걸었다. 인간만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아름다운 대륙을. 인간만이 허락받지 못한 파멸한 대륙을. 인간이 저질렀고, 인간이 추방당한 땅을.
P.259 “기존의 우리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깨는 것이 오류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이었지. 이성적 사고에는 형태가 분명히 존재해. 바보 같이 우리는 그걸 몇 천 년 동안, 인류가 생각난 이
후로 계속 바라보고 언급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거야. 몸. 이 지구 상에 동식물을 포함해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이 가장 강하게 가지고 있는 차이점은 ‘형태’였지. 두 다리, 두 팔, 그 둘을 연결시키는 허리. 발가락의 관절과 심장과 폐를 감싸는 갈비뼈 하나하나 전부가 이성의 실체였어. 모든 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인간은 은하야. 구성된 물질은 서로 떨어져 있는 듯 하지만 결국 다 하나의 항성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거지.
P.430 “당신은 왜 가이아에 가고 싶은가요?”
아인이 물었다.
“왜 살고 싶냐는 질문으로 바꿔서 들어도 되나요?”
아벨의 말에 아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아인은 너무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출판사 서평
초토화된 대륙.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잿빛이 난무한 이곳에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지구는 새로운 꽃을 피운다.
국내 SF 아포칼립스의 뛰어난 정석 『무너진 다리 』
2087년. 우주비행사 아인과 그를 보좌하는 안드로이드 ‘위투’와 ‘사라’는 우주선 1호 ‘펄서’를 타고 제2의 지구 ‘가이아’로 향한다. 하지만 3년 뒤 우주선 ‘펄서’는 유성과 충돌하며 파괴되고 ‘아인’은 가까스로 구조 비행선에 태워진 채 우주선 밖으로 함께 튕겨져 나간다. 그로부터 12년 후. 아인은 뇌만 그대로 간직한 채 안드로이드의 모습으로 지구에서 눈을 뜬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힘을 합쳐 ‘펄서’ 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가이아로 향하는 두 번째 우주선을 이륙하지만, 핵엔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아메리카 상공에서 추락하고 만다. 아메리카 대륙은 한 순간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잿빛 도시로 변한다.
아메리카 대륙을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 판단한 인간은 남은 대륙에 있는 팔백 대의 안드로이드를 전부 초기화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추방하듯 보낸다. 추방당한 안드로이드에게는 아메리카대륙을 청소해야 한다는 소명만 남아있다.
어느 날, 아메리카 대륙으로 추방당한 안드로이드로부터 통신이 두절된다. 그리고는 그곳에서부터 알 수 없는 신호가 계속 전해진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간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이해가 높은 희생양을 찾다 ‘아인’을 그곳으로 보낸다.
아인은 죽었다. 펄서의 폭발과 함께 후두부가 캡슐 천장 모서리에 사정없이 부딪히면서, 인류의 위대한 발전과 전혀 상관없이 여전히 연약한 후두부를 통해 뇌가 기능 손실을 일으킨 것이다. 폭발의 열기를 추진력으로 받은 캡슐이 빠른 속도로 지구를 향해 날아오던 3년간, 아인은
1인용 캡슐 안에서 차분히 죽어갔다. 캡슐에 설정된 <탑승자 생체 장비장치>도 죽음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인은 3년간 장비를 통해 물과 영양제를 공급받았으나 앉은 채로 시신 경과 근섬유가 굳어 서서히 모든 것이 제 기능을 잃어가며 남은 것이라고는 아가미처럼 팔딱이는 폐와 계속해서 꿈을 반복하던 몇 부분의 뇌밖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 본문 중
유성체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는 아인의 연락을 받았을 때 웬은 워싱턴 나사(NASA) 본부에서 자괴감과 공포에 휩싸인 채 화질 낮은 대형 브라운관 속 펄서를 향해 날아가는 유성체의 모습을 가만 바라보고 있었다. 6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친구의 죽음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 채 모니터로 관람만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생각을 해야 적당한 것일까. - 본문 중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이성’과 ‘직립보행’이
진화된 안드로이드로 인해 무너졌다면?
『무너진 다리』 주인공 ‘아인’의 존재는 특별하다. 전직 우주비행사였던 그는 우주선 ‘펄서1호’를 타고 행성 ‘가이아’에 도착하지만 유성과의 충돌로 지구에서 다시 눈을 뜬다. 하지만 눈을 뜬 자신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낯설고 어색하다. 안드로이드의 신체에 과거 자신의 뇌만 이식되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같은 이성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순간이 가능해질까?’ 작가 천선란은 바로 이 질문으로부터 『무너진 다리』를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탄생과 함께 인간은 인공지능에 정복 당하는 상상을 멈추지 않는다. 진화된 안드로이드가 인간보다 우위에 올라가는 순간은 인간이 끝내 이룩하지 못한 정의에 도달하는 순간일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한 강렬함.
시공간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가진 국내 장편 아포칼립스 『무너진 다리』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무너진 다리』는 곧 우리 삶의 일부로 다가올 시간을 그리고 있다.
심지어 아시아 대륙을 비롯하여 아메리카 대륙까지 공간을 확장해 설정함으로서 마치 한편의 미래 대서사시를 보는 듯한 강렬한 압도감을 선사한다. 지구 자체가 멸망의 끝에 다다른다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그 ‘한계’에서 과연 인간의 존재는 무엇인지,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관계를 되짚으며 끊임없이 질문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852054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9월 03일 | ||
쪽수 | 517쪽 | ||
크기 |
131 * 190
* 24
mm
/ 54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Gravity Fiction(그래비티 픽션)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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